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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에 정희진 쌤 강연을 다녀왔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강의 후기 혹은 직접 본 소감을 들었었다며 쌤은 '문체랑 달라요'란 말을 많이 듣는다셨다. 나 역시 처음 강의를 들었을 때 너무 놀랐어서(이렇게나 다르다니!!), 그 말에 웃을 수 있었다. 글에서는 너무나 냉정하고 차가운데 강의는 정말이지 말그대로 뜨겁다. 본인 안에 가지고 있는 지식과 생각, 느낌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진짜 뜨거운 분이시다. 게다가 진짜 엄청 똑똑하셔서, 아아, 똑똑한 사람의 강의를 듣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 새삼 느꼈다.


그러고보면 나는 똑똑한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나 나는 똑똑한 여자에게 되게 반하는 것 같다. 누군가를 알고 싶고 친해지고 싶어서 내가 다가가게 되는 경우엔, 가만 보면 그들이 똑똑한 여자들이더라.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많은 매력 포인트가 있겠지만, 내게는 똑똑함이 아주 크게 차지하는 것 같다. 아마도 스스로 내 부족함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똑똑하지 않다'가 '똑똑한 여자 멋있다'로 발현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똑똑한 여자들에게 끌리는건지도?



강의는 두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는데, 진짜 뒤통수 맞은 느낌이 들 정도로 놀랄 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진짜 사고가 확장되는 기분이었다. 아, 이 느낌 진짜 너무 좋아! >.<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 진짜 너무 싫다고 하시면서, '가난은 나라만 구제할 수 있어요' 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말씀하시길, '무식한 건 나라도 구제할 수 없죠' 라시는데, 크- 무지와 무식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는 것을 보면서 진짜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를 다 듣고 나와서도 여자1과 여자2와 나, 이렇게 셋은 순대국에 소주를 마시면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얘기하며 공감했다. 나부터 그랬다. 내가 아무것도 모를 때, 그래서 내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얼마나 크고 당당하게 주장한 것들이 많았던가. 부끄럽다. 


그리고 이번 강의에서 또 내가 모르고 있던 것을 알게 됐는데, 그것은 '욕'에 대한 것이었다.



정희진 쌤은 식민지 남성성과 성매매를 연결지어 말씀해주셨고, 그러면서 욕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예로든 욕이 '니미' 였다. 나도 간혹 '니미'라는 욕을 썼던 바, 그것이


'니 애미랑 씹할 놈'의 약자라고 하셨을 때 완전 대충격이 쓰나미로 몰려왔다. 내가 지금 여태까지 무슨 짓을 한거지???? 스스로에게 토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고보니 누군가가 니미가 그런 뜻이라고 말해줬던 것도 같다. 아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 욕을 나는 얼마나 생각없이 뱉어댔던가. 


그러면 '씨발'은? 이것도 '씹할' 에서 온 게 아닌가. 나 이 욕 잘하는데... 아..... 이 욕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하면서 속이 쓰렸다.



나는 욕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욕을 하면서 살고 싶다. 거친 말을 뱉어내면서 느끼는 희열이 분명 있기 때문이고, 나는 고운 말만 쓰면서 살고 싶진 않다, 그 말이다. 그런데 '니미'랑 '씨발'이 너무 드러운 욕이라서... 내가 앞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아, 그러면 나는 이제 어떤 욕을 하면서 살아야 하나. 사실 재작년까지는 '병신'이란 욕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장애인 비하라는 걸 인지하면서부터 의식적으로 병신을 입밖에 내지 않으려 하고 있었는데, 이젠 '니미'랑 '씨발'도 안된다니....그렇다면 순간순간 나의 딥빡침은 대체 어떤 언어로 표현해야 한단 말인가. 



'아 너무나 열받는다' 로는 나의 딥빡침이 표현되질 않는데..

'아 정말 굉장히 화가 나는 걸' 이걸로도 역시 나의 딥빡침이 표현되질 않아...



딥빡침을 표현할 다른 어떤 언어를 써야 하는가... 생생하게 표현할 그 무엇...정희진 선생님은 '믹서기에 갈아버린다'라는 표현을 쓴다 하셨는데, 나도 젊었을 적엔 그보다 잔인한 표현들도 쓰긴 했지만, 아아, 뭔가 찰진 표현을 쓰고 싶다. 내가 쓸 수 있는 욕은 이제 


제기랄, 젠장할, 써글... 이런 것 밖에 없는 건가?

쌍놈, 개놈..은 괜찮은가? 이것까진 해도 되나?

아아, 너무나 슬프다. 

아는 것은 역시나 괴로운 것이여...Orz



아!! 멍청한 개자식!! 이거 써야겠다. 근데 이건 뭔가 약간 순한 욕 같은데..... 아아 참신하고 찰진 욕이 필요해 ㅠㅠ



















강의후에 이 책들을 팔고 있었다. 왼쪽은 이미 구입해놨었는데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한 권 더 샀고, 오른쪽은 사고 싶었던 책이라 샀다. 아 빨리 읽고 싶다. 정희진 쌤의 이야길 듣노라면 진짜 세상에 안읽어본 책이 없는 것처럼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을 읽으셨던데, 강의를 들으면서 '아 나도 지금보다 더 많이, 더 많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많이 읽으면 사고가 더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식민지 남성성에 대해 5월에 나올 책에 글을 쓰셨다 했는데, 그거 너무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다. 식민지 남성성과 성매매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강의를 듣고 싶다. 지난 주엔 너무 짧게 들었어...



