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는 이전부터 읽고 싶어 구입해두었다가 근래에서야 읽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마르크스를 많이 인용하고 있지만, 저자는 교환양식으로 역사를 본다는 것이 다르다. 교환양식을 A,B,C,D로 나누어 보고 있다.
교환양식 A는 호수성, 증여등의 원리를 말한다. 이 부분에서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을 많이 인용하는데, 포틀래치등의 의례가 계급분화를 사실상 막고 있는 상태다. 저자는 교환양식 네가지가 사회구성체의 주요 원리가 되어 가는 과정보다 밴드 사회에서 교환양식A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교환양식A가 주된 원리가 되더라도 다른 교환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신석기 혁명에 우선하여 정주혁명을 강조하는 것도 새로웠다. 산업혁명도 산언혁명의 주요한 아이디어가 국가와 세계시장의 선택을 받아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괘나 거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주장이 주장을 낳는 느낌이 강하긴 해도 흥미롭긴 하다.
교환양식 B의 경우 약탈과 재분배, 이 부분에서 강신주의 노자 해석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은데, 저자가 직접 이야기를 한 것인지, 다른 누군가가 폄훼하기 위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 분도 괘나 적이 많은 듯해서. 교환양식 B가 사회구성체의 주된 원리인 사회는 황제와 왕을 정점으로 하는 전제국가를 말한다. B가 주된 원리가 된 계기는 정복 혹은 특정 공동체의 지속적인 바상사태로 온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공포'가 정복된 혹은 비상사태 내에 있는 구성원을 지배해서는 안되며, 그것을 잊게 만들어야 한다. 빼앗기 위하여 준다. 이 개념을 일종의 '복지국가'의 개념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다.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하지만 개념상으로는. 이건 아마 저자의 독창적인 사고는 아니고 인용을 하였던 것 같다.
교환양식 C는 우리가 익숙한 상품교환의 원리. 이 양식이 주된 원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제국이 없었던 자리에서 가능했다. 교환양식 D는 업그레이드 된 교환양식 A라고 하는데 보편종교를 예로 들고 있는 것 같다. 거기까지는 읽지 못하여 아직 모르겠다. 이사준비다 뭐다 해서 집중이 안되기는 하지만 일단 지금 계속 읽어서 나중에 재독할 생각이다.
<다윈 지능>은 어제 책 정리에서 잠시 잡았다가 읽게 되었다. ㅋ 2009년도에 다윈 200주년을 기념하여 이런저런 기획을 했던 과정에서 내용을 묶은 것이다. 몇 가지 생각해둘 점은 저자의 입장에서 진화의 요인을 돌연변이로만 강조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했던 것이다. 돌연변이도 중요하지만 돌연변이를 일어나기에는, 더군다나 긍정적인 방향의 돌연변이는 일어나기는 극히 어렵다는 점이다. 그것보다는 유전자의 섞임이 중요하다가도 말한다. 금발의 아이를 만나고 싶다면 금발을 가진 백인 남성과 여성과 결혼하는게 답이란 것이다. 근데 그렇게 강조할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유전적 부동이라는 개념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사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기억해 두고 찾아보면 될 것 같다.
짤막한 내용으로 나뉘어져 있어 어렵지는 않다. 익숙한 내용이 있기도 하고. 그리고 굴드를 싫어하는 것도 그의 글을 읽으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굴드의 진화에 대한 견해 중 실수를 한게 있다고 하는 평을 많이 보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아마 굴드가 진화론에 대한 견해 중 단속평형설을 말하는 것 같다. 굴드가 그에 대해 방어를 하면서 했던 말인 것 같은데, 그 발언을 예로 들어 저자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는 견해는 굴드와 결을 같이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