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밥상은 스물한살 ˝자칭 성인˝ 아들을 위해 사십대 주부가 준비한 것으로 감기약을 책상 위에 둬도 못 찾아 먹은 아들을 향한 ˝아이고...˝가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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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7-04-2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차려주기 싫은거 너무 티났다;;;;

보슬비 2017-04-2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에다 아보카도와 오이 싸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ㅎㅎ 두부 조림도 소고기 무국도 손이 가는데요~~. 전혀 티 안납니다~~^^

유부만두 2017-04-26 07:12   좋아요 0 | URL
반찬을 다 살피셨군요. ^^;;;;;
 

 

네, 잘 지내고 있어요. 별일 없고요, 심심하고 갑갑한 봄이라고 투덜댔는데 어젠 초여름 날씨더라구요. 카페에선 찬음료를 주문했어요. 이름도 길어서 메뉴판을 보면서 떠듬떠듬 주문했어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음료 안의 얼음이 다 녹았어요. 컵에 맺힌 작은 물방울들이 흘러내려서 얼른 냅킨으로 받쳐놓았어요.

 

잘 지내나요? 그런 날도 있고요, 덜 잘 지내기도 했어요. 책을 읽는 게 얼마나 하찮나 싶어서 우울하기도 하고, 주인공에 한참 감정이입해서 "얘, 그 남자는 아니야!" "그 길로는 가지마!"라고 소리내서 (진짜로 육성 폭발이라지요) 말리기도 했어요. 아, 그 소설은 뭐 한 백몇십 년 전에 씌인거긴 하죠. 그러면서 살짝, 아, 당신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어떤 와인에 (어떤 안주에) 어떤 영화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을까, 궁금해졌어요. 그러곤 조금 부끄럽기도 또 부럽기도 했어요. 이 오묘한 느낌은 뭐라 설명이 안되네요.

 

잘 지내고 있어요. 아이들을 등교 시키고 남편 출근 시키고, 아르바이트 하던 일은 뜸한 요즈음, 책장 정리를 하다가 문득 지난 봄 생각도 하면서요. "독서공감"을 다시 펴보았어요. 그 안의 통통 튀는 독서 느낌, 그때도 역시나 넘쳐 흐르는 공감능력. 그래요, 이것 때문에 내가 두번 째 책을 곧바로 사서 읽기 시작했나봐요. 하지만 이 두 책은 꽤 닮았지만 엄청나게 다르게도 보이네요. 이젠 공감을 넘어서 하고 싶은 말, 나아갈 길을 그려내는 것 같아요. 맞나요? 아, 당신은 잘 지내고 있네요. 내가 다 기분 좋아질 정도에요.

 

더운 날이 될거래요. 오늘도. 하지만 아직 저녁 퇴근 길은 차가울 걸요. 아니, 어쩌면 당신은 이런 날도 뜨거운 음료를 후후 불며 마실지도 몰라요.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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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4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드 창의 단편집, 사르트르의 '말', 그리고 유시민의 책은 읽는중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덮은지 한참이 지났다. 요즘은 '제인 에어'와 '고독한 도시'  '외로운 도시' 읽는 중. 요즘 자꾸 책 제목을 잘못 말한다. 전엔 '세일즈맨의 죽음' 대신 '샐러리맨의 죽음'이라고도 했음;;;

 

고급스럽고 차분하게 읽고 있다. 애들에 남편에 친척들에 치여사는 번잡스러운 서울러이기에 완전한 공감은 못하지만 그 속에서 스며드는 새로운 외로움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다만 번역문이 매우 투박해서 속껍질을 덜 깐 밤을 먹는 기분이다. 꺼끌하고 씁쓸하고.

 

 

 

 

 

 

 

 

 

 

심플한 영어로 쓰여져 있어서 두껍지만 속도를 내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성취감도 (읭? 왜요?) 느낄 수 있다. 뭐, 나 혼자는.

