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 - 핫한 동네에서 매일 불티나게 팔리는 특급 반찬 120 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 1
채움반찬 외 지음 / 비타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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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은 조리사이다.

요즘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쉐프들처럼 폼 잡고 겉멋 부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만들어 내놓는 음식만은 하나같이 내 입맛에 맞는것이, 최고로 맛있다.

그렇다고 다 커서 따로 살림을 차린 처지에 매일 남동생이 만들어준 음식만을 먹을 수는 없는 고로,

남동생이 만들어준 마법의 베이스를 이용하면 얼추 그 맛이 난다.

 

기실 나는 먹는 것에 예민한 편은 아니다.

인스턴트 식품도 잘 먹고, 바닥에 떨어진 것도 툭툭 떨어 입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배만 부르면 세상이 살만한 곳이 되는 것이 마냥 넉넉해진다.

그렇지만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것은 아니다.

편식이 심해서 먹는 것과 못 먹는 것의 경계가 명확하고, 비린내가 나면 입에 대지 않는다.

 

'핫한 동네에서 매일 불티나게 팔리는 특급반찬 120'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소문난 반찬가게 인기 레시피'란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궁금했다.

사람들의 입맛이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그건 맛의 일반성을 얘기한 것일테고,

대부분 지역 색깔에 따라, 삶의 질이나 정도에 따라 입맛이 다르게 마련인데,

그걸 어떻게 평준화하여 '소문난 인기 반찬가게'가 되었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렇다고 내가 이 책에 나오는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해 보는 수고를 하지는 않았다.

그림도 책을 보고 공부하고,

여행도 다른 사람이 쓴 여행기를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나답게,

이 책도 레시피를 보고  따라해본건 몇 개 안 되고,

책을 보면서 4군데 반찬가게 레시피를 비교 분석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려 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으리라고 착각했었다.

 

이 책에 나온 '소문난 인기 반찬가게'가는,

목동 채움반찬, 판교 소중한식사, 분당 리쿡54, 옥수동 셰프찬, 이렇게 네 곳인데,

인기반찬은 비슷하게 중복되기도 하고 자기 가게만의 주력 반찬이 있기도 하다.

목동 채움반찬의 '베이컨 달걀말이'와 판교 소중한식사의 '맛살 달걀말이'가 그러하고,

목동 채움반찬의 '닭가슴살 카레'와 분당 리쿡54의 '고구마 카레'가 그러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메인 재료와 부대 재료들을 개성에 따라 가감하여,

반찬 가게 나름의 개성을 살린 무침과 볶음과 조림, 장아찌 따위가 탄생한다.

 

책을 본 소감은,

아무래도 '핫한 동네'여서 그렇겠지만,

일반적인 재료 뿐만이 아니라, 가격이 좀 나가는 특별한 재료를 사용한 반찬들도 제법 있었고,

웰빙족이라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한 듯한 반찬들도 있었다.

한번씩은 고가의 재료들을 사용하겠지만,

매번 사용하기는 부담스러운 경우, 대체 가능한 식재료들을 소개해줬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음식은 하나 같이 맛있어 보였고, 그들이 가진 솜씨를 제대로 뽐내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의 취지처럼  '소문난 인기 반찬가게'를 광고하고 뽐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곳들의 요리비법을 전수하여 가정에서 한번씩 해볼 수 있고 그리하여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지,

타겟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도 '요리초보들이 알아야 할 것들' 해서 Q&A로 정리한 것이나 소문난 반찬가게의 비법 양념장 같은 구성은 좋았다.

동생이 만들어준 마법소스처럼, 이런 비법 양념장만 있으면 어떤 요리도 두렵지가 않다.

 

반찬가게들마다 반찬을 맛있게 먹는 비법이라고 하여 반찬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하였는데, 그것도 좋았다.

목동 채움반찬은 나물을 약간 짭조름하게 간 하는 것을,

분당 리쿡54는 당일에 만들어 최대한 당일에 먹는 것을,

판교 소중한식사는 알맞은 냉장고 칸에 보관하기를,

옥수동 셰프찬은 만든 반찬을 빠르게 식혀 보관하는 것을 얘기한다.

 

책이라는 제약이 있어서 그렇겠지만  레시피는 과감하게 생략된 곳도 많았다.

그러려니 한 것도 있고 이해가 안된 것도 있는데,

161쪽의 '매콤닭볶음탕' 같은 것은 레시피 대로 했다가는 속은 안 익고 겉은 냄비바닥에 눌러붙을 것 같았다.