나는 책을 읽은 후에 감상을 말하거나 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는 순간 내가 읽은 책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강의도 마찬가지.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또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시간이 즐겁다. 강의 끝나고 여자1, 여자2와 나, 이렇게 셋이 강의에 대해 흥분하며 얘기하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 각자가 짚어내는 포인트가 달랐는데, 그걸 듣는 것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늦은 밤인데도 굳이 순대국에 소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었던가 보다. 다음 강의는 수요일인데 ㅠㅠ 그러면 ㅠㅠ 목요일에 출근해야 하니까... 이때는 집에 일찍 가서 자야지 ㅠㅠㅠ




주말에 남동생과 밤늦게 술을 마시면서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았다. 산속에 사는 남자들은 당연히 자기가 먹을 밥을 자기가 해먹는데, 산에서 나는 약초나 자기가 밭에서 기르는 것들을 따다가 밥이며 반찬을 해먹곤 했다. 그들에게 김치가 빠지지 않았는데, 김치도 직접 담그는건가, 생각했던 나에게 '와이프가 가끔 가져다준다'고 말하는 대답은 뜨악스러웠다. 대부분의 자연인들은 산속에 혼자 살면서, 그러나 김치나 고기등을 아내로부터 제공받고 있었다. 물론 비혼이나 이혼상태의 남성들이 있고, 그들은 그렇게 제공받을 상황이 아니었지만, 결혼한 채로 산 속에 혼자 사는 남자들이 많았던 거다. 아파서였든 세상이 싫어서였든 거기 들어와서 아내로부터 김치와 고기를 받고 있는 거였다. 어떤 사람은 밑반찬도 받더라. 아니 그러면, 생계 유지를 위해 돈을 버는 것도 아내가 하고, 아이들 양육도 아내가 하고, 그러면서 간혹 산속에 있는 남편 찾아와서 김치를 줘..... 이게 뭐하는 것이여, 시방????


주말에 본 방송에서 또 묵은지 꺼내먹는 것 보고, 갑자기 사두고 안읽은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또 딥빡침이 왔어...

















몇 장 안읽었는데 아 너무 재미있어. 길지만 일단 첫 부분에 나와 있는 글을 좀 옮겨보겠다.




애덤 스미스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이 경제학의 아버지는 거의 평생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어머니가 집안일을 돌봤고, 사촌이 돈 관리를 했다. 애덤 스미스가 관세 위원으로 에든버러에서 일하게 되자 어머니도 함께 이사했다. 그의 어머니는 평생 아들을 돌봤지만, 저녁 식사가 어떻게 식탁에 오르는지를 논할 때 애덤 스미스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에 속해 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할 당시 푸줏간 주인, 빵집 주인, 양조장 주인이 일하러 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인, 어머니, 혹은 누이들이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보고,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고, 빨래하고, 눈물을 훔치고, 이웃과 실랑이를 해야 했다. 어떤 식으로 시장을 바라봐도 그것은 또 하나의 경제에 기초하고 있다. 우리가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 경제 말이다.

매일 아침 15킬로미터를 걸어가서 식구들에게 필요한 땔감을 모아 오는 11세 소녀는 국가의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 나라의 총 경제 활동을 측정하는 GDP를 계산할 때 그녀는 포함되지 않는다. 경제 성장에도 중요하지 않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정원을 가꾸고, 형제자매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고, 집에서 기르는 소의 젖을 짜고, 친척들의 옷을 만들고,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쓸 수 있도록 돌보는 일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 활동 중 어떤 것도 주류 경제학 모델의 '생산 활동'에 포함도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이지 않는 성이 있다. (p.30-31)



아,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똑똑한 여자들 진짜 너무 좋아. 이 책에 대해서는 인용할 부분이 많을 것 같고 할 얘기도 많을 것 같은데, 그건 나중에 다 읽고 나서 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나는 참신하고 찰진 다른 욕을 좀 찾아봐야 할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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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책방 2017-04-0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희진 작가 좋아하는데 이 글을 읽으니 당장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 2017-04-03 12:18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에 언급한 [낯선 시선],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두 권 모두 저 역시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는 않았어요. 저도 어서 읽고 싶어요!

달걀부인 2017-04-04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에 대한 내용으로 흐를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찰진 욕을 찾아서˝였군요. 정희진샘 강의 내용이었으면 안 읽었을텐데...ㅋㅋ 우리의 딥빡침을 위한 언어를 찾아서, 라는 글이라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ㅋㅋㅋ

전.. 최근 그럴때 이런 ˝근혜같은˝ ˝순실같은˝욕을 농담삼아 썼는데 여긴 너무많은 서글품과 분노다 뒤엉켜있어서 이 또한 부적절... 김수미가 나오는 <헬머니>곳 욕을 좀 연구해봐야 할듯해요

다락방 2017-04-04 09:12   좋아요 1 | URL
진짜 어떤 욕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어요. 단순히 그냥 욕이어서는 안되고 찰진 욕이어야 하니까요. 입에 촥촥 달라붙는, 그러면서 빡침을 표현해낼 수 있는 그런 욕이요. 새로 하나 만들고 싶은데 제가 창의력 쪽으로는 영 능력이 없어놔가지고 잘 안되네요. ㅎㅎㅎㅎㅎ

뭐, 성격 탓이겠지만, 제 경우에 빡쳤을 때 꼭 욕을 하고 싶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욕이 아예 없으면, 욕을 못하고 살면 안될것 같아요. 우앙 ㅜㅜ

