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보이세요?

 

 

 

 

 



---수리남 사탕수수농장주의 딸 14세 일기---(쿡!하세요-----------


착하게 사는 일은 정말이지 너무나,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저 모두의 생각을 따르고, 자기 시대가 옳다고 믿는 것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남들이 고개를 돌리는 일, 당신도 불편함을 느끼는 그 일, 거기서 고개를 돌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만이 우리를 사유하게 하며, 우리를 우리 시대의 허영과 어리석음, 그리고 끔찍한 악행에서 구원해준다는 사실이다. 고병권 추천사

잡념. 

1. 돈에 끌려다는 일이 폐지된다면, 마치 노예제도가 폐지되듯이, 노예가 없어지듯이, 우리가 끌려다녔던, 끌려다녀야만 했던 일들이 이처럼 노예를 부리듯이 일상의 삶에 붙어있었다면.... 그때 일상들이 돈을 매개로 한 당당함들이 고객이란 이름을 전후로 굽신굽신과 호령함이 부끄러워진다면

2. 나의 삶의 구할은 노예였고, 노예였던 사실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시대였다고, 그래서 다들 돈에 끌려다녔고, 돈을 빌미로 사람을 부렸고, 호객했고, 노예의 삶을 살았다고

3. 자신이 노예짓을 하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서슴없이 노예를 샀으며 수리남의 소녀일기처럼 거추장스러운 모든 것은 그 노예의 탓이지 내 잘못은 아니라고... 노예에서 노예로 물리는 삶을 벗어난 사람은 보기 드물었다고, 어떻게 그 노예의 시대가 수백년을 지탱했는지 의아하다고

4. 돈에 볼모로 잡혀 삶을 빼앗긴 시대는 전혀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삶을 구출해내지 못하고 돈만 바라보는 아이러니의 세대였다고.... 

뱀발. 연두부의 올해 추천책 가운데 하나이다. 다행히? 빌려주어 아*** 저녁약속을 기다리는 사이에 읽다. 우리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 불감지수는 어떠한가? 만갈래의 다른 느낌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으면 늘 우리는 일상에서 지기만 할 것이다. 관련되는 추천도서 두권을 보탠다. 연두부 한권, 저도 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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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1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1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안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언어와 취사선택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안다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뒤섞여 있을 때,/이것은 아는 것이며/이것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고,/그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이것이야말로 둘 다 아는 것이다."묵자/경설 하

잡념 1. 


십여일전, 아마 그쯤 되었을 것이다. 이 아포리즘에 서성거린 때가 말이다. 오늘 자판으로 흔적을 남기기까지 제법 오래된 셈이다. 독서습관을 돌이켜보게도 하고, 지난 읽기 흔적을 돌아보면 무척이나 아픈 말이다. 왜냐하면 [알 것 같은 것]을 한통속으로 묶어두어 시간이 지나면 안개같아 구별짓기가 되지 않는다. 시간에 또렷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알것같은것]이 점점 [알 것 같 은 것 들]로 희미해진다. 그래서 그 회초리를 음미하고 있다. 그 습관에 딴죽을 걸어본다. 다시 종아리를 힘껏 때려본다. [알것같은것]에서 [아는것/모르는것]의 몸섞임에는 얼마만큼의 수업료가 들까? 그리고 [둘다 아는 것]까지 얼마의 아픔을 요구할까?  

물론 이것은 지에 대한 말일뿐 지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 지혜란 그것이 부정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완전무결하다고 만족하면 잘못이다. 그것은 그칠 곳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지혜는 토론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칠 곳을 모르면 지혜가 아니다."

 라고 한다

  
 

 
삼물이 갖추어진 명제라도 대체로 명제가 옳으면 사실도 그러하지만1) 혹은 명제는 옳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 2,3)가 있으며, 한쪽은 두루 통하지만 한쪽은 통하지 않는 경우 4)가 있으며, 한쪽은 옳은데 한쪽은 그른 경우 5)도 있다. 그러므로 항상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1) 백마는 말이다. 백마를 탄 것은 말을 탄 것이다. 노예는 사람이다. 노예를 사랑한 것은 사람을 사랑한 것이다.

