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시집 범우문고 33
조병화 지음 / 범우사 / 198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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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21년 안성 출생이다. 5남 2녀 가운데 5남으로 태어났으면서도 교육시키기 위해 엄마 진종 여사께서 어려서 서울로 데려가 미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범대학의 전신인 경성사범학교 보통과와 연습과, 합해서 7년 풀코스를 다 마쳤다. 이어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에서 물리화학을 전공하고 1945년 귀국해 경성사범학교 이화학실에서 일하다가 해방을 맞았다. 일본인 선생이 섬으로 떠났으니 빈자리가 많았을 거 아닌가. 그래 스물다섯 약관의 나이로 경성사범에서 물리를 가르친다. 이후 자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하여튼 제물포고 또는 인천중학에서 물리와 수학 교사를 하다가 1949년부터 서울고등학교에서 물리, 수학, 작문 교사를 겸임한다. 이때 스물아홉 살이었다. 불과 1년 후 한국전쟁이 터지지만 조병화는 국내 굴지의 서울고 교사라는 직책이라서 그랬는지 징집당하지 않고 피란지 부산에서 허무와 패배의식에 싸인 시집 《패각의 침실》을 출간하기도 한다. 다른 젊은이들은 전장에서 수없이 죽어 나가는데 그럴 수 있느냐고? 다 그런 거다. 전쟁 중에 일어나는 인간 상실은 남은 자에게 슬픔과 동시에 허무의 분위기를 분사하는 법이라서.

  전쟁이 끝난 후에는 펜클럽 회원으로 1957년부터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국제펜클럽 회의에 참석한다거나 문화 시찰단의 일원으로 세계각지를 여행하기에 이른다. 자기 시에 이야기한 대로 전 세계 방방곡곡 원 없이 다녔단다. 1950년대부터. 이런 사람 한 명 더 안다. 이어령. 그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내가 읽은 몇 권 되지 않는 수필집이다. 이러니 조병화야말로 1920년대식 은수저 물고 난 옥동자라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는다. 대개 일제 강점기 옥동자들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거덜이 나기 일쑤인데 부르주아에다가 재수도 좋았던 모양이다. 하여튼 1959년에 경희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임용이 되어 현대시론을 가르쳤고 60년대 들어서도 오대양 육대주 비행 마일리지가 어마어마했다. 1981년부터 인하대학 문과대학 학장으로 스카우트, 아니지 모심을 당해 대학원장까지 지냈으니, 한 세상 잘 먹고 잘 놀다, 엄마 찾아 간 인물이다. 진짜다. 그의 시 <봄은 어머님 목소리부터>의 마지막 두 연이 이렇다.



  봄은, 하늘 나들이 하시는

  어머님 목소리로부터

  첫 기별 온다


  어 너 잘 보다 오너라 (부분)



  그래서 그렇게 갔다. 시인과 함께 경희대 국문과에서 시를 가르치던 교수이자 시인 박이도는, 조병화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 시단에서 가장 많은 시를 써 시집으로 묶은 것, 가장 많은 베스트 셀러를 기록한 일, 그리고 해외여행을 제일 많이 한 시인 등의 사실이 그러하다. 또 그는 물리학을 전공한 수재로서, 회화(繪畵)에서도 일가를 이뤘으며, 럭비 선수로서 스포츠맨쉽도 지닌 지(知) · 덕(德) · 체(體)를 겸비한 신사(神士)인 것이다.”


  부잣집 아드님이지, 공부 잘 해서 수재란 소리 듣지, 우리 시단에서 가장 다작을 했는데 베스트 셀러지, 럭비 선수로 해 건강하기도 하지, 대학교수로 평생을 지냈지, 다른 이들은 전쟁 중에 죽어 자빠지거나 불구가 되는 마당에 손톱 끝 하나 깨지지 않았지, 참 신사(神士), 신god이다, 신. 미친다. 박이도가(시인 가운데서도 원로 시인이) 진짜 신사를 神士라고 쓴 건가? 하긴 이 정도의 스펙을 가진 조병화를 神士, 기독교의 신 말고 적어도 희랍 신화의 숱한 신 가운데 말석 하나는 줘도 좋음직한데, 암만 봐도 紳士의 오기 같아서 말이지. 하여튼 안 써도 좋을 곳에 한자어 썼다가 이런 꼴을 당한다니까 글쎄.


   오늘 헛소리만 잔뜩 늘어놓는 이유는, 몇 십 년 전에는 쓰는 시마다 절편이요, 자자이 관주에다가 베스트셀러였을지 모르지만 오늘 읽어보니 조병화의 시들이 제일 어울릴 만한 곳이 유행가 가사 정도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제일 앞에 실린 <추억> 전문을 읊어보겠다.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 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전문)



  위 <추억>에 그럴듯한 곡을 붙이면 정말 괜찮은 가곡도 되겠고, 유행가도 되겠다. 유행가 중에서 발라드, 포크로 아주 제격 아닐까?

  박이도의 시인 소개를 보면 럭비 선수 출신인데, 시는 연애시도 많고, 달달하고, 예전 표현으로 소녀 감성이 충만하다. 넘쳐흐른다. 하긴 강건하기로 두 번째 자리가 서러울 신석정도, 독립 운동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강력한 우익활동을 했던 김영랑도 간지러운 눈물, 어머니, 슬픔 등의 퇴영을 노래하기도 했으니 크게 이상한 건 아니다. 다만 석정과 영랑이 활동하던 시기와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 떨어져 있어서 돋보일 뿐.

  물론 조병화가 이런 노래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많은 시를 쓸 수 있었고 독자들도 조병화, 편운(片雲: 조병화의 호)의 시집을 사기 위해 주머니를 털 수 있었을 테니 꼭 언짢은 건 아니다. 이래저래 하여튼 편운의 살아생전 잠시나마 우리나라가 시의 나라로, 전 세계에서 일인당 시집 구입이 가장 많은 나라라는 찬사를 얻기도 했으니 여기에 편운의 공로가 없지는 않을 터이다. 어떤 시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느냐고?