프레이야 2017-04-04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정말이지 최고의 욕을 날리고 싶은 순간에 맞닥뜨려서 결국 내지르고 말았어요. 근데 하고보니 별로 적절치도 않고 개운하지도 않고 역효과만 났네요. ㅠㅠ 좋은욕 찾으시면 가르쳐 주시길ㅎㅎ

다락방 2017-04-04 09:13   좋아요 0 | URL
아이고, 프레이야님은 어떤 욕을 하셨을까요.
제가 끊임없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한 번에 분노도 풀리고 찰지기까지 한 욕을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찾아내면 말씀드릴게요. 생각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나저나,
오랜만입니다, 프레이야님!
:)

버벌 2017-04-0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히익!! 아 저도 생각 없이 뱉었던 욕인데 안써야겠어요. 아 몰랐네요 진짜ㅠㅠ 저도 똑똑한 여자들이 좋습니다. 더불어 글 잘쓰는 분들도!

다락방 2017-04-04 15:14   좋아요 0 | URL
이걸 너무 쉽게 쓰고 있어서 다른 욕을 찾자니 찾아지지가 않네요. 이게 너무나 적합한 욕들인것 같고 막 ㅠㅠ 이제 안쓰려고 하긴 하는데 대체할만한 욕을 아직 못찾고 있어서 답답해요. 다른 욕을 찾고 싶습니다!

똑똑한 여자들 진짜 너무 좋죠. 네, 맞아요, 글 잘쓰는 여자들도 너무 좋아요. 꺅 >.<

마태우스 2017-04-1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샘 멋진분이죠 십년전 문화강좌신청해 들었던기억이나네요 글과느낌 다르단말에 동의!

다락방 2017-04-19 08:52   좋아요 0 | URL
네, 글과 느낌이 다른데 둘 다 좋아요. 게다가 제가 여러 명의 강의를 들어본 중에서 가장 사고확장에 도움되는 강의를 해주시는 것 같아요. 강의 듣다보면 진짜 시야가 넓어지고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이에요. 멋진 분!!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작년 여름이었나, 출근 길에 임신한 여자를 마주쳤다.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여자였는데, 갑자기, 아, 나는 이제 임신을 원한다고 해도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비혼'이었던 것, 그리고 임신과 출산, 육아에 맞닥뜨리지 않은 것 모두가 나의 선택이었고, 그래서 나는 지금의 모습으로 살 수 있었지만, 이제와 내가 출산과 육아를 선택한다고 해도 그 가능성은 십년 전, 이십년 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몸의 많은 기능들이 노화를 가리키고 있고, 아마도 십 년내에 완경에 이르지 않을까. 나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매순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시간을 돌린다 해도 여전히 같은 선택을 할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설사 원한다 해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 책, [아이 없는 완전한 삶]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얘기들이 수차례 나오는데, 그렇다 해도 분명 의미있는 얘기들이었다. 어떤 이야기들은 알고 있다 해도 간혹 새롭게 인지할 필요가 있으니까. 이를테면 아이를 원하고 그래서 출산을 한다는 것, 그것은 부부 사이에 한 쪽만 원한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아이를 낳는 것은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와 재정적인 것들이 오로지 나를 위해 쓰는 것과 멀어졌음을 뜻한다. 단순히 '낳을까'로 얘기해서 결정해서도 안되는 일이며, 나와 배우자 둘 사이에 한 쪽만 원해서 낳는다는 것 역시 불안함과 불행에 가까워지는 길이다. 출산과 육아는 매우 힘들고 둘이 함께 힘을 쏟아야 그 삶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인데, 그러므로 반드시 나와 배우자 둘 모두 아이를 원하는 상황에서 아이 낳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둘 다 원한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해도 분명 충분한 대화 끝에 결정해야 할 일이다.


아이가 없는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는데, 그들 중에는 분명 자신이 선택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너무나 원했음에도 아이를 갖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그때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 낙태를 햇지만 돌이켜보니 그 순간이 너무나 후회가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혹여라도 비혼인 상태에서 임신을 하게 된다면 백프로 낙태를 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출산과 육아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면서 나는 그 길로 뛰어들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순간에는, 수단으로써 아이를 갖게 됐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이미 헤어진 연인과 나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면, 그렇다면 어떻게든 그와 연결된 끈이 우리 사이에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던 거다. 그러나 이건 이별의 아픔으로 인해 '생각' 했던 거지, 혹여라도 이별 후에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와 연결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출산을 선택하진 않았을 것이다. 출산과 육아가 내가 감당하기에 큰 일이기도 하거니와, 아이에게 단순히 수단으로써 생명을 부여할 순 없는 일이니까.



나는 여태까지 선택적으로 비혼의 상태가 되었지만, 앞으로는 이 비혼 역시 선택보다는 어쩔 수 없이 이르게 될 확률이 크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로 하고 있다. 나는 이성애자이고 그러므로 연애나 결혼을 할 때는 남자와 하게 될텐데, 대부분의 내 나이 또래 성인 남자가 자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하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을 터, 만약 나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나는 이미 그전에 나의 임신 가능성이 낮음을 그에게 알려줘야 할테고, 그러나 상대가 아이를 너무나 원한다면, 세이 굿바이,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상대방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낳고 싶지는 않은데, 상대 역시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포기할 순 없을테니까. 



