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아침 출근길에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예전 휴대폰은 수백번 떨어뜨려도 눈하나 깜짝 안했었는데, 어젠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다. 휴대폰케이스가 휴대폰과 분리되면서 엘레베이터에 어떤 아저씨가 밀고 탄 스테인레스 물품 옮기는 바퀴달린, 암튼 그거 모서리로 휴대폰이 떨어져 이건 한눈에 딱 보이는 꽤 큰 스크래치. 가슴이 미어진다. 차라리, 내 얼굴 생채기였으면 좋겠어요, 그건 아무기라도 하지... (이런 W님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건가요) 라고 말하자 30대 중반의 두 과장님은 각각 따로따로 같은 말을 하신다. 얘, 30넘으면 생채기도 잘 안없어져. (그래도 전 아직 스물아홉이잖아요!) 혹시 휴대폰 구입 후 2주 이내는 무상 교환 가능하다는데, 본인 과실도 가능한 건지, 아시는 분! ㅠㅠ


2

그래도, 휴대폰을 바꾸고
나름, 아름다운 것들이 주는 즐거움에 포옥 빠져있다.
사진찍고, 휴대폰 블로그 기능도 막 이용하면서 좋아하고, ㅎㅎ
무엇보다 폰트가 예뻐서, 아무리 이상한 내용의 문자도 막 사랑스러워보인다.
이토록 폰트에 약한 인간. ㅎ


3

휴대폰 번호가 바뀌었다는 문자를 보낼까말까 고민하는 건 아래 생각들의 갈등 과정이었다.

1. 누군 보내고 누군 안보내?
2. 그래도 다 보내면 황당할걸?  
3. 아예 보내지 마? 2년이나 번호 안내해주는데
4. 그래도 띡 기계적인 메시지로 받으면 기분 나쁘잖아

라는 생각에 나름 최근 연락을 주고받는 이들에게만 보내다가 대량 실수 호출메시지 전송 사태 이후 포기했다. 휴대폰과 친해지는 일은 정말 어려워.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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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8-10-16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새 핸드폰에 스크래치라니.
생각만해도 아찔하군요.
핸드폰 바꾼 지 근 반 년이 됐는데도 케이스는 꼭 씌워서
본품에는 스크래치 하나 없는 1人

웽스북스 2008-10-17 00:13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세게 떨어져서 케이스가 먼저 날아갔어요. 케이스 없었으면 큰일났을지도 몰라요. 정말. ㅋㅋㅋ

무스탕 2008-10-1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드폰 화면을 밝혀주는 불빛이 소등된지 몇 달 됩니다.
그래서 문자 확인도 불빛 찾아다니며 하고 궁상이지요..
상태 양호한 핸펀 무상지원(내지는 저렴하게 지원)해 주는 귀인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웽스북스 2008-10-17 00:14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액정에 스크래치가 많아서 밝은 데서는 글자가 안보였었어요. 아마 휴대폰 소리가 안들리는 게 아니었다면, 전 아마 귀찮아서 안바꿨을 것 같아요. ㅎㅎㅎ

순오기 2008-10-1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남편이, 월욜에 공짜라면서 번호 그대로 폰만 바꿔주던데~ 아직 문자도 못 보낸다. 너무 바빠서(정말? 맨날 놀면서) 설명서도 못 읽어봤다.오늘은 이걸 해결해야 일욜에 부산가서 사람들을 만나지...어젠 충북 옥천에서 문자온 딸한테 비싼 통화료 물었다. 문자를 못 보내니까~ㅋㅋㅋ

웽스북스 2008-10-18 11:4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핸드폰 바꾸셨구나. ㅎㅎㅎ
저도 어색했는데, 진짜 연습 많이해서, 이젠 그나마 좀 나아진 것 같아요. ㅎㅎ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라고 일단 엄마탓을 한번 해본다.

우리엄마는 아줌마치고는 작고 가느다란 골격에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 게다가 최근에는 살이 빠져서 55를 거뜬히 소화하는 (그 뱃살에도 불구하고!)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난, 아빠의 골격을 물려받았다. 으흑.