2) 도둑은 사람이다. 도둑이 많은 것을 미워한 것은 사람이 많은 것을 미워한 것이 아니다. 도둑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명제가 그른 것임에도 사람들은 모두 옳다고 한다.

3) 만약 이런 논리대로 한다면 "도둑을 사랑한 것은 사람을 사랑한 것이 아니며, 도둑을 사랑하지 않은 것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며, 도둑을 죽인 것은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다"라는 논리도 무난할 것이다. 

4)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두루 사랑한 연유에야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두루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사람을 사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5) 사람이 병들어 문안한 것은 사람을 문안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병을 미워한 것은 사람을 미워한 것이 아니다. 묵자/소취 명실론 :

 

잡념 2. 귀납과 연역에 익숙한 우리 1)에게 사물을 1)로 볼 것을 강요하는 문자체계의 공백을 이렇게 날카롭게 해부할 수 있을까? 그 무한 공백과 뒤틀림을 이렇게 명징하게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탄식을 하다. 로고스, 명제, 논리의 한계에 대해 되짚음을 준다. 머리의 꿰어맞춤이 얼마나 가슴, 마음, 몸, 손, 발을 빠져나갈 수 있다. 그렇게 경도되어 머리가 가슴도 마음도, 손발을 비롯한 온몸을 칭칭 묶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아도르노보다 계몽의 변증법보다 예리하다. 이름의 그물, 그렇게 명제로 똘똘 말아만든 앎이라는 것도 사실이나 허점, 실체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차별하고 허툰 짓을 할 수 있는 날강도가 되리라. 천하에 남이 없다. 한 사람이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함께 사랑하고 이로움을 나눈다. 그러나 함께 서지 못하고 쌓은 그릇된 이름의 탑들, 그렇게 쌓아놓은 앎의 누각엔 기둥이 없다. 기둥은 안타깝게도 사실관계를 따져본 일이 없다.  허명의 악순환으로 이름에 기대어 만든 지식일뿐이다.
 

2.1 어쩌면 그래서 늘 처음부터 시작하는 길이 가장 빠른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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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01021 운동에게 묻는다.
    from 木筆 2010-10-22 16:45 
    # 0.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란 실험을 했어도 정작 그 산 사이에 있는 민주주의를 실험해낸적이 없다. 다 살아있는 것 바깥의 정신나간 가치를 포획해내기 위해 삶을 다 죽여버렸고 죽이고 있다. 수십억이 죽어나가며 여성이란 이유로 수백년간 차별이 당연한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숱한 학문도 진리도 삶을 한번도 구해낸 적이 없다. # 2. 학문이란 학이란 울타리를 둔 것으로 학문간의 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서로 소통을 하지 못하게 만
 
 
 


 





눈이 내린다. 함박 핀 눈, 함박안은 눈, 날카로운 키스처럼 뺨에 부딪는 눈들. 아침 눈들이 서성인다. 지나치는 차의 속력에 맞춰 눈들은 음표를 달고 날린다. 그렇게 모든 음표를 붙인다. 하나 둘. 굵고 작은 변주들. 부유하는 음표들의 현란함. 느티나무 가지들 사이로 내리는 화음. 솔잎 사이로 바람을 밀어 부딪는 음들의 잔치. 후박나무 오동나무 댓잎 숲들의 반주. 강물을 반음을 끊임없이 적시는 노래... 한참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음에 취해 혼미하지만 그래도 도돌이표를 넘어서는 반주에 흠뻑 취하다. 어제도 그러했다. 날카로운 새벽은 되돌이표를 넘어선 생각이나 고민의 성찬으로 가득하다.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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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9-12-18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눈~ 이다 요~~ 이만~~~한.ㅎㅎ

여울 2009-12-1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출근하느라 애~ 먹었습니다. 아니 식겁했슴다. 빙판길에...에공. 제가 그때그때 잊어버리니...조금있다 눈오면 또 좋아하겠죠. ㅎㅎ. 아직도 다른 분들은 출근 전입니다. ㅎㅎ

조심 조심. 폭설에 대비하시구...
 
