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론 - 전면완역개정판 카이로스총서 41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 지음, 김만수 옮김 / 갈무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를 필립 고트리프 폰 클라우제비츠는 1780년에 태어나 약간의 학교 교육을 받고 12세에 입대한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완전히 소년병이지만 당시 유럽의 명문가에서는 흔한 일이었으며, 이런 전통은 20세기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이어져 13세인가 14세의 소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도 군사학교에 입학해 다니다가 도무지 견디지 못하고 2학년 과정을 마친 다음에 중퇴를 하고 만다. 그의 첫 장편소설 <도시와 개들>에 실탄 사격을 포함한 각개전투 훈련 장면도 나온다.

  더구나 클라우제비츠의 소년기로 말하자면 아홉 살 때인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여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자유, 평등, 그리고 인권 사상이 주변국으로 전파되는 것을 틀어막기 위하여 1792년에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연합군을 결성해 프랑스와 전쟁을 벌일 당시였다. 혁명의 분기점은 1793년.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머리통이 몸과 분리되자마자 영국의 지원(약속)을 받아 왕당파 랑뜨낙 후작의 지휘 아래 저 유명한 방데 내전이 벌어지고 (빅토르 위고의 마지막 작품 <93년> 참조), 영국 해군의 지원을 받은 왕당파 프랑스 해군이 툴롱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성공하지도 못한 채 공화군의 코르시카 촌놈 나폴레오네 디 부오나파르테, 프랑스어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장군으로 승진시키기만 한다. 이런 와중이었으니 그간 숱한 전쟁 끝에 건강한 남자들은 이미 다 죽어 자빠진 터에 12세면 어떻고 13세면 어떤가, 그저 배꼽 아래에 꼬다리만 달렸다 하면 총과 칼을 주고 전쟁터로 밀어 넣을 수밖에.

  실제로 클라우제비츠는 13세에 마인츠에서 처음으로 전투에 참여했고, 이후 몇 년 간 라인 전투에 투입되어 복무한다. 그가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소위 출세가도를 달렸다면 당대의 고전인 <전쟁론>을 쓸 지성을 갖추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6세 때인 1796년부터 1801년까지 좀 한가한 부대에 배치 받아 거의 독학으로 프랑스 혁명과 전쟁사, 정치 등을 공부하다가 1801년에 베를린 군사학교에 입학해 04년엔 수석으로 졸업한다. 그러나 상대는 당대 최고의 전략가인 보나파르트. 클라우제비츠는 1806년에, 마렝고 전투, 아우스터리츠 전투와 더불어 나폴레옹의 3대 승전이라고 일컫는 예나 전투에 프로이센의 아우구스트 왕자의 부관으로 참전했다가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쌍코피를 줄줄 흘리고 포로로 잡히는 바람에 파리에서 1년을 머물며 견식을 높이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온갖 전쟁터, 심지어 러시아 군대에 합류해 대 나폴레옹 전까지 두루 겪은 클라우제비츠는, 아는 것이 많은 인간들이 가끔 그렇듯이, 자기가 속한 군대에서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해서 전선에 배치되는 영광과 거리가 먼 베를린 일반 군사학교의 교장으로 12년 동안 근무하는데, 여기서 이 <전쟁론>의 대부분을 집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12살 소년병이 50세의 완숙한 나이가 된 1830년, 보병 출신 클라우제비츠는 드디어 폴란드의 브레슬라우에 있는 포병부대 감독관으로 발령을 받았지만 적군의 총탄이 아니라 고열과 설사로 북유럽을 덮었던 콜레라에 걸려 몇 날 며칠 동안 피똥을 싸다가 1831년, 쉰한 살의 나이로 숟가락을 놓고 만다. <전쟁론>을 미완성 유작으로 남겨 놓은 채. 하긴 당시에 쉰한 살이면 살 만큼 살긴 했다.