우리 팀 막내 H씨가 어학연수중이던 시절, 엄마와 화상채팅중일 때, 엄마가 H씨가 보고 싶다고 막 울더니, 갑자기 눈물을 훔치고는, 너 잠깐만. 근데 얼굴이 왜그러니? 라고 말하기 시작하더니. 잠깐 일어서봐. 겉옷 벗어봐. 뒤 돌아봐. 라고 얘기하며 그녀의 몸매를 체크했다는 일화는 우리 팀내에서 자주 회자되는 일화중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애가 살집이 좀 있어야지. 딱 보기 좋은데 뭘그래.

를 남발하신다. 으흑. 살이 여기서 조금만 빠져도 (그래도 날씬 축에는 끼지도 못하는데) 어머어머 어디 아픈거 아니니? 라며 급 걱정 모드로 돌입하시고, 귀가 얇은 나는 어, 진짜 어디가 안좋은가? 라며 마구 영양을 보충해 몸무게를 원상복귀해놓고는 급 안심 모드로 들어간다.


물론 고맙다. 세상에 딸한테 몸매로 스트레스 안주는게 어디야, 싶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땐, 음, 좀 아닌 것 같애. 음. 그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된 계기는 엄마가 M의 살빠지기 전 사진을 보더니 (지금은 15kg 정도가 빠진 상태다)

M은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요즘은 보기가 영 안쓰러워. 애가 이렇게 살집이 있어야지.

라고 얘기하셨을 때다. 엄마가 보고 있는 M의 사진은, 그러니까, 눈있는 자라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살이 많이 쪘던 시절의 사진이고, 나는 살 빠진 M의 모습이 좀 적응이 안되긴 하지만, 그 시절의 모습이 낫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 순간 알았다. 아. 엄마의 눈은 일반인과 다르구나. 엄마의 시선에 안주해서는 안되겠구나.



그런데 어제, 이틀을 뒹굴고, 작년에 벙벙하게 입던 청바지를 입어보니, 윽! 허리 쪽이 꽉 끼는 거다. 이럴 리가 없어. 살짝 괴로워하다가 집에 들어와 오늘은 며칠 전까지만해도 벙벙하게 입던 청바지를 입어보니, 윽! 이것도 끼는거다. 아아. 이건 말도 안돼. 몸무게를 재보니 불과 한달도 안되서 3kg이나 늘어 있었다. 아. 나 좀 편했나? 그럴 리가 없잖아. 추석연휴, 개천절연휴 이어서 너무 잘 쉬었나? 그래도 이게 말이 돼? 좀 누워서 드라마만 보긴 했지, 그래도 이게 말이 돼? -_-

갑자기 주변 사람들도 막 원망스럽다. 으흑. 말좀 해주지. ㅜㅜ 아니, 무신경하게, '살 빠진 것 같아'라는 말같은 건 해주지나 말 것이지. 사람들이 살 빠진 것 같다고 했을 때, 몸무게 변화가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왜, 왜, 그래도 좀 빠졌을 지 몰라, 하며 안심했을까. 사람들은 타인에게 생각만큼 큰 관심이 없다. 살 빠진 것 같다,는 인사는 정말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우리 오랜만에 보네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알고 있으면서도!!  크크섬의 정민이도 원망스럽다. 아, 왜그렇게 라면은 또 맛있게 먹어가지구. 밤 11시에 날 라면을 끓이게 만든 거야.

셀룰라이트 크림이 두개나 들어왔을 때, 나는 심상치않음을 감지했어야했다. 그저 벙벙한 원피스 입고 (원피스 만세!) 안심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었다. C양 살찐다고 구박할 때, 내 몸을 먼저 돌아봤어야 했다. 아흑. 3kg 앞에 무슨 이토록 처절한 반성문 모드냐마는. 암튼,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고 있는 지금, 다이어트 돌입을 선언해야겠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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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8-10-0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이 최고점은 아닌데, 스스로 정해놓은 마지노선을 간당간당하게 유지해서,
갑자기 급운동모드로 돌아섰어요.
이제 한 일주일했는데 몸무게는 제자리걸음.

