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나 예측 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라는 만화에 지겹도록 나오는 말이지. 하하. 여담이지만, 나는 이 말을 인턴 교육할 때 퀴즈로 내서 어느 만화에 나온 건지 맞히는 인턴에게 특혜를 준 적도 있었다. 뭐 별 대단치 않은 특혜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에 맞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신기. ㅋㅋ

이 말을 내 삶에 적용해 본다면, 내 인생은 언제나 오류, 그리하여 생은 그 재미를 갖는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평일의 미술관 로망은 무슨. 오늘이 평일일 거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오류였다. 하하. 미술관은 정말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애시당초 계획한 2군데 (덕수궁 미술관과 시립 미술관) 투어 역시 한군데로 좁힐 수 밖에 없었다. 2시간 반이면 두군데를 보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한 것 역시 오류였다. 하하. 한군데를 그나마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5cm 굽을 신고 미술관을 종횡무진 돌아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역시 오류였다. 마지막에는 진이 빠지더라. 오렌지 주스를 사먹고 100원이 모자라 작품정보청취기기(제목은 이게 아니지만, 3000원-보유현금 2900원)를 빌리지 못한 것도 그렇고, 그래서 한바퀴 다 돌고 나 아쉬움이 좀 남아 물어보니 카드가 됐던 것도 그렇고 -_- 정작 들고 들어가니, 도슨트는 아니지만 그만큼 박식하신 분이 그 기계보다 더 재밌게 설명해 주어서 그 기기가 거의 쓸모없게 된 것도 그렇고 말이다.

그럼에도, 혼자 가니, 참 좋더라. 역시 미술관은 혼자 가야되나봐. 처음으로 혼자 가봤던 전시회는 리움에서 했던 앤디워홀 전이었는데, 사실 그건 굳이 혼자 가서 찬찬히 볼 필요는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시간을 조절하며, 다른 사람에게 맞추지 않고 여유롭게 보니 그 사실만으로도 참 좋더라. 다시 보고 싶은 것들 있으면 다시 보러 내려오면 되고, 혼자 종횡무진하면서 미술관을 돌아다녔던 것 같다. 여러 작품이 기억에 남지만 마티스나 샤갈, 피카소의 그림들보다도 더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은 따로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글렌브라운이라는 작가의 <건축과 도덕>이라는 작품.



설명은 뭔가 기법적인 부분에 많이 치중했던데, 나는 그보다는 이 황폐한 느낌과 '건축과 도덕'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의 묘한 조화가 마음에 들었다. 뭔가 찬란하게 꽃피우려 하지만, 결국은 이토록 황폐하게 시들어가는 그 무엇이 어쩐지 현대인의 모습을 잘 표현해준 듯한 느낌, 아니나다를까 2004년 작이다.





피에르 보냐르의 작품 <미모사가 피어 있는 아틀리에>는 도무지 그 색감을 사진으로 살려낸 걸 찾을 수가 없다. 쏟아질 것 같이 화사하게 빛나는 노란 빛을 제대로 표현해 낸 사진을 넷상으로도 도록으로도 볼 수 없다는 것은, 역시나, 다녀오길 잘 했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특히나 피에르 보냐르의 작품은 유독 작품 곳곳에 드러난 터치감과 함께여야만 가능한 건가. 왼편 맨 아래에 있는 건 죽은 아내의 얼굴이란다. 루시드폴의 '당신 얼굴'을 BGM으로 깔아줘야 하는 순간이 온 거다.

그리고 호앙미로의 작품에도 눈길이 간다. 그의 블루 연작 중 두번째



'조화'라는 섹션에 있던 이 그림은 쉼과 평화, 조화의 의미로 많이 쓰이는 푸른 계열을 사용해 조화로움을 표현한 듯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는 것 같은 어딘가 모를 불안감에 자꾸만 마음이 간다.

이번 전시는 푸생의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이라는 작품에 나타난 주제를 10가지로 구분하고 거기에 다시 '화가들의 천국'이라는 대주제를 부여해 해당하는 주제별로 그림을 분류한 기획 전시이다. 지금까지의 시대별, 혹은 작가별 전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초반에 아르카디아의 목자드을 프로젝터로 쏜 실커튼을 뚫고 들어가면서 전시가 시작된다는 설정도 나름 흥미로웠고. 물론 조금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음, 이런 말만들기에 사실 끼워넣기가 없으면 안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냥 패스 ^_^

여전히 나는 미술에는 문외한이지만, 미술관에 한두번씩 다녀올 때마다 즐겁게 관람하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해오게 되는 것 같다. 오늘까지의 버전은 다음과 같다.

1. 가급적 평일에 가세요. 저녁시간에라도 좋으니, 평일에 가세요. 주말에 두번만 치여보면 아마 다시는 주말에 가고 싶지 않으 거에요.
2. 가급적 혼자 가세요. 아니면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보다가 다시 만나자고 해도 좋을듯. 서로 속도를 맞추며 걷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3. 해설오디오는 나중에 빌리세요. 이거 은근히 감상을 제한하더라고요. 뭔가 궁금증이 막 일긴 하지만, 오늘 써보니 사실 크게 해소해주는 것 같지도 않고, 꼭 필요하다면 한바퀴 돌고, 다시 그 그림 앞에서 보면서 듣는 게 더 좋을 것 같더라고요. 사실 오늘 써본 바로는, 해설 오디오보다는 소도록을 미리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도 수록 수가 더 많으니.
4. 메모지를 챙겨가세요. 메모를 하면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마음에 드는 그림과 작가 이름을 적어오니, 집에 와서 좀 더 볼 수 있어 좋더라고요. 나만의 리스트를 만드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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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7 0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0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8-12-27 0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류와 시행착오의 반복...이건 뭐 시치프스 신화에 나오는 굴러 내려오는 돌과도 비슷...
가끔 원도우즈 블루스크린 같은 충격적인 일도 발생하기도 하고..^^ 그리고 전시회에 갈때는 가오잡는 복장보다는 누가 뭐래도 편한 복장이 쵝오!라는 사실...

