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의 표준말 실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그 원인은 경음화 현상의 남용입니다.더 강하고 거친 발음이 많아지고 있으며 오히려 서울 사람들이 호남 사람들보다 이런 추세가 강합니다.그리고 외국어 발음도 더 강한 발음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짜증이 확 밀려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돌아버리다"가 있는데 한때 일본어를 섞어서 "야마가 돌아버리겠다"는 말이 있었습니다.그것이 최근에는 "빡치다"로 대체되었습니다.야마보다는 빡이라는 복자음이 훨씬 더 자극적이고 강한 것도 요즘 이 표현이 대세인 이유입니다.일본어 단어를 대신해서 우리 고유의 표현이 들어왔다고 기뻐하기도 좀 뭣한 비속어입니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빡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인지 빡치다 이전에는 "빡쎄다"는 표현이 뿌리를 내렸습니다.고되다 힘들다와 비슷한 표현이지만 점점 발음이 강해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입니다.
서울 사람들이 잘 쓰는 표현이 어떻게 변했는지 예시해봅니다.
볶아먹다===뽂아먹다
잘 섞어주세요===잘 써꺼 주세요
불었다===뿔었다
조르다===쪼르다
줄었다===쭐었다
풀었다===풀렀다
새 것===쌔 것
다른=따른
그 외에 일본어 발음도 한국식으로 강해집니다.빠릿빠릿이란 일본어 단어가 위세를 떨치는 것도 복자음이기 때문입니다.일본어와 한국어의 합성어인 삐까번쩍도 그렇습니다.우리는 반짝 혹은 번쩍을 일본어로는 삐까삐까 라고 하는데 실제 일본어 발음보다 우리는 훨씬 강하게 발음합니다.예전엔 으리으리한 집, 으리번쩍한 집이라고 했는데 발음이 너무 온건하다는 죄로 추방되어(?) 삐까번쩍으로, 아예 요즘은 더 강한 삐까뻔쩍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억양은 분명히 표준말 억양인데 발음을 이런 식으로 하는 서울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그래서 점점 서울말=표준말 등식은 맞지 않게 되어가고 있습니다.영어 발음 잘못하면 무슨 큰일이나 된 듯 무식하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이 자기 나라 표준말 발음을 못하는 데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습니다.특히 방송진행자들까지 이런 독하고 강한 표현을 남발하고 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표준말 제대로 하는 서울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호남 출신인 내가 제대로 발음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