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란,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잔설도 바람도 이리뒤척이는데
그만, 그대가 서성이는 걸 봤다.
맘안,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어둠도 흐느껴 노을처럼 우는데
그만, 그대가 쭈빗 봄을 내민다.
그대,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늦밤, 달빛을 타고 네 그늘로
바투서니 벌써 솜털같은 네가 핀다.
뱀발.
1. 문득 너를 잊고 지내다가 눈에 밟힌지 며칠. 그래 어제 송별회 가는 길, 버스정차장에서 너의 실루엣을 물끄러미보다가 네 손끝에서 집게같은 가지를 따라가다 네 몸에 멈춰섰다. 그러다가 벚꽃처럼 한송이송이 네 그림자를 그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뒀다. 아주 이쁜 달이 떴었고, 그 손톱같은 이쁜 달을 보러간 벗은 서편으로 너머간 너를 아쉬워했지. 그리고 그렇게 기대어 봄을 먼저 킁킁대다.
2. 벗들을 만나 아쉬움을 나누다 보니 벌써 봄이다. 서로 피어 그대가 되어 서성인다. 손톱 속 달처럼 달빛은 노랗게 부서지고 네 두툼한 관목에 기댄다. 네 몸들은 벌써 솜털처럼 봄을 멋지게 피운다. 네 곁으로 가는 실핏줄에 물소리가 들린다.
3. 겨울이 많이 익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너를 이렇게 마음에 새긴다. 겨울 안의 봄은 너무도 육감적이다. 아쉬움이 접히는 곳과 때는 늘 희망이 들뜨기도 하는 듯싶다. 친구들에게 기댄다. 모임도 몸도 뫔도... ... 130114 화로숯불구이,호프집,달,목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