얼마 전부터 케이크가 먹고 싶어서
일단 찐 2키로만 빼고 케이크 먹어야지. 라고 했더니
남친님 왈. "케이크 먹고 2키로 찌우고, 또 2키로 빼고, 또 케이크먹고 찌우고."
그런 얘기 들으니까 갑자기 급 식욕감퇴-_-;

웽스북스 2008-10-06 12:07   좋아요 0 | URL
어이쿠 남친님 너무 잔인하시다.
찐 2kg 빼고 케이크 먹는다는 거, 정말 대단한 결심인데 말이죠.

그런데, 일주일이나 운동을 해도 몸무게가 제자리걸음이에요?
아으아으아으아으 어쩜 그럴 수가 있는 거에요 네네? 완전 슬프답
(갑자기 급 의지사라짐, 그렇다고 운동을 할 것도 아니었지만)

순오기 2008-10-06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웬디양도 긴급처방 돌입하세요. 나도 최후의 마지노선을 넘겨서 오늘 사흘째 단식~ 월욜까지 하면 못해도 2킬로는 줄었을거야~ 이러면서 주린 배에 맹물만 마시고 있다우~ㅎㅎㅎ
엄마말은 절대 믿으면 안돼요. 나도 울 딸한테 뼈만 남았다고 끌끌 차거든요.ㅋㅋㅋ

웽스북스 2008-10-06 12:10   좋아요 0 | URL
아, 다들 마지노선, 이런거 정하고 사는구나.
주린배에 맹물이라뇨. 아 저는 그런 거 절대 못해요.
순오기님 은근 독하시군요 ㅜㅜ

엄마말은 절대 믿으면 안된다는 말을
엄마들한테 들으니 또 신빙성 있게 와닿네요
하지만 순오기님 딸은 정말 날씬하던데요 뭘 (ㅜ_ㅜ)

암튼 일단 점심 굶고는 있는데,
실은 아침에 결혼떡을 좀 먹었다는 ㅋㅋ (좀? 좀이라구? ㅋㅋ)

라주미힌 2008-10-06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 넘으면 조절도 안되요 -_-;;; 못 돌아가~ 일방통행~

웽스북스 2008-10-06 12:12   좋아요 0 | URL
뭐야 잔인해요 일방통행이라니...
30되려면 3개월 남았는데 (어후)

2008-10-06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6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현. 2008-10-0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막달을 앞둔 임산부도 아침마다 몸무게를 재면서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언제쯤 몸무게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질까나?

웽스북스 2008-10-06 12:17   좋아요 0 | URL
막달 앞둔 임산부가 몸무게를 재면서 스트레스를 받다뇨.
아, 최선희 얼른 나오면 좀 쉬다가 우리 같이 다이어트 해요.

어떤 사람들 보니 출산 이후 체질이 완전 바뀌어서
이전보다 더욱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던데, 불끈!! ^_^

전호인 2008-10-06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도대체 웬디양이 살이 쪘다면 세상 여자들 살 찌지 않은 여자들이 없을겝니다.
욕심하구는......ㅋㅋ
제가 보기에 님은 완죤 슈퍼엘리트모델의 몸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정도면 상급클래스입니다.
더 욕심내지 마시길....

웽스북스 2008-10-06 12:18   좋아요 0 | URL
어후, 전호인님, 말씀은 정말 감사합니다만...
그렇게 날씬하고 어여쁘신 사모님과 함께 사시면서 저에게 그러시면,
어후 저는 믿을 수가 없는 데다가....
지금은 심지어 거기서부터도 한 3-4kg은 증가한 상태이니
더욱 문제에요. 으흑. 으흑.

