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님의 서재에서 박칼린에 관한 글을  접하고 궁금하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요즘 넷을 뜨겁게 달구는 다른 축인 <슈퍼스타 K 시즌2>의 그들을 보게 되었다.

보는 동안 소름이 돋았는데,
이건 전율이라기 보다는 공포 영화를 볼 때의 오싹함에 가까운 것이었다.

내 나이 스물 하나때는,
설익었었지만 기고만장하였다.
내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고,
그리하여 옹골찬 존재를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함 따위는 알지 못했고,

내 자신을 꾸미고 포장하여
자꾸만 드러내고 돋보이고 싶어했었다.

그래서,나이 스물 하나인 친구가
그것도 둘 중 하나는 떨어져야 하는 경쟁에서 어떻게 배경이 될 수 있었는지 궁금 하였다. 
주체가 되는 삶도 멋지지만,
주체가 멋지기 위해서는 두리뭉실하고 모호한 배경들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좀 챙피한 비교인지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게 되는 게 아닐까?

근데 마음과는 다르게 머리는 이런 말도 한다.
열심히 하는 것과 미치는 것은 다르다.
단지 연습하는 것만으론 부족한 게 있는 법.


김선우 시인이 맞나 모르겠다.
"상처 속에 함몰되지만 않는다면 상처받음은 살아있음의 생기발랄한 증거이기도 하잖아요." 

 




<내 입에 들어온 설탕같은 키스들>
김선우 지음 / 미루나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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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14 04:09   좋아요 0 | URL
음..

네.. (^^)

양철나무꾼 2010-09-14 23:30   좋아요 0 | URL
음?
네~(,.)

마녀고양이 2010-09-14 08:30   좋아요 0 | URL
슈퍼스타 K는 손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어서 못 보겠더라구요.
외국의 비슷한 프로는 그나마 애정도 느껴지는데,
우리나라는 모방의 버럭이랄까...... ㅠㅠ
시즌 2는 좀더 나을까 모르겠네요~

20대 초반, 참 무모한 나이였지요.
25살만 되두,, 다 늙은거 같고. ^^

양철나무꾼 2010-09-14 23:45   좋아요 0 | URL
음~제 스물 한살은 청바지를 입은 채로 쓰러져 잠드는 나날이었어요.
공부하기 힘든 과였는데,거기다가 방송국이라는 자치기구 활동까지 했었죠.
과에서 너갱이 빠진 녀석이라는 소릴 듣고 다녔고,
방송국에서도 별로 환영받지 못했어요.(저희 과에서 유래가 없었죠~)

어쨌던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은 못했었습니다.
이런 생각도 나는 군요.
그날 저녁 방송에 나갈 인터뷰를 어렵게 어렵게 땄는데,
제 목소리가 들어갔다고,
제 목소리 다 잘라내고 편집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마녀고양이 2010-09-15 15:58   좋아요 0 | URL
속상했겠다.... 그렇게 편집당하면. ^^
그런데 참, 에너지가 넘쳤군요?
학교 공부도 만만치 않았을건데.........

양철나무꾼 2010-09-15 17:04   좋아요 0 | URL
그때는 왜 제 목소리가 들어가면 안되는 줄 몰랐어요.
"이쁜 내 목소리 들어가는 게 뭐 어때서?"
프로듀서와 아나운서의 역할 분담을 몰랐었고,
무엇보다 마음에 남게 거절이나 소외 당해본 경험이 그때까진 없었나 봐요~

누군가는 알아야할 모든것을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하는데,
전 알아야할 많은 것을 대학 방송국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죠.
그걸 아직도 울궈먹고 있구여,ㅋ~.

lo초우ve 2010-09-14 08:38   좋아요 0 | URL
난 <슈퍼스타 K 시즌2> 책 제목인줄 알았거든요.
아휴~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네요 ..이프로 지금 첨 알았어요 ㅎㅎ
나 스물한살때에는 굉장히 감성적이었고,
옆구리에는 늘 책을 서너권씩 들고 다녔고,ㅋ
친구들과 자주 만나 음악듣기를(음악다방)즐겨했는데 ㅎㅎ


양철나무꾼 2010-09-14 23:49   좋아요 0 | URL
전 미드 제목인줄 알았어요.
텔레비젼은 기꺼이 안 보는 데,
미드는 보고싶어도 못 보는 게 실은 몇 개 있거든요~

님도 한 감성 하셨나 보네요?^^
저는 중1 때 고모 따라 음악다방을 처음 갔었어요.
그때 신청곡 아직도 기억나요.
What can I do였어요.
제가 부스 유리창을 똑똑 두드리고 또박또박 외워서 발음 했었거든요~^^

프레이야 2010-09-14 09:24   좋아요 0 | URL
김선우의 설탕같은 키스들,
저 책의 표지를 전 아주 좋아해요.(내용보다 표지? ㅎㅎ, 아니 내용도요)