나는 내가 비혼이어서, 출산을 선택하지 않아서, 한마디로 '아이 없는' 삶을 선택했으므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주일의 5일은 출근하여 일하는 삶을 살지만, 그 시간을 제외한 아주 많은 시간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별 제약없이 살고 있다. 내가 버는 돈을 오로지 나를 위해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내 시간 역시 오로지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게 가능하고. 나는 내가 먹고 싶을 때 언제는 술을 마실 수 있고, 내가 가고 싶을 때 들로 산으로 놀러갈 수 있다. 집에서 쉬다가도 후다닥 영화를 보러 나갈 수 있고, 내가 자고 싶을 때 자는 것 역시 가능하다. 나는 내가 이런 삶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고 싶다.



우리는 동시에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없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해주는데 이런 당연한 얘기를 읽으면서도 그동안의 나의 선택과 또 앞으로 나에게 다가올 선택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으니, 이 책은 그 자체로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뒤로 가면 좀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주장들이 몇 차례 나오는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선택인만큼 그 사람들에게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에게 아이들 복지를 위한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을 저자는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지구에 인구가 많은 게 문제인데, 인구를 더 늘리지 않는 자기들이 오히려 세금감면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하고 있던데, 이 점에 있어서는 좀 당황스러웠다. '아이들' 인데, 이 땅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인데, 그것이 아이를 낳은 사람에게만 부담지워서 될 일인가? 나는 내 세금이 아이들을 위해서 쓰여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 한편 저자는 자신이 가진 돈으로 누군가를 후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먼 친척의 학비에 보탬을 주고 동네 식당의 종업원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뭘 어떻게 주는 지 아는 것과, 세금으로 내서 아이들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 저자에겐 좀 다른 것이었는가 보다. 



나는 비혼인 상태에서 아이들을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여러차례 보아왔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세상이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비혼이고, 아이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은 생각을 한다. 내가 아이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딱 이만큼인 것 같다. 출산과 육아까지는 역시 내가 감당할 몫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데, 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앞으로 내가 누구를 만나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지금은 또 아무것도 알 수가 없지.



동시에 두가지를 선택할 수 없으니 아마도 완전한 삶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선택한 길이 완전한 삶이라고 믿고 가야할 것이다. 




옳은 길도 틀린 길도 없다. 그저 여러 갈래의 다른 길이 있을 뿐이다. 아이가 없다면 택할 수도 있는 몇 가지 길을 부모가 됐다면 포기해야 한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주변 상황 때문에 혹은 생물학적인 조건으로 부모가 될 수 없었다면, 인생의 다른 목적을 찾아 즐겁게 살면 된다. 우리의 사명은 각자 내린 결정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풍요롭고 알차게 살아가는 것이다. (p.270-271)





"제퍼스 박사의 책(난 멀쩡해,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아)을 읽고 나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부모 노릇에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게 정상이고, 부모 노릇을 하다 보면 수많은 희생과 불쾌한 순간들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요. 제일 안타까운 건, 다들 제게 엄마가 되는 것은 굉장한 성취감을 얻는 일이라고만 했지, 한번 부모가 되면 무를 수 없다는 사실 같은 부정적인 얘기는 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p.73)

내가 지금처럼 엄마가 아닌 삶을 살게 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우연이었다.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서 결정하진 않았기에 나이 마흔을 넘기도록 이 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믿을 만하고 편리한 피임 방법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된 된 듯도 하다. 피임약 덕분에 임신할 준비가 되는 날까지 아이에 대한 고민을 최대한 미룰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았고, 어느새 다른 길을 선택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사십 대 중반에야 내 아이를 가질 기회의 문이 거의 닫혀가고 있음을 불현듯 깨달았다. (p.74-75)

자녀 양육이 지금껏 해온 가장 보람된 일이라는 의견을 고집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으면 중요한 경험의 기회를 놓친다는 편견이 이 사회에 단단히 자리잡았다. 부모들은 아이 없는 친구들에게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견해를 서슴없이 피력한다. 나는 늘 들어온 얘끼라서 그런 말을 들어도 내 인생이 무의미하다거나 핵심 가치를 놓쳤다는 기분이 들지 않지만, 가끔 감상에 젖을 때면 잠시 내 선택이 후회되기도 한다.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을 남들에게 무심히 내뱉는 부모들은 그런 견해가 아직 자녀를 가질지 말지 결정하지 못한 젊은이드레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는 듯하다. 자녀를 둘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은 아이를 안 낳으면 인생에서 중대한 무언가를 놓치게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만약 아이를 기르기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는 누가, 언제, 말해줄 것인가? (p.95-96)

"마흔두 살 때 내 안에서 째깍거리는 생체 시계를 인식하게 되면서 잠시 두려웠던 적이 있어요. 마흔다섯 살에 이 느낌이 다시 오더라고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 탓인지 슬펐어요. 하지만 이내 내 삶의 방식을 확신했고 행복했어요. 아이를 바라지 않았고 아이가 필요한 적도 없었고요. 아이를 정말 원했다면 입양을 했을 겁니다. 슬픔을 느꼈던 이유는 그저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거예요." (p.85-86)

어쩌다 실수로 부모가 되었거나, 둘 중 한 명은 아이를 원치 않았는데 부모가 되었거나, 부모가 되고 싶은지 그렇지 않은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모가 된 경우 결혼 생활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가족계획을 이미 했거나 둘 다 부모가 되고 싶어 할 경우에는 아이를 출산한 후에도 결혼 생활의 만족도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 이는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자녀 출산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임을 의미한다.
이는 아이가 없는 부부들도 마찬가지다. 둘 다 자녀를 원치 않는다면 높은 수준의 행복감을 유지하며 살 수 있지만, 한 사람은 아이를 원하고 한 사람은 원치 않는다면 결혼 생활을 원만하게 해나가기 어렵다. (p.182-183)

