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사는 곳이 바뀌거나 사는 처지가 달라지거나 주변 환경이 예민하게 몸을 구속하지 않는 이상, 그 박자는 되돌이표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주중 데미안들과 만난 시간을 뒤로 하고 일터일도 챙기고 이곳에 익숙해질 겸, 머무르며 그림마실을 다녀오다.

 

 

한국의 선과 미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김환기를 들어서자마자 다시 만난다.

 

바다, 섬, 햇살, 달, 파도

 

 

 

 

 

전쟁의 잔흔이 울려나오는 그의 삶의 이력을 가진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다시 접하는 이성자님....

 

 

 

 

스스로 추상에 기초를 둔 새로운 구상회화라고 자신의 작업을 말하는 김종학의 [숲] 193*300cm_2011 앞에 서서 한참이나 머무르게 된다.

 

 

 

 

 

 

이우환의 작품 [관계]는  그 말을 따라가다보니 시간과 몸을 개입해야만 온전해지는 것이다.

 

 

 

 

 

 

지역작가인 장두건화백의 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하나하나 그리고 재미나고 궁금해져 다시한번 발걸음을 한다.

 

 

 

뱀발.

 

1. 아이들이 올망졸망 그림 앞에 앉아 설명을 듣는다. 아이들은 어떤 느낌일까? 십년뒤, 십오년 뒤 어떤 기억으로 자리잡을까? 한산하지만 아이들이 같이 온 부모들의 관심 선에 있는 듯 차분해 보인다. 물끄러미 그림의 느낌이 다가올까? 아니면 자신의 마음도 되비쳐볼 수 없는 일상을 보낼까?

 

2. 해돋이 광장 전망대로 가는 길, 난 이 녀석에게 정신줄을 놓았다. 이런 놈들이 필요한데, 너무나 차분한 아이들과 대조적이다. 내려오는 길 다시한번 궁금하여 설명글을 읽는다. 도시난테는 돈키호테가 등에 안착하기 앞서 십 몇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하니, 시간의 흔적이 묻어 있는 작품이다.

 

 

 

3. 봄이 오는 소리는 있기나 한 것인가?

 

김환기, 봄의 소리 178*128cm

 

 

 

4. oo 시립미술관 개관 3주년 기념전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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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1-30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의 소리가 끌리네요.
봄이 왔으면 좋겠어서 그런가봐요.

여울 2013-01-30 12:21   좋아요 0 | URL
김환기화가 도록도 좋아요. 함 보세요. 인상깊을 겁니다. 색감도...
 

 

 

 

 

일어나 곰곰 살펴보니 수평선이 보이고 배와 바다가 어른거린다. 출근길 맞는 일출에 앞선 기운이 눈길을 끌어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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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를 콕! 찍구  점심 겸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드라이브 겸 해안 마실을 나선다. 959번 국도로 접어드니 해안선을 따라 설경과 대나무, 바다의 색깔이 겹치는 리듬이 좋다. 

 

 

 

요기도 하구, 청암학술도서관을 산책하듯 거닐다보니 시간의 간극을 품고 있는 책들이 솔깃하다. 마실 다닐 그림들과 책들로 설레인다. 조금씩 잠자리도 익숙해져 꿈이 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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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3-01-24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적응하려구요. 노트북도 챙기고 일용할 책들도 있구, 작은 책상도 있구요. 멀리 바다도 보일 듯...실군요. 알라딘이 시끌하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페북 코멘트 챙겨보세요.
 

 

뒤란,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잔설도 바람도 이리뒤척이는데

 

 

그만, 그대가 서성이는 걸 봤다.

 

 

 

맘안,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어둠도 흐느껴 노을처럼 우는데

 

그만, 그대가 쭈빗 봄을 내민다.

 

 

 

그대,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늦밤,        달빛을 타고  네 그늘로
바투서니 벌써 솜털같은 네가 핀다.

 

 

뱀발.

 

1. 문득 너를 잊고 지내다가 눈에 밟힌지 며칠. 그래 어제 송별회 가는 길, 버스정차장에서 너의 실루엣을 물끄러미보다가  네 손끝에서  집게같은 가지를 따라가다 네 몸에 멈춰섰다. 그러다가 벚꽃처럼 한송이송이 네 그림자를 그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뒀다. 아주 이쁜 달이 떴었고, 그 손톱같은 이쁜 달을 보러간 벗은 서편으로 너머간 너를 아쉬워했지.  그리고 그렇게 기대어 봄을 먼저 킁킁대다.

