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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발.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는데 그냥 넘기는 듯 싶었다. 월요일은 일터회식, 화요일 대출받으러 도서관에 들러 빌려올 책으로 고심하다. 결국 고석규의 책은 되훑는 것으로 만족하고, 대신 생각난 책이 [호모 코레아니쿠스]였다. 독서평이 마음에 끌고 있었는데, 맥루한과 겹쳐읽어도 괜찮다는 느낌이었다. 역시나 녹아있는 행간들. 다가선 책이 고맙고 이어져서 편안했고, 몇가지 궁금증도 덜어주어 유익했다. 오감이나 오미로 접근하고 싶었는데, 유사한 방식에 놀랍고 반갑기도 하다.  

금요일 근대사모임에 늦게 참석할 수 밖에 없었는데 올라오는 길. 4장부터 9장 중간까지 볼 수 있었다. 세미나 뒷부분과 뒤풀이에서 논의된 이야기를 건질 수 있었는데, 식민성의 잔영에 대한 통찰을 섞을 수 있어 괜찮았고, 젊은 친구들과 소통의 고리에 대한 자극도 괜찮다. 강준만의 몇권의 책을 섞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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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90307
    from 木筆 2009-03-07 22:45 
       압축성의 기로. 우리의 신체. 아니 몸의 각인. 전근대-근대-탈근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진화'가 오히려 문제라는 말. 식민성과 천민성, 놀라울 정도로 청각과 촉각의 언저리에 남아있는 우리들. 조증과 울증을 번갈아 다니는 우리들의 습속. 합리성의 잣대는 여전히 진보와 보수를 넘어 흐른다. 감성과 카리스마, 승자독식. 각개약진. 휩쓸림은 여전할 것이고. 머리로만 움직이는 자는 망할 것이고, 머리의 진화에만 뿌리박는 자
 
 
 

지난주 수요일에 동치미 세 번째 모임이자 첫 번째 주제발표 시간이 있었습니다. 음식문화에 대한 각자의 주제를 발표하는 시간이었죠. 집안일과 여러 일정 때문에 많이 빠지셔서 썰렁하지 않을까 했는데 싱싱한 뉴페이스가 등장해서 예상을 뒤집고 흥미진진했습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충원되었습니다. 참고로 두 분 다 남자분이세요. ^^* ㅋㅋ 동치미가 그나마 아카데미에서 남녀성비가 맞는 이상적인 그룹이었는데 이날따라 여성 멤버들이 많이 빠져 제가 보기에 좀 전투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주제발표는


면 : 귀족의 성찬에서 노동계급의 음식으로.....(김*세)

스타벅스 : 스타벅스가 보여주는 문화현상 (김*화)

음식광고 : 광고를 먹다 (손*영)

스펀지 2.0 : 스펀지 2.0 (민*훈)


이렇게 네 분의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위에 쓰여 놓은 순서로 진행 되었습니다. 황주연님이 준비한 ‘시장’에 대한 발제문을 집에 놓고 와서 아쉽게도 발표를 못했고요, 유인호님이 가져온 ‘개고기’에 대한 발제문은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각자 읽어보는 것으로 마쳤습니다.



  

1. 면 : 귀족의 성찬에서 노동계급의 음식으로.....(김*세)

라면, 칼국수, 스파게티, 자장면, 우동... 발표하신 분처럼 저도 면 요리를 좋아해서 평소 밥보다 면을 더 먹는 편입니다. 한번은 속이 탈이 나서 병원에 가니까 의사가 당연하다는 듯이 밥보다 면 좋아하고, 커피 좋아하고, 술 좋아하지 않냐 물어봐서 당황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탈이 날 정도로 면을 좋아하긴 하지만 사랑하는 단계는 아닌가 봅니다. 면이 귀족의 음식이자 제례음식이었다는 사실이 신선하다고 느껴지는 걸 보니 말입니다. 밥 먹기 싫을 때 먹는 게 면이고, 한국에선 워낙 밥! 밥! 하느라 면은 상대적으로 영양가도 없고 소화도 안 되는 음식으로 천대를 받고 있는데 말이죠.