웽스북스 2008-12-27 12:34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렇더라고요.
아 어제는 전시회 티켓팅하면서 사람 많을 때부터
아아 삶이란 정말 오류야 오류의 연속이야 이랬었죠
그런데, 또 그래서 재밌는 것 같기도 하고요

으으 담번에는 플랫슈즈나 운동화를 신고 갈 거에요
정말 그럴 거에요. 으흑.

가시장미 2008-12-27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글도 멋져요. ^^ 저도 이번 클쑤마스에 미술관 가려고 생각했었는데, 감기 때문에 하루 종일 잤어요. ㅠ_ㅠ 연말에는 다시 백수가 된 신랑과 손 잡고 가봐야겠어요. ㅋㅋ 네 가지 중에서 2번 빼고 참고 할께요.

혼자서는 싫어 싫어효~!! _-_)~ 잉! 신랑이랑 같이 갈테야! ㅋㅋ

웽스북스 2008-12-27 12:36   좋아요 0 | URL
헤헤 셋이 같이 다녀오시겠네요. 가시장미님은 임신중이시니까, 좀 더 정적이고 고요한 느낌의 한국근대미술 전시에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거기는 입장료도 공짜더라고요. 그렇게 좋은 전시를 하면서 공짜라니. ㄷㄷㄷ 덕수궁에서 신랑이랑 데이트도 하고, 그럼 좋잖아요. 좀 추우려나? 흐흐. 저도 3월 전에 꼭 다녀오려고요.

hnine 2008-12-27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는 추천을 막 두번 드리고 싶어요.
퐁피두 특별전 티켓을 선물 받고도 못가보고 있는 1인입니다 흑 흑.
아이만 할머니, 할아버지 따라서 지난 화요일 다녀왔는데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하시길래 이상타 했었지요.
미술관엔 혼자 가는 것이 낫다는 말씀에 동감. 어디가나 도슨트 따라 다니며 듣는 것이 제일 생생하게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더라구요.
<건축과 도덕>이라는 작품, 스크롤 다운 하면서 보던 중 꽃 아래로 내려가면서 의례 화병이 나올 것을 예상하다가 사람의 상체가 나오자 깜짝 놀람. 이것은 아마 현장 아니라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볼때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아래 <미모사가 피어 있는 아틀리에>는, 보자 마자 창 밖의 풍경이 업 사이드 다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 참 이상하지요. 위의 하늘이 바다처럼 보이는 거예요. 아이쿠, 재미있어~ 이러면서 댓글 달고 있습니다.

웽스북스 2008-12-27 12:38   좋아요 0 | URL
나인님 조급할 필요 있나요. 3월까지인데 한 번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건축과 도덕은 처음 봤을 때 좀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그건 사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의 차이가 그렇게까지는 크지 않은데 미모사가 피어 있는 아틀리에는, 마음에 드셨으면 직접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보냐르의 작품들이 대부분, 사진으로는 그 색감과 느낌이 잘 표현이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즐겁게 다녀오시고 나인님도 얘기 꼭 남겨주세요 ^_^

니나 2008-12-27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은, 결핍 + 삶은, 오류 / 이거 2009년 화두가 될까봐 좀 두렵지만 함께해줘 웬디 ㅎㅎ

웽스북스 2008-12-27 12:39   좋아요 0 | URL
그치그치, 두렵지
아, 나 2009년 삶의 화두가 '내가 되는 꿈'이야
그러기 위해서 저 두가지는 필요충분조건 아닌가 싶다

2008-12-27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8-12-2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도 추천드려요. ^^

 



며칠 전 팀장님께,
팀장님, 구두신고 다녔더니 발목이 추워요. 아무래도 발등 덮는 신발을 사야겠어요. 


그리고 며칠 후였던 월요일. 
일찍 끝난 틈을 타 강남역 지하의 모든 신발가게를 다 들어갔다.
아아, 왠만한 브랜드숍보다 비싼 스칼렛만 제외하고.

첫번째 들어갔던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녀석 발견!
그런데, ㅜㅜ 사이즈가 없더라
결국 나와서 비슷한 신발 사이즈 있는 집, 혹은 다른 괜찮은 신발 있는 집을 찾는데
의외로 너무 없는 거다

아, 예쁘다, 근데 앞코가 너무 뾰족하다
아, 예쁘다, 근데 색깔 이것밖에 없나요?
아, 예쁘다, 근데 굽이 너무 높아 ㅜㅜ
아, 예쁘다, 근데 리본은 왜달렸냐고요 ㅜㅜ

뭔가, 어딘가 2%에서 80%까지는 모자라게 느껴지는 신들
도무지 왜 없어도 될 것들을 굳이 붙여서 (특히나 촌스런 꽃이나 리본들) 
망설이다가 결국 못사게 만드는 건지들

그 가게들 돌아다니면서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발등 덮는 신발이요.

이렇게만 말해도 아저씨들이 찾아주길래
나는 그 신발은 다들 발등 덮는 신발이라고 부를 거라 생각했는데
(음, 생각해보니 좀 바보같으네)
다음날 회사에서 C에게 이야기하니 C는 그 신발을 '부티'라고 부른다고 이야기한다


아아아 그랬던 거구나. 부티 -_-


그리고 어젯밤, 인터넷에서 '부티' 검색. 이것저것 보는데.
우옹 예쁜게 이렇게나 많았다니 ㅜㅜ
그래서 더욱 슬퍼지는 것 같 아



오늘 오후 다시 회사에서

팀장님 팀장님 제가요 어제 팀장님 얘기해주신 그 사이트에서 신발 보는데요
세상에 제가 찾던 신발들이 다 거기 있는 거에요
그런데 ㅜㅜ 20만원, 30만원씩 가격표 달고 거기 있더라고요.ㄷㄷㄷ
나는 그냥 발등만 좀 덮어주면 되는데....
기왕 만들 거, 어차피 똑같은 량만큼의 재료가 필요하다면
그냥 예쁘게 만들면 안되나?
아무래도 재들 자기들 싼거라고 일부러 자학하는 심정으로 못생기게 만드나?