  클라우제비츠는 19세기 초의 시각으로 “현대전쟁”과 “최신 전쟁술”에 관한 책을 썼다. 원래 해군이 되고 싶어했던 보나파르트와 달리 오직 육군 경험만 있는 클라우제비츠 입장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병력은 보병, 포병, 기마병, 이렇게 세가지였다. 소총은 1분에 8발 정도를 발사할 수 있었고, 규격이 비슷해서 적군으로부터 탈취한 대포에 아군의 포탄을 장전해 발사할 수도 있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이젠 클라우제비츠가 주장하는 전략, 전술, 전투, 전투력, 방어, 공격 같은 것이 거의 쓸모가 없어졌다는 거다. 지금은 GPS와 항공기, 미사일을 통해 오차 1미터 미만의 정밀 타격으로 목적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괴하고, 전세계의 TV 시청자들이 파괴와 학살의 장면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시대 아닌가 말이지. 이 당대의 고전은 옛 시절,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련 수업을 받던 때에나 어울릴 텍스트. 하지만 색인까지 1,128쪽, 정가 55,000원. 본전 생각나서 꾸역꾸역 다 읽었다.

  이 책의 전제사항은 문명국과 문명국 간의 전쟁이다. 쉬운 이야기로 유럽 국가 간의 정치적 다툼을 가장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할 때 왕실과 귀족 등의 계급이, 한편으로 죽어 자빠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탈을 피할 수 없었던 평민들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채, ① 적의 국경에 있는 영토 일부를 점령하든지 ② 적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서 이쪽의 어떠한 평화협정에도 따르게 하려는 목적으로 적에게 무제한적 폭력을 무자비하게 구사하는 행위이다. 유럽 인종들 가운데 소위 명예를 아는 귀족이나 부르주아의 경우, 흔히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선택하는 것이 결투이듯, 전쟁이란 나라 간 대규모로 확대된 결투일 뿐이다. 그렇게 인식이 박혀 있으니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툭하면 서로 전쟁을 벌이지 않았겠는가 말이지.

  다른 전제사항은 적도 아군과 마찬가지로, 아니면 적어도 상당히 유사한 수준의 전투력과 군대의 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이다. 즉, 카를 폰, 귀족들만 쓸 수 있는 관사 von에서 보듯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모든 전쟁은 문명적인 인간들 간의 다툼일 뿐, 유럽 제국주의자들에 의하여 벌어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살육, 점령, 식민통치 전쟁에 관하여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들은 클라우제비츠의 생각으로 말씀드리자면 아직 인간으로 진화하기 직전으로, 인간과 가장 유사한 포유동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이 책에서 당시의 현대 전쟁에 관하여 서술을 했으니 훌륭한 최고 지휘관의 모델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가 프로이센 사람이라 예의상, 그리고 사실 전쟁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기도 한 18세기의 전쟁 영웅 프리드리히 2세, 프로이센에선 프리드리히 대왕이라 숭앙하는 전쟁광을 첫번째 모델로 했고, 당연히 19세기에 가장 많은 인간의 목숨을 거두어 간 인간, 혁명이란 춤은 프랑스 인민들이 추었지만 혁명의 영광을 홀랑 따먹어버린 코르시카 촌놈 출신의 자칭 황제 부오나파르테를 두번째 모델로 삼았다. 이들이라고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아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전쟁의 결과와 그 결과를 만든 원인에 초점을 맞춰 전쟁을 수행하는 동안의 위험, 육체적 고통, 불확실성, 우연, 최고 지휘관의 재능, 전쟁 천재의 활약, 전쟁 중의 지성 등을 설명한다.

  그러나 다시 말하거니와, 클라우제비츠가 이제(19세기 초엽)는 다시는 2차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당시의 마라톤 전투가 일어날 수 없다고 했듯이, 2백년 후인 지금은 다시는 프리드리히 2세의 호엔프리트베르크 전투나 보나파르트의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 이제 전쟁이라고 하면 이미 죽고나서 근 80년이나 흐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경구가 훨씬 더 와 닿는다.


  “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4차 세계대전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돌과 나무 막대기일 것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2-06-28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연 써주신 글을 읽어 보니
18-19세기 당대의 전쟁론은
드론이며 각종 최첨단 현대
무기가 등장한 현재에 적용
시키기가 무리이지 않나 싶
습니다.