  초 상



  내가 맨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땐

  세상엔 아름다운 사람도 살고 있구나 생각하였지요


  두 번째 그대를 보았을 땐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서 다시 내가 그대를 보았을 땐

  남 모르게 호사스런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 내가 그대를 만났을 땐

  아주 잊어버리자고 슬퍼하며

  미친 듯이 바다 기슭을 달음질쳐 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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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2-10 09: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은 책의 한 구절 <카프카의 말처럼 문학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
를 깨부수는 한 자루 도끼˝와 같은 것이지,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언어의 정원이 아니다.>
김누리 교수의 이 구절은 작가 신경숙을 겨냥한 것이지만 조병화를 얘기하는데도 어울리네요. ^^
그 시대에 온 세계를 여행하며 살았다는 대목에서는 쬐끔 부럽기도 합니다. ㅎㅎ

Falstaff 2021-12-10 09:32   좋아요 3 | URL
옙. 조병화 자신이 평생 유복하고 잘 누리는 삶을 살아서 생활이란 지옥을 경험해보지 못한 거 같습니다. 이 양반 복이니까 굳이 질투를 하지는 않겠는데, 근데 뭐하러 이 시집을 사 읽었는지 모르겠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1-12-10 09: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오늘 올려주신 시들 가운데 ‘추억‘하고 ‘초상‘은 제가 중학교 때 엄청 좋아했던 시에요. 지금도 외울 수 있답니다.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중2병 정서에 어울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2-10 09:4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아, 딱입니다. 사춘기 습작소녀, 문학소년들! 그것도 중학생들한테 말입죠.
맞아요, 이런 시도 있어야 합니다. 위에 제가 쓴 댓글이 경솔했네요. ㅋㅋ

잠자냥 2021-12-10 09:48   좋아요 4 | URL
ㅋㅋㅋ 경솔은요, 폴 님 덕분에 오랜만에 중2 감성으로 귀환 ㅋㅋㅋ 한 10초 마음이 촉촉해졌습니다. ㅋㅋㅋㅋ

Falstaff 2021-12-10 09:50   좋아요 3 | URL
흠하하하.... 다 제 덕입니다!
(아, 술 안 깨네....)

hnine 2021-12-10 13: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추억>이라는 시는 이미 노래 (가곡)로 만들어졌어요 (저도 부를줄 알아요 ^^)
<초상>이라는 시는 저 역시 중고등학교때 연습장 표지 단골. 다소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조병화 시인의 시라는 걸 알고 동명이인 시인이겠지 했더랍니다 .

Falstaff 2021-12-10 15:40   좋아요 3 | URL
아, 그렇군요. 가곡이라... 꽤 어울릴 거 같네요.
(사이)
유튜브 검색해서 신영옥의 목소리로 듣고 있습니다.
아하, 이 노래군요! 전혀 생각 못했는데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1-12-10 14: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추억> 노래 이미 있다고 쓰려는데 위에 나인 님이 적어주셨네요.

제가 중학교때 매해 합창대회가 열렸는데요, 그 때 저희반 지정곡이 바로 저 가사의 추억이었습니다. 음악선생님은 저희를 지도하다 포기하셨지만, 여하튼 그 때 외웠던 저 노래는 아직도 제가 외우고 부릅니다.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잠자냥 2021-12-10 15:42   좋아요 4 | URL
왜 음성 지원되는 거 같죠? ㅋㅋㅋㅋ
우리 다음에 쟝쟝에게 유튜브에서 이 노래 부르라고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10 15:43   좋아요 3 | URL
쟝쟝 이 노래 모른다는데 백원!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2-10 15:47   좋아요 3 | URL
오, 중학생한테 딱 어울리는 시인데, 노래는 좀 무리인가 봅니다.
다시 들어보니까 무리 같네요.
원래 시엔 없는 부분을 삽입하기도 했군요.
노래하는 다락방님이라..... ㅋㅋㅋ 재밌습니다.

stella.K 2021-12-10 14: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폴님의 질투 가득한 리뷰네요.ㅎㅎㅎㅎ
정말 금수저 옥동자네요. 6.25가 아무리 폐허라고해도
문화재가 보존되고 머리끝 안 다치는 사람이 있는 거 보면
솔직히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 시대가 어땠을지.
폐허는 서민들에게나 폐허였나 봅니다.ㅠ

Falstaff 2021-12-10 15:53   좋아요 4 | URL
ㅎㅎㅎ 재수 좋아 그런 집에서 난 걸 질투해봤자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런 애들은 그렇게 살고, 저는 저대로 살고.... 더 못한 처지에서 난 애들은 또 걔네들 대로 살고 하는 것이지요. 다 인생입니다. ㅋㅋㅋㅋ

mini74 2021-12-10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학창시절 좋아했던. 이유는 외우기 쉬워서ㅠㅠ 시 외우는 숙제가 있었거든요. 한 친구가 그 국어쌤 독재와 잘난체에 화가 나서 에너벨리? 외워왔던 기억도 나네요. 그 긴걸 왜? ㅎㅎ

Falstaff 2021-12-11 18:59   좋아요 1 | URL
아, 그러셨어요! ㅋㅋㅋㅋ
전 대학 가서, 그것도 이과 전공생들이, 술 한 잔 마시려면 시 한 수 외라는 제법 진지한 이야기가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전, 제 자랑을 좀 하자면, 그날 꽐라, 개꽐라 됐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지옥
아구스트 스트린베리 지음 / 명지출판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아구스트 스트린베리는 우리에게 희곡과 연극 <줄리 아씨>로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그리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작가는 아니다. 나도 <지옥>이 처음 읽은 스트린베리다.
  이이는 1849년에 스웨덴-노르웨이 연합왕국의 스톡홀름에서 선박 중개업자 카를 오스카 스트린베리와 그 집의 하녀 엘레오노라 울리카 노를링 사이에서 사생아로 태어난다. 그의 자전적 소설 <하녀의 아들>을 통해 스트린베리는 친엄마 없이 자란 유년시절이 정서불안정, 가난, 종교적 환상주의, 방치 같은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단다. 그랬을 수 있겠다.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자신을 낳고 쫓겨난(확실하지 않음) 친엄마와 냉정하게 키웠을 계모 등의 영향 때문인지 스트린베리는 유독 페미니즘과 여성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다고 하며, 이 책 <지옥>에서도 여성은 남성을 망치게 한다고 노골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스트린베리가 스물여섯 살이 되던 1875년에 여배우이자 브란겔 남작의 스물네 살 먹은 아내 시리 폰 에센을 자빠뜨려, 2년 후 기어코 이혼을 하게 만든다. 이것이 첫 번째 결혼. 둘 사이에서 생긴 아이가 이틀 만에 죽어버리고 경제적으로도 파산에 이르는 등 불행한 가정의 특징인 갖가지, 온갖 방법으로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면서 12년을 보낸 1889년에, 아내 시리 폰 에센은 그 와중에 만든 세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자기네 나라 핀란드로 떠나버린다.
  이후 베를린에 정착해 활동을 하다가 마흔네 살 때 스물한 살짜리 오스트리아 출신 언론인 프리다 울과 두 번째 결혼을 해서 케르슈틴(책에선 크리스티나)을 낳고 3년 만에 이혼한다. 쉰이 넘은 1901년에 마지막 세 번째 결혼을 하지만 이것도 3년 만에 파투가 나니,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영향이 근본적으로 성격에 악영향을 준 것 같다. 그런데, 세상에 이보다 더 불행한 유년시절을 보내고도 건전하게 한 평생 살다 간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니 스트린베리를 위하여 과한 동정을 할 필요는 없으리라.

