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간이 아닐 때 가끔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공부할 때가 있다.책도 빌려보고 또 그 곳의 책을 읽다가 독서일기에 신나게 적어두기도 한다.그런데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오던 어느 날.도서 대출실에서 일어난 일이다.그 때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 간의 조공관계에 대해 열심히 읽고 쓰고 있는데 갑자기 나이 든 아저씨의 목소리---여기는 공부하는 데가 아니다....나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었는데 사연인즉 이랬다.그 목소리 주인공은 그 도서관의 남성사서.그 곳은 도서관의 책을 읽는 열람실인데 중학생 일부가 시험 공부하려고 집에서 문제집을 가져와 풀고 있었던 것.그러니 시험 공부하지 말라는 이야기.그런데 공부하지 말라...내가 했던 고대 한중관계사 공부는 공부가 아니었던가.그 사람 이야기로는 내가 한 것은 책을 읽는 것이지 공부를 한 것은 아니라는 말인데...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특유의 용법인데 공부는 시험공부 밖에 없다.학교 다닐 때 그런 핀잔 한 번씩은 다 들어 봤을 거다.시험공부 외에 다른 공부-문학서적이나 역사학 공부-를 하면 넌 공부 안 하고 뭐하느냐!!  쓸 데 없는 책 보지 말고 학교공부나 해!!! 나도 마찬가지지만 초중고교 다니면서 시험공부 외에 읽은 책이라곤 가끔 본 잡지 빼곤 제대로 된 단행본은 거의 없는 것 같다.그런 식으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 자식들 낳아 역시 똑같은 소리를 해댄다.야....공부나 해라.쓸 데 없는 책 보지 말고...쓸 데 없는 책이라...성적 올리는 데 필요한 책 빼놓고는 모두 쓸 데 없는 책이라 이거지.

    직업이 성인 대상 영어 강의를 하다보니 방학 때나 되어야 청소년들을 만나는데 가끔 방학을 맞이하여 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영어 글쓰기 공부하러 내 강의를 들으러 올 때 나는 외국물을 먹은 적이 없는지라 여러가지를 물어본다.그 중 부러웠던 건 외국-주로 미국,캐나다-은 초중학교 때부터 책을 읽고 에세이를 체출하거나 토론하는 공부를 많이 한다는 것.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쓸 데 없는 공부를 많이 한다.내가 알아 본 바로는 중학교 때 골딩<파리 대왕>오웰<동물 농장>하퍼 리<앵무새 이야기>등을 공부한다고 한다.몇 년 전 소설가 이호철 씨가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를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우리나라 초중고에서 맨날 문제집이나 참고서만 공부시키는 통에 독서량에서 너무 문학대국에 뒤지는데 이를 대학 가서는 도저히 따라 잡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한 적이 있다.하긴 대학에 간들 뭐 얼마나 그동안 못 읽는 책을 읽는 것 같지도 않지만.나도 이호철 씨의 주장에 공감한다.그래서 겁나게 억울하다.

    먹고 사느라고 직업활동을 하는 사람이 독서를 한다고 하면 그 뭐라더라 자기 계발 도서라든가 뭐 그런거 안하고 인문 사회과학서적을 읽으면 이상하게 보는 풍조가 있다.여가를 보내기  위해 낚시를 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하면 음....그렇구나 하고 이해해 주지만 각주가 붙은 사상사나 역사책을 붙들고 있거나 하면 그런 책을 왜 보는가 하고 물어 보는 이들이 있다.더군다나 내가 대학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러니 왜 저런 짓을 하나 답답한 모양이다.내가 대학원을 나온 것도 아니니 박사과정 들어갈 것도 아닌데 왜 저러는가....하고 궁금한 표정들.더 솔직한 이들은 그렇게 질문한다.그런 거 해서 뭐해요?  즉 먹고 사는 데 도움도 안 되는 거 왜 하느냐 그 얘기다.낚시가 취미인 사람에게 어부가 되려고 하느냐고 묻지는 않는다.조기 축구를 열심히 하는 중년 남자에게 축구선수가 되려고 하느냐고 묻지도 않는다.그런데 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읽는 이에겐 그런 거 해서 뭐하느냐고 물을까.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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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8-08-2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지식인혐오증 내지는 반지성주의 풍토 때문이라고 봐야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1:56   좋아요 0 | URL
반지성주의 풍토는 상당히 위험하기도 합니다.누군가가 조장하기도 하구요.