암튼, 어제 쇼핑하느라 3시 30분에 잤으나
효력이 없이 나는 오늘도 신발을 검색하고 있는 슬픈 사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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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12-18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웬디님 스타일을 알잖아요,.....;;;

이거... 흐흣.
http://www.halfclub.com/Shopping/Detail.asp?wcid=B02&PrstCd=080610-51-21&ColorCd=ZZ9&Category=a&BCode=JJ&MCode=JJ01&SCode=&BCodeName=%C6%D0%BC%C7%C0%E2%C8%AD%2F%BD%B4%C1%EE&MCodeName=%BF%A9%BC%BA%B1%B8%B5%CE&SCodeName=

라주미힌 2008-12-18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두 좋당..
http://www.halfclub.com/Shopping/Detail.asp?wcid=SCH01&PrstCd=539331_1UA&ColorCd=ZZ9

웽스북스 2008-12-20 01:34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이미 대답은 알고 계시지요?

자, 다음주부터 저랑 수업합시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방법에 대해. ㅋㅋㅋㅋㅋ

L.SHIN 2008-12-18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덕분에 저도 새로운 단어를 배웠군요.
그런걸 '부티'라고 하는군요. (사실 '뷰티'라고 인식하고 페이퍼를 클릭한 .. -_-)

가시장미 2008-12-19 12: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어여..;;; ㅋㅋㅋ

웽스북스 2008-12-20 01:35   좋아요 0 | URL
ㅎㅎㅎ 뷰티파와 부티파로 나뉘어지는군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12-1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등이 춥다면 실용적으로 그냥 군대용 "각반"을 착용하시도록 하세요..=3=3=3=3=3

웽스북스 2008-12-20 01:35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분명 날 군대에 보내고싶으신걸거야. 그런거죠? 흐흑. 카멜백 메고 각반 착용하고? ㅎㅎ

마노아 2008-12-1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부티난다고 하는 줄 알았어요..;;;;

다락방 2008-12-18 22:49   좋아요 0 | URL
전 부티난다고 하는 줄 알았어요..;;;; 2

2008-12-19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12-20 01:36   좋아요 0 | URL
ㅎㅎ 현대 스코어는 부티 파의 승인데요? ㅋㅋ

마노아 2008-12-1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두번째 신발은 좀..;;;

가시장미 2008-12-19 12: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두번째 신발은 좀...;;;; (보지도 않고, 그냥 마노아님 편 ㅋㅋ)

웽스북스 2008-12-20 01:36   좋아요 0 | URL
첫번째 신발도 딱히.. ㅎㅎㅎ

건조기후 2008-12-19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완전 공감이에요
어차피 만들 거 신경써서 예쁘게 만들던가
차라리 재료도 아낄 겸 자질구레한 거 붙이지를 말던가..
저도 신발 뿐 아니라 옷이나 기타 물건들 보면서 종종 그런 생각 한답니다-_-

근데
그래서 더욱 슬퍼지는 것 같 아
띄어쓰기가 이렇게 웃긴 건 줄 몰랐어요.ㅋㅋㅋ

웽스북스 2008-12-20 01:37   좋아요 0 | URL
아 건조기후님, 이 띄어쓰기를 읽어내시다니, 대단해요. 대단해.

진짜 다 예쁜데 뒤쪽에 왕따시만한 리본 달려있으면 난감해요,. ㅜㅜ

Alicia 2008-12-2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은 카페인~ =333
언니 해피월요일요♡

웽스북스 2008-12-23 12:37   좋아요 0 | URL
카페인보다 무섭다는 까페인? ㅋㅋㅋ

알리샤님은 월요일 잘 보냈죠? ^_^
 



드디어 오늘, 일단 보고서 내용 구성을 다 마쳤다.
나는 내가 남들 쉽게 가는 길을 너무 어렵게 가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 밑에 후배 H씨가 나한테 배우는 게 그런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또 H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알라딘 사람들에게는 이제 너무 민망해서 꼬장도 못부렸는데,
내가 어제 또 그놈의 컨트롤에스를 안누르고 파일을 휘리리리릭 날려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가 오늘 아침까지 갔는데,
으, 이렇게 일정에 맞게 끝나주어서, 나 자신에게 너무 고맙다. ^-^

원래는 내일 오전 컨펌이었는데, 그래서 오늘 회사에서 밤을 샐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초추레한 모드로 곰순이같이 입고 회사엘 갔는데
생각외로 일찍 끝나주어서, 팀장님께 내용에 대해 선컨펌을 받고 나니
세상에나,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는 거지^-^ 

일찍 집에 오려고했는데, 어색해서 퇴근을 못하겠는 심정. 하하. 
결국 8시반까지 PPT 줄 맞추다가 일단 집으로 왔다
어색해서 집으로 못들어가겠는 심정
동네 아울렛을 한바퀴 휙~ 돌면서 맘에드는 코트 몇개 찜해놨는데
도대체가 간이 콩알만해서 옷을 못사겠다,
아무리 아울렛이라도, 옷값 너무 비싸, 흑.