 

  1897년, 바야흐로 벨에포크 시대. 세계문화의 수도 파리가 무대다. 2년 반 전 오스트리아에 있는 딸이 아파 아내가 귀국을 했을 때, ‘나’는 현재인 1897년까지 앞으로 만나지 못할 것임을 아내를 배웅하면서 감을 잡았다. 여기서 ‘나’는 작가 아구스트 스트린베리 본인이며, 작품은 끝까지 1인칭 시점으로 쓰여 있다. ‘나’가 스웨덴에서 파리로 온 이유는, 파리로 몰려온 모든 고국의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작품을 세계 문화의 수도 파리에서 발표하거나, 전시하거나, 공연해 좋은 평가를 받아보고 싶어서였다. ‘나’ 스트린베리는 희곡 한 편을 들고 파리에 도착해, 극장 무대에 올렸고,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데 성공한 거의 유일한 스웨덴 예술가다. 그러나 그동안 아름다운 아내는 내 영혼 속 감옥의 간수로 밤낮 내 영혼을 염탐질했으며, 비밀스런 생각을 마음대로 상상하고, 사상의 발전을 감시하고, 미지를 향한 나의 영적 투쟁을 질투심에 불타 지켜보아왔다, 라고 ‘나’는 단정한다. 그리하여 딸 문제로 귀국했던 파리 북역에서 얼마나 큰 해방감을 느꼈을까. 물론 사랑하기는 하지만.
  여기까지는 한 비뚤어진 남성을 바라보는 일이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곧바로 ‘나’는 본업인 극작의 흥미를 놓고 엉뚱하게 자연과학에 강한 흥미를 느낀다. 바로 이 자연과학의 지적 성취를 위해 ‘나’의 사랑, 아름다운 여자 간수이자 무고한 희생자인 아내를 포기해버렸다. 까르띠에 라땡 거리의 하숙집에서 ‘나’는 유황 속에 탄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화학실험에 몰두하고, 드디어 실험을 통해 그걸 밝혀낸다. 대가는 혹독했다. 손등에 균열이 생기고 갈라진 피부의 틈은 코크스로 채워져 피가 철철 흐르는 고질병으로 도져버렸다. 그러나 자연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이제는 유황 속에 수소와 산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단계로 넘어가려 한다. 대인관계를 극도로 단절하고 침묵과 고독을 동반자 삼아. 하다못해 유황 속 탄소의 존재라는 위대한 발견과 증명을 학회에 보고하지도 않은 채.
  이 책이 1897년에 처음 나왔다. 첫 장면에 예술, 극작과 연극 공연을 위해 파리로 와서 성공을 거두고, 아내를 떠나보낸 다음, 다시 자연과학 실험으로 유황, 원소기호 S인 물질 속에 난데없이 탄소 C가 포함되어 있는 걸 증명했다는 얘기를 읽으며, 스트린베리가 말하는 유황은 원소번호 16번, 원자량 32를 가지고 있는 물질이 불순물이나 다른 원소와 혼합되어 있는 황 화합물일 것이란 생각과 더불어, 저절로 세기말 문학을 떠올렸다. 아니나 다를까. ‘나’는 손등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갈라지는 역경을 무릅쓰고 납과 실리콘을 합성, 가열시켜 드디어 순수한 황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금을 만들어낸 연금술사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대신 결과는 혹독하여 양 손을 쓰지 못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파리로 온 동족들이 모금한 돈으로 쌩 루이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금을 만든 사람이.
  이어서 옥소, 다른 말로 요오드 연구에 착수해 결과를 <르 땅 Le Temp>에 발표하고, 이 논문을 읽은 독일인 사업가가 ‘나’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와 자신과 함께 독일로 가서 특허를 신청함과 동시에 요오드 사업에 참여해달라고, 만일 허락만 한다면 즉시 십만 프랑을 현금으로 주겠다고 제의를 했으나, ‘나’는 세기말의 위대한 연구자이자 예술가답게 과학연구를 이용하여 치부하려는 어떠한 유혹도 단호하게 물리치기로 바보 같은 결정을 하고 만다. 이런 인간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손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지도 못했으면서.

 

