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대동아 전쟁 비사>(노벨 출판사) 제 5권 중국 편의 제일 뒤엔 '남경대학살의 증언'이라는 글이 있습니다.이 글을 지은 기젠 히데이에는 중국 귀환자 연락회라는 단체에서  열성적으로 일하는 남성입니다.이 단체는 중일전쟁 및 태평양 전쟁 당시 중국 전선에서 싸웠던 일본군 중 중국에서 전범으로 재판을 받은 후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뉘우치고 중국당국에게 관대한 처분을 받고 석방된 이들이 귀국하여 만들었습니다.이 단체는 중일 전쟁이 발발한 날인 7월 7일에는 매년 오사카에서 정기모임을 갖고,일본이 다시는 군국화의 길을 걸어서는 안된다는 결의를 합니다. 

  인간으로선 도저히 자행하기 힘든 일을 단지 명령을 이행한다는 명분 하나로 저지른 그 정신상태를 그 모임의 관계자들은 이렇게 회상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일등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지나쳐 타민족을 멸시했다.살인을 영웅시하며 무사도 정신을 왜곡했다.천황절대주의의 기치아래 웃사람에게 복종하고 아랫사람에게 군림하려 드는 사고 방식이 몸에 배었으며 이 모든 사고방식을 학교교육으로부터 주입받았다.그 뿌리가 얼마나 깊었는지 전범으로 복역 중에도 한동안 '우리가 한 전쟁은 백인침략자로부터 아시아를 지키기 위해서 한 것이다.명령에 의해서 한 것 뿐이다.일본군은 좋은 일도 많이 했다.'등 자기 합리화에 급급했다."

 이 귀환자 연락회에선 자라나는 일본 청소년들이 군국주의를 버리고 건전한 민주정신을 가지고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남경 대학살 사진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이런 전시회에 온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이런 일이 일어난 줄 몰랐다.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어디서나 독특한 존재는 있지요.일부 청소년들은 "그땐 전쟁이었다.군인은 명령을 이행했던 것 아닌가.내가 그 상황에 있더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군요. 기젠 씨는 이런 반응을 보면 이 무서운 어린 군국주의자의 앞날이 일본을 위해서 무서워진다고 했습니다. 

 기젠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남경 대학살은 군인끼리의 전쟁이 아니었다.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육이었다.같은 상황이라면 나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위계질서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며 강자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게다가 우리 나라도 미군에게 민간인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며 논점을 흐리는 이들도 있다.물론 일본인의 피해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그것은 일본군국주의에 대한 고발과 피해자인 중국인들에 대한 사죄의 전제하에 성립할 수 있다." 또 그들의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 중에는"모든 생물은 인간까지 포함하여 약자는 강자에게 먹히게 되어 있다.당신들이 남경 대학살 운운하고 있지만 명치시대 이래 일본인이  구미열강에게 얼마나 굴욕을 당했던가.그 역사를 모르는가.학살 그 자체는 나쁘다.하지만 우리 역시 원폭피해 등 사상자가 많았다.어떤 의미에선 우리도 피해자다."고 주장하며 항의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이런 사고 방식을 지닌 이들은 역사 허무주의자입니다.역사에서 정의나 도덕을 찾아볼 수 없고 강한 놈이 장땡이다는 사고방식을 지닌 이들이지요.역사 허무주의자에게서 반성이니 정의니 하는 관념은 냉소를 살 뿐입니다. 

  전쟁이란 다 그런 것이다....명령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약자는 강자에게 당하게 되어있다....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과연 일본에만 있을까요.우리나라의 과거사 청산 작업에도 이런 식으로 맥을 빠지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체념과 냉소가 허무주의와 만나면 정의를 추구하는 일을 방해하게 됩니다.제가 인터넷을 한 지 얼마 안되는데 과거 양민학살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을 한다는 소식에 달린 댓글을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란 일이 있습니다.전쟁이란 다 그런 것이다...군인은 명령을 따라야 한다...운운하는 댓글이 상당히 많아서 "요즘은 나이든 세대들이 인터넷을 많이 하는구나"하고 생각했는데 그런 견해를 가진 이들의 홈페이지를 클릭해서 가보니 이제 갓 제대한 20대 초중반의 남자들이 상당히 많은 것입니다.젊어서 이상주의에 불타도 나중에 세상살다 보면 고루한 사고 방식이 쌓이게 마련인데 그 나이 때 벌써 저런 사고방식이 확고해지면  나중에 나이 든 뒤로 자식이나 손자손녀 들에게 얼마나 케케묵은 잔소리를 해댈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명령만 내리면 비무장 민간인들에게도 발포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고 여기고,군복무를 마친 남자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군인답고 남자답다는 사고 방식...정말 대한민국의 미래가 우려되는 사고방식입니다.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하면 생각나는 작품이 있습니다.독일 소설이라고 하면 대체로 지루하고 골치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만 그 중 예외적으로 에리히 레마르크는 비교적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습니다.번역도 꽤 많이 되어 있는데 주로 <서부전선 이상 없다>와 <개선문>이 많이 읽힙니다.하지만 반전평화 사상을 가장 직접 드러낸 작품은 <생명의 불꽃>이지요.이 소설의 배경은 독일군이 운영하는 강제 수용소입니다.소설 마지막엔 독일군이 패주하면서 그 수용소가 연합군에게 해방되는 장면이 나옵니다.악명높은 수용소장인 독일군 지휘관은 연합군에게 체포되자 이렇게 항의합니다."대체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는 군인으로서 명령을 이행했을 뿐이다!"그러자 연합군 측의 장교 하나가 이렇게 쏘아 붙입니다."오...그래...아무 죄가 없다 이거지...그래! 내년 쯤 이런 묘비명이 생기겠구만.여기 오로지 명령만 이행했던 충직한 군인 잠들다...그래...꼭 그렇게 써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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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2-0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오른쪽에 있는 것을 자부하는 사람 중엔 같은 나라 사람들을 2등 국민이라며 멸시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인간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고요. 이런 인간들 중엔 소위 '일빠'라는 인간들이 많은데 일본과의 과거문제가 나올 땐 이 인간들이 항상 들고 나오는게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양민 학살이죠.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죠. 일빠는 아니지만 일본에는 사죄를 요구하면서 우리군이 저지른 학살은 정당화 하는 인간들도 쉽게 보이고요. 이런 부류가 '까라면 까는거다'를 주장하는 사람들이죠.
말씀하신 20대 초중반의 젊은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주는 만화도 있어요. 젊은 작가 최규석의 단편 <선택>이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라는 단편집에 수록되었죠. 내용은 서로 다른 성격의 친구가 있는데 한 친구는 인터넷에서 보이는 그런 전형적인 젊은인데 군 제대 후 공사장 아르바이트에서 대충대충 일하면서 어떻게 원칙대로만 일하느냐고 하자 한 인부는 일 할 줄 안다고 치켜 세우고 다른 인부는 젊은 놈이 못된 것만 배워왔다고 비난하죠. 그런데 이 젊은이가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에 뛰어드는데 그게 바로 용역 깡패에요. 그 철거 현장에서 어릴적 친구와 마주치게 되는 내용이에요.
소개해주신 <생명의 불꽃>에 상당히 관심이 가네요. 읽어봐야겠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2-05 14:51   좋아요 0 | URL
과거사 청산작업을 물타기하는 수법을 점잖은 단어로 상대화하다고 하더군요.
정우성이 나오는 비트에서 용역깡패 이야기가 나오지요.
생명의 불꽃은 현재 구할 수가 없고 헌책방에 가면 범조사에서 나온 레마르크 전집에는 있습니다.제 것은 헌책방에서 산 삼중당 문고.

