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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영화 <대단한 유혹>만큼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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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한 영화 <대단한 유혹>만큼은 돼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기업과 노동자를 치열한 경쟁에 내모는 것으로 우리 사회를 선진화하겠다는 야무진 꿈은 그 다음의 일이다. ⓒ연합뉴스 |
<대단한 유혹>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캐나다 외딴 작은 섬에서 120명쯤 되는 주민이 모두 실직자가 된 뒤, 2주에 한번 나오는 복지수표를 받으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마을 사람들은 이 외딴 작은 섬에 공장을 유치해, 떳떳한 노동자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공장을 유치하려면 그 마을에 반드시 의사가 상주해야만 한다는 것이 그 나라의 법이다. 그래야 노동자들의 건강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그 섬에서 한 달 동안 봉사활동을 한 뒤, 섬을 떠나려고 하는 의사에게 그 마을의 '이장'쯤 되는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는 8년 동안 복지수표나 바라며 줄을 서 왔어. 자네는 한번이라도 복지수표를 받기 위해 줄 서 본 적이 있나? 자네는 돈도 벌어야겠지만 부끄러움도 벌어봐야 돼. '의사가 없으면 마을도 아니다.' 그게 진실이야. 우리가 의사 한 사람 구해보자고 이러는 게 아니네. 마을 사람 120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이러는 거라구."
더 이상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욕 먹을 일이겠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캐나다 작은 섬의 주민 120명이 어떻게 8년 동안이나 아무 직업도 없이, 아무도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겠느냐는 거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서 한 엄마가 아이들 셋을 아파트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자신도 함께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나이가 다섯 살쯤이나 됐던 큰 딸아이는 소란을 듣고 아파트 계단으로 나온 동네 아주머니에게 "엄마가 우리를 죽이려고 해요.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열이 펄펄 끓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 돈 3000원을 더 이상 이웃으로부터 빌릴 수가 없어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엄마가 세 아이를 데리고 남의 동네 고층 아파트까지 찾아가는 동안 마음이 오죽했을까?
영화 <대단한 유혹>에 나오는 사회에서는 (하략)
후기.
"자네는 돈도 벌어야겠지만 부끄러움도 벌어봐야 돼" - 기사를 보며, 문득 이 말이 맘에 걸린다. "아프다"
며칠 전 한 치과선생님은 젊은 치과의사들의 행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영학에 대한 기본적인 교과, 공부, 적은 투자로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적은 시간을 들이면서, 많은 돈을 벌 것을 공부한단다. 이들이 병원을 차리고, 경영학에 충실하기 위해, 연로하신 환자나, 다루기 어려운 어린이를 외면한다고 한다. 시간만 많이 들이고, 돈도 되는 것이 없기에 충실하게 경영을 하고 있다고... ...
하지만, 문제는 손님이 없다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똑똑한 듯 하지만, 결국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도 제대로 못버는 아둔함이 발생한 것이다.
"부끄러움"을 벌어봤다고 하자. 경영에 효율성만 두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움이나 윤리를 도입하면 돈이 안될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으로, 일터에 일하시는 분들에게 좀더 저렴하거나, 혜택을 누리도록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 약자에 대한 배려나 의무감같은 부끄러움을 벌어본 사람에게 환자는 다가가지 않을까?
누가 더 경영을 잘 하는 것일까?
이 사회는 불행하게도 부끄러움이나 관계를 잃어버리거나, 한번도 그 관계를 벌기?위해 공부시켜본 일이 없기에 이렇게 허망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돈만 벌려고 해서 돈을 벌지 못하고 빚만 늘어나는 사람으로 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을 벌고, 윤리를 벌고, 부끄러움을 벌고 사회적 약자와 관계를 벌거나, 따듯한 마음을 벌거나 해야 그토록 갈망하는 돈이 벌리는 것은 아닐까?
이 사회는 무섭도록 돈만 벌려고 한다. 그래서 돈을 오래, 많이 벌지 못할 것이다.
정말 그들이 벌어야할 것은 무엇일까? 어떤 연습을 해야할까? 하선생님 말씀대로 '부끄러움'을 벌어보지 못한세대는 아무것도 벌 수 없는 것은 아닐까?
돈으로 세팅된 피라미드 사회옆에 인간으로 세팅된 사회, 사회를 위해 세팅된 더 풍부한 그림자가 있다. 그 그림자를 결부시키지 못하는 능력으로, 그런 시야로는 약싹빠르지만 아둔하기 그지 없는, 부문에서 사례를 든 치과의사만 양산하는 꼴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