양철나무꾼 2010-09-14 23:52   좋아요 0 | URL
네,김선우의 수필집은 훅~하는 경향이 있죠?^^
시집은 둥글기도 하고 뾰족하기도 하고 조화로운 데 말이죠~

저도 표지는 마음에 드는 데,제목은 좀 별로예요.
키스가 설탕 같기만 하다고 누가 그랬냔 말이죠~ㅠ.ㅠ

라로 2010-09-14 11:20   좋아요 0 | URL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 전 머리만 들볶구다녔어요,,ㅋㅋ
김선우도 찾아보고 싶네요,,

양철나무꾼 2010-09-14 23:55   좋아요 0 | URL
덕분에 지금도 말랑말랑한 머리를 가지고 계시잖아요,ㅋ~.
김선우,전 괜찮던데요.
님껜 어떨런지요~

hnine 2010-09-14 12:25   좋아요 0 | URL
김선우 시인은 얼굴도 예쁘고 목소리도 예쁘고 시도 잘 쓰고요 ^^
생각해보니 저는 지금도 스물 한 살 같아요. 즉, 그때와 다름없이 여전히 설익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 꺼려하고, 불안정하고요. 계속 그렇게 가려나봐요.

양철나무꾼 2010-09-14 23:59   좋아요 0 | URL
그쵸~^^
외모랑 목소리랑 글이랑 조화로운 사람 중 하나인거 같아요.

계속 그렇게 갈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전 그때가 때때로 그리워요.
어떻게든 변화할 수 있는,채워 가질 수 있는 결여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요~^^

세실 2010-09-14 14:22   좋아요 0 | URL
어머 둘다 노래 잘했는데 누가 합격했나요?
시집 제목이 참 달콤해요^*^
스물한살이면 대학 2학년 그때?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며 놀았죠. ㅎ

양철나무꾼 2010-09-15 00:02   좋아요 0 | URL
음~이 상황에서는 남자 쪽이 합격했는데,
나중에 여자 쪽도 올라왔다고 하더라구요.

세실님의 스물 한살 시절은 왠지...
시집 한권 옆에 끼고 ,샤방샤방 치마를 펄럭이며 나비 같으셨을 것 같아요.

yamoo 2010-09-14 23:00   좋아요 0 | URL
저는 21때 뭘 하고 있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아요!! 군대갈 준비를 했던거 같긴 해요..ㅋㅋ
아, 생각났다..키 174센티 여자하고 미팅한 것이 기억 나네요...왜냐면 제가 헌팅했거덩요..ㅋㅋ 요것만 기억나요..

양철나무꾼 2010-09-15 00:05   좋아요 0 | URL
앗~!yamoo님 방가,방가...

미팅이랑,헌팅이랑은 다른 거 아니예요?
암튼 님 인생의 주인공은 예나 지금이나 님 자신인 듯~
자신감 충만=때론,왕 부러움~!!!

저절로 2010-09-15 17:18   좋아요 0 | URL
저, 없는 동안 왜 이케 많이 써 놨어요!
넘치는 필빨. 넘 부럽.

저도 티비는 안보는데, 어쩌다 저 프로 마주친 적 있지요.
동감이에요. 피말리는 청춘.
아~ 난 저때 머했나 몰라.

양철나무꾼 2010-09-16 10:36   좋아요 0 | URL
이제 제가 그들의 배경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럴 수 있을려면...제 자신을 말끄러미 바라볼 수 있어야 할테구요.

제 자신의 반짝임은 지워야 하겠지만,
나름의 빛깔을 충분히 감당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그들이 빛날 수 있을테니까요~

감은빛 2010-09-15 18:01   좋아요 0 | URL
저는 스물하나였을때 군대에 있었던 것 같네요.
아마 철책선을 지키며 힘들고 고독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을 거예요.

양철나무꾼 2010-09-16 10:38   좋아요 0 | URL
이땅의 반짝이는 남자들이 보고싶으면 멀리 헤메일 것도 없이 군대를 찾아가면 되겠네요~ㅠ.ㅠ

hina 2010-09-15 23:52   좋아요 0 | URL
요즘 관심가는 작가였는데...김선우...

그건 그렇고, 저 신데렐라 영상을 보셨군요. 저도 친구가 보라고 끌어다앉혀서 봤었어요. 친구가 저 남자분께 필이 꽂혔더라고요.(알앤비소울.요런걸 쫌 좋아하는 친군데..) 시즌 1때는 관심이 영없었고 남들이 얘기해도 안챙겨봤는데, 시즌 2는 위에 언급된(...) 친구땜에 영상 몇갤 수동적으로 챙겨보게됐었네요. 실력이 괜찮아보이는,그런데 좀 무서운...어린친구들이 꽤 있는것 같더라고요^^

양철나무꾼 2010-09-16 10:41   좋아요 0 | URL
저 남자 친구...참 똘똘한 것이,이번이 아니어도 언제고 어디서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0-09-16 16:09   좋아요 0 | URL
김선우 시인 저도 좋아요.^^ 시도 좋지만 산문집들도 참 좋던데요.^^

양철나무꾼 2010-09-16 17:45   좋아요 0 | URL
아웅~방가방가.
이제 괜찮아지신거예요?
현준이 현수도 님도?
앓고 났으니 한뼘쯤 성숙해 지지 않았을까요,다들.

