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 음악의 정신


'프랑스인에게 음악의 즐거움이란 부단한 인내심으로 얻어내는 즐거움입니다. 모호한 힘들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비인간적인 무질서 위에 사람의 힘으로 머리를 써서 뭔가를 건설하는 거죠. 프랑스 음악은 독일 음악이 곧잘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불가지 不可知와 신비로운 결합을 거부합니다.... 프랑스 음악의 특징은 투쟁과 도전의 태도라고 말하고 싶네요. (p375)'


'1830년에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1803 ~ 1869)의 교향곡 <환상 Symphonie fantastique>이 나옵니다. 전례없는 이 위업으로 음악은 단박에 문학이나 그 밖의 다른 예술들과 보조를 맞추게 됐지요.(p380)... 베를리오즈의 음악은 고전적인 교향곡이나 소나타의 형식보다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릅니다. 그는 화성학이나 대위법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감이 좋지도, 지식이 뛰어나지도 않았어요. 그에게 음악은 수단이었죠. 그는 음악의 가장 우연적인 요소들, 가장 외적인 요소들에만 매달렸어요. 그의 회화적인 취향은 결국 음색 音色에 대한 추구로 나아갔죠.(p381)'



2. 이탈리아 음악의 정신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이탈리아 음악은 무엇보다도 표현력 있게 노래하는 음악이라고 봐요. 원활하게 흘러가는 멜로디를 그리 복잡하지 않은 반주가 떠받쳐주는 음악 말이에요... 멜로디를 만드는 재능은 항상 이탈리아인들의 무기였죠.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죠. 그래서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그네들의 토산품처럼 보이곤 합니다.(p390)'

 '여러 작품이 떠오르지만 그중에서도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 1660년 ~ 1725)의 <성녀 오르솔라의 순교Martirio di Sant'Orsola>를 들려주고 싶네요. 이 오라토리오는 무엇을 옹호하거나 설교하지 않고, 어떤 관념도 전달하지 않아요. 그저 꾸밈없는 신심의 고양에서 나오는 음악이죠. 얼마나 서정적인가요. 이런 게 바로 잔잔하면서도 넘쳐흐르는 영감의 경험 속에 구현된 이탈리아 특유의 천재성이죠. 그리고 이 바로크 걸작은 로코코와 대척점에 있습니다.(p397)'



3. 오스트리아 음악의 정신


 '게르만 문화와 라틴 문화가 만나 한데 어우러지는 합류점이 생각나네요. 오스트리아이지요.(p410)... 오스트리아 음악 정신과 독일 음악 정신과는 성격, 문화, 종교, 분위기가 다르죠. 이탈리아와의 근접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유념해야 합니다. 또한 오스트리아 민요에서는 독일의 영향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요. 마지막으로, 종교의 차이를 잊으면 안 됩니다. 두 나라 모두 음악이 종교의식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점은 특히 중요해요.(p413)'


 '신성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에게서 음악의 모든 역량과 아름다움은 기적처럼 조화를 이루었지요. 그는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날 수 밖에 없었어요. 그곳이 아니면 어디서 게르만주의와 라틴 문화가 만나고, 부딪히고, 애정 어린 키스를 나누겠습니까. 모차르트는 경쾌함을 추구함으로써만 지고의 경지에 이르는 천재성을 의미하죠. 모차르트의 마지막 5중주 알아요? 그가 죽은 해인 1791년 4월에 만든 곡인데.(p414)'



현악5중주곡 제6번 E flat 장조 K.614  KV 614 - String Quintet No. 6 in E flat major


'모차르트의 마지막 현악 5중주인 동시에 순수 기악 작품의 주요한 기둥 가운데 하나인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실내악에서의 최후의 작품이다. 다른 대작에 비해 지나치게 쾌활한 듯 하지만 곤궁함과 절망 속에서도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밝고 투명한 - 일그러짐 없는 유모까지도 포함한다 - 작품을 낳은 모차르트의 모습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작품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쾌활함을 기조로 한다"(아베르트). 비올라 2대로 연주되는 첫 동기가 호른 5도의 울림을 지닌다는 점에서 <사냥 5중주>로 잘 알려져 있다.... 악상(첫악장과 끝악장, 미뉴에트 악장은 단일 주제)과 구성은 매우 명쾌하고 단순하기까지 하며, 이것을 방해하는 것은 배제되거나 또는 숨겨진다.(p34)'


 제가 있는 곳은 밤새 많은 눈이 내렸네요. 아침에 일어나 집 주변을 정리하고 들어오니, 이제는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있습니다. 책상 옆 불이 들어온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을 올리며, 이번 페이퍼를 마무리합니다. 이웃분들 모두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크리스마스 트리


'16세기 이래 독일에서는 성탄 때 전나무를 치장하여 세워두는 관습이 있었다. 전나무는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아서, 예로부터 엄동에 굴복하지 않는 삶의 신비한 힘을 상징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원래, 악령을 막기 위해 성탄절 이후 열두 밤(Rauhnachte)동안 푸른 나무 가지를 집안에 걸어두었던 옛 게르만인들의 풍습에 기원을 둔다. 악령을 쫓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사람과 동물이 늘푸른 식물의 생명력을 전달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촛불로 겨울밤의 어둠을 밝혀 그 불빛으로 악령들을 쫓는 것이다(p129).... 나무는 대지에 뿌리내리고 관을 쓴 제왕처럼 우뚝 선 사람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늘을 베푸는 나무가 모성의 상징이라면 나무둥치는 남성의 상징이다. 나무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결합되어 있다. 그리하여 나무는 하늘과 땅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도 서로 이어준다.(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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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17-12-10 1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트리가 멋지네요~^^

겨울호랑이 2017-12-10 12:05   좋아요 3 | URL
ngs01님 감사합니다^^!

태인 2017-12-10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탄까지는 이제 두주 남았네요.트리가 참 멋있네요.올해는 눈이 자주 오는 게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려나요.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겨울호랑이 2017-12-10 12:48   좋아요 2 | URL
^^: 태인님도 남은 휴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12-10 12: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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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2: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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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17-12-10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는군요. 크리스마스트리가 성탄분위기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12-10 16:00   좋아요 3 | URL
^^: 이제 곧 연말이네요. 눈까지 내리고 나니 더욱 그런 느낌이 나네요. 이하라님께서도 즐거운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2017-12-10 16: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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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7-12-10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쁘게 꾸민 집이네요. 행복한 겨울이 담겨 있는 것만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12-10 18:21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pek0501님. 아이가 있어 산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꾸미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의 덕분에 저도 추억 소환을 하게 되네요^^: 남은 일요일 저녁 따뜻하게 보내세요

2017-12-10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0 1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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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2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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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2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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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2 1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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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2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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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2 1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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