면의 기원에서 귀족의 음식과 제례음식으로 귀한 음식이 되어가는 과정, 도시화를 거치며 노동계급의 음식으로 대중화가 되어가는 과정을 쫓습니다. 면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와 겹쳐지니 참 재밌습니다. 얼마 전 알라딘 메인 소개에서 쓱 봤던 <청바지 세계를 점령하다>란 책이 연상됩니다. 노동계급의 작업복에서 패션 트랜드의 중심으로 온 청바지를 통해 현대 문명사를 따라가 보는 책이라는 소개가 있네요.

대전에서 살면서 즐거웠던 점 중 하나가 칼국수 집이 곳곳에 있다는 건데 칼국수가 있게 된 기원이 그 싼 가격과 많은 양 덕분이라는군요. 시공사에서 펴낸 책 <누들>과 KBS에서 만든 다큐 <누들로드>를 참고하면 좋다고 하네요.



  

2. 스타벅스 : 스타벅스가 보여주는 문화현상 (김*화)

웬만한 커피체인점은 다 가본 것 같은데 유일하게 별다방의 커피는 아직 맛보지 못했네요. 일종의 반감이라고 할까요. ㅎㅎ 1, 2년 사이에 곳곳에 카페들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카페가 있어봤자 질 나쁜 원두에 생크림과 초코시럽으로 떡칠한 음료를 내세우는 카페들이 대부분이거나 공's한's나 캠모아 같이 과일빙수와 달콤한 음료를 파는 카페가 대부분이었는데요, 최근에 생기는 카페는 원두 자체의 맛을 강조하네요. 카페라는 공간이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이나 수다 떨러 가는 공간에서 남녀의 성을 불문하고 문화적 여유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그것이 정말 문화적 수준과 여가에 대한 개념이 올라간 상황에서 나온 것이든, 아니면 단순히 허영이든 간에 말이죠.

맥심커피, 맥스웰하우스, 네스카페 등등 커피 소비량의 90%를 인스턴트 커피가 꽉 잡고 있는 한국인의 입맛이 갑자기 원두커피로 승격(?)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요. ‘원두커피=교양’의 등식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와 더불어 욕구 불만의 직장여성도 한 몫 한 걸까요? ㅎㅎ

브랜드를 따지자면 카페 문화를 선도 한 것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별다방, 스타벅스죠. 한국 사회에서 스타벅스는 단순히 원두커피 문화의 선발주자이자 원두커피=카페=교양=세련.... 등의 등식의 대표주자 같습니다.

별다방은 아시다시피 한창 된장녀의 대표 브랜드로 시끄러웠죠. 1시간 점심시간에 10분 동안 700원짜리 삼각김밥 하나를 후다닥 먹고 남은 시간을 스타벅스에 앉아서 우아하게 7000원짜리 커피를 마신다는 여성들 얘기가 나왔는데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난 다음 그 종이컵을 재떨이용으로 쓰는 남성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네요. ㅎㅎ 한편으로 살펴보면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한 것은 그만큼 여권이 많이 성장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합니다. 멋으로든 허영으로든 밥보다 비싼 커피를 대중적으로 소비한다는 것은 여성들의 경제력 상승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앞서 얘기했듯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난 다음 종이컵을 재떨이 대용으로 쓰는 남자들이 카페에 앉아 7000원짜리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으니까요.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에서 친구와 얘기하기 보다는 음악을 듣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읽는 개인적인 업무를 하는 곳이라네요. 심지어 돈을 내고 무관심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죠. 한국의 카페에서는 아직 무관심을 사진 않는 것 같아요. 카페에 가보면 혼자 책을 읽는 사람보다 여럿이 모여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끔 혼자 카페에 가기도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거꾸로 혼자 무엇을 하든 별나게 보는 사회니까요. 특히 먹고 마시는 것에 한해서.