난 나물무치는 것을 좀 두려워하는 편인데,

'일년 내내 즐겨 먹는 건취나물'같이,

'취나물처럼 향이 좋은 건나물은 미리 불리지 않고 바로 삶아요' 같은 팁은 참 좋았다.

 

책 뒷표지에 보면 이 책의 포인트4가지가 나온다.

핫한 동네, 핫한 반찬 가게의 베스트 반찬 수록,

엄마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반찬 레시피 120품 대공개,

365일 밥상에 올려도 질리지 않는 필수 반찬 레시피,

요리초보자가 부엌에서 펼쳐보는 활용 만점 기본 반찬 책, 이 그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요리초보자가 부엌에서 펼쳐보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좀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요즘 요리 초보인 주부들도 많지만,

인터넷이 발달하여 클릭 몇번만 하는 수고를 하면 자상한 요리법과 요리팁을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사람이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먹는 것을 그 사람의 본성 내지는 인성이랑 결부시킨 말 같지만,

의미를 축소시켜 '앵겔지수'와 연관시켜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걸 알라딘 서재 이 동네에 맞게 바꿔보면,

'그 사람이 읽는 책이 곧 그 사람이다'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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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09 13:08   좋아요 0 | URL
헙.저도 비린내나는 잘 못먹습니다..ㄷㄷㄷ식성이 비슷할 듯한 느낌이....

양철나무꾼 2016-12-11 21:45   좋아요 0 | URL
전 식성은 완전 초딩 입맛이랍니다.
저랑 같으시려면 과자랑 사탕도 달고 사셔야 하는데...괜찮으실시?
넘 무리수 아닐까요? ㅋㅋㅋ~.

피오나 2016-12-09 13:25   좋아요 0 | URL
와.동생분이 조리사라니..그저 부럽습니다요ㅋ 제가 요리를 먹는 것도, 하는 것도 관심이 많거든요^^

양철나무꾼 2016-12-11 21:49   좋아요 0 | URL
남편이 조리사인것 만큼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보통 요리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잘 안 한다는데,
남동생은 요라하는 것 자체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요리를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많이 드셔보신다면 요리를 잘 할 수 있게 되지 않으실까요?^^

hnine 2016-12-09 15:34   좋아요 0 | URL
레시피가 5번이 끝인가요? 예, 제가 생각해도 저대로 하면 탈것 같은데요.
저도 오늘의 숙제처럼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해야하나 결정해야하는 매일 하며 살고 있는데 요리책 따라하며 도움을 많이 받긴 하지만 따라하는 동안은 실력이 늘지 않더라고요. 실패 각오를 하고 자기 손맛과 입맛으로 간을 봐가며 해야 내 실력이 되는 것 같아요.
남동생분이 조리사셨구나~~ 저희 집도 남동생은 저랑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양철나무꾼님도 그러신가봐요 ^^

양철나무꾼 2016-12-11 21:55   좋아요 0 | URL
네, 5번이 끝이랍니다.
그러니까 직접 해본 저희같은 아줌들은 저 레시피가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보이는거죠~^^

남동생은 군대가기전엔, 작곡을 전공했었어요.
늦게 군대를 다녀와서 조리쪽으로 방향선회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론 제가 이무렵 첼로의 꿈을 남동생 땜에 접어서, 남동생이 계속 음악을 해줬으면 바램이 있었지만,
사람의 삶이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더 아슬아슬하지만 매력적인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 2016-12-09 20:11   좋아요 0 | URL
제목에 공감을 표합니다.
내 입에 무엇을 집어넣는가는
순전히 나만의 선택이고,
집어넣는 재료에 따라 우리체형과 얼굴생김새가 달라진다는 데 동의해요.

마지막 문장에도 깊은 공감 얻고 갑니다^^;

양철나무꾼 2016-12-11 21:58   좋아요 1 | URL
저 제목은 두루두루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전 좀 단,무,지 과여서...그냥 보이는 대로, ㅋ~.

쿠키 님의 공감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2016-12-09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11 22:01   좋아요 1 | URL
그런데 절대 음감이 있듯, 절대 미각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들이 절대 미각인 것 같은데,
덕분인지 때문인지...제 삶은 극도로 피곤해졌습니다~--;

푸른희망 2016-12-09 21:40   좋아요 0 | URL
저도 요리책 보는거 참좋아합니다
따라 만드는거 말고 보기만하는거~^^

양철나무꾼 2016-12-11 22:05   좋아요 1 | URL
요리에도 유행 주기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요리 책을 주기적으로 사들이는데,
저도 요리에 에고가 있다보니,
물론 요리책을 보고 그대로 다 따라하지는 않습니다여~--;

보는 것만으로도 요리 실력도 같이 쑥쑥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님도 저도요~^^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난 움직이는걸 좋아하는 부류가 아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란 것도 아들이 학교 다닐 적에 숙제 차원에서 다녔던걸 제외하면,

전무하다시피 하다.