블리 2008-10-06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이어트엔 교정이 쵝오! ㅋㅋ
부작용은 다크써쿨;;

웽스북스 2008-10-06 12:19   좋아요 0 | URL
언니, 전 부작용만 오롯이 남은 채,
교정 후기에 교정기와 함께 공생하면서 우걱우걱 먹어서
그닥 효과가 없었다는
아름답고 슬픈 소식을 전해요 ㅜㅜ

이매지 2008-10-06 13:04   좋아요 0 | URL
교정하면서 아프니까 더 잘먹어야한다고 꾸역꾸역 먹어서,
살은 하나도 안 빠진 기억이;;

니나 2008-10-08 11:21   좋아요 0 | URL
언니 근데요 교정하면요 결국 양이 늘어나요... 왜냐면 일주일단위로 못먹다가... 쪼여놓은거 풀리면 또 먹다가... 쪼이면 또 못먹다가 풀리면 먹다가...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교정끝날땐 ㅋㅋㅋ

BRINY 2008-10-0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담임 스트레스로 9월부터 살이 찌고 있는데, 울 어머니 왈 '여름에 살 빠져서 걱정했더니 좋아보여서 다행이다', 아버지 왈 '살이 있는 사람이 일도 잘하는 거야'라니요...

웽스북스 2008-10-07 01:14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어머니 아버지란... 믿을 수 없다는 걸 다시 확인사살
(가방에 있는 맥스봉 먹고싶어라...)

사과나무 2008-10-0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먹을 것의 공급루트가 끊긴 학교에서 살 때를 추억하면서....

웽스북스 2008-10-07 01:15   좋아요 0 | URL
우리학교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계셔요
그런데 제가 그때 학교에 없었다는 걸 모르시는군요. ㅎㅎㅎ

실비 2008-10-0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무리 하지 마시고... 밥은 챙겨먹으면서 운동을 하시는게;;
요새 날이 바뀌어서 그런지.. 입맛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다가도
스트레스 받아서 폭식을 해서 걱정이랍니다...ㅠ

웽스북스 2008-10-07 23:53   좋아요 0 | URL
아웅 고마워요
실은 밥 너무 잘 챙겨먹고있어서 걱정 ㅜㅜ

개인주의 2008-10-07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허리. 우직한 몸매에도 운동생각은 안나는 사람도 있답니다. -_-;; 77을 향해 달려가는..

웽스북스 2008-10-07 23:53   좋아요 0 | URL
응? 누피님, 지금 제얘기하는거죠 ㅠㅜ
통통66의 데드라인을 간신히 붙잡고있는 ㅜㅜ

털짱 2008-10-08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에 성공하시면 저에게도 비법전수 꼭!!! 해주세요...ㅜ_ㅜ

웽스북스 2008-10-09 02:03   좋아요 0 | URL
우헤헤헷 넵!!! (과연...)
응? 근데 털짱님 44 아니에요?
 



이번 연휴의 목표는 무조건 잘 쉬자. ㅎㅎ 약속도 안잡고 집근처만 빙빙 돌겠노라, 라고 생각하고 어제는 엄마랑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자고 있는 동안 I 에게 전화가 왔다. 가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어 파토,인 줄 알았던 기독교 영화제. 하하. 내가 이 모임 사람들한테 참 약하구나. 그리고 엄마와의 약속은 참 만만하게 생각하는구나. -_- 원래는 늘 선약 우선주의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죄송해요 오마닝) 영화보기로 한 약속은 일요일로 미루고 기독교영화제를 보러 가기로 했다. 장소는 정동시네마. 오전에 약속을 잡자마자, 얼른 준비하고 나가서 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영화를 보러 가야지. 라고 결심을 했으나, 집에서 너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버리는 바람에, 정작 시청역에 도착했을 때 내게 주어진 여유는 고작 한시간.

일단 덕수궁길에서 이어지는 정동길을 쭉 걸었다. 한쪽에서는 시위를. 또 다른 한쪽에서는 축제를. 나는 시위의 마음도 축제의 마음도 되지 못한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길을 걷다가, 카페를 찾아 들어가기로 한다. (원래는 커피스트로 가려했으나, 시간이 너무나 애매해서 ㅜㅜ) 극장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라는 이름 붙이기가 참 민망한 커피숍. 4,50대 남녀 한커플과 5,60대 아주머니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 한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그 커피숍에 들어간 단 한가지 이유는, 조용할 것 같아서. 걸어오며 지나쳐온 세련되보이는 카페는 손님이 너무 많았다. 그 곳에서 흘러나오는 흘러간 노래를 50대 아저씨와 같이 흥얼거려보는 것도 참 새로운 경험이다. 커피도 맛없고 토스트도 그저 그렇고 앞에서는 무슨 공연이 시작되어, 음악은 이중으로 흘러나오고 정신은 없고 책은 안읽히고. ㅎㅎ 이런 뽀송뽀송한 오후를 이렇게 눅진하게 보내기도 쉽지 않겠다 싶다. ㅎㅎ