  세기말 작품인데 지금까지 예술(파리에서의 공연 성공)과 과학, 특히 연금술이 나왔다. 그러면 또 하나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악마주의.
  작품의 주인공 ‘나’의 손등이 쩍쩍 갈라지고, 갈라진 틈에 코크스가 들어가 피가 철철 나는 현상은 저 먼 시절 황금제조술사들의 온몸이, 지금 상식으로 보면 틀림없이 섞어 사용했을 여러 시약들, 예를 들어 수은, 비소 등의 맹독과 재료로 널리 쓰인 납 성분에 중독된 것이 틀림없지만 그들의 온몸이 납과, 수은, 비소가 섞인 중탕그릇을 가열하면서, 열에 의하여 몸의 피부는 바짝 건조되어 조만간에 균열이 생길 것이고, 균열된 틈 사이사이에 납, 수은, 비소, 황과 질소 화합물이 꼬박꼬박 들어차, 피부색은 거무튀튀하고 두꺼운 각질도 생길 수 있으며, 부종과 염증은 급기야 숨이 넘어가야 고칠 수 있는 고질병으로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중세 시대의 유명한 연금술사들이. 그걸 조금 가져온 것이 ‘나’의 손등.
  이 손등을 본 오스트리아의 곱게 늙은 장모와 장모의 여동생은 ‘나’을 성자로 생각하면서 손의 갈라진 금이 저 2천 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 손에 대못이 박힐 때 생긴 성흔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러나 현실의 ‘나’는 묵고 있는 오르피라 호텔 객실은 물론이거니와 좌우 옆방, 그리고 위층과, 바로 침대 옆에 있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 그것을 콕 집어서 ‘나’ 스트린베리는 악마라고 지칭한다. 곳곳에서 악마를 “느끼는” 인간을 보통의 사람이 뭐라고 하느냐 하면, “미친놈”이라 칭하고 지금은 이렇게 부르지 않지만 역자 김인호가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유학중 만 서른한 살의 나이로 암에 걸려 세상을 뜰 1987년엔 정신분열증이라 했고, 편집증이라고도 했었나보다. 그리하여 ‘나’는 자의에 의하여, 그리고 타의에 의하여 정신병원 구경도 하고, 악마 또는 악마와 비슷한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아구스트 스트린베리가 다른 세기말 아방가르드, 그래봤자 본격적인 세기말주의자는 위스망스 말고는 알지도 못하지만, 하여튼 위스망스와 다른 점은, 위스망스가 연금술과 흑마법, 신성모독, 잔혹행위를 날것으로 표현했다 하면, 프랑스에서 젊은 한 때를 보내 위스망스와도 친분이 있었던 스트린베리는 이런 연금술, 악마주의에서 기어이 탈출을 모색하고야 만다. 이를 위하여 작가는 단테의 신곡에서 차용한 <연옥>과 <지옥>을 각 한 장chapter으로 명명하고 이의 탈출을 위하여 자기 딸을 베아트리체로 상정한다. 그럼 결론이 어떻게 되는지 대강 짐작은 하시겠지? 맞다. 당신 생각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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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2-09 11: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과 위스망스의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요! 폴스타프님. 마지막 단락에서 묘사하신 내용들이 궁금한데 위스망스는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하나요?

Falstaff 2021-12-09 12:02   좋아요 4 | URL
위스망스는 총 세 작품이 번역되어 있는데, 하나는 문고판이라 작은 글 같더군요.
그를 본격적인 세기말 작가로 만든 <거꾸로>가 있고요, 세기말 퇴폐와 더불어 연금술, 흑마법, 신성모독, 잔혹엽기를 만끽하시려면 <저 아래>가 좋은데요,
문제는 위스망스 추천했다가 귀싸대기 맞은 사람이 밤하늘의 별 만큼 많다고 해서 함부로 추천하기가 겁난다는 거죠. ㅋㅋㅋㅋ 완전히 극과 극이라서요, 안 맞는 분이 읽으면 한 챕터도 힘들 겁니다.
아무쪼록 미미님과 합이 맞기를 바랍니다. 맞는다는 전제에서 마지막 문단과 지극히 어울리는 <저 아래>를 흠흠.... ^^;;

반유행열반인 2021-12-09 17:49   좋아요 1 | URL
참고로 저 위스망스 재미있게 봤고 필립 로스도…(잘 걸러내기 위원회)

Falstaff 2021-12-09 21:13   좋아요 2 | URL
오, 열반님도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2-09 21:52   좋아요 2 | URL
반갑습니다. 아직 거꾸로만 보고 저 아래는 안 본 쪼꼬미입니다…

scott 2021-12-09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퐐스타프님 이책 번역 어떤가요?
미국작가 밀하우저가 스트린베리 작품 영향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

Falstaff 2021-12-09 12:38   좋아요 2 | URL
이게 1987년 번역입니다. 역자 김인호의 마지막 번역 쯤 되는데 벌써 35년쯤 묵은 것이니까 저 읽기엔 무난한데 예스런 표현도 섞여 있습니다.
그냥 무난한 수준입니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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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뒤라스의 책 좀 읽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내가 아는 뒤라스가 아니다. 내용은 그렇다 치고 문장이 이이 것이 아니다. 생소하다.
그리고 길다. 본문이 370쪽까지. 하긴 이 정도 길이를 (내가 아는)뒤라스 문장으로 쓰면 읽기 힘들겠다.
다 읽었다. 잘 읽히고 공감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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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07 1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기작이라 그런 것 같아요. ㅎㅎㅎ

Falstaff 2021-12-07 16:37   좋아요 3 | URL
음. 그럴 수 있겠네요. 아쒸. 오랜만에 집에 가서도 읽어볼까 했는데 술 마시자고 꼬드기는 인간이 있어서 말입죠. ㅋㅋㅋㅋ
집합금지 때문에 소수인원끼리 망년회는 더 자주 해야 합니다!!! 날마다 천국입죠.

- 2021-12-08 11:47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았는데 갈 수록 흑화하는 뒤라스?!? ㅋㅋㅋ 골드문트는 술을 쉬면 안돼쥬! 달려! 저도 투데이 (혼자) 달릴거야!!

Falstaff 2021-12-08 12:01   좋아요 0 | URL
1부까지 읽었습니다.
뒤라스가 이렇게 써도 좋은데 굳이 뽀스뜨모당으로 치고 나가서 말입니다.
공쟝쟝님, 도서관 가실 일 있으면 <복도에 앉은 남자> 검색해보세요. 뒤라스가 누보 로망 비슷하게 쓴 작품인데요, 로브그리예 같은 사람들의 특기가 아주 세밀하고 냉정한 묘사잖아요?
뒤라스도 이 책의 표제작 <복도...>를 그렇게 썼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베드 씬을 그렇게 묘사한 겁니다. 와.... 포르노 보다 더 포르노 같습니다!! 20대 말에 읽고나서 터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

- 2021-12-08 12:04   좋아요 2 | URL
골드문트님 알앗어요 ㅋㅋㅋ 꼭 빌려볼테다 ㅋㅋㅋ 반전은 나 뽀스뜨모당 좋아해 ㅋㅋㅋㅋ 저의 올해는 푸코로 시작해 버를러로 정점 찍고 보부아르로 회기했사온데 뒤라스로 흑화해볼까요? ㅋㅋㅋ

Falstaff 2021-12-08 12:05   좋아요 0 | URL
아, <복도에 앉은 남자> 속에 <애인>이란 제목으로 단편 하나가 실렸는데, 그게 민음사 세계문학에서 <연인>으로 이름을 바꾼 겁니다. 영화 때문에 그랬겠지요.
<복도...>는 이대 교수였던가, 김인환 번역입니다.