무관심이든 공간이든 휴식이든 문화든 교양이든, 원하는 것을 스타벅스 커피 한 잔으로 살 수 있다면 커피값이 생각보다 비싼 것은 아니겠죠. 명품 백보다, 놀이공원 티켓보다 싸니까요. 교양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커피가 교양 없는 사람들로 인한 아이들의 노동착취로 이뤄졌다는 것은 역시나 아이러니지만요.

스타벅스의 로고에 나온 여인은 그리스 신화에서 사이렌이라고 하네요.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언들을 홀려서 바다에 빠지게 한다는 꼬리가 두 개 달린 인어라죠. 가슴과 벌린 가랑이가 그대로 노출되는 게 선정적이라고 판단했는지 최근 로고에는 가슴은 긴 머리로 가리고 가랑이는 가리고 두 꼬리만 보이게 변했습니다. 여러 사람을 유혹해 빠지게 만든 스타벅스가 요즘은 졸지에 자신도 방대하게 커진 자신에게 너무 심취해 바다 속에 빠질 지경이네요. 그리고 보면 너무도 딱 맞는 로고 아닌가 감탄하게 됩니다. 

  

3. 음식광고 : 광고를 먹다 (손*영)

크리스마스마다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쇼 등등에서 산타클로스는 고정 게스트입니다. 녹색옷을 입은 입거나 검은색, 흰색, 심지어 상의를 다른 색으로 입은 산타는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오직 위아래 빨간 털옷을 입은 산타만이 상상할 수 있는 산타의 모습이죠. 심지어 산타가 있냐 없냐는 생각해 봤어도 산타는 왜 빨간 옷일까 하는 질문조차 던진 적이 없습니다. 산타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한 거죠. 일종의 산타의 작업복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개성이든. 루돌프 사슴코의 코가 빨간 것처럼.^^

원래 산타클로스는 세인트 니콜라스에서 유래되었는데 전해져 온 이야기로만 흩어져있고 지금처럼 형상화된 모습을 갖추진 않았다고 해요. 그리고 꽤 성스러운 이미지였었는데 코카콜라가 1931년 겨울 판매량이 부진한 것을 고민하다 자신의 회사의 상징인 빨간색 옷을 입혔다고 하네요.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주러 왔다가 냉장고 문을 열어 코카콜라를 벌컥벌컥 마시거나, 아이들이 수고한 산타할아버지를 위해 몰래 코카콜라를 옆에 두는 광고를 하게 됩니다. 이후 모든 매체에 등장하는 산타클로스는 모두 빨간색 옷을 입은, 인자하고 익살스런 다소 체격 있는 산타입니다. 코카콜라의 산타인 거죠. 120년이나 된 노쇠한 음료수 하나가 세계의 대표 브랜드가 된 것은 120년 동안이나 변치 않는 대중들의 미각보다 120년을 봉사해 온 광고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코카콜라의 광고는 초기의 광고가 맛을 강조하다가 볼륨감이 강조된 컨투아병이 발명되면서 섹시한 여성들이 광고에 등장하기 시작합니다.(저는 아무리 봐도 컨투아병의 허리가 너무 뚱뚱하지만ㅋ) 빨간 스펜서체로 코카콜라만의 차별성을 높이고요, 산타클로스처럼 특정 날짜를 상품과 결부시키기도 하고 백곰처럼 상품과는 상관없는 이미지를 통해 상품의 이미지를 친근하게도 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한창 올림픽이 뜨거울 때면 코카콜라의 ‘붉은 색’을 붉은악마에 갖다 붙여서 다국적 기업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국민의 기업이 되기도 해요. 지금은 존재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대가족의 파티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섹시 컨셉도 있는 것 같고요. 갑자기 라면광고 얘기가 생각나네요. 농심에서 나온 한 라면광고는 계속 여성이 뭔가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선정성 때문에 방송 불가가 됐다고 해요. 호주에서는 코카콜라 지면광고에 얼음이 가득 든 컵이 나오는데 이게 자세히 보면 특정 행위를 그리고 있어서 여기저기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해요. 벌금도 내고. 심심하면 찾아보세요. ㅋ

