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카와 고지로의 중국 강의 - 오경五經·사서四書의 사회 지배와 중국인의 형성
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조영렬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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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역자가 저자가 발표한 글들 중 가려 뽑아 묶은 것이다.  주로 중국인들이 생활규범으로 오경과 사서등의 고전을 존중하였던 사실을 통하여 그들에 대한 특질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저자는 주장하기를, 중국인들은 생활규범을 오경이나 사서등의 유가경전에서 찾고자 했으며,  그것은 감각을 신뢰하는 중국인의 특질에 비롯한 것이라 보았다. 그런 탓에 선례를 중시하였으며, 신화나 귀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오경과 사서를 읽고 암기하는 특정한 계층이 형성되었는데,  그것은 과거라는 제도가 생기면서  그러한 경향은 이후 혁명 이전의 중국사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사인은 세습되는 자리가 아니었고,  누구이건간에 과거를 통해  사서오경을 암기하고 작시, 작문의 능력을 과거를 통하여 증명한다면 획득할 수 있는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경제적 부가 뒷받침 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질 수 없는 이라면 어려운 일이었다(그러하여 상인의 가문에 사인의 자리가 가기 쉬웠다.). 


지식과 교양의 유무가 신분의 차이를 가르는 탓에 어떤 특정한 규격을 가지는 것으로 지식은 존재하여야 했고,  사색과 실천은 오경에 여러설에 합치시키고자 하였고, 언어표현의 형식은 일정의 정형에 맞추고자 하였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능력을 통하여 획득한 신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을 다른 이들('서'라 칭하는 이들)과 구분하려 하면서  그들이 즐겨 읽은 허구의 문학인 소설, 구어체의 화법등을 피하게 되기도 했다. 그럿탄에 몹시 번쇄해지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런 경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지식을 만인의 것으로 여기게 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였다. (사인들의 언어는 늘 기술적 미문으로 쓰면서도 그 언어가 보편적이며, 시간적 공간적 보편적 타당성을 가진다고 이야기 하였다.).  무슨 소리 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특수한 기술에 속하는 건축, 예술(회화의 경우에는 후에 문인화라 하여 지식인의 교양이 되었는데 그것은 기법이 간소해졌기 때문이라 하였다.)등은 기술자의 일이었고, 인간의 정신을 표현하는 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였다.  이런 점에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고. 


 2장은 중국인의 일본관, 일본인의 중국관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강연한 내용을 묶었던 것 같다.  저자가 한창 연구하고 활동하던 시기를 생각하면 일본제국주의 시절이며, 식민지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다.  역시 그러한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게,  읽으면서 일본인 저자에게는 느끼는 공통점, 한반도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본인 저자 중에서 한반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저자는 내가 아는 선에서는 가라타니 고진 밖에 없다.  


중국인이  감각에 대한 신뢰로 그에 따라 선례를 중시하고 고전을 존숭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음에도 내 생각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는 저자가 가지는 여러 배경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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