 

산촌 여행의 황홀
박원식 지음 / 창해 /

2009년 10월

 

 

그런 내가 '박원식'의 '산촌 여행의 황홀'을 읽다가는 그냥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

절기상 대설을 하루 지났지만, 날은 꾸물꾸물한 것이 뭐라도 내릴 것만 같은 하늘이다.

오늘 같은 날 읽는 이 책은,

아궁이에 불지핀 방 아랫목에서 곶감으로 만든 수정과에 마침하게 구워진 군고구마를 먹는 기분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 부분은 '우복동 사상 박힌 순결한 산촌'이라는 제목의 '경북 상주시 화남면'꼭지이다.

경북 상주라고 하면 곶감의 고장이라지만,

이렇게 쪼로록 실에 꿴 곶감이라니, 보석으로 꿴 발보다 이쁘고 귀하다. 

 

글이 어떻길래, 내가 이렇게 설레발을 치는지 맛보기 차원에서 조금만 옮겨보겠다.

 

학교도 단 한 곳이 없으며, 납작한 구멍가게와 겨우 간판만 달린 작은 식당이 각각 있다. 그밖에 연탄난로 연통이 처마 밑에서 덜렁거리는 다방이 하나 보인다. 그리고는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낡고 허름한 인가가 여기저기 산재해 그나마 사람 사는 조짐을 증명할 뿐이다. 약도처럼 간략한 풍경이다.

  생략법처럼 차라리 절묘한 구성이다. 이렇게 소소하고 미미한 구색을 걸친 면 소재지란 어디에도 다시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매우 이색적인 여행지에 도착한 게 틀림없다. 고도로 압축되고 극도로 정제된 풍경 속에 들어온 셈이다. 혹은 지나치게 남루하고 형편없이 침체한 경관 속에 놓여 있다. 어쨌거나 이색이며 이채다.

  북풍이 달려와 앙칼진 한기를 끼얹는다. 그 써늘한 한풍으로 내장까지 맑게 씻기는 기분이다. 간밤의 술자리로 탁류처럼 흐려졌을 뱃속이 서서히 진정되고 이제 식욕이 입을 벌린다. 국도 변에 붙은 식당에 들어가 늦은 아침을 먹는다.

ㆍㆍㆍㆍㆍㆍ

쥔장은 적적한 산골을 좋아한다는 별난 여행자에게 일테면 자폐적 취향 같은 것을 느끼고 실소를 터뜨렸을 수도 있다.

 

지루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보자.

내가 완전 매료된 구절은 이제부터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나는 고독이 많은 사람이지만 고립이나 자폐를 옹호할 까닭도 없다. 나를 유폐시키려는 듯 덮쳐오는 도시의 잡담에 가끔 환멸을 느낄 뿐이다. 소음과 풍문이 들끓는 도시에서 놓여나 고요한 산촌에 들어온 지금, 웅크렸던 의식이 환하게 열리는 걸 느끼고 있다.(94~95쪽)

 

도시에서 현기증이나 환멸 따위를 느낄 때면 가끔 이렇게 산촌에  심신을 치유하러 다녀오면 된다니 말이다.

제 스스로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고 설레발 치는 걸 보면 이런 치유 방법이 여간 부럽지 않았나 보다.

 

개인적으로 감성에 거나 수사가 화려한 글들은 좋아하지 않는데,

박원식은 예외로 놓아야 할 것 같다.

박원식과 더불어 문장의 수사가 화려한데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관독일기'와 '폐사지 답사'시리즈를 낸 '이지누'다.

 

 

 

 

 

 

마음이 번거롭고 어쩌지 못하겠는 날,

아무데나 펼쳐서 아무렇게나 읽어도 참 좋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번거롭기도 한 나는,

곶감 사진이나 바라보며 감을 입에 문다.

 

근데 홍시든 곶감이든 단감이든 상관없이,

감을 먹으면 영감이 마구 떠오르는게 아니라, 영감이 되는 느낌이지만 말이다.