(아,근데 넘 반가운 거 있죠.헤에~^^)

꿈꾸는섬 2010-09-16 20:55   좋아요 0 | URL
ㅎㅎㅎ이리 반가워해주시니 너무 좋아요.^^
글은 못 남겼어도 가끔 들어와 글은 봤었어요.^^

양철나무꾼 2010-09-17 00:58   좋아요 0 | URL
정말요?헤에~^------^

pjy 2010-09-16 20:05   좋아요 0 | URL
스물하고 하나였을때라~ 아마 그때쯤 첫사랑을 했다가 실패했었던, 그냥 그랬던 시절이었어요~ 오히려 스물하고도 둘일때는 장학금 받아보겠다고 미친듯이 공부하던 생각이 나네요^^;

양철나무꾼 2010-09-17 01:01   좋아요 0 | URL
사랑을 앓고 시를 쓰신게 아니고,공부를 미친듯이 하셨군요?^^
것도 좋죠,공부를 미친듯이 하는 것...
이젠 공부를 하고 싶어도 머리가 녹슬고 삐그덕거려,그때만큼 돌아가 주질 않네요.
머리가 쥔장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수준이예요~^^
 
뺨에 서쪽을 빛내다 창비시선 317
장석남 지음 / 창비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밥만으론 살 수 없다는 말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자칭...감수성 충만,로맨티스트인 꽃중년인 우리 남편은 요즘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며 살까 싶었었다. 
남편이 흘리고 다니는 생각과 고민 한자락을 주워 엿보게 됐다 하더라도,
이게 이 시대 중년들의 보편적인 생각과 고민일까 궁금해 어떤 기준을 갖고도 싶었었다. 

이 기준이란 것이 사회적이거나 도덕적이 아닌 적당히 비겁한 이 시대 꽃중년의 그것이었으면 좋겠다 싶었고,그런 의미에서 그의 전작 <왼쪽 가슴 아래께의 통증>정도의 Feel이면 딱이겠다 싶었다. 

시인이 될 순 없으나 시인을 따라 살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누가 나이가 먹으면 반대 성의 호르몬이 우세해 반대 성화 된다고 하였나?
이 시인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오지랖 넓은 아즘의 마인드를 터득하여 그 마인드를 적절하게 잘 운용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런 그에게 오지랖을 보태며 참견하며 이 시들을 읽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이 분의 열성 팬이나 스토커를 자처하겠다는 건 절대 아니다.)

<동지>에는 시를 짊어지고 바위를 한번 밀어보러 가주셔야 하고,
'한덩어리의 밥을 찬물에 꺼서 마시고는' <싸리꽃들 모여 핀 까닭 하나를>알아내야 한다.
(싸리 꽃은 주로 절 뒤란에 흐드러지게 피는데,신부전에 주효인 싸리꽃과 절의 스님과의 상관 관계까지 알고 있어야 이 시가 깊어질 수가 있겠다.)

<말린 고사리>한뭉치의 무게도 곰살맞게 가늠해야 하고,
<묵집에서>묵을 먹으면서 사랑도 생각해야 한다. 
<허공이 되다>에선 강아지를 내주면서 어미개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고,
<문 열고 나가는꽃 보아라>에선 작약꽃밭에서 할머니와 손주 훈수도 두어야 한다.
<겨울 시금치밭>에서 '내 그림자를 포개 나누며 섰'기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불을 끄면>이 좋았는데,경험이 베어난 시는 이래서 읽는 이에게도 울림을 주나보다.
<나의 하관>이나 <변기를 닦다>에선 도덕적인 반성의 기미 씩(?)이나 엿보인다.

                                    

나의 가슴이 요정도로만 떨려서는 아무것도 흔들 수 없지만 저렇게 멀리 있는,저녁빛 받는 연(蓮)잎이라는가 어둠에 박혀오는 별이라는가 하는 건 떨게 할 수 있으니 내려가는 물소리를 붙잡고서 같이 집이나 한 채 짓자고 앉아 있는 밤입니다 떨림 속에 집이 한 채 앉으면 시라고 해야 할지 사원이라 해야 할지 꽃이라 해야 할지 아님 당신이라 해야 할지 여전히 앉아 있을 뿐입니다
 나의 가슴이 이렇게 떨리지만 떨게 할 수 있는 것은 멀고 멀군요 이 떨림이 멈추기 전에 그 속에 집을 한 채 앉히는 일이 내 평생의 일인 줄 누가 알까요 
                                                                - <오막살이 집 한 채 >전문 -