그저 왕년의 고전으로 보면
될 듯 합니다.

나폴레오네 부오나파르테는
확실히 운빨이 쵝오였던 사
내인가 봅니다.

Falstaff 2022-06-29 06:04   좋아요 1 | URL
오, 나폴레옹은 운빨보다 전쟁을 통해 한 세기에 가장 많은 젊은이들을 살해한 천재적인 사이코패스로 기록되어야 할 거 같아요. 이때 건장한 남자들이 몰살을 당해서 프랑스 남자의 씨알이 작아졌다는 말도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2-06-28 1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값을 보니 본전생각이 안날수 없을듯요. ㅎㅎ 저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보는것도 재밌긴 하겠는데 역시 분량은 확 부담이네요. ㅎㅎ

Falstaff 2022-06-29 06:05   좋아요 1 | URL
이 책은 권해드리고 싶지 않네요. 무엇보다도요, 지루합니다. ㅎㅎㅎ

그레이스 2022-06-28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값 아까워서 읽어야하는데 분량이나 내용면에서 주저하게 되는 책이예요!^^

Falstaff 2022-06-29 06:06   좋아요 1 | URL
그러니 안 사고 도서관 가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사서 안 읽는 것보다 얼마나 좋습니까. ^^
 
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민음사 2005년 판으로 읽었는데요, 주저하지 마시고 읽으셔요! 아직 아옌데 삼부작을 시작하지 않으셨다면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 <영혼의 집> 순서로 읽는 것이 제일 좋을 듯합니다. 무엇보다 이래야 작품의 시대 순이 되니까요!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햇살과함께 2022-06-25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혼의 집만 읽었는데 골드문트님 얘기하신 순서대로 2권 읽고 다시 읽어보면 되겠네요! 2009년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백년의 고독만큼 강한 인상만!

Falstaff 2022-06-25 21:30   좋아요 3 | URL
저도 영혼의 집 읽고, 이거 뭥미? 마르케스의 수양딸이야? 했었더랬습니다. ㅋㅋㅋ

moonnight 2022-06-25 12: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혼의 집만 읽었는데요. 순서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관함에 넣습니다. 읽고싶어요!

Falstaff 2022-06-25 21:31   좋아요 4 | URL
그게 작품을 쓴 순서가 아니고요, 소설 속 일가의 연대기 순서라는 의미입니다. ^^;

coolcat329 2022-06-25 13: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알겠습니다! 기쁘게도 하나도 안 읽었습니다. ㅋ

Falstaff 2022-06-25 21:35   좋아요 4 | URL
아옌데 삼부작, 무지 재미나요. 얼른 읽어보셔요.
이사벨이 칠레 민주화 대통령으로 피노체트 일당에 의하여 총 맞아 죽은 살바도르 아옌데의 조카인 건 아시죠? 삼부작은 거기까지 진행한답니다.
칠레 현대사가 애초에 목적인 듯했어요.

coolcat329 2022-06-25 21:41   좋아요 4 | URL
네~알고 있습니다. 골드문트님 특별 추천이니 꼭 읽어보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독서가 한량 심씨 2022-06-25 22: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 수 배워갑니다.

Falstaff 2022-06-26 08:45   좋아요 1 | URL
에구, 부끄럽게시리..... ^^;;

바람돌이 2022-06-25 2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쁘게도 하나도 안읽었습니다. 골드문트님 순서 외워야지.... ^^

Falstaff 2022-06-26 08:4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재미난 책입니다. 소위 환상적 ˝리얼리즘˝ 계열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mini74 2022-06-27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피아빛만 가지지 못한 ㅎㅎ 이 순서대로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골드문트님 *^^*

Falstaff 2022-06-28 08:39   좋아요 1 | URL
옙. 정말 재미난 삼부작이예요. 차차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

잠자냥 2022-07-11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걸 제가 이제야 봤네요. 이사벨 아옌데 처음이라 순서대로 읽어도 좋았을 것을... 그러나!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엄청나게 재미나더군요.