우리나라에서는 80년도에는 심혜진의 코카콜라 광고가 가장 대표적인 광고가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수트를 입은 커리어우먼 심혜진이 도시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광고를 했다죠. 저는 본 적이 없지만요. 88년 올림픽이 제겐 거의 최초의 기억이어서요 ㅎㅎ 어찌보면 스타벅스가 생각나는 대목이죠. 처음 서양문명으로 세련됨을 표방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원두의 신선성과 질 문제로 코카콜라 같은 신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코카콜라 광고를 중심으로 얘기를 하다가 각자 인상 깊은 광고에 대해 얘기해봤는데 김혜자님이 나오신 다시다가 압도적이네요. 고향의 맛 다시다. 저도 기억날 정도니까요. 공장이 고향인 다시다가 고향의 맛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난감하죠.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광고로 포장되어서 광고를 먹는 지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옥수수차인데도 브리라인 옥수수차를 찾는 걸 보면 우리 뇌는 잘 속나 봅니다. 코카콜라의 창시자가 얘기한 아래 문구를 보면 무릎이 탁 쳐집니다. 무서운 마음에.


만약 나에게 2만 5000달러가 있다면 2만 4000달러는 광고하는 데 쓰고 나머지 1000달러로 코카콜라를 만들겠다. 내 말대로만 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존 펨버튼


그나저나 루돌프 사슴코도 광고로 내보낸 시에 케롤을 부친 거라니. 놀라운 동시에 왠지 모를 마음의 상처가 되는 것 같아요.ㅎ




4. 스펀지 2.0 : 스펀지 2.0 (민*훈)


KBS에서 한창 ‘알아야 산다’로 식품 성분을 파헤치고 고발했던 스펀지2.0에 대해 얘기해봤습니다. ‘알아야 산다’라는 코너의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시청자 반응들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흥미를 갖고 충격을 받았던 시청자들이 코너가 지속될수록 대책 없는 비판에 피로감을 표현하며 악플을 달게 되었다고 하네요. 우리가 먹는 음식이야 뻔한데 굶으란 소리냐? 뭐 그런 거죠.  





사실 스펀지 2.0 은 발표하신 분 말대로 말의 물꼬를 트는데 필요했던 거고요. 얘기는 일상에서 느끼는 먹거리에 대한 고민, 가공식품에 대한 불안, 생협과 유기농식품의 대중적 소비가 가능한지 등 먹는다는 것에 대한 근심부터 나름의 대안을 얘기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렇다고 대안을 제시하고 서로 동의를 한 것은 아니고요. 어쩌면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일본 같은 경우 대다수의 가정이 생협에 가입되어 유기농 식사를 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그것이 가능할까, 식재를 유기농으로 바꿀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식비가 올라가는 것인데 그걸 해결하는 방법으로 먹는 양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사실 냉장고 가득 음식을 쌓아놓다가 못 먹고 버리는 음식쓰레기만 줄여도 될 거란 거죠.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음식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어째 본능적으로 움찔하게 만드네요. -_ㅜ;)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아직 생협이 중산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많으니까요. 실제로 유기농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구성이 그렇기도 하고요. 유기농 식사로 인한 제 3국의 피해에 대한 얘기도 나왔고요. 어려운 문제 입니다.

가공음식의 부실함, 불안에 대해서 만두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예전에는 귀한 음식이었던 만두. 요즘엔 냉동만두가 흔하디 흔하죠. 여기저기서 만드니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싸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연히 만두의 재료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거기에 들어가는 고기나 야채들, 안 봐도 뻔하단 생각이.; 만두를 얘기하는데 만두와 함께 소풍 때 먹던 김밥이 생각나네요. 일년에 한번 엄마가 싸주는 김밥이 중국산 쌀과 유통기한 지난 재료들로 정크 푸드가 되는 것이 생각나 씁쓸해지네요.

실제 대부분 가공 식품을 만드는 곳은 중소기업인 하청업체고 대기업은 만든 식품에 이름만 붙여서 나갑니다. 이렇게 되면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지 않는 하청업체의 문제가 되느냐? 그렇게만 얘기하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네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에서 중소기업이 너무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이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실제 깨끗한 ‘풀무원’도 하청기업에겐 불리한 조건을 건다니까요.