 

불을 끄면 모두 눈을 달고 살아나서 무서웠지 
눈 감았지 

철이 들면서 불을 끄면
다 보이지 않으니 좋다,
웃음이 솟아도
눈물이 불쑥 와도
좋다,
그렇다가도
끝내 다시 불을 켜서
한꺼번에 서른도 마흔도 또 쉰도 먹는 날이 있었지 

불을 끄면
그대로 새벽포구와도 같아져서
미끄러지는 미명들을 받아안고
맥박을 세지
 

                                             - <불을 끄면>전문 -

  성북동에 가면,'쌍다리길'이라고도 불리우는 그의 집이 있고,그의 집 바로 밑에는 '덴뿌라'라는 촌스러운 이름이 붙은,탁자가 단 두 개뿐인 선술집이 있단다.
그 동네 주민도,딴따라도 아니지만...
시대가 하수상하고 어지러워 내가 가진 불이 흔들리고 꺼진다 싶을 때...
조용히 그를 찾아나서야 겠다. 
그가 가진 불이 밝혀져 있다면 방향을 잡는 등대로 여기면 될 것이고,
그의 불도 흔들리고  꺼진다 싶으면...심지를 돋우고 곧추설 수 있을 만큼만 잠시 바람막이로 서 있다가 돌아와야 겠다. 

'뺨에 서쪽을 빛내'는 일뿐만 아니라,
날이 어두워지고 다시 '날이 새는데도 너무 많이 훔치는 바람에 그만 다 지고 나올 수가 없'다면...
그의 시집을 헛 읽은 것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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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9-13 12:38   좋아요 0 | URL
전 시를 읽지 않은지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어요,,ㅠㅠ
팍팍하게 사는 나날입니다, 그려. 훌쩍
<불을 끄면>은 마지막 단락이 쿡 다가오네요.

양철나무꾼 2010-09-13 22:28   좋아요 0 | URL
전,시는 좀 읽는 데 다른 쪽으로 편식이 심해요~
고전이나 사상서를 멀리해요.
본디없는 경향이 있어요~^^

장석남의 시들이 다 그런 것 같아요.
어느 한 대목이 쿡 다가와요~^^

2010-09-13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3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9-14 01:30   좋아요 0 | URL
어제 이 글 읽고는 추천만 드리고 댓글을 드리기가 시간이 좀 모호했어요.. 양철나무꾼님. ~~ 고전 사상사 안읽으시는 듯 싶어도 또 뵈면 그렇지도 않으시잖아요 ㅎㅎ

성북동은 가을이나 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요.. 꼭 한번 가을엔 다녀오시면 좋으실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


글 속에서
"<말린 고사리>한뭉치의 무게도 곰살맞게 가늠해야 하고,
<허공이 되다>에선 강아지를 내주면서 어미개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고,
<겨울 시금치밭>에서 '내 그림자를 포개 나누며 섰'기도 해야 한다."

저는 이 부분들이 참 좋네요.. 강아지를 내주면서 어미개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심정은.. ㅠㅠ 이 시집은 조만간 읽어보아야겠어요.. ~~

양철나무꾼 2010-09-14 01:42   좋아요 0 | URL
하,하,하~
바로 조 위 점점점 님 댓글에,고전사상서는 안 읽게 된다고 댓글을 달았는데,겸연쩍은 걸요.

제 가을은 좀 분주해요.
어러다 저러다 보면 후딱인게죠.추석도 챙겨야 하고...

아,그러고 보니 장석남 이분의 시가 성북동의 가을을 닮은 듯도~~~^^

lo초우ve 2010-09-14 08:42   좋아요 0 | URL
이 글 보니.. 굉장히 정감이 가네요 ^^
내년봄에는 작은 텃밭하나 꾸밀 생각이거든요 ^^
거기에 상추도 , 고추도, 시금치도 심어봐야징 ^^

양철나무꾼 2010-09-15 00:08   좋아요 0 | URL
참~조 위의 박칼린의 그 합창대회가 거제도에서 진행되지 않았나요?
님도 텔레비젼을 잘 안 보시는구낭~^^

저도 요즘 상추를 키워볼까 심각하게 고려 중이예요.
글쎄,상추값이 한 10배는 뛴 것 같아요~

yamoo 2010-09-14 23:02   좋아요 0 | URL
전, 고전이나 사상서는 많이 읽는 데 다른 쪽으로는 편식이 심해요~
특히 시를 멀리해요...--;;
본디없는 경향이 있어요~^^;; 헤헤~

양철나무꾼 2010-09-15 00:09   좋아요 0 | URL
전 이제 편식하지 않으려구요,불끈~^^

lo초우ve 2010-09-15 13:21   좋아요 0 | URL
거제도에서 박칼린 합창 대회가 있어요?
남자의자격 팀 나오는건가요?
언제 하는데요?
ㅡ,.ㅡ;;
갈 시간이 되어도.. 못갈거에요
왜냐하면 박칼린 관심 없거든요.. ㅡ,.ㅡ;;
차라리 찬진이람 몰라도. ^^;
아님..캐슬이라든지.. 유익종이라든지..ㅋ

양철나무꾼 2010-09-15 17:07   좋아요 0 | URL
찬진은 누구예요?캐슬은 또 누구구여?
유익종은 알아요~^^

전 먼데이키즈요~
그리고 요즘 그 누구냐,밥만 잘 먹더라,그 친구들 하고요.

