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개봉 포스터에는 여자 주인공의 얼굴을 지워버렸다. 매우 중요한 인물인데. 

더이상 신참자가 아니라 베테랑, 그 동네 니혼바시의 유지가 되어버린 <신참자>의 형사 카가의 이야기 (의 어쩌면 종결판)다. 


두 명의 집나간 어머니들. 두 가지 이유와 두 명의 버려진 아이들. 두 명의 남겨진 아버지들의 사망 후, 성장해 어른이 된 그 아이들이 만난다. 어머니들의 가출에 얽힌 사연과 범죄, 그리고 비틀린 사랑(이라고 주장하는)의 이야기를 꾸역꾸역 무대에 올려 놓았고 쇼는 머스트 고온. 막이 내려간 다음 그 무대와 관객석, 혹은 무대 뒤의 연출석에서 뒷수습은 어찌 해야할까. 예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 <고백>에서도 느낀 찜찜함이 다시 올라왔다. 지금 여기의 범죄와 사연에 어찌했건 과거의 '엄마'를 불러오는 서사. 속죄거나 아니거나 '순수한 의도'를 위해서 공식처럼 깔린 사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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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sf 영화들이 특수효과와 cg에 집착하게 만드는 후유증도 낳았다. 특히 장면의 중요성을 시간으로 치환하는 슬로모션 기법은 내가 글을 쓸 때에도 즐겨 활용하는 연출 방식이다. 중요한 장면일수록 문장을 두껍게 쌓아 읽는 이에게 슬로모션과 비슷한 효과를 주는 것이다. - P56

웰즈는 <공중전쟁>과 <다가올 세계의 모습>을 통해 1,2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경고해 왔다. 또 <해방된 세계>에서는 끝없이 책분열하는 폭탄으로 세계가 멸망하는 미래를 그리기도 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설이 계기가 되어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웰즈는 이를 한탄하며 <공중전쟁>의 재출간본 서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내가 뭐랬어, 이 썩을 멍청이들아." - P82

스페이스 오페라는 왜 이렇게 제국을 좋아하는가? 결국 이 이야기들은 무대만 우주로 옮겨 놓은 판타지이거나,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백인들의) 향수병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사람들은 여전히 궁정 로맨스를 사랑하고, 우주에서 이런 이야기를 풀어 놓기 위해서는 배경이 왕국이거나 제국일 필요가 생긴다. - P132

최근에는 여성형 휴머노이드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데, 이를 이용해 <얼마나 닮았는가>와 같은 훌륭한 페미니즘 서사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폭력적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녀>의 ‘사만다‘처럼 몸이 없는 편이 안심이 된다. - P142

미국의 코믹스 회사들은 영웅 민담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일종의 아이돌 산업을 만들어 냈다. 이 서브 장르의 이름은 바로 ‘수퍼히어로‘다. - P186

가장 유명한 클리셰인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이제는 좀 그만 보고 싶은 유형이다. 이 패턴의 이야기는 이렇다. 인류는 멸망하고 딱 두 사람만 남게 된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 과학자(혹은 부모)는 이들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준비해주고, 두 사람은 무너진 세상에서 새로운 인류를 잉태하기 시작한다. 이 패턴은 낡다 못해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라 진즉에 탈락되었어야 할 규칙인데도, 장르 규칙에 무지한 창작자가 새로 유입될 때마다 끊임없이 반복되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가끔은 멋들어진 변주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부은 뻔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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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1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아름다운 책인가요? ㅎㅎ 인류세 시대의 맑스는 빙하와 맑스가 무슨 관계일까 싶어 호기심이 확 돋네요. ^^

유부만두 2021-03-21 07:27   좋아요 0 | URL
비슷한 인상을 주는 표지들 모음이에요. 저도 빙하와 맑스의 연결이 궁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