입에 쓴 것이 몸에 좋다는 데 입에 쓴 거든 단 거든 맛과 질은 서로 따로 노네요. 몸에 적당히 나쁜 음식이 맛있는 걸 보면. 착색 색소가 잔뜩 든 소시지, 피자, 치킨, 콜라 등등. 그냥 나쁜 음식 많이 먹고 빨리 죽자는 극단적인 생각도 해봐요. 인간에게 먹는다는 행위는 어찌되었든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고, 또 그러니만큼 가장 주체적인 행위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어디로부터 왔는지 상상 할 수 있는 훈련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점점 커지는 군요.


이날의 감상에 대해서

새로 참석한 서*철님은 “학교에서 스터디를 하고 있었는데 다 학생이다 보니 거의 비슷한 얘기가 오가는데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지신 분들하고 얘기하니까 이야기가 새롭고 재밌다”는 평이 있었고요.

역시 새로 참석한 가장 젊은 피를 가진 유*호님은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고정관념을 다시 돌아 볼 기회가 되었다”며 “평소 들을 수 없던 다양한 얘기들에 자극을 받았다”고 하네요.

  

다음 모임은 3월 12(목) 저녁 7시에요. 주거문화에 대한 책으로 <아파트 공화국>이 메인책입니다. 물론 주거 문화와 관련 있는 다른 책을 읽고 오셔도 좋아요. 26일에는 주거문화에 대한 각자의 주제로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원래 모두 하나씩 하는 거였는데 한번 해보니 그럼 밤 세야 할 것 같아요. 세 분 정도 발표하고 이야기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안 오신 분들 불만 없으시죠? 불만 있으시면 준비하셔서 오셔도 되요 ^^ 이번에 발제를 너무 잘 해주신 김*세님과 새로 오신 서*철님, 오진 않으셨지만 오 신분들의 추천과 본인의 동의로 김*량님께서 발제를 맡으셨습니다. 김*량님은 생태주거에 대해서 조사해 오신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 참고해 주세요.

  

그럼 다음 모임 때 뵙겠습니다. 다음주 목요일이군요. 지난주에는 옆 단체 민*련 총회로 수요일에 만났지만 동치미는 목요일 클럽이죠. 사무실 근처의 목요일 클럽이라는 커피숍에서 언제 담소 나눠봐요. 스타벅스에 가보진 않았지만 그보다 커피맛이 200% 좋다고 장담합니다. 오늘은 비오는 목요일이네요. 이번 갈무리는 개인적으로 욕심이 나서 좀 늦었네요. 욕심을 내봐도 그날의 이야기를 제대로 옮겨 적기에 저 혼자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더 보태실 얘기 있으면 부탁 드려요.

(‘동치미’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참여해주시고 싶은 분은 주저 하지 말고 문을 두드려 주세요.) 

뱀발. 아쉬운데요. 소식 옮겨놓습니다. 분위기도 이야기도 뭔가 나누고 싶은 기분?이 들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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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남겨야지 하면서도 못남겼는데, 밤이라 명암처리를 하고나서야 조금 건진 것이 있다. 마지막으로 어제 시립도서관에서 본 야경 하나 더. 유달산의 불빛을 살리려고 했으나 그라지 못혔다. 



뱀발. <추석전야> 1925.1월 한페이지를 넣으면 어울릴 듯 한데. 디카가 말썽이다. 담에 넣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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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9-03-0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노란 불빛, 쓸쓸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정박해 있는 배의 모습이 좋아요.ㅎㅎ

여울 2009-03-10 11:42   좋아요 0 | URL
접힌 글에 나오는 장면. 보세요. ㅎㅎ. 그곳의 목포부청이 목포문화원, 2층엔 저자 박화성문학관이 있는데, 현재는 보수공사중이랍니다. 그 장면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있는 소설의 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노란불빛. 노랑의 언어도 괜찮죠. 정박해있는 배처럼 말임다.
 

