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레이디 OL 도 끔찍한데 교열'걸'이라니... 더할 수 없이 진부한 차별적 언어다. 교열을 하는 부서의 젊은 여직원 고노 에츠코의 이야기를 세 권씩이나 읽었다. 드라마 버전을 먼저 접했고, 지리한 코로나 일상에 달고 짜고 매운 음식같은 책을 챙기고 있다. 조금은 부끄럽지만.
드라마 보다 더 까칠하고 더 기억력이 좋고 약간은 '비브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같은 부분도 있지만 세 권 씩이나 낼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난 다 읽었네. 이런 저런 출판 문학 이야기가 흥미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작가를 술집에서 접대하는 편집자, 미성년자를 호텔로 데려가는 작가, 교열자가 오류를 지적해도 화를 내는 작가, 옛 작품을 되풀이해서 찍어내는 작가, 층층시하 회사와 문학계, 겉모습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껍데기들. 책을 점점 멀리하는 대중. 순문학의 고고함만을 외치는 외골수들. 그 모두가 담긴 종이 위의 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