 

오늘의 '1인1그림'은 '감을 몰래 먹고 시치미를 뚝 잡아떼는 여자'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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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8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9 12:13   좋아요 1 | URL
어렸을땐 곶감과 수정과만 좋아했는데, 이젠 감이란 감은 다 좋아요.
단감이랑 홍시까지는 먹겠는데,
대봉 감은 맛나긴 하지만, 너무 커서 한번에 먹긴 좀 부담스럽지만 말예요~^^

아웅~, 돌아가신 할머니가 에전에 만들어주시던 수정과 생각나요~--;

[그장소] 2016-12-08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빛이 초롱초록~

양철나무꾼 2016-12-09 12:16   좋아요 1 | URL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ㅋ~.
잘 모르니까 제 맘대로 그려놓고, 창피한줄도 몰라요.

실제로보면 썩은 동태랑 막상막하입니다~ㅅ!

[그장소] 2016-12-09 22:02   좋아요 1 | URL
그때가 젤루 반짝반짝 이쁘거든요. 어느정도 기교가 생기는 수준보다 , 막 막 열중( 정)으로 그리고 하는때가~^^ 용기가 좋은때! 고요~!!

지금행복하자 2016-12-08 2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로 하는 여행이 훨씬 더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줄때가 있어요~ 바로 그곳으로 가고 싶게 해주니까요.. 근데 과연 그곳에 가서도 똑같은 느낌을 받게 될지.. 두렵기도 해요 ㅎㅎ
가끔 직접 보고 실망한 경우도 있어서요;;

양철나무꾼 2016-12-09 12:21   좋아요 2 | URL
박원식은 말이죠, 글쓰는 사람들도 혀를 내두르는 글빨이라고 합니다.
거기다가 산으로 여행을 즐겨 자타공인 산사람이라고 하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하는 듯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부담이 없을 듯 합니다.

실상의 전 저질체력이기도 하지만,
산촌으로의 여행은 편의시설도 안 되어 있고 불편하기만 합니다~--;

꼬마요정 2016-12-08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행을 가고 싶지만, 번거롭기도 한 나는.. 공감합니다. 덧붙여 극구 움직여 본 나는 그예 곶감 같은 풍경에 정다움과 쓸쓸함을 동시에 느끼는 요상한 경험을 해 봅니다... 여행은 언제나 실패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9 12:24   좋아요 2 | URL
댓글이 한편의 사같은 것이 완전 멋집니다.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님의 댓글에 힘입어 이 겨울 여행을 계획해 볼 수도 있을 듯~, 쿨럭~(,.)

AgalmA 2016-12-09 04: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그림은 묘한 입체파 느낌ㅎ
뚱뚱한 그림만 그린 보테로처럼 양철나무꾼님만의 개성이 보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9 12:27   좋아요 2 | URL
Agalma님, 님처럼 멋진 그림을 그리는 분이 칭찬해주시니 날아갈 것 같습니다.
실은 새로운 작법이나 터치를 개발하지 못해서,
그림 다 똑같은 것이 저만의 개성이 된 듯, ㅋ~.

창피하기는 한데, 기분 전환에는 완전 도움이 됩니다~^^

책읽는나무 2016-12-09 0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영감을 얻으셨군요?
감을 먹고 시치미를 뗀 여자는 좀 입체적이면서 빛이 나는 듯 합니다.
눈매도 고와요^^

양철나무꾼 2016-12-09 12:29   좋아요 2 | URL
좀 입체적인 듯도 하고 빛이 나는 듯도 한데,
눈매도 곱다니 더 반갑지만, 헤에~^___^

궁극적으로 저랑 한개도 안 닮았다는~(,.)
사실화가 아니라 상상화를 매일 그리고 있습니다~ㅠ.ㅠ

북프리쿠키 2016-12-09 2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의 제목이 귀엽습니다ㅎㅎ
 

아직 채 읽지 못하거나 겉 비닐도 안 뜯은 상태로 보관 중인 책도 있지만,

적립금도 얼마간 남아 있어서 책 한권쯤은 질러댈 수 있지만,

어떤 책들은 내가 사지않고 꼭 선물 받고 싶은 책들이 있다.

 

이 책이 내게 그랬는데, 보자마자 매료되어 친구에게 사 내라고 으름장을 놨었지만,

실제의 나는 허그는 커녕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닭살이 돗는 것 같아, 대패가 필요할 지경이다.

 

 

 

 

 

 

 허그 Hug
 지미 리아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리틀빅 / 2015년 10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인정한다' 가 이 책의 내용이라는데,

내가 요즘 그렇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현재의 나에 충실하게 되는 그 순간,

상대방을 향하여서도 너그러워지고 넉넉해며,

마음 한켠 빈 자리를 내어줄 수 있게 된달까.