달랑달랑 귤을 들고 까먹으면서
밀린 뉴스를 보고 알라딘의 밀린 글들을 보고, 덧글로 수다 떠는 게
나에게는 가장 좋은 휴식이다 



사실은 방청소를 좀 하려고 했건만,
미안하다 방아, 지저분한 너는 그냥 좀 버려둘게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내 방은 치워도 치워도 지저분할까



이제 뜨끈한 물로 샤워를 하고,
ㅇ님이 선물해준 시어버터향 바디로션 드음뿍 바르고
나머지 귤을 먹으며, 전기장판의 온도를 한껏 올린 후에
뒹굴뒹굴 놀다가 자야지, 자야지, 자야지

내일은 한가롭게 머리 식히며 줄맞추기 및 재배열 놀이를 하다가
퇴근 길에 가벼운 영화 한편을 봐야지.



오늘 밤의 마음이 이렇게 여유로울 줄은,
오늘 아침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것.
선물같은 여유는 선물답게 써주는 것이 좋지. 헤헷.

방문까지 눈 감고 (더러운 방을 보면 안돼, 치우고 싶어진단말야) 가서
얼른 씻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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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11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은 지금 푹 쉬는 중이겠군요.^^
나는 어제 두 시간 자고 아침부터 시험감독에 밤에는 조문으로 파김치 되어 뻗었다가 일찍 일어났어요.^^

웽스북스 2008-12-11 12:15   좋아요 0 | URL
아 이 시간에 자다가 잠깐 깼었는데~
순오기님이 덧글 남겨주셔서 깼나보다 흐흐흐

순오기 2008-12-12 04:38   좋아요 0 | URL
오늘도 같아요. 정신없이 쓰러져 자다가 새벽 4시면 깨 난다는 거~
그러곤 인터넷 접속~~~~ㅜㅜ 다시 졸려서 더 자야할까?

웽스북스 2008-12-13 14:15   좋아요 0 | URL
어후, 네시면 한참 잘 시간인데...ㄷㄷ
더 주무셨어요 순오기님?

순오기 2008-12-14 03:32   좋아요 0 | URL
안 잤어요~ 그냥 서재질하다가 아침밥하고
아~ 학교가기 전 50분쯤 눈 붙였는데 잠들었는지 눈의 피로는 풀렸어요.ㅋㅋ
그리고 학교가선 졸려서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어요~~ㅎㅎㅎ
오늘은 오후내내 잠잤더니 올빼미예요.ㅋㅋㅋ
 



1

거의 죽음의 한주였다. 으으. 화요일 하루 잠깐 뮤지컬보러 기쁜 나들이 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월-금 Full 야근 모드. 퇴근 잘하고, 잘 놀러다니던 그 때, 나는 직장생활도 역시 할만한 것이야, 나는 이제 회사에 적응도 잘하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어, 하면서 행복했더랬는데, 다시 야근의 계절이 돌아오니, 사람 마음 정말 순식간에 변하더라. 문제는 다음주까지 계속 이 모드가 유지되야 할 것 같다는 것. 그래도 기쁜 건, 줄줄이 예매해놓은 공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후훗. N과 보러 가기로 한 폴님 콘서트와 H대리님과 보러 가기로 한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새해가 오면 C와 리타 길들이기를 보러 가기로했다. 주머니는 좀 엉엉 울긴 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계획들을 세워놓으니 연말이 기다려진다. 나이따위, 기쁘게 먹어주마 ^_^

2

H대리님과 보러가기로 한 호두까기 인형은 좀 사연이 있다. 회사에서 팀사람 말고 친한 사람 거의 없는 내게 그래도 유일하게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인 동네주민 H대리님과 (그러니까, H대리님도 주류형 인간은 아닌거다 ㅋㅋㅋ) 작년에는 백건우 아자씨 연주회를 함께 보러 갔었다. 그 때 H대리님이 자기는 연말마다 꼭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데 같이 보지 않겠냐고 묻기에,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얘기를 했었다. 그리고 올해, 내가 일 때문에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공연 보자고 슬슬 꼬드기며 함께 뭘 볼지 정하는데, '혹시 호두까기 인형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데 내가 그만 하하하하 웃어버렸다. ㅋㅋㅋ 작년에도 물어봤던 걸 까먹었던 것. '하하하,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요. 그래요, 그럼 우리 호두까기 인형 봐요' 라고 해서 예매를 하려고 보니, 우옷, 연말에 정말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많구나. 안양, 군포에서도 꽤 좋은 발레단의 공연이 있고, 그외 여기저기서 있는데다가, 또 이게 좋은 좌석은 이미 막 매진 사태다. 연말에 호두까기 인형을 보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호두까기 인형이라니, 그 연말스러움에 나도 좀 설레온다. 흐흣.

3

폴님 콘서트는, 으흡, 말할 것도 없다. 아아아아아

4

얼마전 데려다 키웠던 남의 자식 같은 솔루션이 있는데, 얼마전 회사 소속 협회에서 진행하는 페스티벌에 출품했다가 은상을 받았다 (-_-V) 사실 출품작이 별로 없었다는 후문이다. 금상 없는 은상이라, 이건 뭐, 굉장히 찝찌르르르름한 은상인 거다. (아무래도 이거 유행이야? 자기들이 황순원 문학상 심사위원도 아니고 ;;;) 동상이 없었으면 우리만 냈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럼 매우 부끄러웠을텐데, 하하하. 그래도 동상이 있엇으니, 다행히 출품한 데가 적어도 하나는 더 있었다는 얘기. ㅋㅋㅋ 이게 솔루션은 안보고 소개서만 보고 심사하는 거라 소개서 쓰는 데 힘좀 들였었다. (혹시나 들어와서 볼까봐 접속 주소도 안적은 사건 ㅋㅋㅋ) 암튼, 대학 졸업할 때 상하나 못받았던 나는, 고등학교 이후로 상받은 게 처음이네. 아, 대학 때 이상한 프리젠테이션대회 제외하면. ㅋㅋㅋ 하지만 정작 나는 어제도 야근을 하느라, 시상식 장에는 가지도 않았다. 흐흣. 그래도 가져온 트로피를 보니, 나름 나쁘지 않은 기분.

