뽕나무 프로젝트
린다 수 박 지음, 최인자 옮김, 오승민 그림 / 서울문화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사금파리 한조각의 작가 린다 수박의 새 동화책 뽕나무 프로젝트.

 

이 이야기는 제목부터 시작해서 웬지 린다수박의 작품같지 않은 느낌으로 시작했다.

그렇다면 린다수박의 작품은?

뉴베리상으로 빛나는 린다 수박. 린다 수박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우리 문화의 소박하고 작고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어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세계에 알리는 역활을 해 내고 있는 작가다.우리는 잊고 지나치거나 너무 자주 보아서 소중한 줄도 모르는 것들을.

하지만 그것은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에 빛나는 것이지 우리 작가 계열에 들어선다면 어쩔수없이 아쉬운 점이 많다.

정확한 우리 문화의 정보 미흡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문화를 알면서도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이 작품마다 여실히 들어나서 이해는 하면서도 속상했었다. 우리 나라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린다 수박의 그림책 한권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그림 책 속의 배경은 분명 우리 나라겠지만 의상이나 모자 그밖의 풍경이 우리 나라와 중국 혹은 베트남을 섞어놓은 듯 했다. 그때 나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뉴베리상 수상자자가 그것도 자신의 작품을 계속 외국에서 펴내는 이가 이렇게 우리 나라를 제래로 표현하지 못하고 세계에 알리면 이건 고스란히 외국에 그대로 전달되겠구나.

막을 수 있다면 그만 좀하라고 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 자신을 스스로 알았던 것일까?

이 이야기는 줄리의 이야기이면서도 웬지 린다수박의 이야기같다.

미국에서 글을 쓰면서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찾아서 주목을 받은 린다 수박. 분명 거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 한계를 해결하고 뛰어 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린다 수박은 어쩌면 가장 미국적인 소재를 찾았을 지도 모른다. 하니면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미국적으로  혹은 자신에 맞게 풀어나가는 방법을 모색한 것같다.

만약  내 추측이 사실이라면 이번 뽕나무 프로젝트는 대 성공이다. 이 성공으로 나는 린다 수박을 다시 보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줄리는 위글클럽의 과제로 이웃 친구 패트릭과 함께 누에기르기를 하기로 한다.

하지만  누에를  먹일 뽕나무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함께 패트릭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줄리.

가장 미국적인 과제를 하고 싶어한 줄리.

줄리는 누에를 기르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라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들키고 프지도 않아서 속으로만 일이 잘 되지 않기를 바라고 방해 해 보려 한다. 하지만 늘 어긋나고 좋은 방법은 척척 떠오르게 된다.

그 과정은 너무나 우스워서 나는 그런 줄리가 귀엽기만 하다.

줄리의 친구 패트릭은  너무나 멋진 친구이다. 패트릭은 자신의 생각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설득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무엇하나를 해도 정확히 하려하고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패트릭을 닮아가고 싶다.

패트릭이 한 말들은 모두 멋져서 줄리가 되어버린 나를 금세 설득시켰다.

"피자는 오나전히 미국적인 것같잖아, 그렇지? 하지만 피자의 고향은 이탈리아야. 그런데 이제는 모두들 피자를 미국적인 것으로 생각을 해."

줄리와 패트릭이 누에를 기르는 과정은 담담히 흘러가면서도 경이로워서 나도 당장에  누에 고치를 길러볼까 하는 충동까지 일었다.

얼마전 황금어장이란 프로그램의 푸르팍도사라는 코너에서 박진영이 한 말이 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닌 것같다. 그냥 세계적인 것이면 세계적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당연한 말같지만 나를 쿵하고 치는 듯했다.

그동안 나는 세뇌를 당했었다. 바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말에.

우리는 그 말을 수없이 들었고 아이들에게 하고 있었다. 아이들 논술 책에 반드시 등장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한국적인것을 담아야 한다라는 애국심에 불타오르기도 한다. 너무나 세뇌를 당해서 꼭 그럴 필요가 없다라는 반론을 들었을때 깜짝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기 국수주이 였나?

실제로 억지로 한국적인 것을 꿰어 맞춘 세계적인 것보다 세계적으로 가장 최고인 것. 가장 잘하는 것. 그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줄리의 과제 찾기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난다.

이 이야기는 줄리와 패트릭 두 아이가 누에를 애완동물로 선택하여 기르는 과정을 하나의 목표로 설정하여 진행해 나가는데 단지 누에기르기에 끝나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해 볼 문제를 던져준다.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것, 친구와의 관계, 생명의 소중함, 환경문제 등등.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서 뽕나무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기분을 맛보았으면 좋겠다.

뽕나무 프로젝트는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선 캐릭터들이 살아있어서 깜짝놀랐다. 실화가 아닐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 였고 실화라면 주인공 줄리와 패트릭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든다.

아마도 자가와 주인공 줄리와의 대화부분이 있어서 더 그런 것같다.

또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누에 기르기에 대한 정보와 자수 놓기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정확하고 자세하게 잘 스며들어있다. 사실 누에기르기와 자수 놓기는 한국에 사는 사람들도 웬간해서는 아는 이가 드물다. 나는 누에고치를 본적도 없는 것같다. 

이 번 작품이야말로 나는 린다 수박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작가가 자기 색을 찾은 것이다.

어설프게 역사와 문화 캐내고 정확히 묘사하려 해 보았자 다 틀통나게 되어있다.

작가가 자신의 색을 살리니 캐릭터도 살아있고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다.

자신의 색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을 텐데 거뜬히 성공한 린다수박에게 박수를 보낸다.

모두 린다수박의 뽕나무 프로젝트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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