 

꼭 끌어안아 주는건 쑥쓰러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면,

옷에 붙은 먼지를 떼어내듯 어깨를 한번 툭 쳐준다든지,

따뜻한 캔커피 하나 쥐어주고 막 뒷걸음 치는 그런 행동만으로도,

세상은 얼마든지 살만한 곳이 되니 말이다.

 

그림이 얼마나 예쁘냐 하면...이러하다.

 

요즘은 그림을 볼때 눈으로 보지않고 마음으로, 느낌으로 보려 노력한다.

난 잘 그린 그림보다는 따뜻한 그림들이 좋은데,

그림에 따뜻함이 배어나느냐, 의 여부는 내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느냐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또 내가 하루에 한 점씩 그림이랍시고 그리다 보니,

어떤 그림은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그렇지 않은걸 알면서도,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그리는 경우도 있고,

어떤 땐 따뜻함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주변은 과감히 생략하고 왜곡하기도 한다.

 

저 그림들에서 내가 확대하여 봤던건 "초승달 모양의 눈'이다.

저런 것들이 오늘의 나를 지탱시키는 힘이 아닐까.

 

헤닝 만켈의 '하얀 암사자'를 읽다보면,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

"ㆍㆍㆍㆍㆍㆍ그러니까 당신들은 단지 무슨 일인가 일어났을 거라고 믿는 거군요."

발란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 그랬다. 그러나 믿는 것과 아는 것의 경계를 어떻게 확정지을 수 있겠는가.(49쪽)

 

 

 하얀 암사자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헤닝 만켈은 내가 아는 장르소설 작가 중에서 최고로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들 중 한명이다.

쿠르드 발란더도 그렇고.

안아주고 싶다.

 

텔레비전 프로 중에 '나혼자산다'를 가끔 본다.

연예인들이라서가 아니라,

세상에 나만 홀로 그렇게 외로운 것이 아니라는 확신과 위안이 필요했다고나 할까?

혼자 사는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보내는 비법을 전수받아서 내 삶에 적용시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별다른 것은 없었다.

음악도 듣고, 운동도 하고, 텔레비전도 보고,

다양하게 즐기는 그 사람들 중,

내가 기억하기로는 어느 누구도 책을 읽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책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 책조차 읽지 않는다면...

책조차 읽지 않으면서 심심하다, 외롭다 하는 건 좀 그렇더라.

 

남편이나 아들과의 허그는 너무 익숙해져서 타성에 가깝고,

보기만 하면 눈이 하트 눈이 되고, 얼마든지 '꼬옥~' 보듬어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딱 한명 있는데,

사촌 동생의 딸내미이다.

이뻐죽겠다, 이뻐서 환장하겠다.

오늘 그림의 제목은 '예쁜 내 조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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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탁 2016-12-07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2016-12-07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쁜건 역시 아들이 아니라 조카군요~ ㅎㅎ
양철나무꾼님 그림 참 좋아요~
이제 그림 없으면 서운할 정도예요.
예쁜 조카도 양철나무꾼님의 사랑에 행복할것 같아요. 이 세상에 엄마 아빠 말고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세상을 더 용기있게 살 수 있도록 해주죠~~~ 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8 18:25   좋아요 1 | URL
아들은 이쁜게 아니라 징그러운 느낌이랄까?
이제 이뻐하기엔 너무 많이 컸어요.
한편으로 든든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우물가에 내놓은 애 같기도 하고, ㅋ~.

제가 어릴때 딸 꾸며주는 엄마들이 너무 부러워서 막 분홍색 옷 사입히고,
머리에 핀도 꽂아주고 그랬는데,
이젠 그 사진 보면서 웃어요.

조카를 향하여 한번도 그런 생각 못했었는데...
님 댓글 보고 조카에게 물었더니, 님처럼 얘기해요.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크는 존재들인가 봐요~^^

2016-12-07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8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8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개과천선이라는 말밖에.

이 통계자료를 보면 내가 요즘 왜 힘들어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명분은 나이를 먹으면서 눈이 쉬이 피로해지고,

그래서 독서를 하기 힘들다고 툴툴 거렸지만,

실은 독서 권수가 줄어서가 아니라, 책 구매 권수가 줄어서 였다.

그러고 보면 나의 취미는 독서가 아니라, 책 구입이었던 것이다.

구실을 대자면 책쇼핑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랬던 거였다.

 

명분처럼 눈이 피로해져서 책을 읽을 수 없는 이유라면,

집에 손도 안 대고 쌓아놓은 책들을 먼저 읽으면 되는건데,

책을 쌓아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책을 구입할 수 없게 되니,

"책"쇼핑중독의 금단 현상이 나타났다.