로쟈 2008-08-2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세'나 '돈벌이'를 위한 공부가 아니면 '공부가 아닌' 것이죠. 인문학 강사만 해도 일단 밥벌이가 안되는지라 한심하게(혹은 안쓰럽게) 보는 것이 한국사회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쓰럽게 쳐다 보는 눈 빛이 더 곤혹스러운 법이죠.경제학이나 법학을 실용학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 분야도 기본적인 인문학 소양이 있어야 하는데요...요즘은 경제학은 돈불리는 기술,법학은 수험법학 이런 식이죠.

비로그인 2008-08-2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들 자신들이 공부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책상앞에 앉아있어야만
하는 줄 알고 공부하라는 것도 다 자식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키운 자식덕을 보고자 하는 내밀한 욕망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나이들면
다른사람 만나서 하는 말이 경쟁적으로 자식 자랑하는 것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요.
때문에 그것에 도움이 되는것이 시험공부이고 그것만이 공부라고 생각하는가봐요. 공부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느냐로 연결시키는데 여기에 대해 한마디
하면 그럼 돈 말고 뭐가 있느냐 라고 말들하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날 모여서 누구네 자식이 공부를 잘하네 못하네 누구네 자식은 어딜 취직했네 못했네...결국 그러다 말다툼하고 싸우고...우리 아파트에서도 명절만 되면 동네 다 들리게 싸우는 집안들이 있어요.성적이 나빠도 사람 노릇할 수 있다는 점을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하는데 어른들 자체가 인간이 덜 되어 있어서요.그리고 유리 님 말처럼 부모들 자신이 진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7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구들까지 이해하지 못하니 어쩌죠?

쉐아르 2008-08-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말씀하신데로 미국 학교에서는 독서를 많이 시킵니다. 그렇게 함으로 일찍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도록 도와주지요.

정작 중요한 공부는 생업을 가지면서 하게되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학교 때만 공부하는 것으로 인식이 너무 깊게 박혀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요즘 젊은 세대는 좀 좋아지는 것 같은데요. 블로그 하시는 분들만 봐서 그런 걸까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블로그하시는 분들만 보면 그렇게 생각하게 되지요.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란 구체적으로 몇 살 정도를 의미하시는지요?
 

   원래 이승만 초대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는 주장은 보수파 역사학자나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었다.임정을 빌려서 정통성을 부각시키자는 의도.오히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이들은 이런 시도에  대해 비판했다.특히 해방정국 막판의 1948년 남북협상에 나선 김구,김규식을 거칠게 비판했던 우익인사들이 당연히 이승만 지지자들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래놓고 임정을 등에 업으려고 하느냐는 비판이 주조를 이루었다.당시 임영신이나 이범석(임영신은 그렇다 치고 임정 당시 동료였던 이범석이 김구와 손을 끊고 이승만의 진영으로 가버린 데 대해 김구 및 한독당  인사들의 심정은 착잡했으리라)은 남북협상에 나서는 것은 공산당이나 하는 짓이라고 마구 몰아붙이기도 했으니까 이런 자들이 감히 임정의 법통을 잇네 어쩌네 한단 말이냐 하는,어찌 보면 당연한 항변이기도 했다.그런데 이제 아예 현정부와 일부 보수파들이 김구 김규식은 떨쳐 버리고 그래! 임정과 제 1공화국은 상관없다.어쩔래! 하고 나섰으니 참 변해도 많이 변했다.

   올해 월간조선은 건국의 아버지를 뽑는 특집을 했다.그래서 이승만 김구 김성수가 뽑혔다.김성수는 경제인으로,언론인으로 한 역할이 참작이 된 것이다.그런데 이때 독자편지란에 항의내용의 있었다.김구는 김규식과 함께 남북 협상에 나섰으니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했는데 왜 그가 건국의 아버지라는 거냐 하는 취지였다.음....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꽤 많군 하고 느꼈다.여태까지는 보수파라도 김구,김규식의 남북협상에 대해서는 애국적인 정열만은 인정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그런데 이젠 그 정도의 인정도 못해주겠다는 것 같다.