비로그인 2009-02-05 18:46   좋아요 0 | URL
비트 참 재밌게 봤죠. 열심히 살아보려는 환규를 상대로 사기치고 뒤이어 닥쳐오는 용역깡패들. 그렇잖아도 검색해보니까 생명의 불꽃은 안나오네요. 헌책방에 가봐야겠어요.

파란여우 2009-02-0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님 댓글을 읽고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책장에서 꺼내 간만에 들여다 봤습니다. [선택]의 에필로그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오는군요.

"한가지만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선택이란 필요없다"

남경 대학살은 책 읽다가 너무 잔혹해서-저는 아우슈비츠같은 홀로코스트보다 남경 대학살이 더 끔찍했어요-책장을 여러번 덮었던 기억이 납니다. 임산부를 산채로 칼로 그어 뱃속의 태아를 끄집어내고 할머니까지 강간한다음 칼로 찔러 죽이는 그것이 인간이죠. 간혹 잔혹한 전쟁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살상행위를 두고 인간이 아니다, 또는 그것은 짐승이다 라고 하지만 저는 그 반대 생각입니다. 짐승은 그렇게 여러방식을 동원하는 살상행위를 저지르지 않죠. 단순하거든요. 단순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유형이긴 하지만 인간 자체가 악의 본능을 가진 존재라고 보거든요.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의 대답은 yes.

노이에자이트 2009-02-05 17:40   좋아요 0 | URL
짐승과 인간의 차이점에 대한 언급에 공감합니다.프리모 레비는 독일인들이 노골적으로 과거사를 망각하는 풍조에 더 절망했지요.게다가 이스라엘까지 예전 나치를 닮아갔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겠습니까.

비로그인 2009-02-05 18:47   좋아요 0 | URL
파란여우님//말씀하신김에 저도 다시 단편집을 봤어요.

로쟈 2009-02-0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악'은 인간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과 동물(짐승)과는 다른. 뒤집으면 오직 인간만이 선(선에의 가능성)할 수 있다는 뜻도 되는 듯싶고요...

노이에자이트 2009-02-05 14:5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동물에겐 선악 자체를 구분할 일이 없으니까요.
 

  벌써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사건이지만 작년 가을에 일본 자위대 항공막료장인 다모가미 도시오가 논문을 통해서 태평양 전쟁을 긍정하는 주장을 하여 떠들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비교적 온건진보적인 아사히나 마이니치에선 이런 논리를 비판하면서 어느 논픽션 저술가와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우리나라 일부 신문에도 그에 대한 기사가 나왔지요.그 저술가는 일본 현대사 전문가인 호사카 마사야스(68세).특히 이런 저술가를 독립 저널리스트라고 하는데 그는 책을 쓰기 위해서 관련자료 독파는  물론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여 엄청난 노트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왜 일본은 허망한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고 들어갔나 하는 문제를 평생동안 탐구했지요.이런 일을 하는 이를 못마땅하게 보는 인사들은 자학사관이라는 용어로 비아냥댑니다.매국노라고도 하구요.호사카 씨의 답변은 간단명료합니다."나는 자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반성을 하자는 것이다.자성사관이라고 해야지." 다음은 호사카 씨를 다룬 우리나라 신문기사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추려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가 저술을 위해 만났다는 사람 중에는 중일 전쟁과 태평양 전쟁에 직접 군인으로 출전한 이들이 꽤 있었습니다.그 중에는 "죄책감에 괴로웠는데 죽기 전에 털어 놓을 것이 있다"고 한 이들도 있었다네요.한 번은 전쟁 당시 중국 전선에서 중국의 민간인 수십 명을 살해한 지난 일을 반성하고 싶다면서 호사카 씨를 찾은 남성이 있었는데 호사카 씨는 그를 집에서 불러 스미다가와 제방에 데려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그 남성은 " 내 집에서 안 하고 왜 여기까지 나와서 이야기를 듣나요?"하고 물어서  이렇게 이야기 해주었다네요."신문기자 시절,어느 퇴역 일본군이 전쟁 때 수많은 민간인을 살해한 이야기를 자기 자택에서 해주었지요.그런데 취재 내내 그 집 아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그래서 그 뒤로는 이런 취재는 밖에 나와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에 기록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정도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기자를 비롯하여 글을 쓰는 이들이 곰곰 생각해 볼 대목이 아닌지요? 

  호사카가 만난 이들 중에는 정말 안타까운 사연도 많았습니다.한 번은 그에게 중국 전선에 출전했던 이가 이런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우리 부대는 게릴라들이 다시는 준동하지 못하도록 어느 산간 마을을 모조리 쓸어버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우리는 명령대로 했고 초토화된 마을을 뒤로 하고 철수를 시작했지요.그런데 내 뒤를 어떤 아이가 울면서 따라오는 겁니다.네살 남짓 되었을까요.저는 머뭇거리면서 지휘관에게 물어보니 처리하라고 명령하는 거예요.결국 나는 명령을 이행한다면서 그 어린애를 죽여버렸는데 그 뒤로 계속해서 악몽에 시달렸습니다.전쟁이 끝나도 아이를 보는 것이 두려워졌고 심지어 늙어서 손자를 보았는데도 내가 죽인 어린애가 생각나서 안아주지도 못할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그런데 나중에 그 지휘관을 만났는데 그는 '내가 언제 죽이라고 그랬나...처리하라고 했지...'하는 거예요."

