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지명도가 떨어지는 나라는 서럽습니다.자기 나라를 기자나 아나운서들이 착각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은 모두 유럽 나라들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그들도 나라 이름을 많이 혼동합니다.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도 아일랜드가 영국 영토인줄 안다거나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혼동하듯이 그들은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를 혼동합니다.
월드컵 예선에서 슬로베니아가 나오는 시합에서 아나운서들이 슬로베니아를 슬로바키아로 발음하는 것은 흔한 잘못 중의 하나입니다. 예전에 체코슬로바키아가 있었지만 20여년 전 이 나라는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었죠.그런데 슬로로 시작되니 슬로베니아를 슬로바키아로 잘못 아는 것입니다.우리나라에서도 그렇고 서양에서도 그렇고 슬로바키아가 슬로베니아보다 지명도가 높습니다.그러니 슬로베니아를 슬로바키아로 발음하는 거죠.중계방송하는 아나운서들이 슬로베니아를 계속 슬로바키아로 발음하는 것은 물론, 현지 안내인들이 슬로베니아 선수촌을 찾는 사람들에게 슬로바키아 선수촌으로 안내하기도 합니다.슬로베니아 사람들로서는 억울한 일이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라질 소설가는 파울로 코엘료입니다.제제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알아도 그 작가인 바스콘셀로스는 모른다는 사람이 많은 것에 비해서 파울로 코엘료는 행복한 편이지요.그가 쓴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배경이 바로 슬로베니아입니다.이 소설에도 슬로베니아를 모르는 사람이 많음을 묘사하는 장면이 있습니다.그러면서 코엘료는 슬로베니아 사람들의 처지가 자기 조국 브라질과 비슷하다고 동병상련의 마음을 내비칩니다.외국인이 브라질 사람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이렇게 말한다네요."아...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본 적이 있어요.정말 아름답더군요.". 외국인들이 슬로베니아를 모르듯, 브라질 수도가 부이노스 아이레스인줄 안다는 것입니다.
유고슬라비아가 아직도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20여년 전 외신에서는 유고 내전에 대해 많이 다뤘지요.전쟁이 끝나고 유고연방은 뿔뿔히 분리되었지만 특별히 발칸반도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유고연방 붕괴 이후의 발칸반도 나라들에 대해서 누가 얼마나 알고 있겠습니까.그래도 유고 내전 소식에서 늘 보스니아와 세르비아가 언급되어 이 두 나라는 귀에 익숙하겠지만 다른 나라는 어찌되었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슬로베니아도 바로 유고 연방 붕괴 이후 생긴 독립국가입니다.나이먹은 여배우들이 이승기를 괴롭히는 '꽃보다 누나'에 나오는 크로아티아 역시 유고 연방 붕괴 이후 새로 독립한 나라입니다.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한 플리트비체 역시 유고내전 때는 격전지였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신문 해외여행면에도 슬로베니아가 소개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물론 아직까지는 크로아티아 정도의 지명도는 아니지요.아마 유고 연방 이후 독립한 다른 나라들도 여행지로 각광을 받을 날이 곧 올 것입니다.자연 다큐멘타리로 본 마케도니아나 몬테네그로 같은 옛 유고연방에 속한 곳도 산악 경치가 뛰어난 곳이니까요.일단 지도책을 통해 이들 나라들의 명칭과 위치를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우선은 국명과 위치를 아는 것이 시작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