   1990년대에 솟아나오던 박정희 열풍은 21세기 들어와서 이승만 열풍으로 넘어가고 있다.박정희 재평가 작업이 정착되면서 박정희 사후에 태어난 세대들까지 그 부모 세대로부터 들어 주운 지식으로 박정희를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분위기가 발판이 되어 이제 이승만 차례가 된 것이다.최근 이승만 전기 중 주목할 만한 책 두 권이 나왔다.이승만 지지자로 유명한 미국학자 로버트 올리버의 이승만 전기와 조선일보 기자 이한우의 이승만 전기이다.올리버 전기의 번역본 제목은 매우 직접적이고 화끈하다.아예 <이승만 없었으면 대한민국 없다>이다.박일영 역.동서문화사에서 나왔는데 이 출판사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몇 년전엔 박정희의 어록을 출판하더니 이제 이승만 전기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내가 이 출판사에 대해 잊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천금성<황강에서 북악까지>라는 책 덕분이다.이 책이 무슨 책인지 아는가.전두환 전기이다.천 씨는 그 뒤로 이 전기집필을 했던 전력을 매우 부끄럽다고 한 적이 있고 그래서 요즘 천금성 약력엔 이 전기 집필 사실이 빠져 있다.이한우 기자는 요 몇 년 조선의 왕 전기를 왕성히 내고 있기도 하다. 사실 이승만 전기는 이미 그가 10여 년전에 냈다.그런데 이번 전기는 더 자료를 추가하여 제목도 바꾸어 한층 두툼해졌다.요즘의 건국 담론을 연상케하는 제목-<우남 이승만 대한민국을 세우다>.이한우의 이승만 평가는 다음과 같다.....누가 뭐래도 조선과 대한제국의 멸망 그리고 식민지라는 공백을 거쳐 1948년 대한민국이 탄생하기까지 근대 혁명의 정통성을 이은 사람은 이승만이다.전근대와 근대의 모든 사상은 이승만으로 흡수되었다가 다시 이승만을 통해 후대로 전달되고 확산되었다....

   이제 역사논쟁은 그동안의 분위기와도 조금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임정과의 관계도 아예 끊어버리자는 현재의 건국담론은 우리나라 보수파의  자신감일까.박정희 띄우기가 먹혀들어가니 이제 이승만이라는 결론이다.우리는 이미 김영삼 정부 때 서울의 유수한 대학생들이 여론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박정희를 꼽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지금처럼 한나라당과 정부 그리고 거대언론이 이승만 띄우기에 대대적으로 나선다면 과연 이 공세를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까.뉴라이트의 학술계간지 <시대정신>을 경총이나 전경련에서 도서관에 무료 기증하고 있고 기존의 경제 교과서가 좌익편향이라면서 기업편향적인 경제교과서를  군대에 무료배포하고 나선 단체는 대한상공회의소다.엄청난 사상공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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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8-2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동북공정'만이 문제가 아니군요. 한데, 민족주의도 아니고 (전경련도 나선 걸 보면) 국가주의도 아니고, 이게 무슨 포지션인지...

노이에자이트 2008-08-2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경련이라고 도장이 쾅 찍혀 나오죠.

2008-08-24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4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08-08-2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왠지 1984의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 주인공이 하던 직업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 직업이 그동안의 역사를 지우는 일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왠지 우리나라 지식계도 그런 직업이 생겨나서 활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루쉰 선생의 글 중에 '먹으로 쓴 거짓말이 절대 피로 써놓은 사실을 감추지는 못할 것이다. 피는 먹으로 쓴 거짓말에 의해 가려지지 않으며 먹으로 쓴 만가에 도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힘도 그것을 압도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기만할 수도 없고 압살할 수도 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라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과연 거짓된 글들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네요. 사상공세를 통해 우리는 모두 지배하려는 '빅브라더'가 분명히 존재할 것 같다는 서늘한 느낌은 이 여름에 저 혼자만 느끼는 걸까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4 20:23   좋아요 0 | URL
설마 했는데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루쉰 선생의 말은 정곡을 찔렀네요.