꾸는 꿈은 주로 책탑이 무너져 내리거나 책으로 테트리스를 하는건데,

책탑은 무너져 내릴 때마다 곱절로 늘어나고,

책으로 하는 테트리스는 책을 잘못 맞추면 책이 한칸 줄어드는 대신, 엉뚱한 책들이 쏟아지며 방해를 한다.

 

어찌보면 나의 개과천선은 자의가 아니었다.

 

내가 독서중독이 아니라 책쇼핑 중독이라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이 사진을 잠깐 보자.

올 한해 내가 좋아했던 작가는 '공원국'이라는데,

처음 저 부분을 봤을 때 '공원국'이 누군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트랙백하여 귀곡자 DB를 봤을때도 의아함은 풀리지 않았는데,

내가 읽은 귀곡자는 '신동준 역'의 그 귀곡자였던 것이다.

공원국이라는 작가이름으로 찾아보니,

강신주의 '철학의 시대'를 읽으면서 춘추전국시대에 관심을 갖게되어,

10권짜리 춘추전국이야기를 구매했던 것이었다.

사놓고, 1권만 해작거렸음은 비밀이다~--;

 

 

 

 춘추전국 이야기 1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또 하나 이상한 것이, 박원식이라고 나와있는데, 책은 판화가 이철수의 '웃는마음'이다.

자세히 보면 '박원식'이 엮은 것으로 되어있다.

박원식이 책을 엮기만 하는 사람이면 저런 설정이 나올 수도 있는데, 글을 아주 수려하게 쓰는 작가다.

내가 그의 글빨에 넘어가 그의 책을 두루 섭렵한 건 안 비밀이다.

 

'그럼, '니가' '올해' 사랑하게 된 작가들을 뽑아봐라.'라고 한다면,

최진석과 김승호, (켄폴릿은 소싯적부터 좋아했고), 데이비드 밴 정도를 들 수 있겠다.

그러하다, ㅋ~.

 

오늘의 1일 1 그림을 올리기 전에,

그림 솜씨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남들이 봤을땐 기가 찰 노릇일 수도 있는 그림을 올리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난 참 생각이 많은 사람인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만은 그림에 집중할 수 있는게 좋았다.

이 집중을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수도 있는데 2~30분을 넘지 않는 것은,

그렇게 되면 침잠해 버리게 된다.

명상이나 참선을 하듯,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게 참 좋다.

 

이렇게 매일 반복이 되니 '그림으로 그리는 일기'가 아니라 '그림으로 쓰는 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걸 공원국 님은 '춘추전국이야기1권'  책머리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에게는 그 시대의 기록과 자연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넓은 시야가 있다. 가까이 있는 것이 더 잘 보이는 듯하지만 사실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객관적으로' 전체를 볼 수 있을 때가 많다.(10쪽)

 

아울러, 누군가 나에게 왜 사람 얼굴만 그리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역사의 주인공은 사람이다. (17쪽)

내가 사람만을 그리는 이유이다, ㅋ~.

오늘 그림의 제목은 '부부-홀쭉이와 뚱뚱이'이다.

그림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남자가 뚱뚱하고 여자가 홀쭉이로 알겠지만, 정반대다.

채색하는 과정에서 음영조절에 실패하여 얼굴이 넙데데로 나왔다.

아직 갈 길이 멀뿐이고,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책을 사고 싶을 뿐이다~OTL.

 

 

 권인수의 다빈치 드로잉
 권인수 지음 / 투데이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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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06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쇼핑...이거 피할 수 없겠더군요.

양철나무꾼 2016-12-07 09:28   좋아요 1 | URL
옛말에 책도둑은 도둑도 아니라고 했지만, 요즘은 책 훔쳐봐라 처벌 받는다...라고 하는 사람부터,
명품 백을 그렇게 사들이면 나중에 팔아먹을 수라도 있지,
책을 그렇게 들여봤자 나중에 종잇값도 못받는다 라는 사람도 있고,
거기다가 책을 쌓아둘 공간부족까지,
이래저래 저의 책 쇼핑은 잔뜩 위축받고 있습니다~ㅠ.ㅠ

2016-12-06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7 09:33   좋아요 1 | URL
제가 들이는 책은 저게 전부가 아닙니다.
알라딘에서 제가 구입한게 저정도이고,
주기적으로 박스 한가득 읽은 책을 보내주는 친구도 있고,
장르소설을 한번씩 보내주는 지인도 있습니다.

