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티븐킹 하면 독특한 세계관과 방대한 스케일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바이러스에 의한 아포칼립스적인 색체가 강한 스탠드나, 헨드폰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독특한 설정의 셀, 마을이 돔안에 갇힌다는 기발한 상상혁의 언더더 돔 등...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추리소설을 가지고 나왔다.

사실 책 표지와 인터넷 홍보에서는 이 소설을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추리소설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추리소설은 범인을 밝히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면, 이 책은 이미 범인이 초반에 등장하고 범인과 주인공의 시각으로 번갈아가며 소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스티븐킹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 같아 처음에 읽을 때는 조금은 염려스러웠다.

원래 유명한 영화배우가 드라마로 데뷔하다가 흥행에 참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처럼 다른 분야를 도전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초반부터 '역시 스티븐 킹이구나!'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초반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술이 너무나 노련한 대가와 같았다.

사건의 전개부터 주인공의 심리, 특히 범인인 파괴된 심리와 어두운 주변환경의 묘사가 거이 압권이었다.


소설은 한 직장을 잃은 암담한 사람들이 한 채용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밤 중에 모여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밤새 기다란 줄을 서고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린다.

그들에게 새벽녁에 벤츠 한 대가 그들에게 돌진한다.

그 벤츠로 인해 8명이 죽고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된다.

범인은 잡히지 않고 언론은 그를 '메르데스 살인마'라고 부른다.


이야기는 본격적인 시작은 이 사건이 일어난 일년 뒤 호지스라고 불리는 퇴직한 형사의 응접실에서 시작된다.

퇴직한 후 그는 이 응접실의 레이지보이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젼 시청을 하면서 아버지가 물려 준 총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일과이다.

그 총으로 무료한 삶을 끝낼 궁리를 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메르세데스 살인마'에게서 편지가 온다.

자신을 범죄를 자랑하고, 자신을 잡지 못한 그를 조롱하는 내용의 편지였다.

범인의 의도를 그에게 무력감을 주어서 그를 자살하게 만들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그 편지를 읽은 호지스는 삶의 의욕을 느낀다.


이쯤에서 범인이 누구일까 궁금해지는데 작가는 바로 그 다음에 생뚱맞게 브래디라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그는 컴퓨터 수리 회사 일을 하며, 아이스크림 판매원의 일을 한다.

집에는 알콜중독 어머니가 있고, 동생은 어린 시절에 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그의 집 지하실에는...

작가가 지하실을 묘사하면서 브래디의 실체가 드러난다.

브래디가 메르세데데스 살인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언급해도 스포가 되지 않는 이유는 이 소설이 초반부에 이것을 모두 밝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호지스가 옆 집 흑인 청년인 제롬과 도난당한 벤츠의 주인이었지만 자살한 트롤로니부인의 여동생 제이니와 그의 사촌 홀리의 도움을 받아서 메그세데스 살이만을 잡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압권은 스티븐 킹이 창조해 낸 인물들에 있다.

정말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특히 살인마 제이미...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그의 심리와 어머니와의 관계, 그리고 그의 과거까지...

어떻게 그렇게 섬뜩하면서도, 동시에 연민을 자아내는 사이코패스를 창조할 수 있을까?

그의 전작 [미저리]를 뛰어넘는 사이코패스이다.


스티븐킹의 소설은 암담한 상황으로 전개되다가...

끝은 꼭 희망이 있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 역시 그렇다.

호지스라는 인물로 시리즈가 전개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그의 예전의 작품 [언더 더 돔]을 구입하고 다 읽지 못하고 있는데...

다시금 그의 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 클럽 140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클럽 140번째 책이다.

내가 밀리언셀러클럽의 책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계 각국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소설들을 출판하기 때문이다.

세계대전Z, 나는 전설이다, 종말일기Z등과 같은 아포칼립스적인 소설부터 시작해서, 스티븐킹의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주는 소설들, 일본 추리소설 작가들의 섬뜩한 작품들까지...

장르와 상상력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 작품이 또한 그렇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저자의 장르를 뛰어넘는 상상력에 조금은 멀미가 날 지경이다.


먼저 이 소설은 스티븐 킹의 [스탠드]나 [셀]을 연상시키는 바이러스의 출연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본 고후시의 류오대학병원에서 나중에 용뇌염, 혹은 드래곤 바이러스로 알려진 전염병이 발생된다.

이 사건을 취재하러 고후시로 내려갔던 주간지 기자 나카야 고스케는 우연히 료우대학 안에서 연결이 끊긴 약혼자를 찾는 오치아이 메구미를 만난다.