루쉰P 2008-08-2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이에 자이트님의 서재는 처음 방문했네요. 제 서재에 와 주셔서 감사하고, 찾아오신 분들에게 민망하지 않도록 잘 꾸며 놓을께요^^그리고 글도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컴을 좀 잘 안해서요^^ 너무 늦게 댓글을 봤어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4 20:24   좋아요 0 | URL
아...그러셨군요.기대하겠습니다.

率路 2008-08-24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편향된 논리가 실제 사회 저변에 얼마나 파급되고 있는지/파급될 수 있을지가 조금 궁금해요. 너무 어이가 없는 논리들이 횡행해서 '그'사람들만의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나름 자신들은 이름있는(?!) 단체에서 마저 대놓고 이러고들 있으니. 사실 이승만 띄우기는 좀 자살골 같은데 말이죠. 박정희의 5.16도 형식적으론 이승만을 무너뜨린 4.19혁명정신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러고보니 4.19정신 어쩌고는 지금 헌법 전문에도 나와있는데, 이승만 띄우기야말로 그사람들 말마따나 '헌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헌적 발상'아닐런지...-_-;;;;;

노이에자이트 2008-08-24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정희 찬양이 20대들까지 먹히고 있는 걸 보면 부모들의 영향이 중요하겠죠.그리고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고 다들 강조하지만 정작 자식이 역사공부하겠다고 하면 그거 해서 뭐하냐.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하는 부모들이 많죠.

파란여우 2008-08-25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박근혜를 '청빈과 구국의 잔다르크'로 모시는거 아니겠습니까.
레드 콤플렉스라고 하는데 저는 더 나아가 왼쪽 열등감에 시달리는 논리를 보면
아직 이 나라의 민주는 향후 1세기는 더 기다려야 하는가 하는 암울한 생각도 듭니다.
귀신이(이승만, 박정희)득세하는 국가에서 상공회의소라고 별 다를까 싶지요 뭐.
오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가두행진 보면서 대형 태극기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8-26 16:00   좋아요 0 | URL
귀신 장사가 꽤 되니까 상공회의소가 나서겠지요.가두행진? 음...점점 옛날 대한뉴스 같아지는군요.

비로그인 2008-08-26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정희 떡밥이 제 또래에서 잘 먹힌다는게 부끄럽습니다.
새롭게 들고나온 떡밥이 박정희 보다 오래된 이승만이라니...
이것 마져 덥석 물어버린다면 정말 암울할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6 16:03   좋아요 0 | URL
박정희 이승만 할아버지보다는 역시 소녀시대의 유리가 좋지요.소녀시대가 주는 떡밥은 다 먹을 거야~~~
 

     예전엔 건국과 정부수립이라는 용어를 그냥 혼용했다.그런데 요즘 일각에서는 건국이 맞다는 주장을 떠나 아예 광복절을 건국절로 하자는 움직임조차 있다.나는 평소 보수파의 글도 상당히 많이 읽는 편이라 어느 정도 그들의 주장에 익숙한 편이지만 이번 정부만큼 경직된 이념을 주장하는 경우는 역대보수 정부와 비교해도 매우 특이하다.이번에 검토할 논문은 <시대정신 2008년 여름호>에 실린 이주영 (이승만의 건국활동과 좌우합작론의 극복)이다.참고로 이 계간지는 뉴라이트에서 펴내는 학술지이며 이 곳 광주 광역시에는 작년까지는 경영자 총연합회에서 도서관에 기증했다가 올해엔 전국경제인 연합에서 기증하고 있다.이주영 씨는 현재 우남 이승만 연구회장이다.

   이 논문은 이승만이 국내외의 좌우합작주의자들의 방해와 회유를 뿌리치고 일제시대 때부터 지녔던 반공이념을 관철하여 대한민국 탄생을 이끌어 냈다고 주장한다.특히 좌익과의 투쟁도 투쟁이지만 김구,김규식,여운형 등 좌우합작 주의자들과의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논문의 일관성은 뚜렷하지만 결론에서 두드러지듯이 교조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반공이념이 강경하다.