블로거의 인문(酌)

알라딘서재나 블로그에 대한 생각

#1. 내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블로그와 실재 그 인물과의 유격때문이다. 사실 블로그의 정보보다 오프의 만남에서 정보가 훨씬 풍부하기때문이다. 기껏 시각의 활자로 대면하는 것보다, 사람을 볼 수 있음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 던 다른 면을 느낄 수 있기때문이다. 설명으로 부족한 무엇들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오프모임의 만남이 친하다는 주례사 기조의 격려로 흐른다면 이것 역시 혈연이나 지연에 버금가는 습속일 것이다. 그 짧은 만남을 통해 조금은 더 그 사람에 대해 입문할 수 있으리라 여기기때문이다. 많은 왜곡된 관점이 수정되거나 너무 확대해서 보았던 부분, 아니면 눈치채지 못했던 다른 끼들도 드러날 수 있기때문이다. 활자보다 생각, 마음의 결, 고민, 처지는 아주 조금 읽힐 수 있다.

#2. 장사라는 것. 자본주의 아래서 장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야생성을 전제로 하기때문이다. 가끔 인문을 이야기하는 것은 좀더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알라딘서재와 알라딘 운영의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서재에 가벼운 지적만 있던 것 같은데 서재의 메인화면이나 틀을 만드는 것에 의외로 서재인들이 예민하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당연한 것. 어쩌면 그 틀이 이곳 서재민주주의의 많은 요소를 없애버리고 있지 않을 것일까? 책이 화면에서 커지고 화재의 서재글이나 인기도 순으로 서열이 매겨진 것. 테마카페가 있으나 활용도가 빈약하기 밖에 없는 상황. 서재운영과 손익에 얼마만한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서재인들이 활용도를 높이고, 주관하고자 하거나, 아니면 서재를 통해 매출의 연계성도 높이겠다는 알라딘의 바램이나 욕구가 있다면, 그것이 어느 정도 같이 동행할 길이 있을까? 이곳의 민주주의를 얘기해볼 수 있을까? 서재가  매출과 연계성으로만 세팅하는 것이 아니라 북적이는 공간으로 그래서 그 틀이나 구성이 말랑말랑해서 수렴하고 확인하고 시험해보고 변신해보는 것으로 구성해볼 수는 없는 것일까?

#3. 알라딘을 살리자고 책 몇권을 구매하겠다는 서재인들의 옛 기억?도, 버전 업에 대한 감수성도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더구나 서재인들의 구조에 대한 접근의 빈약함, 더 즐겁게 놀 수 있는 꺼리에 대한 제안들, 돈냄새가 너무 물씬 풍기는 것은 아닐까? 사람냄새가 나거나 다양함으로 연결되어 서재인들의 특색있는 공간이 가미되어 좀더 수평적이거나 가변적인 틀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뱀발. 

1. 저자와 대화가 있고나서 서재인 몇분과 식사겸 인사를 나누다. 문서로 된 논쟁의 편협함도 출판인쇄업의 구조도 먹이사슬에 얽힌 갑을관계도, 서재인들의 일상이나 직업에 대한 소식도 듣는다. 게시판을 달구고 있는 불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다.  

2. 몇주전 모임 뒤풀이. 한분이 식당 종업원의 처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그 뒤 종업원에게 주문의 당당함은 줄어든다. 그리고 나의 태도변화에 신경쓰고 있었다. 예전엔, 지금도 강한편은 아니지만 식당에 가면 난 고객으로 당당하지 않다. 반찬 더 달라는 소리는 거의 없거나 불편에 대해 주장하지 않는 편이다. 그 당당함이 한편으로 일상에서 위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 언질로 시선은 그 넓은 식당에 혼자 감당을 해내는 조선족 종업원에게 시선이 갔다. 그 사실로 난 나의 불감이 무척이나 자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장부터 말단까지의 처지와 고통은 느끼지 못했지만, 종업원에게 고객의 떳떳한 주장이 종업원에 대한 고통이나 애틋함과 교차하지 않고 있음을 다시 느꼈다. 

3. 서재에 불매활동이 일고 있다. 비를 같이 맞자는 말이 마음에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법을 따지고 있었고, 다소 과도한 요구이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버티고 있었다.  현실에 있어 불감이 나를 막고 설 수도 있구나. 불감의 경계가 의외로 약하구나란 자괴감도 함께 들게 되었다.