5

하지만, 당장의 이 피폐함은 어쩌면 좋을까, 집에 오면 청소할 여력도 없이 겨우 씻고 잠드는 밤. 대책이 없다. 오늘 저녁에 놀러나가려면, 방도 치워야되고, 아동부 예배 준비도 해야되고, 애들 장기자랑용 악보도 준비해야되고, 끄적끄적 적어야되는 것도 있고, 그사세도 봐야하고, 토지도 읽어야하고, 사투리아저씨 강의 녹취도 해야되는데, 으흑. ㅜㅜ 자자, 침대에서 일어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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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2-06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확히..보시려고 하는 호두까기 인형은 어디서 하는 걸 보실 예정이신가요...???

웽스북스 2008-12-07 08:06   좋아요 0 | URL
우헤헷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걸로 보려고요~ 메피님도? ㅎㅎ

Mephistopheles 2008-12-07 12:09   좋아요 0 | URL
국립이겠군요..난 또 성남에 가시나 해서요..

웽스북스 2008-12-07 13:45   좋아요 0 | URL
아.. 혹시 마님이?

Mephistopheles 2008-12-07 19:11   좋아요 0 | URL
혹시 아니지롱~~

웽스북스 2008-12-07 22:41   좋아요 0 | URL
에잇, 나의 놀라운 유추 능력에 감탄했건만!

Mephistopheles 2008-12-08 00:49   좋아요 0 | URL
제 말 혹시 아니지롱이란 뜻은..혹시가 아닌 역시라는 뜻으로 제대로 유추했다는 뜻인디요..?? 이래서 조선말은 어려워요.
근데 강마에는...어디다 팔아먹었어용...?

웽스북스 2008-12-08 01:10   좋아요 0 | URL
어이쿠 그렇구나 어쩐지 안타까운데요 ㅜㅜ
메피님과 마님을 뵐 수 있는 기회를 놓친건가요? ㄷㄷ

강마에님은 이제 제 마음으로 깊숙이 모셨습니다.
주변에서 하도 민원이 들어와서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12-08 12:45   좋아요 0 | URL
민원이 들어오면 이렇게 외치셔야죠..
"강마에는 내 연인입니다. 그 어느누구도 뭐라 할 수 없습니다. 품에 안는 것도 서재간판에 올리는 것도 내 권한입니다!!" 라고요..

웽스북스 2008-12-08 20:58   좋아요 0 | URL
사과를... 못합니다!!!!! 버러러러러럭!! ㅋㅋ

순오기 2008-12-0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근의 계절이라~ 밤참이라도 택배시켜야 되는 건 아닐지?
그래도 공연을 즐길 정도면 괜찮은 직장이 확실하군요.^^

웽스북스 2008-12-07 08:1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먹는 건 진짜 잘먹으면서 하고있어요. 저녁밥을 튼실하게. ㅋㅋ
흐흐 사실 올해 (제 돈 내고 보는) 공연 러쉬하는 건
이번 달이 처음이에요. 공연은 비싸서 언제나 ㄷㄷㄷ 떨리는데, 연말이라 완전 오픈마인드가 됐나봐요 ㅋㅋ

이매지 2008-12-0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말 드리면 위안(?)이 될 지 모르겠지만, 야근도 부러워요 ㅎ

웽스북스 2008-12-07 08:12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2009년에는 야근 많이 하게 되시길요 ^_^
(축복의 의미인데, 으흠. 곡해하지 말아주세요. 제맘 알죠? 헤헷)

2008-12-07 0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7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12-07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두까기 인형은 유니버셜 발레단의 것을 중학교 2학년때 보았더랬어요. 그 때당시 학교의 무용선생님이(네! 저는 무용-정확히 발레-을 배웠어요.) 신청자에 한해서 보게 해주셨었거든요. 후배가 그 발레단에 있다고 했던가, 기억은 가물하지만 그 때 보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나중에 티비에서 그 공연을 다시 보려고 했더니 졸립더군요. 발레는 역시 현장에서 봐야되는건가, 하고 궁시렁 거리면서 티비를 끄고 잤었지요.

야근하는 와중에도 기쁜일을 찾아내서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 일하세요, 지금처렁요. 네네, 나이 기쁘게 먹어주자구요. (정말? ㅠㅠ)

웽스북스 2008-12-07 22:44   좋아요 0 | URL
아. 이번에도 유니버설 발레단공연 있더라고요. 저는 국립발레단 공연을 볼 예정이에요. ㅎㅎ 사실 비언어적인 수단으로 전달되는 것들을 보는 데 대한 좀 약해서 살짝 걱정이긴 해요. ㅋㅋ 그래도 한번 봐보려고요 ㅎㅎ

이번주까지만 야근하고 안할 거에요. 진정 그럴 거에요. ㅎㅎ

2008-12-07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7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12-0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근의 계절이군요! 그래도 꿋꿋이 살아남으시길! 예전에 선배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호두까기 인형을 보여주었어요. 예술의 전당에서 보았는데, 보다가 졸았어요ㅠ.ㅠ
폴은 어느 폴이에요? 저 예전에 루시드 폴 공연 보고 대따 좋았는데, 그 폴 말고는 생각나는 폴이 없네요^^
상 받은 것 축하해요. 근데 전문 용어가 나와서 대체 어떤 건지 전혀 상상이 안 가는 거 있죠.

