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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와, 나는 감기,라는 핑계로(실은 어제 늦게잔것 때문이면서 ㅎㅎ)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살짝 재택근무를 하려고 보니, 어머 이런! 엑셀 자료를 분명 프린트해놓고 안가져온거다. 분명 올 때만해도 회사에 가서 해야할까를 고민할 정도였는데, 역시 집에서는 모든 것이 귀찮다. 어떻게 내일 회사에 가서 바짝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있음. 손으로 그림이라도 그려가야겠다. 하하하. -_- 그래도 되겠지. 아침에 8시에 출근해서 해보겠다는 건 나에게는 너무 로망스러운 일일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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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금요일날 있었던 성경공부 필기를 공책에 옮기려고 하다 보니 어머 이런! 신나게 샀던 무려 2천 5백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책(내 기준)이 어딨는지 도통 모르겠다. 불라에서 실컷 자랑하고 놓고왔나? 아니면 내가 이걸 회사까지 들고갔었나? 암튼, 노트정리, 이것도 빨리 해놓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지, 오늘도 좀 놀아야겠다. 이건, 정말, 어쩔수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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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야,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선생님도 성경을 잘 몰라. 앞서 너루 가르쳐주셨던 손 선생님은 성경도 많이 알고 해박하셔서, 그야말로 너를 '가르쳐주셨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할 거야. 아마 1년동안 너랑 같이 고민하고, 너랑 같이 공부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될 것 같아. 그러니까, 너가 잘 모르는 게 있어서 질문을 해도 나도 잘 모를 수 있다는 얘기야. 다만 나는 너보다 조금 더 살았으니까, (우리 몇년 차이 안나잖아, 그치? - 마지못해, 예, 예, 하는 김지구) 그냥 그만큼의 세월만큼 내가 너한테 더 줄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너보다 조금 먼저 공부한 사람의 입장에서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을 얘기해줄게.
대신 한가지만 약속하자. 여기 나오는 것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기거나, 믿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으면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지 말고, 한 번 더 고민해보고, 물어보기로. 지금까지 우리는 무조건 진리다, 믿어야 한다, 라고 배워와서 궁금한 게 생겨도, 그냥 넘어갔잖아. 지구는 여기 있는 것들에 대해 추가로 궁금해하거나 의심해본 적이 없니? (예?.. 음... -곤란해하다가- 예...) 우와! 대단하다. 선생님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는 게 디게 많거든. 그런데 그런 것들은 또 우리보다 먼저 공부했던 분들이 또 많이 공부해놓은 결과들이 있어. 그런 것들을 찾아보고, 우리는 우리가 궁금해하던 것들을 하나 둘씩 해결해나가보자.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더욱 회의하면서 하나님께 멀어지는 게 아니라, 좀 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알고 싶은 거라는, 하나님의 심정에 흡족한 자가 되기 위한 것이라는 그 목표 하나만 확실하다면, 우리의 이런 고민과 의심들은 충분히 의미있을 거야.
오늘 우리가 공부하려고 했던 니고데모도, 예수님을 찾아와서 자기가 궁금한 것, 믿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를 하고, 거기에 대해 예수님과 대화를 나눠. 거기에 대한 결과는, 의심에 대한 응징이 아니야. 결국 더욱 예수님을 깊게 알게 되는 거지. 너의 속에 풀리지 못한 의문들이 쌓이게 되면 결국 너는 하나님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될 거야. 그것보다는 우리는 궁금한 게 생기면, 같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좀 더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었던 한 해였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 그럼 같이 기도할까?
김지구와의 첫시간. 9시까지인데 9시 40분에 온 녀석. 시간이 10분 밖에 없었다. -_- 결국 공부는 땡땡이치고, 올 한해의 방향만 함께 나눴다. 김지구에게 한 얘기가 아니라, 실은 나를 다그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