   이승만의 단독정부론을 반대하는 세력에 미국 국무성의 비둘기파를 지목한 것 까진 좋은데 이들을 좌파 이념이라고 한 것은 좀 그렇다.하기야 이 논문엔 김구나 김규식도 좌우합작,남북협상론자이니 역사에서 배척해야 될 노선의 주창자라는 투의 주장을 하는 정도니까.특히 하지가 좌우합작을 추진한 것을 들어 마치 이승만의 발목을 잡는 좌익에 동조하는 인사인 것처럼 주장한 것은 묘하다.사실 하지와 이승만의 갈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었는데 미국 측 학자도 하지는 이승만 지지자라고 밝힌 적이 있다.

   미소 공동위원회는 김규식,여운형의 좌우 합작 활동과 동시에 일어났으며 이때 이승만은 단정노선을 밀어붙이려고 미국의 조야에 직접호소를 하러 간다.여기서 장개석은 애초의 김구 지지에서 변하여 이승만의 강력한 반공주의를 지지하게 되었다고 이주영은 주장하고 있다.이때 이승만은 미국에서 귀국 도중 도쿄에서 맥아더의 도움으로 중국에서 장개석을 만났다.1947년 초의 이 만남에서 장개석이 김구보단 이승만을 지지하게 된 원인으로 이주영은 공산당과의 내전을 통해 반공주의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이승만 맥아더 하지의 관계에 대해선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주영 씨가 가장 강경한 반공이념을 내세운 것은 말미의 결론이다.그는 제헌헌법의 전문에는 임시정부와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문구가 없음을 주장한다.3,1운동의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한다는 구절을 임시정부를 계승한다는 식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특히 이주영은 1948년 5월 31일 제헌 국회 개원식에서 이승만이 "이 국회에서 건설되는 정부는,즉 기미년에 서울에서 수립된 민국정부의 계승이니"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1948년에 수립된 대한민국은 상해 임정이 아닌 한성 임정을 계승한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이에 김구도 수긍했다고 하면서.

   우리 헌법개정의 역사를 보면 전문에 3,1 운동 뿐 아니라 대한민국 임시정부(상해 임정-중경 임정)가 직접 나타난 것은 1987년 10월 제 9차 개정헌법에서였다. 이주영은 이에 대해 당시 6.29선언 이후 좌경화의 분위기에서 일어난 결과라고 했다.또 이로써 대한민국은 반공국가에서 좌우합작국가로 바꾸어 감을 의미한다고도 하며 그 이유로 임시정부는 1942년부터 좌파들을 받아 들인 좌우합작정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그의 글을 직접 인용하면 

     ...이러한 체제변화는 이승만을 비롯한 건국의 아버지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뜻밖의 결과였다.예상치 못한 변화 때문에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은 국가 정체성 문제에서 혼란에 빠졌고,그 결과 좌파와 우파가 정면으로 대결하는 이념적인 내전 위기를 겪었던 것이다....

   예전의 보수정권들도 초대정부를 임시정부와 이렇게까지 갈라놓으려고 하지는 않았다.심지어 올초에 월간조선이 특집으로 마련한 건국의 공로자로는 이승만,김성수와 함께 분명히 김구를 포함시켰다.하지만 이번 ,정부 및 우익들의 8,15행사에선 임정과 김구를 이승만과 완전히 떼어놓아버렸다.그동안 임정과 역대보수 정부를 어떻게든 이어보려고 했던 이현희 같은 보수파 학자들은 이번 행사가 굉장히 당혹스러웠을 것이다.최근엔 박정희를 높이 평가하는 두툼한 전기까지 내면서 보수색채를 강조한 그였는데...