꿈이 무어냐? 무엇을 하고싶으냐는 질문이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한 고찰, 그리고 깨우침이 갖고 있는 오류에 대하여(지적 깨우침의 환원성에 대해... ...)


1. 운영할 때 머리만, 가슴만으로 이끌뿐  몸의 동선에 대해 눈여겨보는 것인지? 오히려 머리만, 시각만 비대하거나 단맛만 느끼려고 해 청각과 촉각, 쓴맛-신맛들을 숨죽게 하는 것은 아닌지? 그 깨우침이 다른 분들이 [해온 것]과 [하고싶은 것]의 마음을 통과한 것인지? 그것이 가슴으로 몸으로 전달되어 우러나오는 것인지?

2. (도시에서) 농사짓는활동 (또는 귀농) - (농사를 짓자는) 대안에 대한 고민의 결(하고싶은 것)이 삶으로 스며들게 하기(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인가 곡선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선언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몇몇이 농사짓는다고 귀농과 다른 대안의 모습이겠지만 뭔가 다른 것 같습니다.  단순화의 오류? 표준말처럼 표준적인 전형을 설정해놓고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요? 능력이 부족한 장삼이사의 사회적 약자가 취할 수 있는 것? 관심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은 없을까요? 선택의 폭을 둘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계층이나 아비투스, 나이 차이에 따라 접근경로가 달라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삶의 결을 세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생각의 영역조차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기에 농사 한번 지어보지 않는 사람이 농사짓는다는 말과 행동을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의 도시사람들이 별반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머리로서야 당위성이야 선전처럼 되는 것이지만, 현실에서 더 낫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논의되지 않거나 실제 해보지 않을 때, 생기는 성원들의 실천무력감이나 예상되는 무기력, 숙의되지 않았으므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예민해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 말입니다.

2.1 개인적으로 대안을 만들어나가고 실천하는 것에 대해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자체로라도 그 어려움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활동하거나 운동하는 분들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면 부모님 세대들의 경험, 선택의 폭에 대한 논의들, 그 쓴소리들, 단소리들이 섞일 수 있는 결이 전혀없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나는 이렇게 산다. 이렇게 간다라는 선명성도 좋겠지만, 그 선명성으로 인해, 그 직선으로 인해, 나-너는 이렇게 갈 수도 있다. 나-너-나가 이렇게 가보면 해볼만 하다. 그것도 한번 해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봐도 괜찮겠구나. 그 삶의 결은 전혀 사회적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대학졸업 지식인, 활동해본 사람만의 독자적인 선택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이므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런저런 조건이 충족된다면 시도해볼 수 있다. 단계적으로 과정의 오아시스를 만든다면 한 십년이면 아쉽지만 시도해볼 수 있겠다 는 같지만 다른 생각과 고민의 영역이 도마위에, 안주거리로 회자되면 좋겠다 싶군요.

3. 꿈을 꾸어야 한다는 말. 이제 무엇을 해야한다는 고민을 담는 말 역시 처세-자기개발서 같이 근거없는 꿈과 나는 로또가 될 수 있다는 착각의 영역만 키우는 것처럼, 행여 간접적인 폭력...결혼적령기인데 결혼하지 않느냐는 말처럼 들린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가],[나],[다] 라는 소질과 하고자하는 [마]가 있고, [라],[사],[아]에 배움을 더하거나 연결되면 이런 것을 더 잘할 수 있으므로 , 이런 저런 취미를 하거나...a-b-c라는 사람의 네트워크, 이런저런 고생을 해보면 이런저런 아픔을 느낄 수 있으므로...[a]라는 모임에 이러저런한 것을 만들거나 도움주게 되면 모임과 교집합이 증폭될 수 있다.....라는 이상적 상황사이 예스나 노라는 극단의 선택이 아니라 가능한 과정의 경로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좀더 세밀하게 들어가 같은 시선에서 생각의 높이, 배려의 높이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3.1

4. 여러사람들이 조금씩 서로 나눠 만들고 있는 모임이라면, 나는 깨우쳤어, 이렇게 하면 될 것이야? 라는 깨우침이나 느낌을 숙성시킬  생각의 결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군요. 모임의 방향이 흔들린다면, 가슴과 몸의 동선을 고려하지 않는 속도. 그 속력으로 생기는  위험에 대해서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깨우침과 현실의 간극, 간격에 대해서 머리만의 기울기로, 열정만의 기울기로 이전하려하지말고, 이미 해왔던 무수한 능력에 대해 곰곰, 알게 된 것, 느끼게 된 것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 만드는 과정에 대해 더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천천히 몸을 끌며왔으므로 더디 간다고 달라질 것도 별반 없으므로... ... 

