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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모스트 휴먼 - 호모 날레디와 인간의 역사를 바꾼 발견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
리 버거.존 호크스 지음, 주명진.이병권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9년 7월
평점 :
최근 들어서 가장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진화생물학'이다. 그것뿐 아니라 이해도는 많이 떨어지더라도 과학에 대한 서적도 많이 찾아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기원'이다. 그 중 가장 매혹적인 주제는 인류의 기원일 것이다. 진지하게 탐구의 자세 또는 단순 가십거리로 접근 하더라도 단연 눈길을 사로 잡는 주제이니까.
하지만 쉬운 분야는 아니다. 지금 살아 있는 존재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화석발굴로 그들의 유골만을 확인 할 수 있게 때문이다.(거기다 온전하게 구성되는 유골을 발굴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우리의 기원에서 우리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선만 존재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계통의 인류가 존재 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우는 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하빌리스로, 다시 호모 에렉투스로 진화 하였다가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호모 하빌리스의 경우 사피엔스의 직접적인 조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분기 된 가지 군이라고 한다. 거기다 각 종의 특성으로 지적되는 것이 다른 종에도 발견되는 것이라는 점은 생각보다는 인류의 기원이라는 선상에서 불명확한 점이 많음을 보여 준다.
오스트랄로피테신류 들도 도구를 사용했다고 하며, 이 책의 저자가 발견한 두개의 종 중 하나인 호모 날레디의 경우에는 호모 사피엔스의 뇌용량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600cc에 해당되는데 불구하고 그들이 죽음을 인식하고 매장을 하였음을 알게 되면서 그 불명확함이 더 해졌다. 그런 호모 날레디를 발굴한 공간은 특이하여 들어가기 힘든 구조의 동굴로, 그 곳에서 수 많은 호모 날레디의 유골을 대량 확보할 수 있었다.
그들의 뼈를 조사한 결과 루시와 같이 떨어져서 죽었다거나, 맹수에 의해 죽었거나, 누군가에게 살해 당했다는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 거기다 유골을 발견한 곳은 상기 언급한 바와 같이 들어가기 힘든 구조의 동굴이다. 이러한 점들은 그들이 죽음을 인식하고 매장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사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 발굴 과정에 있다. 마치 보물을 찾으러 가는 이야기를 들은 것 마냥 즐거웠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 발굴이 진행되고 알려지게 되는 것인가 알게되었다. 그리고 인상깊었던 것은 기존의 관행을 거부하고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 시켰던 것이다.
이 분야는 정말 경쟁이 심하고(저자 처럼 새로운 두개의 종을 발견하는 것은 엄청 드문일일 것이다.)그 탓인지 발굴한 이후에도 발굴 사실을 꽁꽁 숨기고 있다가 한참 뒤에서야 그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그 발굴한 유골에 대한 권리를 배타적으로 행사해서 발견된 유골에 접근하기도 힘들었다고 하는데, 저자는 이와는 달리 발견하고 거의 즉시 이 사실을 공개하였고 많은 연구자(인접 학문들의 학자들도)들에게 접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그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경향이 주류가 되어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좋겠다. 그들만큼은 아니나 나 역시도 인류의 기원이라는 궁금증은 오랫동안 품어 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