4. 고객은 왕인가? 손님은 왕인가? 언젠가 나는 쫄병이었는데 어느사이엔가 말년 병장이 된다. 어느 사이에 감수성과 불감의 경계에 마음의 실선이 자란다. 말단이자 사장, 고객이자 서비스제공자이다. 비를 더맞으면 불감은 좀더 줄 수 있을까? 더 감수성을 자라게 하고, 민주주의의 시선을 더 확장시킬 수는 없을까? 책을 사보는 나의 불감은 어떨까? 작은 책방, 외진 헌책방, 공공도서관, 인터넷 서점, 일터에 몸담고 있는 동료들, 저자, 출판사 모두 좋은 일은 없을까? 책한권 볼 수 없는 저 낯선 나라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라 아픔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느냐? 그 아픔을 얼마나 저편의 앎까지 확장시키느냐는 고통으로도 읽힌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끊임없는 갑-을-갑-을의 순환고리에 대한 생리, 앎의 선순환은 그려볼 수 없을까? 

5. 서재가 돈도 되고 민주주의 마을로 한발다가설 수 있을까? 고객팀이라는 선명한 실선이 서재와 점선의 경계로 말랑말랑해질 수 없을까? 내지갑의 편리나 주장에서 너의 빈지갑이나 감수할 불편이 늘어날 수 있을까? 고객만의 당당함이 제공자의 노고에 조금은 가 닿을 수 있을까? 활동의 선언에 가린 그늘의 어려움을 살필 수 있을까? 

6. 서재에 대한 제안은 많이 표출된 것 같다. 이참에 대폭 권한이나 운영, 직접민주주의방식을 실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좀더 놀고 싶고, 사귀고 싶고, 아픔을 나누고 싶고, 제공하는 이곳도 돈도 되었으면 좋겠다. 고객을 불편하게 하거나 열어두게 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되는 것은 아닌가? 

7. 내 회사도 아닌데 왜이리 걱정이람. 쯔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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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접습니다
    from 木筆 2010-01-08 11:44 
    1) 김종호씨의 거취 문제였고 또 다른 하나는 2)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공식 입장 표명 이였습니다. 그리고 곁가지 문제는 3) '알라디너들 사이의 싸움' 이었습니다 - 드팀전/바람구두...외 제가 제일 관심있는 문제는 3)입니다. 블로거들 사이의 문제- 블로거 인문의 문제, 관심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2), 1)의 문제가 우선인 것 같아 의견도 미루고 서재를 접습니다. 신밧드님의 마음 아픔도 이해하지만
 
 
파란여우 2009-12-1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먹으면서도 말씀 드렸듯이 알라딘 회사측의 다양한 기획컨셉 부재가 아쉽고 불매운동을 유발하도록 만든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지부족도 아쉽고 그렇습니다. 그러게 이렇게 애정을 가진 고객들이 인터넷 서점 어느 곳에 있을까요.

여울 2009-12-16 10:29   좋아요 0 | URL
아프겠지만 서로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선의 차이를 녹일 수 있으면 합니다. 다시 출발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겠지요. 여우님도 맘고생 많으겠습니다.

나무처럼 2009-12-1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과 민주주의가 어떻게 이 서재라는 곳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돈과 민주주의 사이 어딘가에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열쇠가 있지나 않을지요? 저는 걱정까지는 아니지만, 솔직히 제 직장의 미래보다 서재의 미래가 요즘 더욱 궁금해집니다. 거기에 직접민주주의는 참 좋은 화두인 듯도 하다는...

여울 2009-12-16 10:34   좋아요 0 | URL
발화과정에 시선이 모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가져갈 방법들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램을 해봅니다. 여운이 있더라도 처리와 처분이 아니라 서로 만들어갈 수 있는 공유의 길로 접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 저두 서재의 미래가 많이 궁금해집니다. ㅎㅎ
 



서울.

#1. 아트** 토즈. 이름이 입에 붙지 않는다. 간혹 기억에도 붙지 않고 입에도 겉도는 낱말들이 세상이 나돈다. 아침 결혼식장의 이름도 필요한 시간만 기억해내고 아예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무용한 것이다. 몇년 전 짬을 내어 후배를 만나러 가는데 촌닭이 되어버린 나는 그 공간과 사람의 동선, 소리에 넋을 빼앗겨버려 멍한 상태가 몇분이나 지속된 경험의 공간이다. 간혹 드물게 접하는 서울은 이렇게 정신을 날치기해 간다.