방금 34장까지 읽음. 샌 존이 프로포즈 하는 장면 (죄송합니다. 스포였나요? 로체스터 나으리는 유부남이었어요!)에서 열이 뻗쳐서 소리지를 뻔. 참고 참아서 한숨을 내쉬니 옆에 있던 막내가 "왜요? 엄마? 또 나쁜 놈이 나왔어요?" 라고. 막내는 게임하다가 소리를 지를 땐 늘 대꾸한다. "엄마도 책에서 나쁜 놈 나오면 화냈쟎아요! 저도 그 심정이에요!" 아...아이야, 그거랑 그거랑....같겠구나.

 

아니 이 샌 존 시키. 왜 선교사 업무를 가고말고가 니 상관이냐! 물론 19세기 제국주의 시기에 인도에 가는, 그 savage tribe 사이로 갈 때 여자가 가기는 힘들겠지만, 너의 그 잘난 '프로포즈'를 거절하는 것이 하느님을 거절하는 신성모독???? 이라고 잘만 씨부리는 구나. 하! 정말 짜증난다. 지금껏 샌 존과 두 여동생이 제인을 거두고, 또 덕도 보는 줄거리에 "아이고, 이 이야기는 소녀 이야기 고전이네~" 라고 느긋했던 내 마음이 화들짝 놀랐다. 사실 로체스터에게 반하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제인이 좀 밍밍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방금 샌 존에게 (조각같이 잘 생겼다매?!) 강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는 제인은 이뻐 보인다. 잘했어! (줬던 돈을 다시 뺏는건 어떠니?) 이미 줄거리도 알고 읽고 있지만, 옛날 소설이라 뭔가 일이 하나 벌어지면 주저리주저리 말들을 참 많이도 하는 인물들이지만 이렇게 분노도, 감탄도 이끌어내니 역시 클래식이군요. 네, 저 소녀 취향입니다. 이미 끝 장면을 알아서 제인에게 미리 실망도 하지만 뭐, 1847년에 쓰여진 이야기에서 (조선은 헌종때, 천주교는 박해받고 외선들이 출현하기 직전) 이런 열아홉 처자라니, 긍정하고 애정해 주기로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야기에서 샌 존은 계속 미운 짓을 하겠지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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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보기로만 하자.
마시자니 화장품 맛에 묘한 향에 어지럽고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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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눈이 어떤 의미인지 읽고 나서야 알았다. ..  그게 맞겠지?... 블랙 유머, 정치 풍자...의 소설이라는데 "블랙" 까지 밖에 모르겠다. 유머는 .... 웃을 수가 없어. 불편한 상황과, 욕, 비속어가 엄청 나오는데, 읽으면서 오물을 입에 넣는 기분이 들었다. 읽는 속도는 늦춰지지 않으니 신기할 따름.

 

프랑켄슈타인도 생각나고 얼마전 읽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이리 저리 끊고 이어서 더 커다란 그림, 더 기괴한, 그래도 사실이었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블랙유머"가 넘치는 소설이네. 걸작은 걸작인데, 취향 탓인지 추천은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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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오물을 입에 넣는 기분>>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이책 절판돼서 한창 인기 치솟았을 때 구판으로 읽었는데 기대에 미치지못해서 조금 실망했어요. 희소해서 인기였던건지 찬양글을 너무 많이봐서 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갔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정판에는 ˝그렇게 가는 거지˝, ˝짹짹?˝ 같은 펀치라인이 없다고 들었는데 전 이 부분 때문에 그나마 웃었던 독자라 좀 아쉽기도 해요

유부만두 2017-04-12 21:12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추임새(?)는 ˝뭐 그런거지˝와 ˝지지배배뱃?˝으로 나오네요. 걸작의 아우라는 마지막 책을 덮으며 (쬐끔) 느꼈지만 힘든 독서였어요. 뭐 이렇게 한 작가를 알게되는거죠. 보니것 책을 또 찾아 읽을것 같진 않지만요. ^^;;

유부만두 2017-04-12 21:17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위안이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