- 2021-12-08 12:06   좋아요 1 | URL
그나 저나 아침부터 관능적이네요 ㅋㅋㅋ 아침부터 다부장이 강동원 뽀뽀 사진 보내줬는데 ㅋㅋㅋ 이제 뒤라스 포르노 소설 추천하고 ㅋㅋㅋ 왜들 이래 ㅋㅋ 나 외로워 보여?

다락방 2021-12-08 12:13   좋아요 1 | URL
아, 이거 내 이미지 영 말이 아니게 됐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2-08 12:16   좋아요 0 | URL
다부장// 저의 (비자발적)4b에 마구니들이 껴들게 하지 마란 말이다..

- 2021-12-10 00:33   좋아요 0 | URL
퐐님, 제가 적립금 기념으로 책살려고 복도에 앉은 남자를 검색했다.. 근데 그거 당연히 품절이었는데 놀라운 건 제가 태어나기 전에 나온 책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ㅋㅋㅋㅋㅋㅋ 일부러 추천하신겁니까? 이 악독한 골드문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로서는......... 이 책은 읽을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이 책을 구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그러니까.. 복도.....대신 연인을 읽으면 되는 걸까요?

Falstaff 2021-12-10 09:16   좋아요 0 | URL
그래서, 애당초에 ˝도서관˝ 가실 일 있으면 검색해보시라 했잖아요. ㅋㅋㅋ
오랜만에 쐬주 세 병에 칼스버그 한 캔 땄더니, 술 안 깨네요. ㅠㅠ

페넬로페 2021-12-07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다 읽었고 뒤라스의 작품 중 처음 읽었는데 좋았어요~~
그냥 그 곳에서의 삶을 잘 나타내었더라고요^^

Falstaff 2021-12-07 16:40   좋아요 3 | URL
전 뒤라스 추천은 잘 안 합니다. 말 그대로 복불복이라 맞으면 좋은데 맞지 않으면 내다 버려야 하거든요.
이 책이 좋으셨다니 저도 기대가 되는군요. ^^

페넬로페 2021-12-07 16:42   좋아요 1 | URL
저는 그저 내용 좋으면 오케이라서요 ㅎㅎㅎ~~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9
스탕달 지음, 원윤수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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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과 흑>, <파르마 수도원> 그리고 <아르망스> 작품 세 편 읽었으면 스탕달은 됐다. 평생 귀족이 되고 싶었으나 결국 이루지 못했던 이. 룸펜 부르주아로 한 평생 잘 먹고 잘 살다 간 자의 고백록은 도저히 못 읽어주겠다. 솔직히 작가가 아닌 마리 앙리 벨은 다행스럽게 ("아주"는 아니지만)좋은 집안에서 ("큰"도 아니긴 한데)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세속 인간이었잖아? 내 인생 하나 읽어보기도 허겁스러운데 다른 이의 것까지야 어디.
  6.5미터 가지고 있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읽다가 작파한 건 바흐만의 <말리나> 뿐이었다. 이제 한 권을 더 보탠다. <말리나>는 그래도 백 쪽까지는 읽었다.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는 70쪽 독파하려는 순간 이런 문장이 머릿속에서 뱅뱅 돌았다.

  “얘, 그만 종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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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07 0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아 진짜요? 대박 ㅋㅋㅋㅋ 저도 <말리나> 그만뒀는데 ㅋㅋㅋㅋ 이것도 그럴까요?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2-07 09:26   좋아요 4 | URL
잠자냥 님은 충분히 읽으실 수 있을 거 같은 걸요.
전 어려서부터 위인전, 자서전, 평전 이런 걸 유난히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그리하야.... 그토록 유명한 츠바이크가 쓴 평전도 안 읽어봤어요. ㅋㅋㅋ

scott 2021-12-07 09:32   좋아요 4 | URL
전 자서전 평전 마니아 .🖐 ^^

Falstaff 2021-12-07 10:32   좋아요 2 | URL
스콧님은 거기다가 매니아까지?
와... 부럽습니다.

잠자냥 2021-12-07 10:33   좋아요 2 | URL
근데 저도 위인전, 자서전, 평전은 안 좋아해서....;;;

- 2021-12-07 12:44   좋아요 1 | URL
자냥.. 이쯤 되면 좋아하는 게 뭔지 알려줘. 그걸 고르는 게 편하겠어. 고양이와 세이모어 아저씨 좋아하는 건 알겠네..

잠자냥 2021-12-07 15:03   좋아요 1 | URL
나, 쟝쟝.... 헤헤헿헤

- 2021-12-07 15:05   좋아요 1 | URL
자냥.. 심쿵 ㅋㅋㅋㅋㅋㅋ (웃다가 잇몸 마름 ㅋㅋㅋㅋ) 아 겨울 건조하다 ㅋㅋ

청아 2021-12-07 0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폴스타프님의 이런 평도 좋아요!! 마지막 문장 압권입니다ㅋㅋ어쩐지 더 호기심이 일기도 합니다😆

Falstaff 2021-12-07 10:28   좋아요 2 | URL
ㅎㅎㅎ 한 시절 제가 흔하게 쓴 말이기도 합지요.
어려워서 못 읽는 건 아니고요, 저하고 진짜 맞지 않아서 안 읽는 거예요. 도전해보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물론 책임지진 않습니다만. ㅋㅋㅋ

coolcat329 2021-12-07 10: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글 참 좋습니다. ㅋㅋ

Falstaff 2021-12-07 10:29   좋아요 3 | URL
이런 거 올렸는데, 매체에서 좋은 책이라고 떠들면 당장 비공개로 전환된답니다.
이런 감상 올리기가 이게 ^^;;; 진짜 쉽지 않습니다. ㅋㅋㅋ

blanca 2021-12-07 10: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사실 이거 10프로 정도 읽고 하차했어요....몰입이 안 되더라고요. 저는 취향이 졸라의 막장 쪽인듯 ㅋㅋ

Falstaff 2021-12-07 10:31   좋아요 3 | URL
아호, 그러셨군요!
저도 위인전, 자서전, 고백록 보다는 막장이 훨 좋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또 막장 드라마가 한 편 올라옵니다! ㅋㅋㅋㅋ

- 2021-12-07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탕달은 여기저기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네요 ㅋㅋㅋ

Falstaff 2021-12-07 13:49   좋아요 2 | URL
앗, 다른 곳에서도 까이나보죠?
<아르망스>에선 까일 확률이 높아 보이긴 하던데요. ㅋㅋㅋ

잠자냥 2021-12-07 15:04   좋아요 1 | URL
<아르망스> 읽고 저는 스탕달신드롬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게 되었어요. 스탕달 혹시... 고...고자?.;;

Falstaff 2021-12-07 15:0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탕달, 매독 전력 있어요!
아하! 깜빡!! 그것 때문에 고...고자?