실은 저도 텔레비젼을 잘 안봐서 이 이상은 잘~ㅠ.ㅠ

꿈꾸는섬 2010-09-16 16:10   좋아요 0 | URL
아, 이 시집을 사야지 하고는 여태 미뤄두었었네요. 여기서 보니까 참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0-09-16 17:47   좋아요 0 | URL
꿈섬님 하면 시집을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죠.
이 시집 읽으면서 꿈섬님은 어떻게 느끼실까 한번쯤 궁금했습니다여~^^
 

내가 비에 젖어 있을 때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
때때로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들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아~~~~~~~~~
 



그 쇳물을 쓰지 마라


[정재훈의 세상돋보기]


정재훈(만화가) 2010.09.11 12:13







그 쇳물을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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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9-12 14:30   좋아요 0 | URL

비로그인 2010-09-12 19:14   좋아요 0 | URL
안타까운..

그냥 넘기기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예요..

양철나무꾼 2010-09-13 11:13   좋아요 0 | URL
이런게 애 끓는 심정일거예요~

마녀고양이 2010-09-12 22:58   좋아요 0 | URL
미안함을 느끼는 일이 한두가지라야 말이죠. ㅠㅠ
그래서 종종 눈을 감아버리고 살게 됩니다, 창피한 일이죠.
(추천 수 5 이하라,, 꾸욱.. 큭큭, 내 말 잊지 않았죠?)

양철나무꾼 2010-09-13 11:18   좋아요 0 | URL
눈을 감아버리고 살면,
종종 엉뚱한 이들이 파 놓은 웅덩이에 발을 헛 딛어 넘어질 수도~~~

이 추천은 제 것이 아니죠~
(근데 이상 이하 경계 없이...나 좀 북돋워 주면 좋지 않아요?^^)

전호인 2010-09-13 09:25   좋아요 0 | URL
하고 싶은 말(?-사실 욕입니다)이 많아도 꾸욱 참고 있습니다.
결국 기득권층에서 또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는 둥.
속이 뒤집어져도 참고 있습니다. 어이가 없어서지요.
각 지방자치단체나 예하 정부기관까지도 그런 특채와 관련된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그걸 실제 보고 있습니다. 늘 경쟁해서 그것을 뚫어야 했던 우리들과 대충대충 살아도 턱 찍어서 심어주던 그들과는 차이라고 할 수도 없을 커다란 벽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드럽고 치사하게만 보이니 이를 어쩐답니까. ㅜㅜㅠㅜㅠ

양철나무꾼 2010-09-13 11:23   좋아요 0 | URL
전 욕이 하고 싶으면 꾸욱 참고 있다가...
(우아하고 고고스한 제 입에서 항상 욕이 나와선 곤란하니까,ㅋ~.)
좀 막히는 길을 운전하며 도로 위에다 다 쏟아놓고 옵니다.
도로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러느냐고요?
그러게 말입니다~~~~~~ㅠ.ㅠ

라로 2010-09-13 12:39   좋아요 0 | URL
그런 일이 있었군요...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3 22:31   좋아요 0 | URL
ㅠ.ㅠ~

hina 2010-09-15 23:51   좋아요 0 | URL
아이고........

양철나무꾼 2010-09-16 10:41   좋아요 0 | URL
ㅠ.ㅠ~
 

진짜 징하게 비가 내린다. 

가을에는 책을 읽어줘야지 강한 최면을 걸어보지만,
비가 마음을 적신지,그것도 흠뻑 적신지...오래다. 
 
사람을 만날때의 설레임만을 얘기하기엔,
헤어진 후에 남는 빈자리가 아프다. 

씩씩한 그녀의 웃음소리가 구슬프고,
또박또박한 그녀의 목소리가 가슴에 걸린다. 

'비탈리'의 <샤콘느>는 말하자면,내게 비장의 무기이다. 
아니다,비장의 무기가 아니라...무장해제용 음악이다.
참 오랫만에 무장해제를 했었는데,아직 닫아걸지 못하겠다.
 .......................................................................................
점점점,말없음표를 하루종일 사용하고 싶은날~

- 세상에서 가장 슬프다는 비탈리의 <샤콘느>를 하이페츠는 왜 이렇게 빠르고 격렬하게 연주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입니다.숨 막힐 정도의 속도가 슬픔에 도움이 될까요?  

"라르고,느리게,장엄하게,슬픔이 온몸을 감싸게." 