Falstaff 2022-07-11 11:32   좋아요 1 | URL
그죠, 그죠? 이거 무척 재밌지요? ㅎㅎㅎㅎ 으쓱으쓱!
 
2021 서울연극제 희곡집
손기호 외 지음 / 서울연극협회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으로 일단의 서울연극제와 희곡우체통 연속 읽기가 끝난다. 우리나라 현대 희곡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21년 서울연극제는 2021년 4월 30일부터 5월 30일까지 대학로와 명륜동 일대의 극장에서 총 8편의 공식선정작과 두 편의 단막 스테이지를 공연했다. 이 가운데 저작권 문제로 네 편의 공식선정작을 제외하고 모두 여섯 편의 희곡을 실어 연극제 기간 중인 2021년 5월 15일 초판 발행했다. 실린 작품과 포스터는 아래와 같다.


  공식 선정작

  손기호 작, 극단 이루,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

  이우천 작, 극단 대학로극장, <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김수정∙원아영 작,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

  이금구∙박일석 작, LP STORY, <허길동전>


  단막 스테이지

  김지선 작, 창작공동체 아르케, <구멍>

  김희연 작, 창작집단 지오, <악셀>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는 극중 극중 극 형식으로 되어 있다. 처음엔 구도가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처음엔 연극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를 보러 온 연출가와 여배우, 교수이기도 한 연출가의 여성 제자들이 등장하고, 두번째 극엔 화장실 세면대 위에 휴대폰을 놓고 온 학생 휴대폰녀가 ‘중년 여인’이 자신의 휴대폰을 가져갔다고 주장하는 장면, 세번째 극엔 연출가와 젊은 연출가, 작가를 자신의 성공을 위하여 모두 유혹한 여배우 이야기가 벌어진다. 흥미롭기는 하지만 휴대폰녀-중년 여자의 에피소드가 별로 유쾌하지도 않은데 너무 길게 이어져 불만스러웠다.

  두번째 작품 <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난데없이 저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살인청부업체를 등장시킨다. 이 회사의 전설적인 직원 1948은 파월 맹호부대 출신의 저격수로 베트남 전쟁에서 눈부신 활약을 해 21세기가 도래했음에도 베트남 정부로부터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을 정도이고, 이제 혜성처럼 등장한 신세대 저격수 1995는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출신으로 예쁜 얼굴에 잘 빠진 몸매의 소유자라서 청부 일을 하되 저격이 아닌 미인계를 통한 비밀스러운 암살자로 육성하고자 했으나 1995 본인이 성차별에 극단적인 알러지 반응을 일으켜 저격수를 고집하고 있다. 회사는 이 두 명을 한 팀으로 구성해 일을 시키고 있지만 첨단 시대에 맞게 킬러 로봇을 채택해 필요하지 않게 된 이들을 제거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 처한다는 연극 무대에 적용하기엔 좀 황당한 내용이다. 영화라면 모를까.

  <생활풍경>은 장애인 학교 건립을 하고자 하는 교육감과 이에 찬성/반대하는 주민들 간의 토론회 현장을 그리고 있다. 상당한 부분은 팩트다. 장애인 학교를 짓고자 하는 동네 한강시 수리구가 하필이면 작은 면적의 임대 아파트가 촘촘하게 지어진 이른바 빈촌이며, 장애인 학교가 이미 한 곳에 들어서 있다. 서울에 장애인 학교가 없는 구도 여덟 곳이라고 하고,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면 땅값,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꽉 찬 지역민들이 부잣집 장애 아이를 위한 공간을 내주기 꺼려하는데, 매스컴이나 교육감 등은 이것을 님비 현상 아니냐 지적하기도 한다. 급기야, 장애 아동을 둔 엄마들이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단체로 무릎을 꿇고 제발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탄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건 팩트로 알고 있다. 이 작품은 실제 공연에서는 모르겠지만, 너무 장황해서 도무지 읽을 맛이 나지 않았다.