   나는 현정부가 실용주의 정부가 아니라고 본다.대단히 이념지향적이고 그것도 역대 보수정부 중 가장 교조적인 반공이념을 내세우고 있다고 본다.임시정부,김구와 이렇게까지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를 아직까지 모르겠다.그들의 행사엔 건국만세! 이승만 만세! 만 있었다.이제 김구마저 안고 갈 필요가 없으니 이 참에 확실히 정리하자고 방침을 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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率路 2008-08-2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정말 이념 과잉의 정부 같아요. 뭐 작년만해도 걸핏하면 '경제가 어려운데 XX가 웬말이냐'운운하던 사람들이 벌이는 짓이란게 죄다 이런 것인지라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_-;;;;

노이에자이트 2008-08-2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용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사상에 대해 유연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까요.

바람돌이 2008-08-2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라이트가 지나치게 뜨고있죠? 역시 명바기랑 코드가 맞겠죠.
식민지 청산의 부재가 이념적으로는 뉴라이트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좀 심하다 싶네요. 도대체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해부를 해봐야 하는데....

노이에자이트 2008-08-2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정과 이승만을 분리하는 작업은 뉴라이트 내부에서도 입장정리가 안 되어 있습니다.제헌헌법이 임정을 계승한다고 봐야한다는 견해를 뉴라이트 학자인 김세중 씨가 주장하고 있기도 하니까요.사실은 해방 직후도 일제 때 행적이 의심스런 이들은 임정에 묻어가려고 했는데 말이죠.제 생각으로는 뉴라이트 내부에서도 이번 건국절 파동에 대해서 자체 논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제가 그 쪽 계열 학자들의책이나 논문을 상당히 보기 때문에 그들의 논리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거든요.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비로그인 2008-08-23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정을 부정하든 임정과 연계하려하든 목적은 자신들에게 정통성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함이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3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그렇습니다. 보수파 역사학자들 중에는 임정의 법통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내려온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태까진 꽤 많았죠.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중 독일의 파울 하이제가 있다.우리나라엔 그다지 애호가도 없고 독일 문학사 책을 봐도 그다지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중단편이 재밌고 짜릿해서 잊을 만하면 펼쳐들어 그의 작품을 읽는다.그의 중편 중 <심장 피의 동화>가 있는데 주인공인 남자는 젊은 시인 지망생이다.어려서 시와 노래에 소질이 있어서 부모님 생신날 시도 지어서 기쁘게 해드리는 건 좋은데 이 친구가 고교생이 되어서 장래 무슨 대학 가서 무슨 직업을 얻겠느냐고 물으니 시인이 되겠다는 거다.걱정이 태산 같은 그의 아버지가 하는 충고.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다.

   얘야.시나 소설을 쓰겠다고 훌륭한 사람들이 결심했다가 굶은 경우가 많단다.그러자 이 소년 왈,아버지 괜찮아요.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잖아요.그리고 성경을 보면 뜰에 피는 백합까지도 하느님이 다 살 길을 마련해주신다 했으니 염려할 것 없어요....운운....

   이 소설의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서 계속할 것은 없고 작가인 파울 하이제는 만년에 독일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타는 소설가가 되어 영예와 안락한 생활을 계속하며 천수를 누리다가 갔으니 행복하게 산 인생이라 하겠다.

   장흥이 낳은  유명 소설가 이청준과 한승원은 동향이다 뿐이지 소설의 성격은 다르다.한 씨가 훨씬 토속성이 짙다.직업을 전전한 과정도 다르다.이청준 씨는 거의 전업으로 소설을 썼지만 한승원 씨는 젊어서 교사 노릇을 꽤 했다.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한승원 씨는 교사직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을 선언한다.예나 지금이나 공무원과 교사는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힌다.며느리감 사위감으로도 점수가 높다.요즘 대학도서관과 동네 독서실 가보면 취직 준비하는 이들의 십중팔구는 공무원 시험 아니면 교원 임용고사 준비하는 이들이다.한승원 씨의 그 선언을 듣고 부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애들도 있고 한참 돈 들어 가는 때에....다행히 한 씨는 전업 소설가가 된 뒤에도 성공하여 이름을 남기고 있고 딸인 한강 씨도 유망한 젊은 소설가로 장래를 촉망받고 있으니 이 정도면 성공한 경우다.