- 강조하기 위해서 아닐까요.음표들이 빠르고 격렬하게 지상에서 사라지고 나면 맨 밑바닥엔 진짜 슬픔만 남으니까.감출 수 없는 슬픔.순수한 슬픔.

- 오이스트라흐는 언제나 2인자 취급을 받았어요.세상은 항상 일등만 기억하니까.그렇지만 그의 연주를 들으면 여기가 따뜻해져요.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중에서, 


오늘은 이런 하늘이라도 호사일 것 같다. 


무장해제용 책들

어제 선물 받거나 장만한 또 다른 무장 해제용 책,DVD,음반 













'비탈리'의 <샤콘느>,난 레스피기 버젼도 괜찮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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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10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생일은 담주라며...왜케 많이 받으셨엉?

양철나무꾼 2010-09-10 20:21   좋아요 0 | URL
받은 것도 있고,내가 장만한 것도 있다니까여~
준 사람이 많이 주고서 왜케 많이 받으셨엉...이라니,ㅋ~.

비로그인 2010-09-10 20:27   좋아요 0 | URL
이 아저씨, 영화 제인에어에서 주연했던 남자주인공 닮았당~
아~~멋진 연주!

양철나무꾼 2010-09-10 20:45   좋아요 0 | URL
maggie님도 진짜 한 unique하시다니까여~^^

stella.K 2010-09-10 22:17   좋아요 0 | URL
헉, 나도 담준데.
왠지 생일이 같을 것만 같은 불안한 예감이...ㅎㅎㅎ

비로그인 2010-09-11 12:22   좋아요 0 | URL
오잉~~
스텔라님 담주에 생일이여요?
미리~축하^^

stella.K 2010-09-11 16:0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maggie님.
그런데 마기님 영어로 쓸려니까 쫌 익숙하지 않네요.ㅎㅎ

비로그인 2010-09-11 17:15   좋아요 0 | URL
ㅎㅎ그냥 마기라고 부르세요.

양철나무꾼 2010-09-12 01:05   좋아요 0 | URL
역쉬~~~
멋진 마기님!
내가 없는 동안 댓글도 살뜰히 챙겨주시고...

stella09님,저도 생일 미리 축하드려요.
전 왠지 재밌을 것도 같은걸요~^^

2010-09-10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0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2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09-1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던킨 잔 보니까 달달한 도너츠 먹고 싶다.
전 왜 책보다 먹는게 더 눈에 들어올까요.

pjy 2010-09-11 18:08   좋아요 0 | URL
육개장에 밥 잔뜩 말아서 깍두기랑 같이 먹고나선, 비오는날 이건 분위기가 너무 토속적이야~이러면서 배 두들기고 있습니다^^
근데도 책보단 도너츠와 커피가 생각나니 어쩌면 좋습니까?ㅋㅋ;

양철나무꾼 2010-09-12 01:15   좋아요 0 | URL
던킨 잔은요~
저게 컴포트 체어여서,수평 맞출려고 올려놓은 건데...

저는요,그날 맛난 스파게티도 얻어먹고...
얼큰 오뎅탕에 국적불명의 생선구이도 얻어먹고...
맛난 커피도 얻어먹고...
더 이상 배 두들길 수 없을 만큼 먹어서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0-09-12 01:21   좋아요 0 | URL
pjy님 글 보니 육개장에 깍두기 생각이 간절합니다.
빨리 날만 밝아라 그러고 있는 걸요~

커피는 대충 해결되는데,도넛이 이 야밤에 문제로군여~ㅠ.ㅠ

세실 2010-09-12 07:56   좋아요 0 | URL
육개장이랑 깍두기도 땡겨요. 아..
다요트 하면 왜 먹는것만 생각나는지.
결국 밤 10시에 누룽지 만들어 아이랑 열심히 먹었습니다.
달리면 뭐하냐구요. ㅠ

양철나무꾼 2010-09-12 14:41   좋아요 0 | URL
세상 일들에 마냥 다운 되는데...
왜 식욕은 다운되지 않는거냐니까여,글쎄~ㅠ.ㅠ

따라쟁이 2010-09-1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징해요. 토요일 밤조차도 이놈의 비가 내리네요. 사람 심란해 지기 시리..

양철나무꾼 2010-09-12 01:25   좋아요 0 | URL
낮에 잠시 주춤하더니 말이죠~
이젠 레파토리를 좀 바꿔야 할 것 같은데...ㅠ.ㅠ

따라아가씨,잘 지내시죠?
공식적인 아줌마 되기 전에 아가씨라고 한번이라도 더 불러보고 싶어서 말이죠~^^

비로그인 2010-09-12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무장해제용 책들.
보니 제게는 접근불가용 책들입니다 ㅎ

비가 샤콘느를 불러왔군요. 역시 하늘에서 내리는 것 가운데 "비" 가 뭔가를 제일 많이 생각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따라님 ^^ 저랑 같이 계속 붙어다니며 서재분들을 찾아다시니는군요 )

양철나무꾼 2010-09-12 01:32   좋아요 0 | URL
아무리 무장해제를 한다고 한들...
바람결님을 접근금지 시켜서야 되겠습니까?
기억해 둬야겠는걸요~^^

바람결님은,'비탈리'일까요?'바흐'일까요?
하이페츠일까요?오이스트라흐일까요?