다락방 2008-12-08 13:28   좋아요 0 | URL
그 폴이 이 폴 아닐까요? 설마 딱부리의 그 폴은 아닐거 아녀요. ( '')

웽스북스 2008-12-08 20:59   좋아요 0 | URL
으흐흐 별로 중요한 전문 용어가 아니어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으셔도 돼요~ ^_^ 저도 예술의 전당에서 보는데, 으흠. 갑자기 걱정이 되네요. 흐흣.

그리고 당근, 그 폴은 루시드폴입니다. 흐흐흣 ^_^ 요술차 마술봉 딱부리의 폴은 대마왕 손아귀의 리나를 구하러 갔어요. ㅎㅎㅎ

다락방 2008-12-08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폴 이야기를 하시니까 생각이 나서요.

아주아주아주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요(아마도 중학교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실비]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여자주인공 이름이 '실비'이고 남자주인공 이름이 '폴'인데, 실비의 직업은 모델이었던가, 그렇고 폴의 직업은 택시기사였어요.

이 둘이 어떻게 만났는지는 생각이 잘 안나는데요, 여튼, 이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바보같이 이 둘은 서로가 자신을 사랑할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를 사랑할 리 없어, 나를 사랑할 리 없어. 그래서 이 둘의 쓸쓸한 혼자만의 사랑을 보면서 안타까워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여자주인공이 습기찬 (아마도 기차의)유리창에 'Paul' 이라고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거든요. 그 장면이 너무 생생해요. 그 유리창에 손글씨로 쓰여졌던 폴이 떠오르네요.



(왜 이런얘기를....)

웽스북스 2008-12-08 21:00   좋아요 0 | URL
흐흐흐, 제가 '폴'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ㅋㅋㅋ

그런데 다락방님 기억력은 좀 많이 놀라운 것 같아요. 그렇게 영화를 많이 보시면서 대학교 때 봤던 영화를 기억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에 폴과 실비의 이름까지 기억하다니. 너무너무 놀라워요.

아, 그런데, 그런데, 영화 내용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안타까워요. 정말 너무너무 안타까워요. ㅜㅜ

다락방 2008-12-09 09:47   좋아요 0 | URL
끙. 제목이 '실비' 잖아요. 그러니 기억이 되는거지, 기억력은 딸려요 ㅎㅎ

웽스북스 2008-12-10 00:25   좋아요 0 | URL
전 아마 제목과 함께 송두리째 잊어버렸을 거에요. ㅎㅎ
(왜웃지 이렇게 슬픈 얘기를 하면서)
 



나는 다이어리를 쓸 때보다 고를 때가 더 설레고 즐겁다
2009년 다이어리도, 진짜 많이 구경하고 또 구경해,
오늘 드디어 마지막 내 손에 들어올 녀석을 낙찰시켰다

처음에 사려고했던 녀석은 이녀석이었다












이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몰스킨
오래전부터 이녀석은 항상 물망에 올랐다가 떨어지곤했는데
이유인즉슨 이녀석은 기능 분리가 너무 잘돼있어서
Monthly와 Weekly를 한번에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민했던 건 ㅋㅋ











루나파크 다이어리 ㅎㅎ
사실 요즘 노란색이 꽂혀 있어서, 노란 다이어리가 마음에 들었는데
자꾸만, 너 서른살이다, 서른살이다, 이렇게 누군가 귀에 속삭이는 것 같아서
사실 이런 일러스트 들어있는 다이어리는 딱히 나의 취향은 아니긴 하다












색깔이 마음에 들었고 ㅎㅎ










이건 좋긴 한데, 어딘가 2% 아쉽고,


그러다가 깨달았다. 아, 알라딘에 있는게 전부는 아니구나
그래서 여러 사이트 원정을 다녀보니, 아, 예쁜 다이어리가 참으로 많구나



이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고 너무 예뻐서 뿅반해버린 이노웍스 다이어리 바인더
프랭클린~류의 다이어리를 꼼꼼하게 쓰는 종류의 인간이 못되는 나이기에
이노웍스 바인더를 사고, 거길 채우기 위해 속지를 사는 데
5만원 이상의 돈을 쓰는 게 미적 충족감 외에는 무의미하다는 걸 알기에
눈물을 머금고 참았다 ㅜㅜ



스노우캣 다이어리, 요녀석도 꽤 깔끔하게 나온 편이다.
그런데 어느새 나는 스노우캣의 세계를 나온 것만 같아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더라

요너석도 꽤 마음에는 들었는데,
저기 음각으로 새겨진 글씨, 그리고 속지가 좀 마음에 안들었고



일러스트 있던 것 중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것



이건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내지 구성이 꽤 마음에 들었었다
다만 여름엔 좀 더워보이겠지 싶었고 ;



요녀석들도 좋았다 ㅎㅎ 공책도 끼워주는데
어이없이, 내지에 있는 숫자 폰트가 마음에 안들었다고 하면
까탈하다고 욕하시려나 ㅜㅜ

(잠깐, 그런데 다시보니, 이건 만년 다이어리인데, 하고 가서 보니, 스탬프였구나 ㅜㅜ
그럼 구성도 꽤 괜찮은 녀석이긴 하다, 나 저 푸른색 사려고했었는데 ㅜㅜ)



암튼,
정말 한달동안 시간나면 다이어리를 보러 사이트를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열심히 구경하면서 결국 고른 녀석은




이녀석이다. 사실 보는 순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심플한 디자인에 PVC 비닐 커버까지 준다니 브라보!

사실 올해 다이어리, 너무 들고다녀서 거의 찢어지기 직전이다
(나중에 나의 다이어리 고별페이퍼라도 쓴다면 처참한 몰골을 공개할 예정)



심플한 스티커가 들어있고, 그 위에도 필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날짜를 내가 따로 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좋았다
(올해, 좀 귀찮았던게지)

사실 Weekly 구성이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고, 칸이 너무 좁고
180도 펼침이 안된다는 사실에 열번쯤 고민을 했으나
그냥 사기로 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기 때문이다

좋은 데는 장사 없는거다, 단점도 이해가 되는 거다


완벽한 다이어리를 찾아 한달을 헤맸는데,
결국 완벽하지 않지만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찾아서 매우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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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12-05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것이 제일 맘에 들어오는데요. 저런 색깔을 뭐라고 부르는지.