   이제 이야기할 전우 씨는 비극적인 사례에 속한다.경기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그는 시를 좋아해서 작사가가 된다.이 쟁쟁한 학력.하지만 그가 활약하던 60년대 70년대엔 우리나라에 저작권이란 개념이 없던 시대였다.작사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숱한 히트곡을 작사한 그였지만-배호의 안녕,안개 속에 가버린 사랑,누가 울어가 그의 작사다-늘 쪼들려 살았다.결국 아내와 별거하기에 이르른 그는 이혼하자는 말을 듣고 만다.그리고 그 충격이었는지 술에 절어 행려병자 신세가 되어 42세에 사망.그의 아내도 별로 오래 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고 만다.전우 씨 말년의 처절한 히트작 여보 정말인가요는 그가 아내를 생각하면서 쓴 가사라고 한다.노래는 남진과 함께 목포출신의 인기 가수였던 이수미 씨.나중에 강경화 씨가 리메이크했다.추천해 줬더니 인터넷을 통해 들은 20대들도 노래가 좋다고 하더구먼.

여보 정말인가요---작곡: 남국인, 작사: 전우, 노래: 이수미

여보 정말인가요.이렇게 떠나신다니 기적소리 구슬퍼 바람도 울며 섰는데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 못하고 그늘 뒤에 숨어서 혼자 깨무는 입술

여보 정말인가요 이렇게 떠나신다니.

# 아아...국문과,독문과,불문과,철학과가 없어지는 대학교라...정말인가요.이렇게 없애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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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17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TL

노이에자이트 2008-08-1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또래들은 제가 이런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청승이다...그랬죠.제 또래들은 거의 모르는 노래거든요.문,사,철이 고개숙이는 시대라서 글 쓰다가 이 노래 생각이 나서요.

로쟈 2008-08-17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남 얘기가 아니네요.--;

노이에자이트 2008-08-1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플 땐 아예 슬픈 노래를 들으면 후련해지지요.

BRINY 2008-08-17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문과를 한국어 문화학과, 문화컨텐츠학과..등으로 바꾸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 2008-08-18 22:40   좋아요 0 | URL
오...요즘에는 콘텐츠라는 말을 남용하더라구요.

비로그인 2008-08-18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려서 그런말을 들었죠. 뭐가 되고 싶다 라고 입력하면 그런거해서 밥 먹고 살겠냐
라고 프로그래밍 된 듯한 반응이 출력되곤 했었죠. 결국 인생은 자기에게 달린 일이지만
자식의 꿈을 뭐든지 돈으로만 환산하려는 부모들의 태도는 지금도 마찬가지고 거기에 대해선
강한 반감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서평사이트 개설 축하드립니다 ㅅㅅ

노이에자이트 2008-08-18 23:21   좋아요 0 | URL
그래서 대학학과 정할 때 쯤에 부모와의 갈등이 평생을 가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아요.
자주 오셔서 좋은 글 남겨 주세요.

푸하 2008-08-1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잘 봤습니다. 노래를 들어봤어요. http://blog.daum.net/risrister/5421461

노이에자이트 2008-08-18 23:22   좋아요 0 | URL
노래가 슬프죠...50-60대들이 좋아하는 노래예요.저는 몸매가 20대구요.목소리는 10대죠.다른 사람들은 이런 주장에 항의하는 이들도 있어요.

바람돌이 2008-08-18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노이에자이트님! 초면인데 닉네임이 너무 어려워요. ㅎㅎ
대학들이 정말 이제는 너무 심하게 가는군요. 기본학문이 경시되는 대학과 학문풍토라... 참 이건 분명히 아닌데도 모두들 눈이 멀어있는 현실이 슬프네요.

노이에자이트 2008-08-18 22:45   좋아요 0 | URL
어려우면 그냥 노자라고 해도 좋고 노이에라고 해도 좋아요.대한상의에서는 자기들이 싫어하는 교수 강의 듣는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해서 취직을 못하게 하겠다고 엄포도 놓고 무서워요...
 