뭔가를 제일 많이 생각나게 하는,비를 좀 접근금지 시킬 수 있었음 좋겠어요~
 
100인의 책마을 - 책세이와 책수다로 만난 439권의 책
김용찬.김보일 외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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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달리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고,이것은 인간의 삶과도 닮았다. 

"적어도 달리는 동안은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를 듣지 않아도 된다.그저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고,자기 자신을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24쪽)" 

라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인용하는 김보일님의 글로 이 책은 시작한다. 
(물론 '추천사'와 '책머리에'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내게 책을 골라 읽는 것은,또 음식을 골라 먹는 것과도 비슷하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는 책도 있는데,나는 먹기 싫은 음식은 잘 안 먹는다. 
읽기 싫은 책을 읽을때는 힘주어 영혼의 편식을 피하고 산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뷔페음식이 아니라,솜씨 고운 이가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잘 차려낸 상차림 같다. 

보통 어떤 사람의 서평집을 읽게 되면,그 사람의 독서편력을 꿰뚫어 알게 되는 장점은 있지만,
그 사람의 취향 중 나와 비껴가는 부분,이를테면 내가 먹기싫어하는 음식을 일부러 먹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신선하고 새로운 음식이지만,각자의 개성을 고스란히 살려냈고,그 개성들이 잘 어울려 맛깔스럽다. 

다시말해,이 책은 나의 독서편력에서 과감히 뛰쳐나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고,그 프로포즈는 아주 매력적이다.

또 하나,책을 읽는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하게 되는...앉아서 책만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충분히 느끼고,느낌을 권하고 나누고,실천에 옮기라고 까지 얘기한다. 

물론 마라톤을 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고,왜냐 저질체력이니까~
 
stella09님처럼 편지글 쓰기는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분의 글들은 삶이 배재되지 않아서 좋다.  
편지글이라는 것이 그렇다. 
추상적인 대상이라도 있어야 쓸 수 있는 것이 편지 글이고,
때문에 편지글의 대상은 소통이나 솔메이트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울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자서전은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반성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교본이 아닐까?
노대통령의 자서전<운명이다>를 놓고,'눈물로 읽은 자서전'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나도 울컥하였음을 창피하지만 밝힌다.

'그런 것을 보면,어쩌면 인간 심리 저 밑바닥엔 언제든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솔 메이트를 진정 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91쪽)' 
라는 구절을 건너뛰었다고 하더라도,
이분의 반짝거리는 영혼을 엿보고 싶어지고...충분히 되돌아오는 울림도 있을 것으로 믿는다.

실천하시는 감은빛님께는 다시 한번 '건강하세요.응원합니다.'따위의 말들을 건네고 싶어진다.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을 읽으면서,가장 큰 깨달음은 '인간 중심의 독선'을 반성하게 해준 것이다.
그동안 내게 있어 독서는 '인간성 회복'-다시말해,나의 내면을 말끄러미 들여다보고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자 하는 과정이었다.
 
박은영님은 그런 의미로 '소로'의 <월든>과 <모모>을 인용했다.
 '남과 보조를 맞추는 일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는가를 생각하면,너무나 위안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32쪽)' 
'그래서 이 책들은 우리에게 다 때려치우고 빈손으로 숲으로 들어가 원시인처럼 살라고 말하는 것일까?그렇지 않다.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그저 남의 걸음에 맞추려 종종거리다 웃음을 잃어버리지 말고 제 걸음오로 걷자는 것이다.시간의 꽃을 차지하려고 입에 문 시가를 놓쳐 자멸하는 회색 신사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자는 것이다.(35쪽)' 
는 문구가 살아나서 내 마음을 쓰다듬었다.

김보일님은,'나탈리 앤지어'의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예를 들며,인간이 생태계의 중심이라는 오만한 제국주의적 사고를 반성하게 하였고,
<만들어진 전통><민족주의는 반역이다><한국의 민족주의를 말한다><세계의 역사 교과서>와 같은 책을 인용하며,'나'에서 '탈아'로,'인간'에서 '생태'로,'아'에서 '비아'로,민족주의에서 보편주의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쇠똥구리,잡초,지렁이를 말해주는 책들 역시 인간이라는 편협한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은연 중에 촉구하고 있었다.(271쪽,272쪽에서 인용)

책을 앉힌 품새도 맘에 든다.
쪽수가 옆 1/3자리에 적힌것.인용된 책들이 들어갈 위치에 대한 배려 등등이 무엇 하나 소외시키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져 책의 격을 높인다.(표지는 좀 산만한 느낌이다~ㅠ.ㅠ) 
이렇게 간단하게 리뷰를 쓰고 치워버리는 게 아니라,옆에 두고 필요하거나 생각날 때 마다 참고서처럼 찾아볼 필요가 있겠다. 