"내가 아이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남자를 사귈 때 큰 영향을 주더라고요. 내가 아이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중에 결혼할 때쯤엔 마음을 바꾸리라 기대했던 남자들도 있었어요. 결국 내 마음이 요지부동임을 알고는 나를 찼죠." (p.186)

아이를 양육하는 데 돈이 많이 들긴 하지만, 이는 당사자가 임신 전에 미리 고려했어야 할 사항이다. 자신이 선택한 생활 방식에 대한 재정 책임은 자신이 져야 마땅하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든, 반려 동물을 집에 들이든, 집을 사든, 아기를 낳든 마찬가지다. 부모가 됐다고 해서 자녀의 어린이집 비용까지 다른 사회 구성원들이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 (p,238-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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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4-08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선택한 길이 완전한 삶이라고 믿고 가야한다는 말에 끄덕입니다. 다르다가 틀리다가 아닌, 내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뿐입니다.^^

다락방 2017-04-10 10:2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현재를 즐기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한편, 다른 사람의 선택에 있어서 제가 어떻게든 평가를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합니다. 누가 저를 자기 기준대로 평가하는 거 저도 싫으니까요. 보슬비님, 우리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2017-04-09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0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을 향해서 2017-05-14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보육학을 전공하다가 (원래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고 피아노 만들기 이런거에 재능이 있었기에 선택했죠) 실습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학을 떼고는 그 후로 결혼을 하고는 남편도 그렇고 저도 아이들 원하지 않아서 안 갖고 둘이 살아도 괜찮아 라고 생각했었죠. 근데 그래도 남들 해보는건 해보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더 나이 먹기 전에 갖자 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는 나이가 들면 갖고 싶어도 못 갖을테니까 와 함께 사회적인 통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었던 것도 작용을 했어요. 만약 우리 부부가 이 세상에 홀로 존재했다면 안 갖았을지도 모르겠으니까요. 암튼 불행인지 감사한 일인지 모르지만 결혼하고 5년 후 남편과 상의 후 임신을 계획했는데 아이가 생겼어요. 잘 낳아서 키우고 있는데,
굳이 안 낳아도 되겠다 란 생각이 든다는거죠
아이를 키운다는건 돈은 둘째치고라도 (전 아이를 풍족하게 잘 키워야한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정말 힘든 일이예요 못할 짓이죠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컨트롤 해야하고 읽고 싶은 책 하루종일 보고싶은데 못하고 ㅜㅜ 번거롭고 귀찮게 할 때가 참 많죠
결혼이야 이게 아니다 싶음 이혼 하면 되는데 아이 낳은건 이건 좀 아니지 싶은데 다시 뱃 속으로 집어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그리고 아예 안 낳았음 모를까 첫째 외로울까봐 둘째도 생각하게 되고
주변에서도 둘째 낳아야지, 키울 때 같이 키워야지 터울지면 더 힘들다느니 어쩌구 저쩌구
전 제게 다시 한번의 인생이 온다면 결혼도 안하고 아기도 안 낳고 연애만 하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입니다
남들이 뭐뭐 해야지 말하는건...... 뭐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제 삶에 꼭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거
사람은 다 다르잖아요 그 사람에겐 자식 낳고 키우는 일이 행복이고 기쁨일 수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있는 거그든요
저도 물론 제 자식이니까 뭔가 뿌듯하고 예쁠 때도 있고 기특하고 귀여울 때도 있죠 여태껏 살아오면서 느껴보지 못한 행복도 느끼고
그렇지만 그건 일부분일 뿐이예요 힘들고 짜증나고 화나고 울고싶을 때가 더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살면서 꼭 이래야 된다 는건 없는 것 같아요
더 나이 들기 전에 결혼하애된다 아이를 낳아야한다 많을수록 좋다 하나는 외롭다 최소한 둘은 낳아야지
요런 말들이요

나이가 먹어가면서 행복의 기준은 철저히 자기만족인 것 같아요 보여지는, 절대적인 행복이 아니라. 물론 우린 더불어 살아가니까 그런것도 완전히 무시하고 살 순 없겠지만요
그 속에서 흔들리고 휘둘리지 않을 만큼 내 자신을 잘 알고 사랑해야겠어요 우리 모두는!

마음껏 행복하세요!!!
전 이미 낳았으니 어떻해서든 제 선택에 책임지고 살아야겠죠...... 휴......

다락방 2017-05-15 08:51   좋아요 0 | URL
꿈을 향해서 님.
긴 댓글 감사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자신이 선택을 해야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겠죠. 두 가지 길을 동시에 갈 수 없으니, 저는 제 선택으로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이제는 아이를 낳고 싶다고 결정해도 낳을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그래서 가끔은 걱정스럽습니다. 혹여라도 내일, 내년, 3년 뒤에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땐 어떡하지? 하고 말예요. 그때는 낳고 싶다고 원하고 선택해도 이룰 수 있지가 않으니까요. 그래서 매 순간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신중한다해도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은 남기 마련인 것 같아요.

