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숙`에서] 모든 가치는 거꾸로 반전되어 있고 선악도 뒤바뀌어 있으며, 조카의 부정적 비난은 결국 자기에게로 돌아간다. 아이러니는 희극과 비극의 미묘한 경계에 서기 마련인데,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희극적으로 그려져서 더욱 눈물겨운 비극적 아이러니라면, `치숙`은 가치가 전도된 비극적 현실이 조카의 입을 통해서 희극으로 변하는 아이러니다.
이 작품의 조카와 고모부는 서로를 투영한 타자의 `거울`을 통해서 원주민의 소외를 드러내고 있는데, 프란츠 파농은 이러한 소외와 부재를 식민지 사회의 `심인성 장애`라고 썼다. (179-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