- 2021-12-07 15:1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독 ㅋㅋㅋㅋ 아웃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2-07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너무 마음에 들어요^^

Falstaff 2021-12-07 14:5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역시 좋은 걸수록 아꼈다가 쓰면 확 터집니다. ^^

잠자냥 2021-12-07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꾸 그냥 올해 한 번 더 사라는뎁쇼. ㅋㅋㅋㅋㅋㅋ

http://aladin.kr/p/M4l0j

Falstaff 2021-12-07 15:01   좋아요 0 | URL
아, 아시면서....
사봤자 올해 안에는 읽지 못하거든요. 어차피 내년에 읽을 건데 말입죠, 그냥 보관만 해놓고 1월 3일에 칼같이 사면 됩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1-12-07 15:03   좋아요 0 | URL
어머, 역시 이런 내공은 서른 살 넘어가야 생기는 거군요!
저랑 락방이는 아직 이십대라서 올해 살 거 같아요. ㅠㅠ

Falstaff 2021-12-07 15:0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는 내년 1월 3일부터 1월 29일까지 백마넌어치를 꼭 사야하는 웃긴 일이 있어서 그렇답니다.
평년 같았으면 벌써 샀지비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07 15:09   좋아요 0 | URL
골드문트여, 그런 회사 흔치 않다네 그대 방랑벽 붙들어 매고 붙어있게나.

- 2021-12-07 15:14   좋아요 0 | URL
골드문트여, 반만 나눠줘! 금방해! 나 금방할 수 있어!!!

잠자냥 2021-12-07 15:16   좋아요 2 | URL
골드문트: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방랑벽을 꺼내 절반을 나눠 준다.)

- 2021-12-07 15:27   좋아요 0 | URL
어허~ 이냥반아 그거 말고 오십만원! ㅋㅋㅋㅋ 내 동영상이 오십만번 플레이 되어야 벌어지는 그거 말이야 ㅋㅋㅋ
 
집구석들 창비세계문학 88
에밀 졸라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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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1년 11월,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 인근의 가상도시 쁠라상에서 열차를 타고 리옹 역에서 내려 여행가방 세 개를 마차에 싣고 쉬아죌 거리 두 번째 집에, 주인공 옥따브가 내리는 것으로 <집구석들>은 시작한다. 창비 식 표기법으로 ‘옥따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어디서 들은 이름인데, 다른 곳도 아니고 졸라가 쓴 루공-마카르 총서의 한 작품을 통해 익숙한 이름 같았다. 누굴까. 아하, 시공사 표기로 ‘옥타브.’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 나오는 백화점 총지배인이자 주인공 이름이 옥타브였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옥타브가 백화점을 짓기 전에 남프랑스에서 파리로 올라와 어떻게 터전을 잡았는지를 알 수 있는 열 번째 총서다.
  쁠라상에서 알고 지내던 노부부를 통해, 결혼해 파리에 살고 있는 그들의 딸 로즈더러 마땅한 거처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해서, 사위 아쉴 깡빠르동이 부부와 외동딸 앙젤, 하녀 리자와 함께 세 들어 사는 쉬아죌 거리 중산 아파트 5층 건물의 5층에 셋방을 얻게 된 것. 이후 열 번째 루공-마카르 총서는 이 건물의 주인 가족과 세 들어 사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하인, 하녀, 요리사들이 지지고 볶으며 사는 야단법석, 난장판을 그리게 된다.

 

  때는 19세기 말, 벨 에포크 시절이 막 도래했거나, 이제 꽃망울이 활짝 피기 바로 전. 음악을 좋아하지 않지만 듣기 좋은 테너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야망을 숨긴 청년 옥따브가,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을 건물에 들어오고, 거의 쫓겨나고, 정착할 때까지 약 2년 동안이 작품의 시간적 공간이다. 시절은 당연히 부르주아의 계절. 결코 지지 않을 것 같은 부르주아의 전성시대. 그러나 졸라가 주목한 곳은 최고의 부르주아 말고 바로 아래층, 소위 “중산층”이라고 명명하는 집단의 사는 모습이다. 엑상프로방스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서 그런지 졸라는 한 번 척, 보고 중산계급의 지극한 속물성을 알아본 적이 있다. 루공-마카르 총서를 집필하면서, 특히 빈민아파트 근방의 풍경을 그린 <목로주점>의 대 성공 이후, 파리 근교 메당의 별장을 구입해 소위 메당 그룹을 결성할 정도로 성공을 했으나, 근엄한 평론가들로부터 외설, 선정성 등의 공격을 받기에 이른다. 졸라가 불편한 날것을 그때까지 활약했던 어느 작가보다 리얼하게 표현했으니 스스로 중산층의 일원이었을 평론가들의 심기가 편하지는 못했을 터이다.
  평론가들이 뭐라 하거나 하여튼 졸라는 <집구석들>에서도 이 중산층의 속물성, 알고 보면 이들이 얼마나 잡것들인지 똑 부러지게 그려내 오히려 그들의 울화통을 한 번 터뜨려버리고 말았다. 일단 작품 속에서 자신의 돈으로 이 집을 샀거나 집세를 내며 사는 임차인들의 면모를 보자.
  건물은 한 쪽은 도로를 향하고, 다른 쪽은 뜰을 향한다. 층 별로 보자.