예전엔 쌓인 책탑을 바라보면 뿌듯했었는데,
지금은 가슴이 답답한 것이,
만성체증이라도 걸린 듯 불편하니다.

오늘 대설이래요.
아침에 싸리눈까지 내리더라구요.
님도 완전 따뜻한 하루 보내셔야 돼요~!^^

cyrus 2016-12-06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꾼님에게는 실망스러운 말이겠지만, 사실 그림 속 남자가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7 09:36   좋아요 1 | URL
실망하지 않습니다, 부족하다는 건 채워가질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도 쫌 무섭거든요.
근데 실제로 저 남자는 무섭지는 않고, 좀 매섭습니다, ㅋ~.

북프리쿠키 2016-12-06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춘추전국이야기 류의 도서를 과감히 지르는 양철나무꾼님 멋있습니다ㅎ
꿈도 책으로 테트리스하는 꿈이라뉘~
아주 독특한 꿈이네요ㅎㅎㅎ

그림 잘 봤습니다.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7 09:41   좋아요 2 | URL
제가 책을 지르는 건 과감하니 좀 멋있습니다여.
이젠 책을 읽는 멋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텐데...

에헷, 그리고 왜 그러시나~~~~.
어렸을때 한번씩들 당구장에 가봤잖아요.
자려고 누우면 천장이 어느새 당구대로 바뀌어 큣대를 들고 각을 만드는 꿈 한번씩은 꿔 보셨잖아요~~~~^^
전 라푼첼처럼 머리를 길러 책탑을 빠져나오는 꿈도 꿔봤습니다.

이 정도면 중증이죠?^______^
 

며칠전 아침 출근 길이었다.

난 아픈 허리를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조심조심 지하철에 올랐으나,

지하철을 타는 것과 동시에 짐짝처럼 구겨져 버렸다.

 

내 옆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있었고 그 앞에 중년 남자가 있었다.

내가 보기엔 20대초반의 여자는 이상하게 자기 영역을 넓게 확보하려는듯 중년 남자를 자꾸만 건드리고 떠밀고 하였다.

두번, 세번, 네번 참던 중년 남자는 여자에게 한 마디 하였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내가 어떻게 했다고 그러냐?"

20대 초반의 여자는 웅크리는게 아니라,

독기라는 바늘을 고슴도치처럼 곧추 세우고,

"저에게 말 걸지 마세요. 말 시키지 마세요."

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는 눈빛으로 미루어 어떤 사연이나 트라우마를 가졌으리라 짐작은 하였지만,

거기까지,

그 여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런지는 고사하고,

내 한몸 가누기가 버거워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막 지하철에 오른 중년여자가 그 20대 초반의 여자를 자기 쪽으로 잡아 당겨,

자신이 서있던 자리에 세우더니,

"이렇게 자리를 바꾸자, 이럼 되지?"

라고 하며 자신의 안으로 들이며,

중년 남자와 20대 초반의 여자 사이에 서서 경계처럼 울타리를 만드는 거다.

중년 남자를 향하여 간곡한 눈빛을 말 대신 보내고 있었다.

난 그들을 뒤로 하고 내릴 역이 되어서 내렸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지만 아직도 인간관계가 버겁다.

관계자체가 젬병이다.

사회생활을 빙자하여, 또 다른 울타리 안에 나를 가두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 처했을때,

누구에게든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는 것으로, 중년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고 싶지만,

마음은 있어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나 같이 모른다고 두손 놓고 있느냐 하면,

저 위의 중년여자처럼 처신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

 2016년 10월

 

그동안의 그림들이 더미가 되고, 그 첫더미가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 3년이 걸렸단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를 보면 이렇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눈에 사람들의 지친 표정 뒤에 숨은 소중한 삶이 들어오기 시작헸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들은 엄청난 양의 드로잉이 되어 남았다. 책 속 인물들의 삶을 그려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직업을 휘재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새로운 이야기들은 작품을 또 다른 하원으로 옮겨주었다. 각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의해 그를 둘러싼 시대상과 가족들의 이야기도 따로 정리했다. 구둣방 재성 씨의 당당한 걸음걸이와 스물아홉 도영 씨의 어딘지 미더운 얼굴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이다. 고치고 살피기를 반복했던 전체 구성과, 장면이 확정된 후에도 원하는 공기와 빛, 온도를 찾기 위해 며천이고 다시 그린 그림들. 이 한권의 그림책 뒤를 받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 실로 방대하다.

