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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 개정판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 꿈꿀자유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게 아니더라도 진화와 DNA등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흥미를 가지게 된 것도 있을 것이다. 책은 600페이지가 좀 넘어 분량이 제법 되기는 한다. 하지만 저자가 과학 저널리스트라 그런지 재미있게 읽었다. 몇 달전에 읽었던 <대멸종 연대기>와 다르게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공교롭게도 그 책의 저자가 이 책에 대해 남긴 한줄 평(?)이 뒷표지에 박혀있다!)
내용은 제목과 같이 인수공통전염병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즐거웠지만,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해준 것도 좋았다. 제일 신기한 것이 보유숙주라는 개념이었다. 어째서 이들은 바이러스를 아무런 몸의 이상 없이 보유하다가 다른 종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다하고 마는 것일까. 왜 굳이 바이러스는 이러한 경로로 확산되는 진화의 길을 택했을까.
에볼라와 에이즈는 유인원에서 사람에게 전파되는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를 다루는 과정에서 침팬지를 먹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나의 주변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와, 침팬지를 먹기도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대유행은 숙명이라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다.
방금 검색을 해서 보니 세계인구가 78억 가까이 된다. 그런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에서 밀집하여 살아간다. 거기다 공장식 사육 시스템으로 길러지는 가축 또한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그런 환경에서 바이러스는 충분히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고 또는 진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가 쉬운 것이다. 바이러스에 기회라면 우리에게는 위기다.
천연두와 소아마비처럼 인간에게만 전파되는 것들이라면 정말 박멸할 기회는 있겠지만, 대유행의 주체가 되는 바이러스는 당연하게도 인수공통으로 전파되는 것들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드와이어스가 한말을 인용한다.
'평균 전파율이 일정하다면 이질성이 조금만 추가되도 전체 감염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의 노력, 개인의 분별있는 행동, 개인의 선택이 집단을 멸절로 몰고갈 파국적인 상황을 방지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공조체계등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우리가 개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이정도가 될 수 있겠고, 그러한 노력이 결코 작은부분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