암튼,좋은 글쓰기의 교본을 보는 느낌이었다. 
생각이나 느낌을 발전시켜 한편의 글로 만들어 내는 힘을 배웠다.
나는 그중에서 실천가의 글쓰기,실천가의 독서법을 제일 앞에 놓고 싶다.
그들은 내게...책을 읽고 읽은 느낌을 글로 쓰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실천으로까지 옮기라고 조용하지만 단호히 설득한다. 

오랫만에'아~좋다'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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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9-09 13:20   좋아요 0 | URL
나두 아! 리뷰 좋다... 라고 절로 나오는뎅.
다들 부지런하네, 난 아직두 앞에만 찔끔 읽고 있는데. ㅠㅠ

그런데, 수정 권한이 있다면 띄어쓰기 해주고 싶다. 큭큭큭.

양철나무꾼 2010-09-10 10:31   좋아요 0 | URL
앗,감사~
기억해 두겠습니다.
수정권한을 넘겨드릴 수 있다면,1순위가 마고님 이십니다여~

책가방 2010-09-09 13:24   좋아요 0 | URL
전 이제 겨우 1/3정도 읽었을 뿐이고~~~
(일곱번째 파도)와 (범죄수학)을 함께 읽고 있을 뿐이고~~~ㅋ

책도 좋지만 리뷰를 보면서 나와 같은 느낌, 내가 생각지도 못한 느낌, 나와 다른 느낌등을 엿볼 수 있어 재밌네요.
부지런한 나무꾼님~~~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0 10:33   좋아요 0 | URL
저 부지런한 건가여~?헤에~^^

제가 좀 생각이 넘나들며 널을 뛰는지라,
리뷰에 고스란히 드러나나 보죠~?^^

stella.K 2010-09-09 14:13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자상하고 멋진 리뷰를 써 주시다니...!
저의 부분은 좀 쑥스러운데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9-10 10:35   좋아요 0 | URL
쑥스러우시다뇨~
저 있는 그대로,느낀 그대로 썼을 뿐입니당.

근데,편지 보내면 답장 주실거죠?^^

yamoo 2010-09-09 14:51   좋아요 0 | URL
추천!

양철나무꾼 2010-09-10 10:36   좋아요 0 | URL
아웅~ㅠ.ㅠ
감사!

세실 2010-09-09 14:52   좋아요 0 | URL
왠지 김보일님이 맘에 드는데요.
요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읽고 있거든요.
이책 얼른 구입해야 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09-10 10:37   좋아요 0 | URL
저도 김보일 님에게 feel이 팍 꽂혔어요~

또 한명 있는데,건 비밀이구여~^^

2010-09-09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0 10:41   좋아요 0 | URL
인간 중심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내게,
인간 중심의 독선에서 걸어나와 자연으로,생태로...눈을 돌리게 해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깨달음을 준 책이었습니다.

여전히 비 내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따뜻하고 향 좋은 차 한잔 드시고 계신거죠~?^^

blanca 2010-09-09 22:4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양철나무님, 이런 책은 꼭 한 번씩 읽으며 자신이 독서 경향과 궤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잘 읽고 갑니다.^^ 비가 넘 많이 오는데 오늘 회동은 재미나셨는지 궁금합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0 10:45   좋아요 0 | URL
blanca님의 박완서와 스피아민트도 좋았는걸요~^^

비가 넘 많이 왔지만,어제 회동은 나름 재밌었답니다~

감은빛 2010-09-11 01:17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받고 나서야 다른 저자들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다 읽어버렸답니다. 김보일 선생님의 마라톤과 달리기에 대한 글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마침 추천사를 써주신(마라토너인) 김연수 소설가의 말씀에도 달리기에 대한 비유가 있었죠.

마라톤을 하고 있는 지인이 재작년부터 저에게 같이 뛰어보자고 권하곤 했는데, 늘 바쁘다는 핑계로 물리쳤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진작에 한번 뛰어보았다면 이 글을 읽을 때 더 공감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외에도 하나하나 다 좋은 글들이 너무 많아요.(사실 제 미흡한 글만 빼면 다 좋은 것 같아요!) 책상 머리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펼쳐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0-09-12 01:41   좋아요 0 | URL
전,님의 글도 많이 좋았어요.

마라톤을 멀리하는 것도 같다면서 좋아하려고 했는데...
저질체력 때문인 저와는 달리 바쁘셔서 군요~

전 마라톤을 바로 옆에서 꾸준히 지켜 본다고 할 수 있는데,
마라톤은요,한번 뛰어보는 게 불가능하더라구요~
시작했다하면 중독의 길로 접어듬이라고 봐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