   신문을 통해 이 내용을 읽고 그 지휘관이라는 인간말종을 정말로 두들겨 패죽이고 싶었습니다.얼마나 뻔뻔합니까."죽이라고 그랬나...처리하라고 했지"라니요.호사카 씨가 이런 저술활동에 일생을  보내게 된 것도 전쟁 중 잔학행위를 한 병사들이 일생동안 커다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비록 미흡하긴 하지만 그런 상처도 고백을 하면서 어느 정도 치유가 되고 또 잘못된 과거사를 반성한다는 의미도 있지요.하지만 군인들에 관해서는 "군인이니까 명령을 지켜야 되지 않았는냐"하는 식의 태도가 엄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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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혼 2009-01-3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뷰 자체뿐만 아니라 인터뷰라는 대화의 형식과 공간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한 기자의 섬세한 배려심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3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 이야기였어요.

Mephistopheles 2009-01-3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더라..광주 관련 다큐를 하나 본 적이 있었는데. 다큐의 주제가 되는 대상이 그 당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광주시민이나 유가족이 아니였었어요. 의외로 그때 진압군의 허울을 뒤집어 쓴 공수여단 병사들의 지금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충격적이였습니다.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모든 전쟁이 그런가 봅니다. 비록 승전국의 간판을 달았다고 하더라고 참전을 했던 군인들의 트라우마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더라구요.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지만, 이번 이라크 전쟁 중에 탈영하여 캐다나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미국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네요.

"군인이니까 명령을 지켜야 되지 않았는냐" 이 부분에선 자연스럽게 '케인호의 반란'과 '크림슨 타이드', '전쟁의 사상자들'이란 영화가 생각납니다. 특히 전쟁의 사상자들은 보는동안 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1-31 17:12   좋아요 0 | URL
공수부대 이야기...어디서나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인가 봅니다.훈련하는 것과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르니까요.
케인 호의 반란은 험프리 보가트 주연인가요? 교육방송에서 몇 년전에 방영하던데...미국전쟁소설이란 책을 통해서 민간인의 도덕기준이 군대의 명령과 부딪히는 문제를 다룬 명작이라고 해서 책을 찾아봤는데 번역본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영화에 대한 정보가 매우 도움이 됩니다.

Mephistopheles 2009-01-31 19:29   좋아요 0 | URL
예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영화 맞습니다. 명작 중에 명작입니다. 그리고 전쟁의 사상자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1-31 21:35   좋아요 0 | URL
험프리 보가트는 아버지도 좋아하더라구요.예전에 사하라 전차대를 텔리비전에서 하는데 아버지가 저거 어렸을 때 봤다고 했지요.

비로그인 2009-01-3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일본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나 무조건 일본을 옹호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좋은 참고가 될 글이네요.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의미에서 반성하는 일본인도 있었어요. 반성의 내용이란 것이 "조선과 만주 정도로 만족했어야 했다." 라고 말이죠. 이 인간하고 막말한 말종하고 함게 굶주린 맹수 우리에 먹이로 던져주면 우리 동물 친구들이 '처리'할텐데 말이에요. 호사카 씨의 지난 날의 경험과 그것을 반성할 줄 알고 배려로써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1-31 18:07   좋아요 0 | URL
나쁜 놈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나쁜 놈이고 좋은 사람은 외국인이라도 좋은 사람이지요.파시스트 부역자도 한국인이니까,우리 부모니까...하면서 묘한 논리를 전개하는 인간말종들도 있지요.

파란여우 2009-01-3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미카제 특공대에 얽힌 이야기도 기억납니다. 조종사들에게 참가설문지를 돌렸는데 거기에 실명을 써 내는 것이었지요. 자기 이름을 써내는 설문지에 어떻게 참가 안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다수가 천황에게 생명을 바치는 가미카제에 참가 한다고 표시를 했는데 그 중 어떤 조종사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설문지에 X표시를 했습니다. 물론, 이름도 썼지요. 상관에게 불려가서 사유를 말하는데 본토에는 병든 노모가 오직 무녀독남인 자신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살아서 돌아갈 충분한 이유죠. 결과는 당연히 명령 불복종으로 자살특공대 최선발에 투입되었습니다. 그 전에 노모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먼저가는 아들의 불효를 용서하시고, 죄 없이 죽은 전쟁 희생자들에게는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찰에 위패를 절대 모시지 말라는 당부였습니다. 그들도 군인이기전에 한 명의 인간이라는 시선을 그 글을 읽으면서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제시대의 가장 악랄한 놈들이야 일본침략자들이지만 그 앞잡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조선인 부역자들의 죄과도 만만치 않게 크다고 봅니다. 해방 후 어수선한 틈을 타서 친일 부역자 처벌이 흐지부지 되었는데 그 와중에 경찰간부, 군인간부, 단체장 등 기업사냥까지 잘 해 먹었죠. 적선땅을 슬쩍 해서 재산을 불린 부역자들도 많았잖습니까.

짧지만 뜻하는 바가 작지 않은 페파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31 21:59   좋아요 0 | URL
가미카제 이야기는 참...안타까운 사연이군요.전쟁에 패색이 짙어지면서 아무리 검열을 해도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짐작은 일본인들도 하고 있었고 그래서 반전사상,염전사상이 상당히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전쟁이 끝나고 전범재판을 받으러 도조 히데키가 법정에 출두하는데 갑자기 나이먹은 아줌마가 "내 아들 내놔라!"하고 항의했다는 일화도 있지요.아들이 전사했다고 해요.
적산불하 과정에서 떼돈 번 일화는 소설 속에서도 나온다는데 한번 그 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집중적으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2009-02-02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9-02-01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오래전에 파농이나 라이히같은 반제,탈식민론을 접하다가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생각을 가다듬은 적이 있습니다. '제국주의'의 라는 것이 식민국-한일역사에서는 조선에 해당하겠군요-의 사회의식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역으로 식민모국의 개개인의 의식에 작용하게 되고 식민화된 인격구조를 재생산하여 통합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제국주의 권력은 이런 매커니즘의 특성 자체를 통하여 식민모국의 개인을 제국주의의 개인으로 양산한다는 것이지요. 제국주의의 상호적 폐해에 대한 것이지요. 이런 시각에서 좋았던 것은 단순히 역사적 결과물로서 '식민/반식민'의 구조가 아니라 '제국주의' 보편이 갖고 있는- 개인을 야수로 만드는- 권력의 폭력성을 통해 그 체제 자체가 식민지이든 모국이든 공히 거부해야할 만한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야자시간에 이런 질문들 하면서 땡땡이 쳤는데..."만약 우리가 일본을 점령했다면 우리는 일본처럼 안그랬을까? " 이에 대한 제 고등학교때 친구들의 대답은 대게가 '홍익인간,백의민족의 선민사상'에 젖어 있어서인지 "우리는 안그랬을꺼야.최소한 일본처럼은 잔악하게는 말이지" 였습니다. 전 최근에도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지는데...이제 어른인 사람들의 대답은 그나마 현실적이긴 합니다. "아마 우리도 그랬겠지요. 그렇지만 당하는 것 보다는 낫잖아요." 그러면 전 슬쩍 영화 <뉘른베르크의 재판>의 예를 들면서..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2-0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나라의 비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는 어디서나 비슷하더군요.권력의 폭력성 자체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약육강식의 논리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그렇게 되면 당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사고방식도 청산할 수 있게 되겠지요.
뉘른베르크 재판은 스펜서 트레이시가 나오는 흑백영화를 이르는 건지 아니면 알렉 볼드윈이 나오는 색채영화를 이르는 것인지요?