그런데 사실은 오치아이 메구미가 드래곤 바이러스의 최초의 감염자였고, 메구미는 이미 감염된 상태였다.

그리고 메구미를 매개체로 해서 드래곤바이러스는 고스케를 비롯한 여러 명을 전염시킨다.


이야기가 다른게 전개되는 것은 드래곤 바이러스에서 생존한 교스케, 메구미, 그리고 고바타라는 노인까지 세 명이 이상한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부터이다.

교스케는 과거와 미래를 보는 눈이, 메구미는 물건을 움직이는 초능력이, 고바타는 회춘하는 능력이 생긴다.

그로 인해 방송출연도 하고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는다.

이 부분 부터는 마치 영화 [판타스틱4]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들의 능력이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번지자 경찰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여기서는 갑자기 얼마전 황금가지에서 출간한 마커스 세이키의 [블릴리언스] 분위기가 난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으로 인해 오해받고, 배척당한다.


그런데 진짜 반전은 그들이 쫓기면서 드래곤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가는 과정에 있다. 

드래곤 바이러스가 최초에 어떻게 발생했고, 그 드래곤 바이러스의 실체가 무엇인지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조금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 이상 이야기하는 것은 스포가 될 수 있기에 책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여기서 마치는 걸로...


아쉬운 것은...

이런 상상력의 극한까지 몰고 가는 소설이 그렇듯이 끝이 조금 허무하다.

펼쳐놓은 것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수습하다보면 끝이 조금 허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작가가 드래곤 바이러스의 3번째 능력에 대해서 조금 더 치밀한 구성을 펼쳤다면 더 멋진 결말을 끌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이 책에 대한 수많은 기사와 인터넷 글들을 접했다.

그만큼 하퍼리의 명성은 대단하다는 의미일테고, 지금까지 하퍼리의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앵무새 죽이기]가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터넷에는 하퍼리의 작품을 [앵무새죽이기] 외에도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의 글들이 넘쳐났다.

그런데 그 많은 글들 중에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평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작품이 하퍼리의 작품인지도 확실치 않으며, 앵무새 죽이기와 비교하기에는 형편없는 졸작이라는 글도 있었다.

이런 글들을 읽을 때마다 나의 기대감이 위축되기도 했었다.

'정말 그냥 하퍼리 흉내만 낸 졸작이면 어떡하지?'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되자 조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우선 이 책은 [앵무새 죽이기]와 인물과 배경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다.

주인공은 [앵무새죽이기]에서와 마찬가지로 핀치 가문의 막내딸 '스카웃'이다.

이 작품에서는 어린 시절의 이름인 스카웃보다는 '진 루이즈'로 불려 진다.

그리고 진루이스의 영원한 우상인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가 등장한다.

[앵무새죽이기]에서 스카웃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오빠 젬은 안타깝게도 20세에 어머니를 죽였던 심장병으로 죽게 된다.

대신 어린시절부터 스카웃과 함께 자랐던 헨리가 그녀와 결혼하고자 하는 남자로 등장한다.

그 외에도 스카웃과 영원한 앙숙인 알렉산드리아 고모, 스카웃의 친구같은 삼촌 존 핀치, 어린시절 스카웃을 어머니처럼 돌본 흑인 가정부 켈퍼니아가 등장한다.

배경은 물론 미국 남부의 보수적인 작은 도시인 메이콤이다.

그 외에 메이콤에 대한 역사 이야기나 핀치 가문의 이야기는 [앵무새죽이기]와 거이 같다.


진 루이즈는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에서 독립하며 생활하다가 휴가를 맞아 메이콤에 도착한다.

아버지 에티커스는 이제 나이가 들어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노인이 되었다.

아버지의 일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후원을 받아 양자처럼 자란 헨리가 돕고 있다.

헨리는 진 루이즈와 결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헨리의 가정이 형편없다는 이유로 알렉산드리아 고모는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이야기는1940년대의 전형적인 남부의 시골마을을 묘사하며, 하퍼리 특유의 유모있는 글로 진 루이스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러다가 진 루이스가 마을 회관에 열린 회의에 참석하면서 이야기가 급반전된다.

그녀는 그 곳에서 흑인들에 대항하는 백인보수적인 모임에 사회를 보고 있는 아버지와 헨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흑인을 차별없이 대하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었는데...

나이 든 아버지는 백인 보수주의자가 되어 있고, 남자친구인 헨리는 그 일에 앞장을 서고 있는 것이었다.