영화를 보고, 홍합이 그득한 홍합 짬뽕을 먹고 집에 오는길. 또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걷는다. (어제 걸은 건 100원때문만은 아니었어, 라고 스스로에게 항거하는 듯한? ㅎㅎ 하지만 100원이 없으니 내적 갈등은 더 심해진다.) 걸으면 또 걷는만큼 좋다. 하루의 만남, 대화, 사건들을 정리하고, 오늘 본 영화, 책들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이 시간을 하루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건, 역시 걸을 때뿐이다. 지하철을 타고 한정거장 앞을 지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으음, 그냥 집으로 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라고 늘 생각하게 되는, 나의 걷기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런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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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10-0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근의 시작 -_ㅠ

네꼬 2008-10-04 19:08   좋아요 0 | URL
쯧쯔.. 직장인의 비애지...

라고 말하지만 나도 곧 시작. 젠장. ㅠㅜ

웽스북스 2008-10-04 20:20   좋아요 0 | URL
낮에 이거보고 놀려주려고 문자보내려다가 꾹 참았어요. ㅋㅋㅋ
(맨날 야근하는 주제에 누굴 놀리냐)

네꼬 2008-10-04 20:49   좋아요 0 | URL
어우.. 우리 되게 슬프다. T.T

웽스북스 2008-10-04 23:08   좋아요 0 | URL
으흑 ㅜㅜ 이제 하루남았어요

마늘빵 2008-10-05 09:38   좋아요 0 | URL
흙 -_ㅠ

네꼬 2008-10-0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어제 하루종일 약에 취해 있었어요.

써놓고 보니 어딘가 불온(!)한 듯한 문장이잖아. 음하하하. 감기약 먹었다구. -_-;;
진짜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그랬어요. 이러다 밤에 잠이 안 오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하하하하하..... 부끄럽게도 11시 전에 잠들었다오.

오늘은 몇가지 밀린 일을 좀 보았고, 부랴부랴 페이퍼를 썼어요. 내일은 온종일 책을 읽을까 해요. 웬디양님은 내일 뭐 하세요?

웽스북스 2008-10-04 20:22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약고양이 헤롱네꼬. ㅋㅋㅋ
밤에 잠 안오면 어쩌지, 이런 부질없는 걱정은 또 왜하신 거에요 ㅎㅎㅎ

오늘이 죙일 집에서 책보기놀이 모드였는데요
보고있는 책에 막 과학 얘기가 나와서 보다가 졸다가 보다가 졸다가
그래도 밤에 잠 안오면 어쩌지, 이런 걱정은 안해요.
이러고 밤에 또 졸리면 어쩌지. 뭐 이런 걱정? ㅎㅎㅎ

내일은 엄마랑 고고70 보러가려고요. 고고!

블리 2008-10-0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주중에 너무 피곤해서 나도 연휴엔 뒹굴거릴 예정이었는데
급수정하여 어제 헤이리 다녀왔지~ 사람 많은 헤이리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관찰자 놀이 하며 느릿느릿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더라.
랭보 시 낭독하는 거 보고 웃겨서 역시 시 낭독은 니나란 생각도 하고.
그런데 기독교 영화제 가본다는게 깜빡했다;; 좀 전에 [아름다운 동행]보고
생각났어. ㅠㅠ 오늘까지 였지? [신이 찾은 아이들] 보고팠는데...