드팀전 2009-02-01 17:46   좋아요 0 | URL
색채영화입니다. 리메이크판이지요. 평자들은 전작이 훨씬 뛰어났다고 하더군요. 볼드윈꺼는 좀 길기도 하지만 로맨스코드를 왜 넣었는지...웃기기도 하구요. 괴링을 연기한 브라이언 콕스는 꽤 괜찮았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2-0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렉 볼드윈 거 교육방송에서 연속극 하듯 방영했는데 중요장면을 받아적은 기억이 납니다.단행본으로 나온 뉴른베르크 재판 관련 서적은 없는 것 같아요.

쟈니 2009-02-03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지휘관 '내가 언제 죽이라고 그랬나...처리하라고 했지...'이라는 글. 어우.. 정말 무섭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발을 솩 빼죠.. 알렉볼드윈의 뉘른베르크는 케이블에서 몇번 했는데, 이상하게 늘 보던 부분에서 다시 보게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는 못봤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2-03 16:02   좋아요 0 | URL
그런 인간유형이 있습니다.죽기 전엔 못 고치는 성격이지요.
알렉 볼드윈 것은 꽤 널리 알려져 있죠.동경재판은 단행본은 있는데 영화는 없는 것 같구요.
 

  예전에는 산업 연수원생이라고  이주노동자들을 그렇게 불렀습니다.명절 때만 되면 이들이 방송특집에 나와서 노래자랑이나 장기자랑을 펼쳤는데 진행자가 그들과 대화할 때 그들은 항상 한국은 좋은 나라이고 한국사람들은 착한 사람이라고 칭찬했습니다.우리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착한 민족인가 보다 ....하고 스스로 위로했지요.정이 많은 민족이다....뭐 그런 말 있잖아요.요즘엔 우리나라 농촌총각의 거의 40%가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다 보니 그렇게 가족을 꾸리는 이들을 일컬어 다문화 가정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 이주 노동자보다는 이러한  다문화 가족들이 방송에 나와 명절 장기자랑을 하는 것도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합니다. 

  대체로 이런 명절엔 되도록이면 잔치 분위기라고 해서 진행자들도 다문화 가족들과 서로 좋은 말을 주고 받기 마련입니다만 이번 설에는 조금 당혹스러운,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줄 뻔한 장면이 나왔습니다.장기자랑에 형제 둘이 나왔는데 무에타이 시범을 보여주는 겁니다.그런데 타일랜드 출신은 아닌 것 같고...시범이 끝나고 사회자는 "왜 무에타이를 배우게 되었나요?"하고 물으니 그 중 한 소년이 "학교에서 애들이 아프리카로 가라고 놀려대길래 배웠어요."하고 대답했습니다.약간 당혹스런 문제로 번질 것 같은 분위기.사회자는 "그러면 배우고 나서 혼내줬어요?" 하고 질문.소년은 그러지는 않았다고 답변.하긴 거기서 두들겨 패줬다고 하면 조금 분위기가 이상해졌을 법도 합니다.여하튼 그 뒤 그 소년들의 어머니와 사회자가 대화를 나누는데...조금 질문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지요.어머니는 가이아나 출신으로 이 곳에 와서 한국남성과 결혼을 했더군요.그런데 사회자는 "가이아나가 어디 있는 나라인가요?"하고 질문한 것입니다.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도 예전에 한때는 우리나라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외국인이 많았다 그런 말 많이 했잖아요.그럴 때 약간 당혹스럽다는 느낌을 받은 경험담은 외국에 나가본 이들의 상당수가 가지고 있었구요.하지만 요즘엔 인터넷도 잘 발달되었으니 어느 정도 미리 제작진에서 해당나라가 어디 있는지 알아보고 나서,다른 질문을 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결국은 가이아나 출신의 그 어머니가 "베네주엘라 옆에.브라질 위에 있어요"하고 알려주더군요. 

  아직은 우리가 인종차별에 대한 의식 자체가 없어서인지 피부가 조금만 가무잡잡하면 무조건 아프리카를 떠올리며 검둥이 운운 하게 되는지...그래서 동남아에서 온 사람이나 인도에서 온 사람이나 심지어는 중동에서 온 사람들까지도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단정하는 것 같더군요.물론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 이름을 몇개라도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냥 아프리카라고만 합니다.이상하게 아프리카엔 수 십 개의 나라가 있는데도 아프리카는 그냥 뭉뚱그려서 아프리카라고 하더군요.외국여성과 한국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어린이들은 그들의 어머니가 제3세계 출신인 경우엔 학교에서 아프리카 검둥이라고 놀림을 받는 일이  아주 흔하다고 합니다.그런 편견은 결국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 것이니 부모나 교사의 책임이 크다고 해야겠지요.우리나라도 이젠 소수민족이 많은 나라에서 하듯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엄하게 단속하는 법규를 마련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유선 방송에서는 몇년 전의 프로그램도 자주 볼 수 있는데 <미녀들의 수다>초창기 때 것을 방영해주길래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베트남 여성이 농촌에 걸려 있는 현수막"베트남 여성은 도망가지 않습니다.처녀가 아니면 교환해 드립니다"라는 내용을 보고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그 여성은 상당히 솔직하게 "우리나라 여성은 물건이 아닙니다."하고 이야기하더라구요.다행히 최근엔 농촌지역에서도 그런 현수막은 없어졌습니다.사실 그 문제는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도 한때 문제가 되었지요.하지만 어린이들 사이의 인종차별 적인 폭언은 아직 개선을 바라기가 어렵습니다.그냥 현수막을 없애는 것보다는 훨씬 강고한 장벽인 편견과 우월감의 문제가 있으니까요.특히 학교에서 벌어지는 인권 억압의 문제는 관행이 뿌리 깊기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유엔에서 그렇게 학교체벌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학교현장에서는 그 뿌리를 뽑기는 커녕, 교권이 실추된다고 반대하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까.  아프리카로 가라고 놀려대는 언어폭력 역시 상당히 개선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체벌의 존속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에서 보듯이 젊은이나 노인이나 우리나라 보통사람들의 인권 감수성 지수가 높다고는 말하기 힘드니까요.체벌 문제에 이어 이제 우리나라 교육 주체들도 인종차별적인 폭언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논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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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2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과 같은 거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그 소년은 아마 친구들을 용서했을거에요. 제가 어렸을 때 몸이 약해서 도장을 다녔는데 그 후로 몸에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를 친구들도 알아차리더라구요. 그렇게 되니 복수하려했던 마음이 녹아내리더라구요. 전 곱슬머리인데 이것 때문에 별 소릴 다 들었죠. 중학교 때 한문 선생하고 영어 선생 그리고 국사 선생이 주로 그랬는데 "넌 순수한 한국인이 아닐거다."라곤 했었죠. 그런데 그 피해의식이 생각보다 오래가더라구요. 국사 선생 이씨는 종종 "옛날 같으면 어디 나하고 너희들하고 한 자리에 있을 수 있겠냐." 라고 자기깐엔 농담이겠지만 기분 나쁜 소릴 자주 했죠. 전주 이씨라 이거죠. 그런데도 어린 마음에 전주 이씨라고 다 저 선생 같지는 않을거다 라고 생각했죠. 같은 피부색을 가진 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피부색 다른 사람들의 심적고통은 헤아리기 어려울 거에요. '체벌을 유지하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이유로 차별하는 놈들을 체벌하자'로 바뀌면 좋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1-28 21:32   좋아요 0 | URL
오호라...실감나는 경험담이군요.제가 읽은 어느 복서의 수기엔 복싱 배운지 얼마 안되어 평소 자기 괴롭힌 놈에게 찾아가 도전했다가 실력이 덜되어 죽도록 얻어맞고 몇달 후에야 그 놈을 두들겨 줬다는 이야기가 나와있었습니다
.학교라는 곳이 인권억압이 수시로 벌어지는 곳이라서 인권억압인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되었는데 게다가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인종차별문제까지...아아...예전의 문제도 해결이 안되었는데...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네꼬 2009-01-30 17:55   좋아요 0 | URL
'차이를 이유로 차별하는 놈들을 체벌하자'로 바뀌면 좋겠네요. <-- 저도 한 표!