  <허길동전>은 광해군, 이이첨, 허균, 당대의 명기인 매창 등이 등장하여 홍길동이 찾아간 율도국을 운운하며 조선과 새 조선으로의 율도국의 자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퓨전 희곡이다. <홍길동전>은 우리가 아는 작품과 당시에, 정말로 그랬는지 허구인지 몰라도, 일반 백성들이 관람하라고 시장터에서 공연하던 것과 달라, 시장 버전은 길동을 병조판서에 제수한다는 미끼로 궁에 들게 해 목을 치려 하는 순간, 칼을 뺏은 길동이 칼로 임금의 목을 베는 장면으로 끝난다고 설레발 친다. 광해군을 둘러싼 이야기가 하도 많아 새삼스러운 건 하나도 없고, 광해군의 왕권주의와 이이첨의 신권주의가 부딪는 장면도 신선하지 않다. 광해군의 꿈꾸던 조선의 모습이 그러면 율도국에서 만들어졌는가 하면 율도국 역시 현재의 조선과 같은 이념에 젖어 있다는 것. 그러니 토마스 토어 <유토피아>의 어원이라 하는 율도라고 지상 낙원일 턱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네 편의 공식 선정작 가운데 한 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 극중 극중 극은 사색이 결여되어 있고, 살인청부업에 종사하는 저격수 이야기는 차라리 만화였으며, 장애인 학교 건설을 둔 주민간의 다툼은 재미도 없이 장황하기만 했고, 허균과 이이첨 그리고 광해군의 이야기도 새롭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읽기로는 공식 선정작이 아니라 “단막 스테이지”라고 해서 2021년에 처음 시도한 짧은 단막극이 더 재미있었다.

  김지선의 <구멍>은 어느 날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아이와 함께 아내를 잃은 남자의 이야기다. 갑자기 무슨 구멍이 생겨 아이가 구멍 속으로 빠졌고, 이를 바라보던 엄마도 순식간에 한 구멍 속으로 미끄러졌던 것. 여기서 구멍이라 함은 죽음의 입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처자식을 잃은 남자는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 마셨는데 물이 아니라 다른 액체가 들어 있어서 회사에 사표를 내고 액체의 정체를 밝히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이 액체 역시 삶 속에 숨어 있는 또다른 구멍이 아닌가 싶어서.

  김희연의 <악셀>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어 썼다가 벌써 이자로 원금의 열 배를 물어준 남자가 연인과 함께 사채업자가 얻어준 구형 벤츠 차량을 타고 거대한 느티나무에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뜯어내기로 한, 동트기 전의 새벽이 무대고 시간이다. 연인은 아버지 손에 이끌려 보육원으로 들어가 거기서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 남자를 만났고,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황. 이를 하필이면 이 새벽에 알게 된다. 남자는 사고를 내기 전에 여자와 아이가 다칠 것을 염려하여 차에서 내리라고 하지만 여자는 결코 그럴 마음이 없어서, 결국 두 남녀가 탄 고물 벤츠는 느티나무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한다.

  <구멍>과 <악셀>이 더 좋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과장이 없고 간결하다. 그러면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다. 공식 선정작들은 장황하거나 황당한 이야기만 난무할 뿐 독자 혹은 관객들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는 바람에 뭐 생각을 하고 말고 할 것이 없다.

  우리나라 희곡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동아시아 3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최고다, 아니면 적어도 쳐지진 않는다 라고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연극 공연을 보러 자주 가지 않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기가 민망하더라도, 어쩌랴, 공연 말고 희곡을 읽으면서 그렇게 느끼게 되는 걸. 좀 더 힘을 내서 분발해주면 좋겠다.