 

이런 책 소개를 보고 나니,

스케치 한장 얼렁뚱당 하는데 2~30분이면 족하다고 설레발 친게 쑥쓰럽고 민망하다.

내가 좋아서 그리는 그림이니,

그림의 완성도 따위는 문제될게 없겠다 싶어, 내 자신의 만족도에 의미를 두었었는데 말이다.

 

'1일1그림'을 올리기가 좀 거시기하지만,

 

내가 아주 아끼는 책 두권을 덤으로 소개한다, ㅋ~.

 

 

 

 고마워 하루
 하재욱 지음 /

 헤르츠나인 /

 2015년 1월

 

 안녕 하루
 하재욱 지음 /

 헤르츠나인 /

 2014년 9월

 

하루 하루 '안녕~!'으로 시작해 '고맙다'고 하며 마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이 먹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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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2-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책도, 마음도 이쁘십니다.
늙어가는 것은 서럽지만 엔틱하게 나이먹는 건 근사할듯 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6 18:13   좋아요 1 | URL
이쁘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것이 늙는 것이든 낡는 것이든,
귀중한 골동품-엔틱이라는 이쁜 이름으로 불리워도 슬프긴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현재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보려구요, 그럼 후회는 덜 하지 않을까요?^^

지금행복하자 2016-12-05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손석희앵커브리핑에 나왔다고 그러더군요.. 저는 보지 못했는데.. 보신 분이 울컥했다고...
주말 밤 대부분의 서울 시민은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으로 모인다고...

양철나무꾼 2016-12-06 18:15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 jtbc뉴스 즐겨보는데 이건 못 봤네요, 아쉽~--;
요번주는 주말 뿐 아니라, 평일도 퇴근 후 광화문, 여의도에서 산발적으로 모인다고 하더라구요.

전 완전 육체노동자에 가까워서,
저녁이면 탈진하는 고로,
거기 참여하지 못해 아쉽습니다~ㅠ.ㅠ

yureka01 2016-12-05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하루에 한 편씩도 꾸준함으로는 괜찮아도,
그렇다고 강박으로 작용하면 이것도 스트레스가 되니,
느긋하게 끈질기도록 즐기면 좋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6 18:17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강박이나 스트레스가 되면 그만 해야죠.
전 혼자놀기의 달인이라서,
이거 지겨워지면 할게 한 열가지 정도 대기 상태입니다~^^

2016-12-05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6 18:23   좋아요 2 | URL
저 그림은 자화상인데, 색연필이 질이 떨어지는 크레욜라라서 색칠이 뭉개졌습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 탓 한다는데,
그림 그리면서는 자꾸 어느 정도 되는걸 고르게 되네요.


요즘 힘든 일이라 하심은, 내가 그래 보였나요?ㅋ~.
책을 사고싶어서 환장하겠습니다, ㅋ~.
누가 사주는 거 말고, 내가 클릭질해서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는 그 행위 말입니다~(,.)

책읽는나무 2016-12-05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색이 들어 갔군요^^
주말엔 이틀이나 쉬셨습니다ㅋㅋ
하루에 한 장씩 그림을 그린다는건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즐기며 하시니 응원합니다^^
저는 약간 은근 스트레스가 되어설라무네요ㅜㅜ
지금 해바라기를 색칠중인데요~~갯수가 넘 많아서ㅜㅜ
조만간 제그림도 완성이 되면 공개를 좀 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서로 서로 응원을 하는 차원에서요^^
오늘은 둥이들 팝아트를 완성하고 왔는데 선생님이 너무 이쁘게 마무리 해주셔서 흡족해하고 왔어요^^
그림이란게 참 신기해요
나무꾼님의 그림은 참 따뜻해요 저도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네요^^

양철나무꾼 2016-12-06 18:26   좋아요 2 | URL
주말엔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서, ㅋ~.
그림일기 쓸 내용이 없어서 쉽니다~!

혹시 둥이맘?
완전 좋으시겠다, 부럽.
팝아트는 얼굴을 화면에 크게 잡아야 한다는데, 맞나요?
저 팝아트도 책으로만 숙지했습니다, ㅋ~.

해바라기 완성되면 꼬옥 보여주세요~^^

여울 2016-12-05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건너오니 그림 배틀이군요 ㅎㅎ ㄷ다듯해요

양철나무꾼 2016-12-06 18:28   좋아요 1 | URL
여울 님 그림 앞에선 배틀이라고 하기도 민망하죠.
제가 그림에 한 관심해서, 여울 님 그림에 그리 관심이 많았습니다.

따뜻하기로야 여울 님의 그것들을 따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