쟈니 2009-01-28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유리님의 전주 이씨 이야기, 와닿네요. 저도 예전에, 사회운동을 했다고 자랑하던 회사 동료가 이야기 도중에 자신이 '왕족' 출신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길래, 어이없어 하며 쳐다본 적 있습니다.
핏줄이니, 출생이니, 학벌이니.. 여러가지 차별을 정당화시키는 말 안되는 이유들이 사라졌으면 좋겠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1-28 21:36   좋아요 0 | URL
머리는 개혁주의자인데 손발은 수구반동들이 꽤 있죠.우리나라 단체들은 겉으로 내세운 구호는 진보 보수로 구분되지만 그 안의 관행은 별차이 없는 경우가 많지요.

Mephistopheles 2009-01-2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종차별이 이야기의 주제로 떠오르면 대부분 미국의 흑인차별이 주종을 이루지만 인종차별에 대해서 대한민국도 할 말이 없을 껍니다. 살짝 겁이 나기도 하지요. 우리나라의 그 지나치고 오버스러운 "순혈주의"가 한 순간 삐닥선을 타면 나찌와 별반 다를바가 없어져 버리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결코 순혈이 아니지요 이래저래 많이 섞인걸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30 01:23   좋아요 0 | URL
누군가가 백인들은 유색인종을 차별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유색인종을 천대한다는 말을 한적이 있더군요.실제로 우리나라의 어느 축제에 나찌 유겐트 복장의 청소년들이 등장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우리나라를 직접 지배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치의 만행을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후애(厚愛) 2009-01-29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종차별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게 참 서글픕니다. 언제쯤이면 인종차별하는 사람들이 깨닫을까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크나큰 상처와 충격이 된다는 걸 왜 모르는지 정말 답답하고 한심스럽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30 00:12   좋아요 0 | URL
예...아마 저 소년처럼 무술이라도 배워야지...하고 여기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네꼬 2009-01-30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명절에 외국에서 온 이들과 함께 보내는 프로그램이 생기는 건 (관행적이라 하더라도) 좋다고 봐요. 명절에라도 서로 좀, 억지로라도 그렇게 어울리고 그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고 무엇보다 우리도 정신 좀 차리고요. 근데 문제는 그런 '자리'를 마련하는 사람들의 무심함이죠. 억지로 만들었든, 정치적으로 올바른 의도로 만들었든 암튼 의도는 그런 게 아닐 텐데 결과적으로 "그 나라가 어디에 (붙어)있죠?"라고 묻는 그 배려 없음. 아마 TV를 보는 이들에게 그 나라에 대해 알려주려는 '선한' 의도로 질문했겠지만, 이런 땐 선한 게 아니라 '공정함'과 '똑똑함'이 필요한데 말이에요. 같은 말이라도, "가이아나가 어떤 나라인지 이 기회에 저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정도로만 말했어도 서로 좋았을걸. 아님 솔직하면서도 요령있게 "사실 가이아나는 한국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나라인데요, 솔직히 저도 그 나라에 대해 잘 모릅니다. 가이아나는 어디쯤에 있는 나라인가요?" 하고 물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요? 에그.

노이에자이트 2009-01-3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진행자의 말투는 점잖았던 것 같아요.그래서 더 아쉽죠.
명절에 다문화 가정이라든가 이주노동자들이 나오는 프로는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세계에서 가장 빈약한 동물상을 보이고 있는 이 땅의 산천.그 원인으로 일제시대 핑계도 대보지만 사실 알고 보면 해방 이후에 동물들이 더 많이 멸종되었으니 그다지 일본 욕만 할 것도 아닙니다.특히 육식동물들이 너무 없어서 생태계가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문제지요.우리나라에서 그런 대로 육식동물 노릇하고 있는 동물이 뭐가 있나요? 기껏해야 커다란 부엉이나 수리 종류요,포유류 중에서는 바로 생각나는 동물도 없습니다.아마 오소리가 떠오를텐데 요즘에는 오소리 밀렵때문에 이 동물들도 희귀동물이 되어가고 있답니다.너구리와 오소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두 동물은 전혀 다른 동물이고, 오소리가 더 싸움도 잘하지요.너구리는 식용으로 못쓰지만 오소리는 식용,약용으로 쓰기 때문에 남획이 상당하다고 합니다.심지어 제주도까지 가서 오소리를 밀렵한다고 하니까요. 