웽스북스 2008-10-04 23:09   좋아요 0 | URL
후훗 언뉘 저 신이찾은아이들 봤어요 ㅎㅎ

헤이리 다녀왔구나. 이제 완벽 완공 됐어요?
관찰자 놀이하며 다니는 건, 역시나 블리언니다워요 ㅎ

뒹굴거리니까 완전 좋아요 헤헷

향편 2008-10-05 02: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뒹굴러서 종로 결혼식 갔다 김훈 강연회도 가고 블라 찍고 친구네 집에 가서 와인 마시고 집에 왔더니 하루가 다 갔네요^^ 뒹굴 뒹굴 서울 한 바퀴~

웽스북스 2008-10-05 14:06   좋아요 0 | URL
뭐야 이런 부지런쟁이는 뒹굴 이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없어요 ㅎㅎ

순오기 2008-10-05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엔 뒹굴모드로 책 읽는게 가장 좋지요~ 아닌가?ㅎㅎ

웽스북스 2008-10-05 14:06   좋아요 0 | URL
헤헤헷 전 드라마봤어요
 


그러니까 어제
20대의 마지막 9월의 마지막날. (의미부여 짱!)



태어나서 처음으로
잘 모르는 회사 부장님께
엘레베이터에서...








'결혼하셨어요?' 라는 소리 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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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0-0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는 회사 부장님이 총각이나 유부남이냐에 따라 저기 저 개념상실 망각성 발언인 "결혼하셨어요?"는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갈리게 될지도 모릅니다.....만.........

웽스북스 2008-10-01 12:46   좋아요 0 | URL
유부남이죠 -_- 엘레베이터에서 할 말 없어서 한말일텐데. 아무리 그래도.

Mephistopheles 2008-10-01 12:47   좋아요 0 | URL
그리고 그 다음 멘트가 좀 중요할텐데...거기까지 생각못한다면 아예 말 자체를 꺼내지 않는게 좋을텐데...^^(뭐 예를 들자면 결혼하셨어요..질문에 쌩한 표정으로 아니오..하면 아니 이렇게 멋지고 매력적이신 분이 어쩌고 저쩌고...뻔한 거짓말이지만 상대기분 좋게는 해줘야...)

웽스북스 2008-10-01 12:53   좋아요 0 | URL
아 그게요...
제가 그 질문 자체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뒤 얘기는 하실 겨를이 없었어요
어머어머, 저 태어나서 그런 소리 처음 들어요, 부터 시작해서..

Mephistopheles 2008-10-01 13:12   좋아요 0 | URL
(토닥토닥) 걱정하지 마세요..앞으로 자주 듣게 되실 껍니다.=3=3=3=3=3=3

웽스북스 2008-10-01 21:27   좋아요 0 | URL
흥. 얄밉지만. 반가워서 용서해드립니다 ^-^

푸하 2008-10-0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장님이 좀 나이가 있으셔서 '남친이 있느냐?'라는 질문이 그렇게 나온 거 같아요.

일상적인 인사는 아니니 분명 뭔가 따라나오는 이야기들이 있을 거 같은데...
'우리 부서에 괜찮은 남자가 있다든지...' 그런 이야기요. 어쨌든 웬디양 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작용하여 나온 말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웽스북스 2008-10-01 21:28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 없잖아요 푸하님...하하하...ㅋㅋㅋ

무스탕 2008-10-01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나~ 사람을 어찌보고!!
저한테 중학생 아들이 있다고 하면 많이들 놀라는 반응을 오늘 웬디양님께서 보이셨겠군요 ^ㅠ^ =3=3=3

웽스북스 2008-10-01 21:28   좋아요 0 | URL
아, 무스탕님, 그러니까 지금, 동안이라고 자랑하신거죠 어후 너무해.

마늘빵 2008-10-0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요새 살 쪘어요? =333

웽스북스 2008-10-01 21:29   좋아요 0 | URL
헉, 아프님, 거기까지 소문났어요? ㅜㅜ
(아프님은 안들어봤어요?)

turnleft 2008-10-02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신입들이 저를 당연히 결혼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예 물어보지도 않더군요 ㅠ_ㅠ

웽스북스 2008-10-02 23:22   좋아요 0 | URL
어머머머 왜요 동안이던데~

차좋아 2008-10-02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삼촌이라고 오해를...우하하하!!(퍽!!)

웽스북스 2008-10-02 23:23   좋아요 0 | URL
아하핫 무슨말인가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낮에본 글을 지금 알아듣다니 하하하

이런~ 퍽!