 

  1층과 중2층. 편두통 심하게 앓는 오귀스트 바브르. 건물주의 장남. 미혼. 주단 가게 인수해 운영중이다. 작 중 5층 길쪽 조스랑 댁의 둘째 딸 베르뜨와 결혼해 기어코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글쎄 결혼 같은 건 다시 생각해보라니까 말이지. 유부녀 베르뜨는 옥따브와 지저분한 관계를 갖고 불륜 현장을 오귀스트에게 걸려 곤욕을 치루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다.
  2층 뜰쪽. 천식으로 보이는 테오필 바브르. 건물주의 차남. 잡화점 집 딸 출신인 아내 발레리와 아들 까미유가 산다. 테오필은 남자 구실을 (거의)못하는데, 사람들은 발레리가 생단 거리의 푸줏간집 총각을 자빠뜨려 아이가 생겼다고 수군거리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과거는 확실히 모르겠고, 하여튼 발레리도 남자 떨어질 날이 별로 없다. 이 두 형제 집안의 여자들이 하도 극성맞아 오래 버티는 하녀를 도무지 구할 수 없다.
  2층 길쪽. 왕년에 베르사이유의 공증인으로 활약하다 파리로 와 땅을 사고, 이 건물을 지은 홀아비 영감. 집이 커서 고등법원 판사로 있는 사위 뒤베리에 부부와 함께 산다. 뒤베리에 판사는 당연히 애인이 있으나 소설이 진행될수록 관계가 수상하게 진행되어, 장인 장례식에 눈물을 철철 흘리며 통곡한다. 애인 끌라리스가 자기를 버리고 도망간 것이 슬퍼서. 정절을 지키는 아내 끌로띨드는 하루 종일 연주자 수준으로 피아노를 치면서 외로움을 달래지만 뒤베리에는 세상에서 피아노 소리를 제일 싫어한다. 끌라리스가 치는 서툰 피아노 소리만 빼고.
  3층을 통으로 쓰는 가족. 예의 없이 마차를 함부로 몰고 다니는 문학하는 인간. 이게 에밀 졸라 자신을 희화화한 거 같다. 생전가도 코빼기도 볼 수 없고, 알고 지내는 입주인도 하나 없는 사람들. 확실한 건, 일가족이 살며 꼬맹이 아들 둘이 있다는 거.
  4층 뜰쪽은 둘로 나뉘어 한쪽엔 삼십대 쥐죄르 부인과 하녀 루이즈가 산다. 쥐죄르 부인은 결혼 일 년도 못되어 남편이 사라져버렸다. 그래 혼자 사는데 불임 판정까지 받았다. 그래서 자유연애를 즐길 완벽한 몸이 되지만 남자들 만나 실컷 약을 올리다가, 딱 하나, 그것만은 안 된다고 우겨서, 여태 정절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방은 1주에 한 번 업무차 파리를 찾는 지체 높은 신사가 세를 들었다. 신기하게도 이 신사분이 일을 보러 올 때마다 여자가 방을 찾고, 몇 시간이 지나 방 관리도 해주는 수위 구르 씨에 의하면 침대가 난장판이 된다나.
  4층 길쪽. 옥따브에게 집을 소개해준 깡빠르동 씨가 아내 로즈와 딸 앙젤이 사는데, 앙젤이 조숙하다는 건 오직 하녀 리자만 안다. 깡빠르동은 로즈의 사촌언니 가스빠린과 연애를 하다가 결국 로즈를 택했다. 당시에 가스빠린이 열 받아 파리로 향했고, 유명한 가게 에두앵 합작회사의 수석 여점원으로 일하다가, 깡빠르동 씨에게 스카웃되어 로즈의 체질상 원활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육체를 매일 밤 공급해주고 있다. 즐겁게.
  5층 길쪽. 생조제프 크리스털 제품점의 회계원으로 평생을 바친 조스랑 씨네 일가족이 산다. 사치와 돈이 제일의 가치인 조스랑 부인이 둘째 딸 베르뜨를 결혼시키기 위한 전략이 대단하고, 부인에게 형질을 물려받은 베르뜨 역시 끔찍하다. 큰 아들은 과부와 연애하다가 과부의 조카딸을 노리고 있다. 큰 딸은 15년을 한 여자와 동거하고 있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빨리 헤어지라고 닦달을 하지만 책이 끝날 때까지 성공하지 못한다. 둘째 아들 샤뛰르냉은 악마적 상상력을 가진 정신이상자다. 졸라를 읽으면 당연히 기대하게 되는 정신이상자에 의한 범죄를 하여튼 저지르지 않는 작품은 이게 처음이었다. 아내의 바가지를 견디다 못해 거의 질식할 단계에 달했을 때 베르뜨의 외도가 발각되어 혈압 터져 가장 조스랑 씨가 세상 하직한다. 조스랑 부인, 읽기만 해도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는 캐릭터. 아델이라는 어리고 순진한 하녀가 서서히 세상에 오염되는 장면.
  5층 뜰쪽. 사무원 삐숑 씨네. 부자는 아니지만 교양있는 사람들로 딸 하나를 키운다. 각박한 세상에 아이가 더 생기면 살기 힘들 거란 냉혹한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해 부부생활을 삼가지만, 두 번째 딸을 낳고, 세 번째 딸도 낳는다. 셋째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둘째 딸이 클로드 드뷔시, 이디스 워튼과 같은 해 1862년에 태어났고, 옥따브가 바로 옆방으로 이사해 아홉 달이 조금 넘어서라는 것. 삐숑 부인이 헤퍼서 또는 쾌락을 즐기다가 둘째, 셋째를 낳은 건 아니다. 읽어보면, 세상에 정말로 그런 여자들이 있는 건 알지만, 거절을 못 해서, 싫은 소리를 못 해서 그냥 그렇게 된 거 아닐까 싶다.