진루이스는 너무 화가나서 흥분한 상태로 아버지와 헨리를 비난한다.

헨리에게는 절교를 선언하고, 아버지에게는 히틀러와 같다는 악담을 한 후 부녀의 연을 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정과 메이콤을 등지려 한다.

그 때 진 루이스를 막아선 사람이 삼촌 핀치 박사이다.

핀치 박사가 진루이스를 설득하는 과정은 당시 미국의 흑백갈등과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에 글로 설명하기가 모호하다.

솔직히 읽는 동안 나 역시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핀치박사의 말 중에 중요한 것은...

그녀가 지금 겪고 있는 괴로움과 혼란은 아버지로부터 정신적인 독립을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진 루이즈, 이 아가씨야, 너는 너만의 양심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어딘가에서 그 양심을 따개비처럼 네 아버지에게 붙여 놓았던 거야. 자라나면서, 또 어른이 되고도, 너 자신도 전혀 모르게 너는 네 아버지를 하나님으로 혼동하고 있었던 거야, 인간의 심장을 가진, 인간의 결점을 가진 한 인간으로 보지 않았지. 그것을 깨닫는 게 쉽지 앟았으리란 것은 내가 인정한다. 형은 실수를 범하는 일이 별로 없으니까, 하지만 형도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실수를 하기는 해. 너는 정서적 불구자였어, 아버지에게 의지하고 항상 네 답이 곧 아버지의 답일 거라 가정하고 답을 구해 왔지" (P372)


그리고 핀치박사는 조카인 진루이스가 좀 더 성숙한 인격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에 집에 온 뒤로 줄곧 상당히 불쾌한 이야기들을 들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너는 예의 군마에 올라 무조건 그들을 쳐서 쓰러뜨리기는 커녕 돌아서 달아났어, 거는 그럼으로써 사실상 이렇게 말한 셈이지, <나는 이 사삶들이 행하는 방식이 싫어, 그러니까 나는 이들과 상대하지 않아>라고 말이야. 이것아, 그들과 상대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너는 절대로 성장하지 못할 거야. 예순 살이 되어도 지금과 똑같을 거라고, 그러면 너는 내 조카가 아닌 괴짜가 되는 거야, 너는 마음 속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숨을 쉴 수 잇는 여지를 안 주는 편이야, 그들의 생각이 네 생각에 마무리 어리석어도 말이야." ( P376)


결론적으로 진루이스는 아버지를 오해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진루이즈가 급진적인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다면, 아버지는 개혁적이지만 중도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젊은 날에 흑인들을 옹호했지만, 이제 정부가 흑인과 백인의 완전평등을 강요하자 메이콤만의 정서를 지키기 위해 보수쪽에 섰던 것 같다.

그것이 딸이 보기에는 아버지가 변절자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아버지를 발견하고, 그 아버지가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아버지를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진루이즈는 삼촌의 말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성숙임을 깨달았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 그 사람까지 포용할 수 있다는 것...

현대 사회에서 가장 원하는 인격적 성숙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사회에서 이런 인격적 성숙만큼 절실한 것이 또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두 성향의 정치집단에 의해 갈라지고 상처입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에 들어가 댓글을 보기가 무서운 시대이다.

나와 다르면 원색적인 욕과 비난을 퍼붓는다.

반대로 내가 따르는 사람이면, 그 사람이 어떤 잘못이나 범죄를 저질러도 무조건 믿고 숭배한다.

진 루이즈가 깨달았던 진리가 필요한 시대이다.

또한 진 루이즈를 길렀던 포용적인 아버지의 가르침이 필요한 시대이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한 이 책에 대한 기대평과 혹평 중에 내 입장을 이야기하려 한다.

이 작품은 문학적이 표현은 [앵무새죽이기]보다 미숙한 부분이 눈에 보이지만,

이 작품은 [앵무새죽이기]보다 더 깊고 넓은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앵무새죽이기]가 약자에 대한 포용과 배려를 이야기 하고 있다면,

이 책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고 이해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과 싸우고,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방식이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루이즈가 깨달은 것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15-07-2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보다 악평으로 염려를 많이 했는데 님의 리뷰를 읽으니 제가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가을벚꽃 2015-07-2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염려하며 읽었는데... 구성이나 문장면에서는 조금 부족해도 전하려는 메시지는 앵무새죽이기 보다 나은듯 해요..
 
마라 다이어 1
미셸 호드킨 지음, 이혜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기억력에 관련된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로버트 럼들럼의 [본아이덴티티]나 S.J.왓슨의 [내가 잠들기 전에], 마이클 세이키의 [대니얼헤이스 두번죽다]라는 작품처럼 기억을 잃어버리가나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바른 기억을 찾는 과정의 소설을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 소설 역기 그런 류의 소설인 줄 알았다.