* 이것으로 우리 현대 희곡 읽기 1차 미션이 끝났다. 하여튼 속은 션~하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6-24 11: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골드뮨트님. 우리 희곡을 이렇게 읽어주는 것도 연극을 위한 훌륭한 시도라고 생각해요. 저는 희곡을 잘 못 읽어내서 골드문트님 글만으로 만족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우리나라 희곡의 세계를 잠시 엿볼수 있었습니다. ^^
우리 현대 희곡 읽기 1차 미션 완수 축하드려요. ^^

Falstaff 2022-06-25 11:15   좋아요 1 | URL
ㅎㅎㅎ 고맙습니다.
우리 희곡의 맹점은, 창작 희곡의 경우, 연극을 올린 후에 희곡을 출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간한 ˝인기˝, 작품성은 다음으로 하고 ˝인기˝가 없는 연극의 희곡은 아무리 좋아도 그냥 묻혀버리는 일이 많다고 들었어요.
앞으로도 희곡 읽기는 계속됩니다. ^^

- 2022-06-24 11: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골드문트님 반가워서 댓글달고 ㅋㅋㅋ 읽고 다시 돌아올게요! 😆

Falstaff 2022-06-25 11:16   좋아요 1 | URL
아이고, 저도 반갑습니다!!

그레이스 2022-06-24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멍>! 생각할 지점이 많은 듯,,,
관심이 갑니다.

Falstaff 2022-06-25 11:17   좋아요 1 | URL
이른바 단막 스테이지.... 단막극이 간결하면서도 찡할 때가 왕왕 있습지요.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잠자냥 2022-06-24 15: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 걸드문트다!

Falstaff 2022-06-25 11:17   좋아요 1 | URL
와, 잠자냥 님이닷!

mini74 2022-07-08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님 한동안 뜸하시더니 ㅎㅎ 뭔가 탕자의 귀환같습니다 ㅎㅎ 축하드려요 *^^*

Falstaff 2022-07-08 18:16   좋아요 2 | URL
ㅎㅎㅎ 쑥쓰럽게도. 고맙습니다. 미니님! ^^

이하라 2022-07-08 1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주말되세요.^^

Falstaff 2022-07-08 19:07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근데 좀 쑥쓰럽습니다. 잘 쓰지도 못했는데 말입죠. ^^;;

그레이스 2022-07-08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

Falstaff 2022-07-08 19:07   좋아요 2 | URL
아이고, 그레이스 님도 축하합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2-07-08 1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시 쓰셔도 바로 당선되는 골드문트님 축하드립니다~!!!!

Falstaff 2022-07-08 20:57   좋아요 1 | URL
아이고, 이거 참 쑥쓰러워서리... 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새파랑님도 축하합니다.
 
파울리나 1880 대산세계문학총서 112
피에르 장 주브 지음, 윤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하이고, 책 껍데기 그림좀 봐. 저 누깔. 사내 서너명은 골로 보낼 소위 팜므 파탈 아녀? 아, 맞다니깐, 팜므 파탈. 근데 사실 여자 얘기는 팜므 파탈이 재미나다니까. 아냐? 에이, 솔직히 얘기해봐.

 꼬맹이 파울리나가 점점 자라 십삼 세가 되어 옷을 홀랑 벗고 거울 앞에 서 자신의 전신을 비춰보니, 하 있는 집 소녀구먼 아무리 유럽이라도 19세기에 전신 거울이 꼬맹이 방에 있었을 정도면 뻑적지근하게 부자일 거야, 어쨌든 파울리나 자신도 깜짝 놀랄만큼 기막히게 아름다운 젖가슴이 볼록 솟아나 있는 거다. 이후 파울리나의 젊음이 다 하기 전까지 눈부신 젖가슴과 처음엔 유방에 폭 파묻혀 있던 것이 나이를 더 먹음에 따라 오똑하게 솟아오르는 젖꼭지는 이 소녀-처녀-여인의 젊음을 대변하는 중요한 소도구의 하나로 등장하게 된다.

 근데 문제는.... 하긴 뭐 세상 어디를 뒤져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소설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지만, 뇌쇄적인 젖꼭지와 젖가슴을 가진, 그림처럼 사내 서너명 골로 보낼 듯한 여인이 하필이면 죽자사자 예수를 믿는다는 점. 성과 속, 속도 그냥 속이 아니고 지독한 쾌락과 열락과 끌림과 함몰을 향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

 옳다. 열정. 그것이 특히 종교적 헌신, 고난 등에 관한 것이라면, 공교롭게도 '열정'의 영어 표기 'passion'이 한 편으로는 '수난곡'을 뜻하는 건 어쩌면 바로 신의 뜻? 그러니 열정과 종교적 수난은 이복형제. 여기서 여러분들의 동의를 구하고 싶다. 맞아? 틀려? 모르겠다고? 그려, 그게 정답이야.