여동생의 출산과 육아를 보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를 절감했어요. 저는 단지 가끔 만나는데도 그랬어요. 이걸 매일한다면 정말 사는 게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와 함께 보내면서 얻는 행복 역시 저는 포기하는 게 되겠지요. 말씀하신대로 절대적인 행복은 없으니, 우리는 자신이 선택한 것의 결과 안에서 행복을 최대한 누리고 느끼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꿈을 향해서님은 다시 태어나면 자유를 선택하겠다 하시지만, 만약 지금 또 그대로 아이를 낳지 않는 삶을 선택했다면, 아이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살게 되지 않았을까요? 제가 그렇듯이 말예요. 어쩌면 나도 더 젊었을 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지금쯤 아이 다 키워놓고 여유를 즐겨야 했던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걸요.

꿈을 향해서님, 꿈을 향해서님은 님의 선택에 있어서 그리고 저는 저의 선택에 있어서, 그 안에서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 합시다.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게 있는것처럼, 잃는 게 있다면 얻는 것도 있을테니까요.

솔직한 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꿈을 향해서 님.

꿈을 향해서 2017-05-15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다락방님 말대로 내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 미련이 없는 인생은 없을테니까요 맞아요 맞아! 화이팅해보아요! 저도 댓글 감사요!
 
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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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하면서 결국 끝까지 읽었지만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없다. 재미없어........ 범인을 왜 범인이라고 확신하게 됐는지도 잘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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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3-30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다락방 2017-03-30 17:14   좋아요 0 | URL
ㅜㅜ
 
2016 올해의 노래













작년 한 해, FRANCES 의 <Don't worry about me>를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작년 나의 테마송이었다. 먼댓글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나는 이 노래를 2016년의 노래라고 정하기도 했더랬다. 그 당시에 이 노래가 실린 앨범을 살려고 했는데 이 가수의 앨범은 싱글로만 나와있더라. 그런 참에 오빠로부터 이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 노래를 알려주기도 한 오빠는 이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도 알려줬다. 역시 잘 알고지내는 오빠 하나, 열 애인 안부럽다...(응?)


오늘 마침 외근할 일도 있어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리고 걸으면서 이 앨범을 랜덤으로 들었다. 아, 역시 이 가수의 음성은 진짜 좋다. 너무 좋아 ㅠㅠ 그리고 노래도 좋다 ㅠㅠㅠ 아직 다 듣지도 않았지만 ㅠㅠㅠ 진짜 반해버려가지고 ㅠㅠㅠ 나는 알라딘에 접속해 얼른 이 앨범을 구매했고, 3월31일날 출고될 거라는 메세지에 초조해하며 방금 음원 결제도 마쳤다. 아, 좋은 음악이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예술은 위대해서, 좋은 앨범 한 장이라면 스무명의 애인 안부럽다. 다 필요없어...



오늘 환한 오전에 버스안에서 그리고 걸으면서 이 앨범을 듣는데,



아, 오늘이 그날이었다면, 나는 이 앨범을 선택했을 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 혼자 웃음이 났다.






그러니까, 2007년 여름, 나는 한 젊은 여자를 만나기 위해 강남역으로 갔다. 알라딘을 통해 알게된 그녀와 나는 아주 간혹 이메일을 주고 받았더랬고,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개인 홈페이지에도 소식을 전하던 터였다. 우리는 언젠가 순대국을 먹자 라고 약속한 적이 있었고, 그렇게 만날 날을 정했던 거였다. 


나는 그녀로부터 받은 느낌이 좋았고,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그리고 앞으로 친근해지고 싶은 마음에, 그 당시에 한창 열심히 듣던 이 앨범을 선물로 주기 위해 가방에 넣어갔다. 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늦어졌고, 비가 내렸고, 나는 그렇게 먼저 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녀에게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강남역 약속장소에는 내가 생각하는 젊은 여자 대신 키가 큰 젊은 남자만 한 명 서있었다. 분명 내가 늦었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어째서 여자는 안보이고 남자만 보일까? 전화를 해봐야겠다...라고 하다가,



앗??????????????????????????????????????????




설마, 저 남자인 걸까?????????????????????????????????? 하고 멘붕이 온거다. 그러고보니 나는 한 번도 상대에게 '너 여자지?' 라고 물은 적이 없었고, 또한, '너 남자니?'를 물은 적도 없었다. 그냥 당연히, 너무도 당연하게 여자라고 생각한 거다. 나와 주고받는 말투에서 그냥..당연히 젊은 여자라고만 생각했지, 남자라는 생각은 1도 끼어들지 않았던 거다. 나는 당시 온라인으로 알게되는 남자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었고, 그래서 혼자 '그런식으로 남자사람을 만나지는 말자' 같은 나름의 결심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 예상치 못한 일에 크게 당황했다. 아니야, 설마..저 남자일 리가 없어...나는 강남역 지하도로 쏙- 숨어들어, 간혹 나와 문자메세지를 주고받던 바로 그 번호로 전화를 했다. 그러자 상대가 받아 "여보세요" 하는데, 아아, 남자인 것이다!! Orz



나는 이거 본인 전화 맞냐고 물었고, 상대는 그렇다고 했다.



아아, 나는 여태 남자랑 메세지하고 남자랑 이메일하고 남자랑 홈페이지에서 놀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오, 마이, 갓!!!



나는 고민했다. 어쩌지? 그냥 집에 갈까? 나는 남자 만날 거라고 생각하고 온 게 아닌데...아아, 도망가고 싶다...그렇지만..저 사람 우리 회사 근처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사람된 도리로써 그냥 보내지? 에라이, 만나자, 어차피 술 마시기로 했던 거니까, 술 마셔서 보내자, 그까짓 거...하고는 다시 지하철 역 바깥으로 나가 그 남자를 만났다.