  사정이 이러하니 대형 육식동물들은 어떤 상태인지 불문가지지요.전세계 어디나 흔하게 있다는 여우도 멸종이 되었네 마네 하는 정도 아닙니까.하물며 호랑이는...말을 말아야지요.그런데 호랑이 중에서 제일 큰 아종이 둘 있었는데 그 하나가 카스피 호랑이입니다.이란이나 터키 쪽에 살던 아종인데,1970년대에 멸종되고 지금 중동에는 호랑이가 없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그리고 덩치가 큰 호랑이로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있지요.하지만 이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명칭은 잘 못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왜냐면 그 광대한 시베리아 지역에서 실제로 호랑이가 사는 곳은 러시아 저 동쪽 끄트머리인 연해주와 만주 일부 지역이니까요.시베리아 중앙 평원에는 이제 그 호랑이가 없습니다.그러니 시베리아 호랑이라고 하지 않고 러시아인들이 말하듯,우수리 호랑이라든가 아무르 호랑이라든가 해야겠지요.아니면 한자어로는 연해주 호랑이라고 하든가요.중국인들은 만주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보이기 때문에 동북호랑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만주족에게 지배를 받던 생각과 일본의 지배를 받은 만주국이 떠올라  만주라는 단어를 꺼리는 것 같아요.우리나라에선 전통적으로 우리 호랑이를 조선 범,조선 호랑이라고 했는데 고려 범이라고도 불렀습니다.또 표범과 구별하려고 칡범이라는 단어도 썼습니다.표범은 무늬가 반점이라서 붙은 이름이고 호랑이는 무늬가 줄무늬라서 칡범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동물원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를 한국호랑이라고 부르는 관행이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정착된 것 같습니다.하지만 학계에선 한국호랑이라는 용어를 따로 쓰진 않습니다.그냥 시베리아 호랑이에 속한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한국 호랑이와 시베리아 호랑이는 그냥 함께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하지만 한국 호랑이.일명 고려 범이란 아종이 정말 따로 없는 것일까요? 두 아종은 전혀 별개가 아닌지 하는 질문이 소수이긴 하지만 나오고 있습니다. 

 동물 문학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맹수 사냥 이야기를 신문에 연재하여 유명해진 김왕석 씨가 있습니다.30년이 더 지난 옛날부터  사냥 이야기를 썼는데 제 기억으로 고려 범이 시베리아 호랑이와 다르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김씨에 따르면 고려 범은 체격이  동남아의 벵갈 호랑이나 수마트라 호랑이보다는 크고 시베리아 호랑이보단 작습니다.또다른 특징은 시베리아 호랑이보다 더 색이 진한 황색에 칡무늬도 훨씬 진하다는 겁니다.그래서 털가죽 값이 시베리아 산보다 더 나갔다고 합니다.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그 사냥꾼 이야기 중에는 지리산의 유령 호랑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1920년대인가,30년대인가 지리산에 그때까지 못보던 호랑이가 나타났으니 덩치가 황소보다 더 크고 색깔이 연하여 백호였는데 한동안 주민들이 바깥출입을 못할 만큼 공포의 대상이었다...하는 이야기입니다.김왕석 씨는 이 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인데 산을 타고 어쩌다 지리산까지 오게 되었다...하고 해석을 했지요.어쨌든 이런 해석도 시베리아 호랑이와 고려 범은 종류가 다르다는 전제를 하고 있습니다. 

 북에서도 호랑이가 요 몇 년 잘 안 보인다고 합니다.표범은 몇 년 전 사진에 찍혔고 저도 방송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남한에서는 표범이고 호랑이고 심지어 시라소니도 요즘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한때 농가에 들어와서 닭을 잡아가서 악명 높던 삵괭이도 희귀동물이 되어 버렸으니까요.한국 호랑이가 시베리아 호랑이와 다른 아종이라고 학계에 보고하려고 해도 살아 있어야 이야기가 되는데, 볼 수가 없으니...안타깝기 이를 데 없습니다.남한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곳은 1921년 경북 대덕산인데,이 호랑이는 사냥꾼이 잡아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있고 박제는 없습니다.박제로 남아 있다가 최근에 창고에 처박힌 것은 1915년 전남 영광군 불갑산에서 잡힌 호랑이입니다.보관 상태가 더 좋다면 오래갔을텐데 목포 유달 국민학교에 전시되다가 최근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 폐기처분했다는 말이 있더군요. 

  대덕산 호랑이가 사진으로 유명한 반면 불갑산 호랑이는 그다지 유명세를 타지 못했습니다.자...그럼 불갑산은 어떤 산인가...영광 하면 바닷가요,굴비가 있는 법성포만 생각할 이들이 많겠습니다만 이 곳은 산악지대도 있습니다.불갑산은 해발이 500미터가 조금 넘는 산입니다만 그 부근은 고만고만한 연봉이 수없이 이어져서 함평에까지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습니다.여하튼 한때 빨치산 아지트가 있을 정도였으니 은신하기 좋을 만큼 숲도 우거진 곳입니다.특히 인근의 함평 대동 면에는 큰 인공호수가 있는데 여기는 철새도 많이 날아오고 산에는 야생동물들이 꽤 있습니다.수달,오소리,멧돼지 등도 심심찮게 나오지요.그래서 옛날에는 호랑이도 살았나보다 하고 추측은 할 수 있습니다.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 공통점이 우리 뒷산에는 호랑이가 산다고 다 이야기 한다는 점입니다.아마 그 곳 깊은 산골에 사는 촌로들 역시 그렇게 주장할 겁니다. 

  잊을 만하면 호랑이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나와서 방송을 장식합니다만 그 후 소식은 끊깁니다.아무래도 호랑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작년 가을에도 전남 강진의 한 산골에서 커다란 고양이과 동물의 발자국이 발견되어 표범이네 호랑이네 여러 말이 있었지만 며칠 안 가서 방송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남한에도 호랑이가 살고 있다면서 탐사하고 다니는 이들 중 임순남 씨가 유명합니다.임씨는 서울에서 가까운 곳으로는 파주 감악산에 호랑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하네요.10년전엔가 러시아의 호랑이 전문가가 와서 임씨와 함께 강원도 화천군을 답사하더니 호랑이가 살 수 있는 조건이라고 결론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하지만 그 뒤로도 뚜렷한 증거는 없고 잊을만하면  호랑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만 나오는 정도입니다. 