 작가 장 주브가 시인이란다. 원래 시를 쓰는 사람인데 한 번 소설도 써봐? 불끈 힘내서 쓴 소설.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하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아랫목도 윗목도 아니고, 죽도 밥도 아닌 정말 쓸데없는 소설 비슷한 걸 쓸 수도 있고, 둘째로 이 소설처럼 곳곳에서 찬란무비하게 아름다운 문장이 들어있는 달착지근한 소설을 만들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뭐 가끔가다간 시인이 소설가보다 더 간결하면서도 묘사 별로 없이 아름다운 소설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누구냐면, 존경하는 작가 황순원 선생.

 <파울리나 1880>은 두번째, 바람직한 시인이 쓴 소설의 범주에 드는 것으로 특히 책을 절반으로 나누었을 때 앞 부분에서, 이제 은근한 끌림과 망설임과 갈증과 꼴림과 엑스터시의 체험과 엑스터시의 반복을 바라는 기다림의 고통을 묘사할 때 아, 간질간질한 단어와 그 조합으로의 문장과 문장들이 모인 문단이 참 기가 막힌다.

 소설의 줄거리? 어려서부터 열라 예수 맏는 소녀가 점점 자라 십대 후반이 되면서 한 남자, 그것도 유부남과 심하게 불장난을 벌이다가 우짜구 저짜구 마누라 죽자 청혼하는 걸 거절했더니 갑자기 다른 여자한테 새장가를 들고, 예수의 고통을 느껴볼 심산으로 자신의 몸에 지독한 매질을 해대는데 어째 좀 그러면서 또다른 엑스터시를 느끼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아이고 숨차라, 얘기 다 했다.

 이런 거니까, 읽어보실 분은 읽어보시고, 안 읽어보실 분은 읽지 마시고, 읽는다해도 집안 살림에 도움되는 거 하나도 없듯이 안 읽는다해서 달리 시간 죽이는 것보단 나을 터이겠다. 근데, 설마 이게 이 소설의 전부겠어, 어디?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6-17 15: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하~~~ 오랫만에 골드문트님 시원한 리뷰를 봅니다. 책 내용은 별로 안 땡기고 골드문트님 리뷰는 확 땡기네요. ^^

Falstaff 2022-06-17 16:34   좋아요 2 | URL
ㅎㅎㅎ 고맙습니다!

그레이스 2022-06-17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뭡니까?
시작부터 마침표까지....^^
오랜만에 골드문트님 리뷰, 재밌습니다.

Falstaff 2022-06-17 16:34   좋아요 3 | URL
재밌는 게 제일이예요, 그죠? ㅋㅋㅋ

다락방 2022-06-17 17: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 님, 오랜만입니다!
저는 책 내용도 무척 댕겨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지독한 쾌락과 종교적 헌신 이라뇨.
제가 궁금합니다.

Falstaff 2022-06-17 18:4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옙. 오랜만입니다, 다락방님.
이 책으로 말씀드립자면, 마지막 문단에 썼듯이, 선뜻 추천하기는 좀 머뭇거려지는군요. 근데 궁금하시면 일단 푸셔야지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6-17 1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골드문트님이다! 선댓글부터 ㅎㅎ

Falstaff 2022-06-17 18:45   좋아요 2 | URL
와, 햇살님이닷! ㅎㅎㅎ 반갑습니다!!!

mini74 2022-06-17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님 반가워요 *^^* ㅎㅎㅎ 수녀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 베네데타란 영화 생각나네요 성모상으로 땡땡을 만든 ㅠㅠ

Falstaff 2022-06-17 19:01   좋아요 2 | URL
저도 반갑습니다, 미니님!
앗, <베네데타> 못봤는데, 함 봐야겠습니다. ‘땡땡‘이 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네요. ㅎㅎㅎ

원더북 2022-06-17 1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드뎌 오셨군요^^ 한동안 안 보이셔서 어디 편찮으신가 걱정했습니다!