 

  이들이 건물에서 돈을 내고 사는 인간 잡것들이고, 건물 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먼저 수위 구르 씨. 전에 보즐라드 공작 댁의 하인으로 일하다가 집행관 과부와 결혼해 모르라빌에 집 한 채를 소유해 적으나마 집세를 받기도 한다, 라고 주장한다. 파리에서 돈을 조금 더 벌어 연 수입 3천 프랑을 받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모르라빌에서 살겠다고 때를 기다린다는데, 전에 하인을 하던 인간이라서 그런가, 유난히 집의 하인, 하녀들, 요리사들을 우습게 알고 함부로 대한다. 원래 그런 거다. 외국 기업의 한국인 사장이 외국인보다 훨씬 더 한국인 직원에게 막 대하는 것처럼.
  무엇보다, 여태 이런 캐릭터의 하녀들을 본적이 없다 할 정도로 내놓고 주인들과 그들의 가정사에 냉혹하고 신랄하고, 굴욕적인 비난을 단체로 서슴지 않고 토로한다. 정말로 그런 건축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지만, 한꺼번에 하녀들과 요리사들, 하인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매일. 그리하여 입주자 누가 하필이면 화장실 변기에 앉아 권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총알이 왼쪽 턱을 관통해 턱만 좀 비뚤어지고 목숨을 구했는지, 어떤 남자가 어떤 여자의 드레스와 신발을 벗겼는지, “이 집이건 저 집이건 집구석들이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요즘은 이 집 것들이나 저 집 것들이나 매일반이라니까. 돼지 같은 족속들이지 뭐.”라고 대놓고 말 할 수 있다.
  이 작품 <집구석들>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전편이기는 하지만 작품 성격이 많이 다르다. 에피소드도 위에 적어놓은 건 극히 일부일 뿐이라서 더 재미난 것들도 많다. 실제로 아주 특이한 인물로 전편에 걸쳐 출연하는, 베르뜨의 외삼촌인 바슐라르 씨는 소개하지도 못했을 정도다. 부르주아 두 명이 생을 마감하지만 그렇다고 비극은 아니다. 유쾌하게 진행하면서 중산층의 속살을 제대로 발가벗긴 폭로물이라고나 할까. 졸라의 작품들이 항용 그러하듯, 머뭇거림 없는 필체에 속이 다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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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06 09: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집구석들 읽고 싶네요. 졸라는 이름부터 마음에 들어요. 돼지같은 족속들 얘기를 졸라는 또 얼마나 잘 썼을까요? 저도 꼭 읽어볼래요! >.<

Falstaff 2021-12-06 09:14   좋아요 4 | URL
ㅎㅎㅎ 위엔 자세하게 쓰지 않았는데, 정작 하녀들, 하인, 요리사들이 자기 주인집 품평회 하는 것이 일품이랍니다. 다락방님 좋아하시는 백화점 바로 앞 이야기니까 읽어보셔요!!!

- 2021-12-07 12:47   좋아요 1 | URL
저도 건졌어요. 제목부터 집구석들이야...ㅋㅋㅋㅋㅋㅋㅋ 이 썩을넘의 집구석 ㅋㅋㅋㅋ 어릴 때부터 가장 많이 듣던 욕인데 ㅋㅋㅋㅋㅋㅋ (뭐라닠ㅋㅋㅋ) 도끼 살짝 뽀개고 내년엔 에밀 졸라 고고싱해야겠다. 천천히 따라가겠사옵니다!

프레이야 2021-12-06 09: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팔스타프 님 재미난 리뷰 덕분에 속이 다 뚫리네요.ㅎㅎ
졸라보다 더 그래요. 집구석들, 필독해야겠어요.

Falstaff 2021-12-06 09:15   좋아요 4 | URL
옙. 재미난 책입니다.
별 하나 뺀 건, 졸라 치고 그렇다는 겁지요. 다른 작가가 썼다면 다섯 올라갈 수 있습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12-06 09: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화의 장소는 만들어지게 되어있죠. 공간이 없어도.
어떤 평가가 오고 갔는지 무척 궁금하네요.

Falstaff 2021-12-06 09:24   좋아요 3 | URL
이 책에서 품평회 장면이 가장 독특하더군요. 다른 책에선 이렇게 노골적으로 까발려지지 않은 걸로.... 하여튼 졸라라니까요.

청아 2021-12-06 0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르미날 쓰기 전에도 졸라가 현장조사를 했다는데 아무리 그래도 어쩜 글에서 그렇게(여러 계층,직종,성격을) 실감나게 버무려놓는지 매번 놀랍더라구요. 집구석들도 기대만빵입니다.😄

Falstaff 2021-12-06 09:26   좋아요 3 | URL
졸라 자신이 가난한 시골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그게 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해요. <대지> 같은 거엔 특히 더 그랬겠지요. 내년 1월에 읽을 건데 벌써 무척 기다려집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12-06 09: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졸라가 글을 시원스럽게 잘 쓰는거 같아요. 읽다보면 막힘이 없다는 😆
폴스타프님 리뷰도 거침이 없습니다~!! 창비에다가 졸라라니 이건 필독서네요 ^^

Falstaff 2021-12-06 10:19   좋아요 4 | URL
루공-마카르 총서는 다 읽기로 결정해서 이의는 없는데요,
제가 읽기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썩어도 준칩니다. 새파랑님은 읽으실 걸로 믿습니다. 후회 안 하실 거예요. ^^

blanca 2021-12-06 10: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흑, 듣기만 해도 재미있겠네요. 아우, 졸라 책 또 사야 하는 건가요? 올해 더 이상 주문하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는데...졸라 책이 저는 드라마보다 재미있더라고요. 넷플릭스에 1순위 영입 작가였을 듯.ㅋㅋ

Falstaff 2021-12-06 10:20   좋아요 3 | URL
ㅎㅎㅎ 저는 졸라의 <대지>를 내년 1월 3일에 사기로 했습니다.
블랑카 님처럼 올해엔 더이상 책 주문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거든요. ㅋㅋㅋㅋㅋ
졸라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막장 대마왕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06 1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호. 폴스타프님이랑 아주 잘 어울리는 졸라에요. 졸라 막힘 없는 리뷰^^;;;

Falstaff 2021-12-06 12:20   좋아요 2 | URL
ㅋㅋㅋ 매번 이리 좋게 말씀을 해주셔서 댓글 읽는 재미도 좋고, 어깨도 으쓱으쓱합니다! ^^;;;

coolcat329 2021-12-06 12: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호~~^^ 저 이 책 샀거든요~
제발 별점이 좋기를~~~간절히 바라며 화면 터치를 했습니다.😅
잘샀네요~~^^

Falstaff 2021-12-06 12:21   좋아요 3 | URL
ㅎㅎㅎ 즐기셔요! 잽싸게 읽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