웽스북스 2008-12-06 01:03   좋아요 0 | URL
고르고보니 작년에 쓰던 다이어리와 비슷한 색깔의 다이어리더라고요,
무슨 색이라고 해야되나, 회색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황토색도 아니고, 애매한 회색, 이라고 부를까보아요 ㅎㅎ

L.SHIN 2008-12-05 0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경하면서, '나라면..이노웍스 노란색도 괜찮고, 마지막의 검은 수첩도 괜찮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웬디님이 고른 수첩을 보는 순간, '역시!' 하고 말았답니다.(웃음)
'순수하고 깨끗하다' 라는 느낌이 날 정도로 깔끔한 수첩이군요.

근데, 웬디님의 이 말 마음에 드는데요?
"좋은 데는 장사 없는거다, 단점도 이해가 되는 거다" ^^

웽스북스 2008-12-06 01:05   좋아요 0 | URL
네 오늘 다이어리 왔는데, 이런 깨끗한 수첩을 내가 과연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우려가 들어요. 지금 쓰는 건 크라프트지라서 막 대충 지저분하게 갈겨써도 됐거든요. 그래도, 흐흣, 새 다이어리가 와서 좋아요.

엘신님이 좋아한다고 했던 저 말을 쓸 때의 그 마음, 저도 좋아요 ^_^
엘신님은 무슨 다이어리를 쓰실지 궁금하네요. 흐흐흐 외계다이어리?

사과나무 2008-12-05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스킨... 2년 동안 너덜너덜해지도록 써서 드디어 끝장이 보이고 있음
내지는 좋은데, 표지가 그다지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진짜 가죽 표지로 되어 있는 무선 수첩이 있다면 좋으련만...

웽스북스 2008-12-06 01:07   좋아요 0 | URL
헤헤 이제 최선이 태어나서 소비 줄이셔야하는 이 상황에
새 다이어리를 알아보셔야겠네요. 흐흣.

저는 1년 쓴 다이어리가 10년은 쓴 것 같이 낡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사과나무님은 다이어리에 주로 뭘 적으시나.. 갑자기 궁금해져요.

다락방 2008-12-05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롬시스템 다이어리는 물망에 오르질 못했군요. 국내에서 만들고 천연 소가죽 제품인데 말이지요. 저는 오롬시스템의 포켓 다이어리를 꽤 좋아했어요. 게다가 수제품이거든요. 소가죽 커버에 내지를 붙이는 걸 다 수작업으로 해요.(저도 이걸 했다는 ㅋ)



제가 오롬시스템에서 2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 맞습니다. 흣.

웽스북스 2008-12-06 01:10   좋아요 0 | URL
오롬시스템 처음 들었어요. 지금 막 들어가서 봤어요. ㅎㅎ
깔끔하고 예쁜데요, ㅎㅎ 그치만 전 비싼 다이어리는 으흑. 으흑. ㅜㅜ

그리고 다락방님은 이미 몰스킨 사셨잖아요. 흥흥. 설득력 떨어져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8-12-05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몰스킨으로~ 위클리는 거의 사용안하고 먼슬리만 쓰는 편이거든요~
쫙 펼쳐져서 좋아요 ^^*
근데 웬디님이 고르신 것도 먼슬리 칸이 널찍널찍한게 참 좋아보이네요 호호

웽스북스 2008-12-06 01:12   좋아요 0 | URL
네, 그런데 다이어리를 보니 180도로 안펴지는 증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더라고요. 으흠. 잘 쓸 수 있으려나, 살짝 걱정도 되요. 흑흑.

몰스킨이 먼쓸리로 구성된 제품도 있나요? 저도 사실 거의 먼쓸리 위주로 쓴답니다. (그래도 위클리 없음 아쉬워요 ㅋㅋㅋ)

누구엄마 2008-12-0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 고별 페이퍼
벌써 기대되옵니다

흐흐흣

웽스북스 2008-12-06 01:14   좋아요 0 | URL
어머어머 왜 그런걸 기대하고 그러시온지. ㅎㅎ
그냥 무지 낡았다, 이런거 보여주고 싶었던 건데 말이지.

(1년 내내 끝까지 들고다녔다는 데 의의를 두고싶음)

Arch 2008-12-0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저도 몰스킨을 물망에 올렸는데 다 선이 있더라구요. 선이 없는건 커버지가 약하고. 그나저나 웬디양님 안목에 새삼 므흣. 다이어리 고별 페이퍼 저도 기대되옵니다-2

웽스북스 2008-12-06 01:1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시니에님. 시니에님 들고다니던 다이어리가 갑자기 떠올라요. 옥찌가 써준 사랑스러운 편지들이 막 함께 있던. ㅋㅋ

다이어리 고별 페이퍼는 기대하지 마시어요. 진짜 쓸려고 생각하고 쓴 것도 아니라는 걸 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알 거에요. '라도'라는 저 표현. ㅎㅎㅎ 시니에님은 뭘 사시려나. ㅎㅎㅎ

블리 2008-12-05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년에 하도 고민해서 올해는 손놓고 있었는데 우리 내일 모임 마니또 선물로 다이어리를 찜해주셔서 또 그제, 어제 고민고민했더라지... 루나파크 다이어리 보면서 웬디 생각나더라~
난 내년 2월에 다이어리 세일하면 사야쥐~ㅎㅎ 그래서 올해 1월까지 쓸 수 있는 다이어리로 사지 않았겠니. 뭐, 기분이야 지금 사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 있어.