Falstaff 2022-06-17 20:28   좋아요 2 | URL
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ㅎ 아프긴요. 난데없이 책 읽기가 싫어져서 좀 격조했습니다. ^^

아침에혹은저녁에☔ 2022-06-17 2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걱정이 많았는데! 글을 보니 반갑네요! 앞으로도 계속 꾸준한 활동 바라겠습니다!

Falstaff 2022-06-18 09:30   좋아요 0 | URL
앗, 걱정을 해주시다니, 이런 고마울 데가 있나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책읽기는 다시 시작했는데 전처럼 책만 읽지는 않아서 독후감이 자주 올라오지는 않을 겁니다. ^^

독서괭 2022-06-17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쵸? 골드문트님 오랜만에 오신 게 맞죠? 오랜만이다 싶었는데 제가 그동안 모르고 놓친 줄 알았어요 ㅎㅎ 리뷰 재밌네요. 내용은 안 땡기지만요 ㅋㅋ 문장이 기가 막히다고 하시니 또 궁금하기도 하고..

Falstaff 2022-06-18 09:31   좋아요 1 | URL
옙. 책을 근 세 달.... 두 달 이십 일 정도 거의 완벽하게 읽지 않았답니다. ㅎㅎㅎ

coolcat329 2022-06-17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골드문트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익숙한 첫 문장도 너무 반갑습니다.😁
책 내용이 아주 재밌습니다. 저도 이 책 찜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Falstaff 2022-06-18 09:32   좋아요 1 | URL
에이, ㅎㅎㅎ 드디어라고 하시니 왠지 모르게 쑥쓰럽네요. ㅋㅋㅋ
이 책 읽으시고 난 다음의 소감은 제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

stella.K 2022-06-28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님 리뷰를 언제 보나 했더니 그동안 리뷰를 쓰셨군요.
하긴 그동안 전 알라딘에 뜸했으니...
그런데 이 리뷰 읽으니까 되게 웃기고 반갑네요.
그래도 뭔가 더 쓰셔야 할 것 같은데 여기서 멈추시네요. 아쉬워라.ㅠ
요책 은근 읽어보고 싶네요. 기억하겠습니다.^^

Falstaff 2022-06-29 06:10   좋아요 1 | URL
최근 한 석달 동안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날을 잘 흐르더군요. ^^
이 독후감은 몇 년 전에 써 둔 것인데 어쩌다보니 업로드를 하지 않은 거고, 희곡집은 석 달 전에 마지막으로 읽는 책이랍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 이번에 읽고 3개월 만에 써본 독후감이고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

잠자냥 2022-07-11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분명히 <전쟁론> 이후로 걸드문트 님 글 본 게 없었던 거 같은데, 언제 이렇게 많이도 쓰셨답니까!? 띠용.

Falstaff 2022-07-11 11:31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이야말로 요즘 뜸하시더만요 그래. ㅋㅋㅋㅋ
 
전쟁론 - 전면완역개정판 카이로스총서 41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 지음, 김만수 옮김 / 갈무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부터 읽는 책. 무지하게 유명한 고전 중의 고전. 전쟁이란 대규모로 확대된 결투에 지나지 않음. 신사들만의 결투라서 식민 지배를 위한 점령전에 관해서는 관심 없음. 즉, 이젠 폐기되어야 하는 왕년의 고전. 전쟁? 엿이나 먹어라. 나는 모든 전쟁에 반대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하하 2025-08-2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전쟁에 반대‘하는 것과 ‘전쟁론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효성을 상실한 서적‘이라는 주장이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Falstaff 2025-08-25 04:38   좋아요 0 | URL
연관 없습니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거고요. 다른 사안으로 이 책은 현대전 수행을 위해서는 읽을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전쟁에는 반대해도 전쟁을 어떻게 하는 건지 알고 싶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