 

2. 벗들을 만나 아쉬움을 나누다 보니 벌써 봄이다. 서로 피어 그대가 되어 서성인다. 손톱 속 달처럼 달빛은 노랗게 부서지고 네 두툼한 관목에 기댄다.  네 몸들은 벌써 솜털처럼 봄을 멋지게 피운다.  네 곁으로 가는 실핏줄에 물소리가 들린다.

 

3. 겨울이 많이 익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너를 이렇게 마음에 새긴다. 겨울 안의 봄은 너무도 육감적이다. 아쉬움이 접히는 곳과 때는  늘 희망이 들뜨기도 하는 듯싶다. 친구들에게 기댄다. 모임도 몸도 뫔도... ...   130114 화로숯불구이,호프집,달,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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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란 단어를 사용했을 때, 유토피아는 오직 목표로서 혹은 실제적 행동을 위한 일종의길잡이로서 생각되는 모든 미래 계획들을 일컫는다. 유토피아는 실현 불가능한 것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것을 일컫는 말일뿐이다. 326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사회적 실험일 뿐이며, 이 실험의 방향을 잡기 위해서 우리는 미리 작업가설을 짜놓아야 한다. 즉 정당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들이 실제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실재하는 어려움들에서 도출해 짜놓아야 한다. 335

 

정치 이념은 운동의 일반적 방향을 제공할 뿐이다. 행동 노선, 현실의 그림, 그에 대한 여러 가치 평가는 현실에 존재하는 여러 조건들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구체적인 내용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특히 사람들의 태도라고 불리는 것, 또 그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로부터 상당한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한 구체적 내용을 가진 미래의 그림을 우리는 잠정적 유토피아라고 부를 수 있다. 잠정적 유토피아는 행동 강령의 방향을 인도하는 노선이다. 하지만 구체적 행동 강령이 마련되면 이러한 그림이 비현실적이라거나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인상을 더 이상 주지 않도록 유토피아라는 단어는 버릴 필요가 있다. 333

 

 

 뱀발 . 1. 전근이동이다. 피시자료와 짐들을 정리하다보니 단촐하다. 떠남을 가정하는 살림살이는 상자 몇개의 짐으로 족하다. 이렇게 일터의 구력이 붙은 것인가? 바닷내음 있는 곳으로 몸은 벌써 움직이고 있다. 책내음, 시간들, 책마실 몸마실에 대한 생각으로 설레인다. 그래서 빌려온 책을 정리하려고 했다. 반납하고 돌아서려는 길, 고종석 [어루만지다]에 어쩔 수 없이 손길이 가버렸다. 밀어나 마음사전, 사이시옷의 책들과 같은 친근감의 향기가 훅 올라온다.

 

2. 고은샘의 개념의 숲의 그림과 아포리즘을 읽다. 책을 건네읽는다. 비그포르스, 잠정적 유토피아가 걸려 배경을 훑고 바로 그 생각으로 닿는다. 어루만지다. 과도한 추상성과 그림이 아니라 저기에 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과거를 줏어담으며 미래는 거꾸로 가는 것이라 한다. 이념과 가치도 중요하지만 현실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치는 추상성이 사로잡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숱한 개념들 사이로 현실은 요상하게도 빠져나가기만 한다. 어쩌면 우리의 엘리트주의와 지식은 청사진만 강요하기 이를데 없는 것은 아닐까? 구체성을 현실에 잇대는 능력은 전무하면서도 화려한 치장에 자족하고 만 것은 아닐까? 신자유주의, 진보, 노동자, 민주라는 말의 늪에 신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토피아가 미래의 청사진이 아니라 길잡이라 한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모든 계획들이라고 한다. 행동 강령으로서 잠정적 유토피아다. 유토피아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것이다. 지금 여기의 우리는 어쩌면 현실이 되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 실현불가능한 추상의 늪으로 향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  읽고 있는 [리얼유토피아]도 차분히 복기하는 책이다. 절망의 가장가리에 희망의 다리를 놓으려는 처절한 학문적 몸부림이다. 처절함은 가능한 모든 그림들과 작업가설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실험들로 행위의 결과을 얻는 무수한 시행착오일지도 모른다. 자칭진보는 미래를 너무 쉽게, 다른 이를 저편에 놓고 아픔도 없이 얻으려는 것은 아닐까?

 

 3. 이동으로 모임 걱정도 되지만, 잘 버티고 더 풍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깊이도 시선도, 현실에 대한 치열함, 심심함의 시간이 여울에게 더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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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3-01-15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닷내음? 또요?

여울 2013-01-28 16:11   좋아요 0 | URL
네에...ㅎㅎ 이번에는 00이에요. 기대되는....한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