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 시를 접으려는 시인의 시, 수년을 읽고 추천해주는 비코, 모임의 기로에서 간절할 때 이야기나누지 못해주는 비친구, 소통의 카페를 열자는 3년간의 고민에 나온 마음의 이야기를 이런저런 현실을 핑계로 들어 실현하기 어렵다고 3분만에 이야기한 불손,운영체계-조직의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와 고민, 그에 소요된 시간과 노력, 책을 읽고 나누자는 마음들, 학부모준비위의 열정과 성원.환송자리


변제 - 시를 꼼꼼 한자 한자 마음에 넣고 모임와중에도 되새겨 삭히고 불손하지만 정성들여 답신을 보내다. 비코의 행간을 조금씩 책자에서 발견하고 있다는 점이나 책을 구매하려는 점, 시간을 내고 고민의 농도를 높이려는 점. 내내 마음에 걸려 다른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보는 점(그래도 부채의 강도는 저 산만하다) 조직-걸맞는 이름-운영에 대한 생각과 시도를 논의에 더하기를 해보지만 다른 방법을 더 고민하지 않음. 단 몇초의 느낌으로 공감도 이야기도 부풀리지 못한 점. 모임만 참여하고 상황을 정리한 글도 없음.죄가를 뉘우치지 못하고 사과의 마음연락도 못함.

 

잔액 - 변제의도가 별반 없는 것으로 보임. 채무를 다시 마음에 넣고, 글에 넣을 것 그리고 생각을 섞을 것. 이왕이면 고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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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은 자투리를 없애고 여백을 제거하면서 효율적으로 공간을 구획한다. 사각형은 직선만을 허용하며, 곡선을 배제한다. 건물의 여백은 아름다움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로 인식된다....근대 건물은 장소성을 묻지 않는다. 쓰임새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렇게 공간은 이용자가 아니라 건물주의 입장에서 구획된다.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은 주어진 공간에 적응해야 한다....공간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공간을 위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합리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소외된다....가진자의 입장에서 규칙적인 것은 합리성을, 획일적인 것은 효율성을 의미한다...합리와 효율이라는 근대적 이념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인권은 애초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계단은 정상적인 남성의 보폭으로 규정되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게단은 어린이와 노인에게, 여성에게 버겁다. 그들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배제된다...경사로가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한 공간이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 짓고 확인하는 공간인 셈이다.

 

                                    

  1. 무진기행의 갈피를 넘기면서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그렇게 배양된 감성이란 것이, 이 소설가와 대중화의 급류가 만나면서 형성된 것이란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렇게 주조된 나는 그 우물을 벗어나려하지만, 또 다시 그 물결에 휘말려 끊임없이 그리로 빠져든다. 몸은 그 울타리를 어그적거리며 탈출할 수 없다.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지 않는 나는 그렇게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무진기행의 아류에 적셔져 있다. 그게 나다. 

 2. 나의 아버지는 광부이셨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목전의 삶의 비용을 나의 삶에 접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웰의 소설을 보며 부끄러워 어디 찾을 쥐구멍조차 없다. 몸으로 삶을 각인시키는 그는 다른 언어를 구사한다. 그래서 힘이 있다. 멀리 삶을 지켜보는 나가 아니라, 그에게 삶이 늘 붙어있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힘만 얻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바래지 않는다. 나는 탈출할 수 없다. 늘 한발 떨어져서 너를 존재에 이식시키지 못하는 한 달라질 수 없다.

  3. 신영복님의 그림달력을 아*** 누구에게 선물받았다. 한달한달 넘기다보니 이렇게 적혀있고 그려져 있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궁해야 변하고 변해야 통하고 통하도록 열려있어야 오래간다. 글귀가 또 다른 곳에서 나를 가로막아 섰다. 그리고 이렇게 또 가로막는다. 

4. 나는 일상을 달리보려하지 않고, 늘 섞으려하지 않고 보려고만하며, 다름을 끝까지 몸에 연장시키지 않으며, 이것저것 구분하려는 습속에 범벅이 되어있는 구제불능이다. 하지만 아주 조금 궁하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했을지 모른다. 일상에 아주 작은 겹눈이 등에 난 것인지, 몸에 난 것인지...아니면 당신의 눈에, 혀에, 손에 난 것인지도 모른다..그런데 도통 혼자서는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도 어렴풋하다. 그래서 간절해진다. 당신도 나도 변할 수 있을까? 따로따로 변할 수 없다면 당신-나는 변할 수 있을까? 다르자마자 접붙여 움직일 수 있을까? 세상이 천동설론자와 지동설론자, 그리고 또하나 나같은 영원히 변하지 못할 관조론자와 오웰같은 운동론자... ... 그런데 자유의 확장에서 보면 어떤론자가 더 이득일까?... 말많은 나는 여전히 구제불능...무진기행의 구렁텅이로 직행하려한다. 안개는 끼고 보이지 않고.....

 

 

>앎,삶, 일상, 주체와 행위자의 간극, 변화에 대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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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10-02-03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많이 읽으시네요ㅋㅋ

여울 2010-02-03 08:36   좋아요 0 | URL
많이 읽고 싶은데 짬이 잘 나질 않네요. 연휴나 주말, 책볼 시간들을 찾고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니 붙어있는 여러가지가 함께 움직이네요.ㅎㅎ. 즐독하시길...
 



퇴근길,  남도 바다 위를 떠오르는 달을 닮다. 산들의 실루엣은 달그림자로 환하다. 달그림자는 달 색일까 달색이면 살색처럼 한가지 색만일까 살색은 살색만이 아니다. 그러니 달그림자는 달의 색을 닮다.' 


fragile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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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는 

달이

밤하늘에 뚫린 작은 벌레구멍이라고 생각했다 

 

그 구멍으로 

몸 잃은 영혼들이 빛을 보고 몰려드는 날벌레처럼 날아가 

이 세상을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달이 둥글어지는 동안 

영혼은 쉽게 지상을 떠나지만 

보름에서 그믐까지 벌레구멍은 

점차 닫혀진다 비좁은 그 틈을 지나 

광막한 저 세상으로 날아간 영혼은 

무엇을 보게 될까 

 

깊은 밤 귀기울이면 

사각사각 

달벌레들이 밤하늘의 구멍을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      

        남진우 <달이 나를 기다린다> 


뱀발. 1부를 보니 온통 내가 좋아하는 달님이야기로 가득하다. 그 달님을 보며 난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이곳에 다시와 첫달림을 한 그날 그윽한 달빛이 반짝였고 은은하게 지는 별빛은 어쩌면 달벌레에게 잡혀 먹혔는지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오늘 늦밤, 아침 일찍일어나 많이 바뀐 천변과 산길을 돌아다니며 몸,마음 맞춤을 하다. 10k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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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 2010-01-3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달을 보는데 월식 같이 한쪽이 가려져있더군요. 월식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그 이지러짐이 무엇인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저도 밤하늘의 달을 좋아해요. ^^

여울 2010-02-02 01:41   좋아요 0 | URL
오늘 달을 위에 걸어두었어요. 그림자도 ㅎㅎ

여울 2010-02-01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간만의 산책이고 달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달을 보는 겹눈이 하나 더 생긴 것이겠죠.
 

 

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 

큰 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집 빵 사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라고 쓰여진 걸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선 버스 속에서 읽었다 그래서 

그 빵집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과 

집 걱정 하는 아이가 함께 있는 걸 알았다  

 
나는 자세를 반듯이 고쳐 앉았다.  

                                                                         이면우 시인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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