    임화! 박헌영,이강국,설정식 등과 함께 미제 고용간첩 혐의로 처형된 사나이.천재 시인으로 통했고 카프의 투사요,미남으로 이름났기에 영화에까지 출연한 그의 최후는 덧없다 못해 처량하기까지 하다.사형선고를 받고 죽음만을 앞 둔 그가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김일성을 찬양하는 시를 짓는다.이미 남로당의 동지들이 다들 죽음이나 철창신세를 예약하고 있던 그 시점에.그렇게 살고 싶었을까.인간이 이렇게 약한 존재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두 번 결혼했다.첫번 째 결혼상대는 이귀례.그녀의 오빠는 임화와 함께 카프에서 활약하던 사상동지 이북만.이귀례와 임화는 당시 진보적인 젊은이들처럼 자유연애에  동거까지 감행하면 그 사이에 딸 혜련을 둔다.하지만 임화가 조선 공산주의자 협의회 사건으로 3개월의 옥고를 치르고 1941년 전주사건으로 카프가 해산되자 임화는 건강이 더욱 악화되었다.전부터 앓던 폐결핵이 더 심해진 것.부부간의 금실도 예전같지 않아 멀어지더니 결국 합의 이혼하고 만다.

   두번째 아내는 소설가 지하련.본명은 이현욱.임화가 폐결핵 치료차 마산으로 요양갔을 때 만났다.그녀는 한국전쟁 중 만주에 피신해 있다가 남편의 사형소식을 듣고 북으로 왔지만 남편의 시신 수습도 할 수 없었다.그녀의 마지막은 증언이 엇갈린다.투신자살설과 자강도 회천 부근 오지의 교화소에 끌려가 지내다 1960년 경 병사했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의 대한정책에 관한 문서수집에 평생을 바친 방선주 씨가 젊은 현대사학자 정병준 씨와 함께 미군 문서에서 이강국,이승엽,임화 등이 미군정에서 간첩으로 고용되었다는 문서를 발견하면서 임화는 또다시 화제의 중심이 되는 듯 했으나 실제 파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그전부터 현대사를 연구하던 이들은 굳이 그 문제를 건드릴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인지 반응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임화가 미군정에 포섭되었음을 소설로 그린 마쓰모도 세이죠<북의 시인 임화>가 이미 1980년대에 번역되어 나왔지만 판매부수는 미미했다.이제 사람들의 뇌리에서 이런 문제는 화제거리 자체가 안되는 것일까.

  그가 어떤 혐의가 있었던간에 한 개인으로서 그의 가족사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그래서 갑자기 생가나는 노래 가사.이 노래 작사작곡이 누군지 모르겠다.노래는 배호 제목은 위자료.이혼을 소재로 한 노래가 몇개 있는데 이 노래의 가사가 가장 처절한 것 같다.

다시 못 올 고운 정을 심어 놓고 조용히 가버린 차디찬 마음 저 산너머 행복이 있다하지만

꿈같은 나그네 길 가버린 님아 돌아오라 못 잊을 그대여.

별도 없는 캄캄한 밤 하늘 아래 나 보기 역겨워 떠나는 당신 돌아서며 남겨 놓은 안녕 한마디

백년을 단 둘이서 살자던 님아 돌아오라 못 잊을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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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8-1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로선 비극적이지 않은 가족사가 차라리 드물었던 게 아닐까요? 예전에 김윤식 교수의 <임화 연구>를 읽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십수 년 전이네요.--;

노이에자이트 2008-08-15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좀 똑똑한 인물들이 그랬죠.월북문인들의 사망시기는 워낙 엇갈리는 설이 많아요.김순남은 임화의 시에 곡을 붙여 인민군가를 작곡한 적이 있는데 1980년대까지 살아 있었다고 합니다.
지하련의 소설이 최근에 다시 나왔더군요.누구였더라..하다가 아...임화의 부인! 하고 생각이 문득 떠올랐죠.
요즘 김윤식 씨는 일제 때 조선인이 만주를 그린 문학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더군요.저도 관심분야입니다.

순오기 2008-08-16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순남, 임화, 한설야~ 월북을 이유로 금서였던 시대에 배웠던지라...

노이에자이트 2008-08-16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다들 해금되어서 작품을 볼 수 있죠.근데 저 노래 작곡자는 알아냈어요.백영호 씨.동백 아가씨 작곡자예요. 작사가만 알면 되는데...아시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