동물사진 찍는 사람들이 제일 욕심내는 것이 눈 속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이라고 합니다.만약 우리나라 호랑이가 시베리아 호랑이와는 다른 특산종이고 또 서식지가 발견된다면 전세계 동물사진가들의 욕망을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하지만 당장 발견되지를 않으니 난감하네요.올해에는 분명하지도 않은 호랑이 발자국 소식 말고 호랑이의 실물을 찍은 소식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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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23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언제부턴가 아무르 호랑이와 한국 호랑이를 같은 아종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더군요. 사람에 따라선 한국 호랑이는 멸종되었고 때문에 아무르 호랑이와는 별개로 선을 긋는 사람도 있죠. 호랑이에 대한 애착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표범이 처한 위기는 가려지는 경향도 있어요. 아무르 표범의 서식지 역시 아무르 호랑이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파괴되고 있고 서식지가 줄어든 호랑이가 표범의 영역으로 까지 와서 표범의 생존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더군요. 게다가 표범의 서식지 및 이동경로가 인공적으로 차단되거나 송유관 때문에 갈라져 짝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어 근친교배로 인한 기형이 태어나고 있다네요. 임순남 씨가 지적한 감악산 호랑이 서식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곳은 군사거점이거든요. 임진강이 관측 가능한 주요 고지라서 25사단의 방어거점이고 28사단의 유격장도 감악산에 있죠. 양 사단 모두에게 중요한 곳이라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습니다. 정말 발자국 가지고 감질나고 말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꼭 생존해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24 15:04   좋아요 0 | URL
보편적으로는 아무르 호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같은 종류를 중국에선 동북호라고 부릅니다만 아직은 보편화된 용어는 아닙니다.글쎄...한국호랑이가 나타나야 이게 한국호랑이다...아무르 호랑이와 다르다고 할텐데...사실 표범도 우리나라 것이 특산종인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아무르 표범은 호랑이보다도 마리수가 더 적더군요.마리수가 적으면 아무래도 근친교배 문제가 생기구요.
감악산의 사정을 들으니 궁금해지는군요.

후애(厚愛) 2009-01-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 호랑이 발자국을 발견했다고 난리를 피우더니 지금 또 시작이로군요. 정말 어이가 없네요. 물론 미국도 마찬가지지만요. 정말이지 발자국 이야기가 아닌 호랑이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싶은데 과연 호랑이가 우리나라에 살고 있을런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야생동물들이 너무 없다는 게 안타깝고, 돈 때문에 동물들이 희생양이 되니까 안타깝습니다. 그러니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밀렵꾼들부터 잡아 들이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밀렵꾼들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너무나 많이 멸종이 되어가니 너무 안타까워요. 우리나라에는 야생동물들이 과연 몇 백마리나 살고 있을까요? 정말이지 이번에는 발자국이 아닌 호랑이를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01-24 15:08   좋아요 0 | URL
한국 호랑이를 검색해보면 발자국 발견했다는 기사가 좍 뜹니다.하하하...우리나라 야생동물들은 숫자 자체보다는 포식자가 되는 동물이 없기 때문에 특정 동물이 지나치게 많이 번성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일본도 사슴이 너무 많아서 골치 아프듯 우리나라는 요즘 청설모와 멧돼지가 너무 늘어나서 산골 농사에 피해가 많지요.뱀이 없어지니 쥐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몇 년전 정부에서 뱀을 잡으면 불법으로 하는 법개정을 했습니다.정력제로 쓴다고 뱀을 너무 많이 잡아들였거든요.우리나라는 정력제로 쓰기 위해서 밀렵동물거래를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구닥다리 책에 지나치게 몰두한다는 말도 듣지만 원로들의 명저를 독파하면서 그들이 인용한 고전들을 하나 하나 찾아 읽어보려고 하는 편입니다.우리나라처럼 근대학문을 수용한지 얼마 안 된 나라에선 초창기 개척자 역할을 한 원로 학자들의 저작을 한 번 봐야한다는 의무감도 있구요.경제사라는 과목은 참 묘합니다.이게 경제학도 아니고 역사학도 아니고...두 학과 모두 그다지 내편이라고 해주진 않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매우 중요한 학문입니다.초창기 우리나라 경제사를 이끈 이들  중 조기준 (1917~2001)씨가 있습니다.특히 민족자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준 학자이지요.저는 그의 민족자본에 대한 견해에 찬성하지 않습니다만 근대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사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한 논문집 <한국자본주의 성립사론>은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이 책은 나중에 카터 에커트가 <제국의 후예>를 쓰는 데 자극을 주기도 했지요).그가 말년에 쓴 회고록에는 일제시대 일본 상지(조오치)대학에 유학갔을 때 읽은 독서목록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간단히 여기 소개해 드리지요. 

  물론 일제시대 때 대학생은 지금의 대학생과 다르지요.조기준 씨 역시 "당시엔 대학생이라면 큰 이상을 품었지,당장 눈 앞의 취직에 신경쓰는 이들은 주변 친구들한테 좋은 소리를 못들었다"고 했습니다.그래서인지 동서의 고전들을 읽고 학과 공부도 해당 분야의 고전 및 명저들을 독파하라는 교수들의 권유를 들으면서, 어렵기는 하지만 두툼한 책들을 통해 소양을 쌓았다는군요.그는 독일에 가서 철학을 하려고 상지대학을 갔습니다(당시 그 대학의 학생모집 광고엔 졸업 후 독일유학의 길이 있음이라고 써 있었답니다).예과 시절은 독일어 공부에 몰두했는데 독어는 일주일에 12시간,두사람의 일본인 교수와 세사람의 독일인 교수가 있었는데 독일인 교수들은 학생들이 알아듣던 말던 무조건 독일어로만 강의를 했답니다.일인 교수들은 문법과 해석 담당이었는데 그 중 한 교수는 유명한 독일인의 명문 몇구절을 갖고 와서 다음 시간까지 무조건 외워오라는 숙제를 내줬고 그 덕에 조기준 씨는 그때 외웠던 파우스트,독일 국민에게 고함 등의 구절들을 평생 기억했다고 합니다. 

  학부는 철학이 아닌 경제학과를 선택,사회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네요.당시 상지대학엔 마르크스 경제학,근대 경제학 모두 쟁쟁한 교수들이 있었다고 합니다.도다 교수는 경제원론을 담당하면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소개했는데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자본론>을 추천했고,기무라 교수는 근대 경제이론을 소개하면서 멩거<국민 경제학원리>제본스<경제학 원리>왈라스<순수경제학요론>을 추천했습니다.크라우스 교수는 베버의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을 반박한 논문으로 유럽에서도 명성이 있던 학자로, 화폐론을 강의....이런 교수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케네<경제표>아담 스미스<국부론>리카도<경제학과 과세의 원리>는 물론,마르크스의 주요저작을 비롯,마샬,멩거,왈라스의 고전적 저작들을 탐독했는데,이런 저작들은 당시 경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적어도 한번은 읽어보는 것이 의무요,상식으로 되어 있었고,그 기초공부 위에서 어떤 학파를 선택하여 더 깊이 연구하느냐 하는 것은 학생자신이 결정할 일이었다고 합니다.특히 고전파 경제학자들의 저작은 통독해야 했다고... 