가벼운 비가 내리고 있던 그날, 그 남자는 냉큼 내 우산 속으로 들어왔다. 함께 걷자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삼겹살집까지 함께 걸었고, 나는 내가 그를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음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다음에 저 또 만날거예요?"


라는 질문을 받게된다. 어므낫 깜짝이야. 나는...그러니까 어쨌든 이 자리를 얼른 파하고 집에 달려가고 싶었는데, 이것은 뭣이여......대놓고 눈앞에서 그 질문을 받게 된 나는, 네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라고 답했더랬다. 그러면서 챙겨온 나윤선의 시디는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남자'이니만큼, 내 선물을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뭔가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한 거로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준비한 시디는 그냥 들고 들어가자, 라고 생각했던 거다. 그렇게 우리는 1차를 파하고 2차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는 나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며 이 앨범을 자신의 가방에서 꺼냈다. 아!! 이..이건 무슨 상황이지? 나는 도로 집에 가져가려고 했던 나윤선의 시디를 꺼내어 내밀었다. 사실은 나도 널 위해 준비했다, 하고서. 시디를 선물 받고 내가 어떻게 가만있나. 준비를 안해온 것도 아닌데. 그렇게 나는 그가 나를 위해 준비한 시디를 선물 받고, 나 역시 그(그녀..였지만)를 위해 준비한 시디를 선물 했다. 


그리고 그 2차 에서부터, 어쩌면 1차에서부터, 아니면 2차후 집에 돌아가던 길에서부터... 어디서 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날, 그 날의 어느 한 순간부터, 


그를 향한 나의 길고 긴 짝사랑이 시작됐다.




오늘 버스 안에서 FRANCES의 노래를 듣다가, 만약 그 날이 오늘이었다면, 나는 이 앨범을 준비했을 것이다, FRANCES 의 앨범은 가지고 가 선물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난 한 해 내 아픔에 항상 같이해줬던, 내 아픔을 대신 부르짖어줬던 그 가수이잖은가. 내가 그녀의 노래를 듣다가 이불을 적신 적도 여러차례였지. 볕이 좋은 날 산을 오르면서 울기도 했어. 그때 마다 번번이 FRANCES 가 있었어.....그러니 이 앨범보다 더 적절한 앨범이 어디있단 말인가! 오늘이 그날이라면, 나는 이 앨범을 들고 그 자리에 나갈거야! 그러자 그 날의 기억이 미친듯이 몰려와 나를 웃음짓게 했다. 아아, 기억이여, 아아, 추억이여, 아아, 음악이여..........




그래서 나는 FRANCES 의 앨범을 시디로도 사고 음원으로도 샀다.


아, 그래서 저 남자랑 그 뒤엔 어떻게 됐냐고?






이렇게 됐었더랬다. (과거형임을 재차 강조한다)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는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p.17)





인생...


It must have been love

But it's over now.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고, 줄리언 반스 아저씨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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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3-2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날, 강남역에서 우산을 들고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다락방님 모습이 막 그려지네요.
첫 만남이 짝사랑으로, 그리고 <단순한 열정>으로 이어지는게 너무 근사하고,
또.... 다락방님이 여자일거라 생각하고 약속장소에 나가서 남자를 만난 것도, 그러니까.
다락방님이 여자라고 추측한 것, 만나자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만나고, 그리고 남자라는 걸 알고나서,
같이 밥을 먹고, 2차를 가고, 그리고 다시 만나고 하는 그런 모든 일들, 사건들이...
그 모든 우연이, 사실은 우연이 아니었다, 라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간만에 날이 화창한데, 저의 짝사랑도 생각나고요. 잘 지내나요? 내 사랑 ㅠㅠ

줄리언 반스의 이야기를 난... 항상 이렇게 말하죠.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다.
짝사랑.....

다락방 2017-03-29 11:27   좋아요 0 | URL
크- 단발머리님. 제 생각도 그래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은 짝사랑 인것 같아요. 짝사랑은 이별 후에도 깔끔합니다. 고통은 나혼자만의 몫이죠. 짝사랑이 최고예요....

2007년 여름은 제게 아주 특별한 해, 특별한 계절이었어요. 워낙에 여름을 좋아했는데 여름을 더 좋아하게 만든, 그런 때였어요. 만나는 순간부터 너무 놀랐고 아직까지도 놀랍기만 해요. 오래전 일인데도 많은 순간, 많은 감정들이 아주 선명히 기억나요. 그러고보니 2007년 여름에도 우린 우산 하나로 걸었고, 2015년 여름에도 우린 우산 하나로 걸었네요. 꿈같은 시간들이었어요...


아아~ 오늘 밤에는 술이나 진탕 마셔야겠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무해한모리군 2017-03-2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을 위해 저 cd를 준비한 남자야말로 다락방님께 사랑받을만 하군요 아!
음원을 나도 사야지.

다락방 2017-03-29 13:33   좋아요 0 | URL
예쁘죠! 나 주겠다고 시디를 준비해온 남자라니. 정말 예뻐요.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히힛.
사무실에 있기 때문에 음원을 사두고 들을 수 없는 저는 넘나 슬프답니다. 흑 ㅠㅠ

레와 2017-03-2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 [집시 패션] 음반에 대한 다락방의 평도 궁금하오만. ^^

다락방 2017-03-29 15:34   좋아요 0 | URL
2007년 글이라 공개하기가 몹시 메롱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땐 이렇게 리뷰를 썼구려.

http://blog.aladin.co.kr/fallen77/150133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숨기고 싶은 글이다. 부끄러 ㅋㅋㅋㅋ 글도 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7-03-29 16:47   좋아요 0 | URL
페이지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ㅎㅎㅎㅎ 므여 ,. 안 보여.

