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목련꽃을 표현하고 싶어/온종일 목련나무 밑을 서성였네/하지만 봄에 면해 있는 목련꽃을 다 표현할 수 없네 

목련꽃을 쓰는 동안 목련꽃은 지고/목련꽃을 말해보는 동안/목련꽃은 목련꽃을 건너/캄캄한 제 방(房)에 들어/천천히/귀가 멀고 눈이 멀고 

휘어드는 햇살을 따라/목련꽃 그림자가 한번쯤 내 얼굴을 더듬을 때/목련꽃은 어디로 가는 걸까 

이 봄 내내 나는 목련꽃을 쓸 수도/말할 수도 없이/그저 꽃 다음에 올 것들에 대해/막막히 생각해보는데 

목련꽃은 먼 징검다리 같은 그 꽃잎을 지나,/적막의 환한 문턱을 지나/어디로 가고/말라버린 그림자만 후두둑,/검게 져내리는가 

 

뱀발. 1. 어제 난을 보러가잔 말에 솔깃하여 가보니, 인동초가 한겨울을 견뎌냈고, 한두촉 가져오자는 소리인줄 알았더니  가져온 것이 열촉이 넘는다. 후회도 되고 잔생각이 난다. 더구나 옮겨온 난뿌리 통증도 걱정되고 새로 견뎌낼 생각에 몸이 편치 않다. 바람이 심히 불고 나들이하기에는 추운 날이지만 화분을 구하러 여기저기 다니다가 목포역 앞 찜해둔 곳에 손수가서 란 집을 여러채 구해오다.  퇴근길  일손이 없어 난을 캐러다니는 분들이 많다는 소리도 같이 들린다.  090225 란석을 사서  옮겨온 란을 5채에 모셔두다. 그래도 볼만하다.

2. 아침. 산책을 나선다. 은비단결처럼 잔잔하고 서서히 비치는 햇살의 여운은 옅붉어온다. 4k  잠시 시 한편을 다시 읽고 남긴다. 목련꽃은 어디로 가고 말라버린 그림자만 후두둑, 검게 져내리는가? 목련꽃은 어디로 가고...마음에 남긴다. 화사한 꽃은 마음에 남기고...벌써 그 봄이 왔다. 

3. 선물준 *영님 감사. 선물 챙겨준 *돈님 감사. 목련에 기대어를 읽어준 서시인님도 감사. 그러고보니 환송회 자리였네. 벌써 아득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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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의 내림길에서
    from 木筆 2010-04-13 16:58 
    원주, 서울을 다녀오다. 정지선을 넘은 색들. 끊임없이 펄펄 끓는다. 돌아와 목련이 궁금하여 자주구름터를 마실다녀온다.  이제는 이름을 붙일만한 녀석들이 반갑다. 밤은 녀석들이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인지 사진으로 잡아내기 어렵다. 안타까운 실루엣과 애타는 마음만 앗아온다. 한차례 비가 짙으면 이내 나무 연꽃의 애처로움만 볼 수밖에 없다. 가기 전에, 상처입기 전에 보려면 어서 서둘러야 한다. 소문나기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