#2. 단편이 되어버린 공간들이지만, 이곳 소극장. 카페들. 그리고 연애도 시위의 흔적이 있던 곳들이다. 인파에 압도되어 서툰 걸음걸이가 그 흐름과 박자가 맞지 않는 곳. 몸상태가 평온한 '미'의 상태가 아니라 들뜬 '쏠'의 상태로 되게 하는 곳. 시간이 조금 넉넉할 것 같았는데 토요일 말미는 오고가는 사람들로 지하철이 북적이고 느려 시간이 별로 남질 않는다. 돌아오는 길. 굴다리 인근 [오늘의 책]도 없고 여전히 휘황한 신촌네거리 불빛들 속에 예전의 나,너들이 들뜬 '쏠'의 상태로 떠돌아다닌다.

#3. 몸은 용케도 옛 기억을 살려낸다. 친밀감보다는 낯섬이 밀고 들어오는 공간들. 이렇게 낯선 공간들은 지울 수 없다. 그틀로 압박해 불현듯 밀려오는 기억과 느낌들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지만 친숙한 어떤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녹아 있는 서울말투, 논조, 불특정 공간, 시골보다 짧은 여운없는 인사. 무덤덤함.

#4. 아*** 토즈도 찰싹 달라붙지 않는 공간이다. 애써 무덤덤해지는 공간. 서울이란 도시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간막이의 공간들처럼 느껴진다. 그저 필요에 의해 모였다가 흩어지는 강의실같다. 마음을 잡기보다는 필요한 것만 편취해내기만 하는 공간들로 여겨진다. 진행도 낯설고 자리도 어색하기만 하고 저자와 만남을 밀어내는 듯한 ..너를 위한 점선들이 없다. 저자에게 필요한 영양분만 가져가기만 해라라는 어색함이 깔려있다. 농담이나 훈훈함이 그것의 절반을 덜어내기까지는 한참이란 시간과 노력이 더해져야 했다.

#5. 이 마을에 많이 서재 마실을 다니지 않는다. 서울 촌사람들처럼 필요한 것만 빼어먹는데 익숙한 사람이기에, 사소한 관계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흔적을 잡아넣는 곳의 용도로 소통의 공간에 대한 과잉기대는 하지 않는 곳이다. 관계를 부여잡을 엄두도 나지 않지만 관계를 만들어갈 열정도 없지는 않지만, 모든 사람이 나만큼 바쁘고 바쁘다. 그래서 할 것이 별반 많지 않다.

#6. 사람을 글로 판단하거나 소문으로 판단하지 않는 편이다. 가급적 만나서 직접 대면하는 것이 그래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평들을 신뢰하지 않으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서야 느낌들을 가다듬는다. 부드럽고 수수하고 소탈하신 santa님은 지조와 강직함이 드문드문 비춰보였고, 쟈니님은 상황을 보는 날카로움은 단련되어있는 듯했고 , 하얀마녀님의 명료하고 단박한 즐거움이 몸에 배여 이런저런 상황을 크게 재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 여우님은 디테일의 힘과 수다의 힘을 갖는 재원이다.(무슨 잡지 인물 소개 타이틀같다.) 웬디양은 얼굴은 더 오목조목 키는 더 훤출하시었다. 물론 명랑은 말할 것도 없이. 마립간님 같은데 날카롭지만 무척 부드러워 보였다.(잘못봤을 수도. 왼쪽 앞줄로 기억하고 있지만...) 

 

 

 

뱀발.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오전까지 사촌여동생 결혼식.집안 행사.저자와 대화. 바삐 돌아다니다. 느긋하게 즐기지 못해 아쉬움만 가득하다. 생각같아선 밤샘을 하고 싶었지만 집안호출로 꾹꾹 참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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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9-12-1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당님의 온화한 배려에 따듯했던 저녁이었습니다. 저도 좀 더 많은 시간을 나눌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만, 잘 내려가셔서 다행입니다. 먼 길 와 주시고, 또한 신촌의 밤거리를 함께 걸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여울 2009-12-17 14:09   좋아요 0 | URL
따듯한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 좋았습니다. 많이 아쉬웠지만 좋은 분들 소개시켜주어 감사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