뱀발.   

1. 뒤풀이 자리 090220, 090228 스친생각들을 이제서야 남깁니다. 말하는 재주도 하고싶은 재주도 없으니 손발이 고생입니다. 날 것이기에 행여 마음 다치지 마시구요. 제 생각역시 다듬고 넓힐 필요가 있는 것이겠죠. 

2. 어젠 박화성작가의 <추석전야>와 <하수도공사>의 단편,중편을 봤습니다. 이곳의 행간에 비친 것이 남자작가인 줄 알았는데, 여류작가이고 처음으로 문학관이 생긴 곳이 이곳이네요. 20권의 전집이 나와있고, 80년전쯤으로 돌아가 유달산 아래 전경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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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9-03-0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알 익혀 먹을게요.ㅎㅎ

여울 2009-03-05 14:14   좋아요 0 | URL
날 것이라...가시도 발라내고, 조심하시구 요리 잘해서 드세요. 요리하시다 아니다싶으면 가차없이 반품하셔도 상관없구요. ㅎㅎ
 

 

 골 목  

 날이날마다 드나드는 이 골목./이른 아침에 홀로 나와서/해지면 흥얼흥얼 돌아가는 이 골목. 

 가난하고 외롭고 이즈러진 사람들이/웅크리고 땅 보며 오고 가는 이 골목. 

 서럽지도 아니한 푸른 하늘이/홑이불처럼 이 골목을 덮어,/하이얀 박꽃 지붕에 피고 

 이 골목은 금시라도 날어갈 듯이/구석구석 쓸쓸함이 물밀듯 사무쳐서,/바람불면 흔들리는 오막살이뿐이다. 

 장돌뱅이 팔만이와 복동이의 사는 골목./내 늙도록 이 골목을 사랑하고/이 골목에서 살다 가리라. 

 

 혁 명 

  

 조개껍질의 붉고 푸른 무늬는/몇천년을 혼자서 용솟음치든/바다의 바다의 소망이리라

 가지가 찢어지게 열리는 은/날이날마다 여기 와 소곤대던/바람의 바람의 소망이리라

 아! 이 검붉은 징역의 땅 위에/홍수와 같이 몰여오는 혁명은/오랜 하늘의 소망이리다. 

 

 뱀발.  

1. 누구의 시 같은가요? 아침 눈길을 끄는 46쪽과 47쪽에 이어져 있네요. [골목과 혁명]이라 ... ...조개껍질의 무늬가 바다의 소망이라, 가지가 찢어지게 열리는 꽃은 날마다 소곤대던 바람의 소망이라...그리고 홍수같이 밀려오는 하늘의 소망은...  그리고, 골목, 이 골목이라... ...

2. 아침 문득 [바위에 계란치기][계란으로 바위치기]란 생각이 스며들더군요. 그런데 왜 막고서고 있는 그것을 바위라 생각할까요? 혹 그것이 빙벽이라면, 혹 그것이 바람을 잔뜩 넣고있는 풍선이라면...계란으로 바위를 그래도 쳐야한다가 아니라 우리의 온도를 조금만 올린다면...우리의 따듯한 삶을 보듬는다면..그리고 조금만 더 바람의 소망을 불어넣는다면...바위라고 생각하던 것이 스르르 스르르 녹거나...그저 부웅 날라올라가거나....하지 않을까 하는 허튼 생각을 해봅니다. 

3. 누구의 시 같은가요? 누구의 시가 중요한가요?!!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 당신의 치우침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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