  2,3학년에 이르러서 조기준 씨는 경제사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그 당시 독서목록---좀바르트<현대 자본주의> 베버<사회경제사><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쿠리셔<일반 경제사> 모르간<고대사회>엥겔스<가족,사유재산,국가의 기원>....베버의 저작은 문장도 어렵고 내용도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었다네요.1930년대 일본에는 마르크스 경제학이 학생들의 관심을 모아서 조기준 씨도 카우츠키,힐퍼딩,룩셈부르크의 저작들을 탐독했답니다.1942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만주국에서 일하는 중 해방을 맞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그의 회고록이 있는 1997년 신동아 3월호 4월호를 참고하시길...

 역시 초창기 경제학 원로인 신태환 씨의 회고록을 봐도 당시 대학생들이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나와 있는데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어마어마한 공부를 시키더구만요.이런 원로들의 학창시절 공부편력기를 보면 비록 일제시기이지만 민족을 초월해서 사제지간의 정을 느끼게 해준 일본인들이 등장하여 가슴이 찡할 때도 있습니다.그리고 노학자들이 읽은 책의 목록을 경제사상사나 경제학사에서 하나 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지요.아니...이런 책을 직접 읽었단 말인가...하면서요.알라딘의 동무들도 조기준 씨의 이 독서목록을 보고 분발해서 공부합시다.그래도 70년 전 일본의 수준은 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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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17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 보면 예전엔 20대 초중반만 해도 저서를 내거나 무언가를 남기곤 했는데 난 저 나이 때 뭘했나 돌아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죠. 확실히 공부하는 질과 양이 달라요.

노이에자이트 2009-01-1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비드 리카도는 온천에 휴가갔을 때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고 나서 나도 경제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해서 <경제학과 과세의 원리>를 썼다고 합니다.온천에서 국부론을 읽었다는 것도 대단하죠.더군다나 학계와는 무관하게 10대때부터 사업에 뛰어든 사나이였는데도요.

마늘빵 2009-01-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공부가 쉽지 않습니다. 이 정도는 해야겠다 싶은 목록과 커리큘럼이 나름대로 서있음에도 그 시작조차 하기가 쉽지 않아요. 주중에는 일한다고, 주말에는 또 만남 혹은 혼자만의 휴식을 취한다고 이러고 있으니 - 오늘도 어제 내내 달리다가 새벽에 들어와서 또 내내 잤는데 - 공부연은 따로 있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_-

노이에자이트 2009-01-18 01:00   좋아요 0 | URL
도서목록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절반은 한 거죠.짜투리 시간이라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면 되었지 시간을 얼마 할애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람혼 2009-01-18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자주 가는 한 서점, 그 서점을 50년 가까이 지켜오신 선생님 또한 상지대학 독문과 출신이신데요, 그 시절 '공부'하던 이야기를 가끔씩 전해들을 때마다 현재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채찍질이 되는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18 15:57   좋아요 0 | URL
상지대학의 히리가나 발음이 조치대학일 겁니다.그런데 요즘은 그 곳 학생들이 무슨 책을 읽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아마 옛날 같이 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그 분은 공부를 제대로 하신 모양이군요.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후애(厚愛) 2009-01-18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를 해 볼까 많이 생각을 하면서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너무 힘이 드네요. 무엇보다 이곳에서 책을 구하기에는 책값이 만만치가 않을 뿐더러 무슨 책부터 구입을 해서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도 되고요. 그래도 아직도 공부 하고픈 욕망은 든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18 15:56   좋아요 0 | URL
무슨 공부든지 다 마찬가지입니다만 경제...라는 단어만 들어도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이 많다고 하죠.저도 어려워 끙끙대고 있습니다...저는 요즘 경제사와 경제이론 계급론을 종합적으로 보려고 해요.그런데...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어렵네요.저는 헌책방이나 고물상,아파트 폐지수집일에 책을 구하니 돈은 그렇게 많이 안 듭니다.학계 최신 동향은 신문의 주말 독서란이나 학술계간지,특히 역사비평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가시장미 2009-01-1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히 알라딘 동무도 공부를 해야하는데, 출산이 코 앞이라 앉아 있는게 힘들어서 어려운 경제 책은 눈에 잘 안 들어와요. -_ㅠ 그래도 <자본론> <국부론>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은 예전부터 읽으려고 노력했던 책들 중 하나라 반갑네요. 읽으려고 노력은 했었으나 공부를 했다고는 말할 수 없기에 다시 읽으면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드네요.

참 조심해야 할 부분이.. 이런저런 쪼가리글만 읽고 그와 관련된 리뷰나 해설만 읽어보았던 책들에 관해, 그 맥이나 핵심을 알고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나도 모르게 그 책에 대해서 이야기 나오면 막~ 아는 척 하고 싶어지고 ㅋㅋ 그러다가 무식한 게 들통나서 창피했던 적도 있는데, 어려운 고전을 끝까지 읽고 그 책에 대해 자신만의 해석과 철학을 갖는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그래도 그 과정이 있어야 공부를 했다고 말할 수 있겠죠? :)

노이에자이트 2009-01-20 16:35   좋아요 0 | URL
프로테스탄트...는 은근히 교회사에 대한 지식까지 요구하는 책이라서 힘들더라구요.그래도 책은 얇은 편이라 부담이 덜하지만 국부론만 해도 엄청나게 두툼하죠? 그래서 안 읽는 책으로 유명하죠.저도 다른 해설서 보다가 그 인용한 구절만 찾아보는 정도예요.

쟈니 2009-01-19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에 나온 책들을 보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막 생깁니다. 늘 시간탓을 하는 제 게으름을 한번 더 뒤돌아보기도 하고.. 예전에 경제학자 이야기를 읽었는데, 리카도가 참 매력있는 학자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경제학자들 중에서, 리카도와 마샬이 관심이 갑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의 책은 읽지 못했네요. 아담스미스의 국부론도 건드리기만 하다가 결국 못읽고.. 마음을 다잡아야겠군요.

노이에자이트 2009-01-20 16:37   좋아요 0 | URL
고전파 경제학자 3걸-스미스,리카도,맬서스-는 인간성도 참 좋았다고 하죠.리카도와 맬서스는 학설 가지고는 싸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친했다고 합니다.처음엔 학술논쟁으로 시작하다가 나중엔 인신공격으로 번지는 사례는 외국도 많은데 그들은 참 인격이 된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1-19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와 저는 상극 중에 상극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1-20 16:37   좋아요 0 | URL
하하하...뭘 그런 말씀을...저도 메피스토펠레스 님에게서 많이 배우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