다락방 2017-03-29 16:53   좋아요 0 | URL
챙피해서 비공개 해놨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풀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03-2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결론은 안 씼었다는 거죠?

버벌 2017-03-3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고 난 뒤에 내 마음속이 콩쾅거리네요. 광주는 지금 비가오는데.....

다락방 2017-04-19 08:52   좋아요 0 | URL
으으, 이 댓글 너무 늦게 봤네요. 지금 여기는 볕이 좋습니다. 광주는 어떻습니까?
 
버자이너 모놀로그 - 개정판
이브 엔슬러 지음, 류숙렬 옮김 / 북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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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 가는 밤기차 안에서 보지의 독백을 읽는다. 보지의 털을 미는 것에 대한 화자의 느낌이 나와 같다. 성인 여자에게 보지의 털은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걸 왜 밀라고 하지? 왜 보지에 털이 나기 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거지? 왜죠?

거기에 털 있는 거 싫으면 니꺼나 밀어,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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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7-03-25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제목의 연극을 본 기억이 있어요

묵호라는 지명도 오랜만이네요
정동진도 아니고 묵호가 목적지라는게 이색적이네요 :)

다락방 2017-03-25 00:35   좋아요 1 | URL
저도 오래전에 연극으로 먼저 봤었어요. 이제는 기억이 희미한데, 책으로 읽으니 참 좋으네요.
사실 묵호는 저의 경우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친구가 가보자고 하지 않았으면 저는 여태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
그나저나, 밤이 늦었는데 안주무십니까!!

비로그인 2017-03-25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 저녁이라 늑장부리고 있어요

묵호역 근처에 어판장이 있는데 가보심이 어떨지. . 등대에도 올라가 보시구요



묵호까지는 아직 한참이고 차창 밖도 고요할텐데요
밤기차 부럽네요 😊

다락방 2017-03-25 02:20   좋아요 1 | URL
네 가능하면 그렇게 할게요. 저는 아직도 도착 전이에요. 한 숨 자고 일어났네요. 하핫

기억의집 2017-03-25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미치겠다~ 다락방님!!!

다락방 2017-03-25 13:03   좋아요 1 | URL
^_____________^

자작나무 2017-03-25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좋네요

다락방 2017-03-26 08:49   좋아요 1 | URL
하하 오랜만입니다!

[그장소] 2017-03-2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김영하의 소설 비상구 ㅡ였나 그걸 처음 읽었을 때 충격 ㅡ ㅋㅎ 다시 느끼는 중 !
영화 러브픽션 ㅡ인가요? 공효진 , 하정우 나온 영화 ..거기선 겨드랑이 털이 나오는데 음 , 그 때 그 장면은 기묘하면서 시원한(?) ㅡ 그런 감정였어요 . ^^ 한마디로 정의되진 않는 기분요.

다락방 2017-03-27 08:30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러브 픽션 그 영화는 저도 봤어요! 거기에서 공효진이 겨드랑이 털이 아주 무성한 여자로 나왔지요. 영화 색,계 에서도 탕웨이의 겨드랑이 털이 나왔고요. 사실 성장하면서 털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걸 미는게 미덕처럼 되어버린 게 영 못마땅해요. 겨드랑이 털 면도하는 거, 정말 귀찮잖아요. 그런데 성기의 털을 미는 것은 겨드랑이 털을 미는 것과는 또다른 의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래저래 복잡한 기분이었고, 나빴고, 책 속 등장인물처럼 화가 났어요.

이 책 좋았어요, 그장소님! 버자이너 모놀로그 말입니다. 후훗

[그장소] 2017-03-27 12:27   좋아요 0 | URL
시대를 따른 미의식이 겨드랑이 털마저 밀어버려야 할 것으로 되버리긴 했는데 , 극속에서 공효진의 겨드랑이 털은 남친에 의해 은밀성을 강요받잖아요 . 사랑이란 이유로 ...거기서 더 번져서는 나중에 몇명이랑 잤냐가 결과값처럼 나오고요 . 공효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녀는 그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밖에 드러내도 이상할 게 없는 신체 일부 예를들면 손 ㅡ같이 그러거였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 말하려니 복잡해지네요 . ㅎㅎㅎ
분명 신체에 있는 필요에의해 자라는 털인데 음모의 면도와 겨드랑이의 면도 는 상당한 차이가 느껴지니 ㅡ 뭐랄까 ㅡ 로리즘? 미성숙한 신체를 원하는 듯 여겨지네요.

버자이너 모놀로그 ㅡ이.책 메모해 놓을게요!^^

다락방 2017-04-01 19:37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네요. 그장소님, 저 역시 성기의 털을 밀라는 것은 미성숙의 여체를 원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불편하고 ‘이건 아니다‘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것이 아니라면, 털이 털로써 싫었다면, 그렇다면 자신의 털을 미는 게 먼저여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장소] 2017-04-02 04: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 자신 것을 먼저 밀고 , 취향이야 ㅡ 한다면 마음에 닿는 것도 덜 까칠 했을 텐데 .. 그쵸? 그런 녀석 걸리면 신나게 육탄전으로 눈 밤탱이 만들어 주고 싶네요 . 징그럽다 이녀석아! 하고요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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