웽스북스 2008-12-06 01:17   좋아요 0 | URL
아 마니또 선물도 지정해주셨구나. 잘 골랐어요? ㅋㅋ

실은 저도 마니또 선물 다이어리 할까 했는데, 언니같은 신중한 사람에게는 역시 아무 다이어리나 선물하지 못하겠더라고요. 나름 자기가 쓰는 유형들이 있어서. ㅋㅋ 역시 2월에 세일하면 살 걸 염두에 두고 1월까지 쓰는 다이어리를 샀다니, 놀라워요.

저는 새 다이어리가 오니, 벌써 막 쓰고 싶어요. 하하하. 기다릴 줄 아는 미덕이 없는 거지요. 그래도 그래도, 막, 벌써 좋고, 기대되고. 흐흐흐. (1월에 잡힌 일정이라도 표시해놓을까봐요)

마노아 2008-12-05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멋지군요! 심플한 게 예뻐요. 근데 이 제품 이름은 뭐예요? 좀 더 구경하고 싶어요.

웽스북스 2008-12-06 01:18   좋아요 0 | URL
흐흐
onezerozero였나? 1300k에서 샀어요
알라딘 다이어리가 생각보다 구성이 많지 않더라고요. 팬시 사이트같은 데 가면 더 다양하게 구비 잘해놨어요. (알라딘에 이르지마세요 ㅋㅋㅋ)

순오기 2008-12-0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다이어리보다 탁상달력에 빼곡히 채우죠~ 보관하기도 좋고.ㅋㅋㅋ
그런데 웬디양 때문에 이번엔 다이어리를 사볼까? 쉰 기념으로~ ㅜㅜ

무해한모리군 2008-12-05 15:19   좋아요 0 | URL
회사에선 저도 탁상달력에 ^^
그래도 요리라든가 맛집이라든가 이런걸 발견하면 메모해두고 싶어요
영화같은걸 본 순간의 감정 같은 것도..
그 순간이 지나면 잘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

웽스북스 2008-12-06 01:2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탁상달력도 궁금하네요. ㅋㅋㅋ
저는 사실 책읽은 거 기록해두고, 영화본거 기록해두고, 돈쓴거 기록해두고, 가~끔씩 메모하고... 그리고는 거의 스케줄 확인용이긴 해요. 이게 참, 기억을 못하더라고요 제가. ;;

휘모리님, 저는 요리도 못하고 맛집도 잘 모르긴 하지만, 순간의 감정 기록용으로 다이어리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ㅎㅎ 전 탁상달력은 잘 활용하지 못하는 편인데, ㅎㅎ 다들 달력을 애용하시는군요.

하늘바람 2008-12-05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 탐나네요. 멋진 다이어리 갖고파요

웽스북스 2008-12-06 01: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요즘엔 정말 예쁜 제품들을 많이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협력사에서 주는 다이어리는 많이 줄었어요.
불황은 불황인가봐요

멋진 다이어리 꼭 구매하세요, 하늘바람님 ^_^

BRINY 2008-12-0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졸업하고도 한동안은 학교 수첩만 사용했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수첩이니 다이어리를 안쓰게 되더라구요.

웽스북스 2008-12-06 01:23   좋아요 0 | URL
오홋, 브라이니님, 학교를 정말 사랑하셨나봐요.

저도 사실 끝까지 다 쓰는 일은 거의 없긴 했는데
기억력이 흐릿흐릿해지면서 본능적으로 의지하게 되더라구요.

무스탕 2008-12-05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껜 루나가 제일 어울리는듯 싶기도 하구요..
저도 순오기님처럼 탁상달력에다 다 적어요. 글고 핸펀 일정에 저장하고요 ^^

웽스북스 2008-12-06 01:24   좋아요 0 | URL
헤헤, 저 너무 루나이미지인건가요? ㅋㅋㅋ

휴대폰 일정 관리는 사실 이번에 휴대폰 바꾸면서 이용해볼까 했는데
이게 또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ㄷㄷ
역시 사람은 자기 방법으로 해야 하는건가봐요.

도넛공주 2008-12-06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매년 다이어리 고르다가 머리에 김나서 전혀 엉뚱한 걸 사버린답니다..........부러워요 웬디양님 벌써 고르셨다니...

웽스북스 2008-12-07 08:35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럼요 고르고나면 일단 디게디게 좋아요
공주님 얼른 고르세요!

Alicia 2008-12-07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 이쁜거샀네요. 요 페이퍼보고 다이어리안사야지,했지요.
셰어는 따뜻한 향 나서 좋을 것 같았어요-과일향은 너무진하고 츄잉껌냄새가 나서.
(제취향 아니라고 이거 좋지요? 은근히 강요하고 막.ㅋㅋ)
집에와서 맑은정신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4번하고 6번나와요.
요즈음의 기분으로는 6번이 정확한거같애요. 아이고..ㅠ

언제나 고마운-
루나 언니. ^-^

웽스북스 2008-12-07 22:37   좋아요 0 | URL
아 지금 막 샤워하고 와서 바디로션 발랐어요. 하나가 바디젤인줄 몰라서 샤워할 때 못썼네 ㅋㅋ 걔는 내일부터 써야겠어요. ㅎㅎ 작년에 선물받은 이후로 줄기차게 사서 쓴 핸드크림이 시어(셰어?)버터 향이에요. ㅎㅎ 암튼 온몸에 시어버터향 바디크림을 바르니 좋은데요. ㅋㅋ 시어버터는 향기 뿐 아니라 촉감도 따뜻해서 좋아요. 강요 아니고, 정말 좋아요. ㅎㅎㅎ

그나저나 6번이라고요? 사실 제가 6번 친구들이 많은 편인데, 그래서 나랑 알리샤님이랑 잘지냈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