에링 2008-10-02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혼하셨구나?

웽스북스 2008-10-02 23:24   좋아요 0 | URL
하하하. 결혼하고 그런소리 들었음 안억울하죠

털짱 2008-10-0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제 시작입니다....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10-02 23:25   좋아요 0 | URL
음, 실은요
뭔가 다른 라운드가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팀원들과 자분자분 매화수 두병을 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내린 시간은 12시를 조금 넘어 있었다.

띡띡띡.... 교통카드 에러메시지
다시 찍으려고 대는 순간........

아... 10월이다, 10월이다... 자자... 200원만 띡 찍혀도 놀라지 말자....
마음을 다잡고 띡! 200원. 10월이구나..





집에 와 미니홈피 투데이 히스토리를 누르니
오홀, 지난 6년간 꼬박꼬박 일기를 썼다.
(라고 생각했는데 옮기면서 보니 2005년이 빠져있었다. 옮긴게 아까워 그냥 올린다)

지난 6년간, 나의 10월의 시작은 이랬구나. ㅎㅎ

>> 접힌 부분 펼치기 >>


 
싸이월드를 여전히 사랑하는 이유중 하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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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10-0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붕어빵과 식염수를 먹어보아야겠네용...ㅎㅎ ㅋㅋㅋ

웽스북스 2008-10-01 01:11   좋아요 0 | URL
필통에 싸서드세요 ㅋㅋㅋ

라주미힌 2008-10-01 01:12   좋아요 0 | URL
쇼핑백에 담아서 먹기엔 좀 부담스러웠는데... 필통은 좀 작아서 다행..ㅡ..ㅡ;

웽스북스 2008-10-01 01:28   좋아요 0 | URL
아... 쇼핑백은 찢어서 식염수에 담가서 흐물흐물하게 만든다음에 먹어야죠. 월남쌈처럼..... 바삭한 맛도 같이 느끼고 싶으면 샤프심 넣어도 먹을만해요. ㅎㅎㅎ

라주미힌 2008-10-01 01:39   좋아요 0 | URL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는 것을 좋아해서.. 미처 그 생각을 ;;;
역시 손맛이라더니....

웽스북스 2008-10-01 02:05   좋아요 0 | URL
아... 난또..ㅎㅎ
원재료맛 살리는데는 필통만한게 없죠. 대신 핸드메이드 제품에 지퍼보다는 부드러운 찍찍이가 달린 녀석을 고르는 게 붕어빵 특유의 향미를 잘 살려줄 거에요. ㅎㅎㅎ (향이 강한 똑딱이 단추 달린 녀석이나 철필통은 붕어빵의 맛을 덮어버리니 삼가시고요..ㅎㅎ)

가시장미 2008-10-01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착실하게 일기를 쓰시는 편이셨군요. 해가 지날 수록 성숙해지는 웬디양의 모습이 느껴지는 글들인 것 같네요. ^^ 그나저나 물가도 오르고 세금도 오를예정이고- 부자를 위한 정치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서민들만 뼈골빠찌게 생겼네요. -_ㅠ

웽스북스 2008-10-01 12: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래도 둘이 함께하시니 좀 더 힘이 나지 않겠어요. ^_^
닭살쟁이 장미님. 저 맨날 가서 보고는 심통나서 그냥 오고 막 그래요 ㅋㅋㅋ

2008-10-01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1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현 2008-10-0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귀여운 웬디~

웽스북스 2008-10-01 12:03   좋아요 0 | URL
우리 민최선양도 태어나기만 해봐라, 내가 이렇게 이뻐해줘야지. ㅋ

니나 2008-10-05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난 그때 델리스파이스 공연 본거같기도 하고 ㅋㅋ ㅎㅎ

웽스북스 2008-10-05 15:25   좋아요 0 | URL
어웅 니나다. 어웅. 나 요즘 네이트온 로그인하는 것도 까먹잖어

2008-10-08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10-09 02:04   좋아요 0 | URL
어이쿠, 그거, 꼭 지금보다 스무살 적어야 하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