사실 이 소설 역시 초반부는 주인공 마라 다이어라는 소녀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초반부를 지날 수록 조금은 공포스럽고 환상적인 소설로 분위기가 바뀌어간다.


마라는 어린시절부터의 절친인 레이첼과, 자신의 남차진구 주드, 그리고 주드의 동생 클레어와 함께 한 밤에 패쇄된 정신병원에 놀러간다.

정신을 차려보니 마라는 병원에 있고, 친구들은 모두 죽은 상태이다.

정신병원 건물이 무너져서 마라만 구조된 것이다.

그런데 마라는 그 날의 기억이 없다.

마라와 가족들은 상처를 피해 멀리 다른 곳으로 이사온다.

그러나 마라는 계속해서 죽은 친구들의 환영에 시달리거나 정신을 잃는 일들이 발생한다.

이런 와중에도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학교의 제일 킹카인 노아라는 남학생의 관심을 받는다.

그로 인해 예전에 노아와 사귀었던 안나의 미움을 받는다.

이로 인해 마라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죽은 친구들의 환영은 더 보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일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마라는 점점 그 날의 기억을 찾아간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마라가 기억을 찾을 때 무엇을 발견할지를 예상했다.

사실은 마라 자신이 끔찍한 살인자였다는 것이나,

마라의 남자친구 노아가 이 사건과 관련이 되어 있다거나,

앞에 언급한 추리소설들처럼 엄청난 음모가 숨어있는 것을 예상했다.

그러나 마라가 찾는 기억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 장르가 복합되어 있다.

마라가 기억을 찾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았다가...

마라가 죽은 자들의 환영에 시달리는 부분은 공포소설 비슷했다가...

마라와 노아의 연애장면은 청춘로맨스와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판타지 소설과 같은 분위기가...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렇겠지만 독자의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소설이었다.


아쉬운 것은 이 소설이 3부작이라는 것이다.

1편을 다 읽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다음 내용이 더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민음사 모던 클래식 72
요나스 하센 케미리 지음, 홍재웅 옮김 / 민음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나는 소설은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글로 쓰는 것이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소설들을 좋아했다.


이런 생각은 도스트옙스키의 소설을 읽으면서 변화되기 시작했다.

노파를 죽였다는 하나의 사건은 이미 결말이 나있었다.

그리고 소설의 전개는 사건이 아닌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이 된다. 

나폴레옹과 같은 정의로운 행동을 했다는 자기정당성에 대항하여 자기 안에서 쏫아나는 죄의식과의 싸움이 쏘름끼치게 글로 표현되어 있었다.

당혹스러웠고, 놀라웠다.

이 소설이 그렇다.


이 소설은 스웨덴에서 발생한 차량 폭파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그로 인해 아랍계 사람들이 의심을 받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소설은 주인공 아모르의 친구 샤비가 그에게 전화를 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내용은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몇 일 동안 집 안에만 처박혀 있으라는 것이었다.

그 후에도 주인공은 여러 사람들과 전화를 한다.

이 소설은 구성은 주인공이 전화를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전화대화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화가 아니다.

대화는 모호하고, 말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1차적인 대화를 주인공의 의식에서 한 번 걸러서 2차적인 대화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전화상의 대화는 두 사람의 대화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과 같다.

그리고 그 의식의 흐름은 폭파사건으로 인해 부당한 의심과 모멸을 당하고 있는 주인공의 분노와 불안을 따라가고 있다.

소설은 전화 대화 내용뿐만 아니라 전기드릴을 바꾸러 가는 과정, 같은 아랍계 사람이 검문을 당하는 과정등을 통해 느끼는 분노와 불안을 표현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의식은 단순히 분노와 불안에서 점점 폭파사건의 용의자와 자신을 점점 동일시하게 된다.

폭파사건 용의자를 향한 사람들의 집단 분노가 결국 자신과 같은 아랍계 사람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한다. 방금 아주 미친 일이 일어났어. 집으로 가는 길에 대단히 의심스러운 사람을 봤어, 머리가 검고 예사롭지 않은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얼굴은 팔레스타인 숄로 가리고 있어어.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한다. 그게 내 모습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데 100분의 1초도 걸리지 않았어." (P137)


주인공이 느꼈던, 아니 저자가 느꼈던 의식의 분노와 불안을 독자들도 경험하게 하는 당혹스러운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