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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읽고 싶은 다섯 권의 에세이.

읽고 싶은 책이 참 많았는데, 고르고 골라 다섯 권을 꼽아봤다 :)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을 재밌게 읽고, 유럽 여행을 떠난 지인 언니에게도 선물한

나로서는 예약 판매 때부터 눈여겨 본 책이다 :)

 

이번엔 '나만 알고 싶은' 유럽이다.

'내가 사랑한' 유럽보다 더 끌리는, '나만 알고 싶은'유럽이라니ㅠㅠ

책으로 예를 들면, 내가 사랑한 책보다는

나만 알고 싶은 책 쪽이 더 끌리지 않나 :)

 

 

 

 

김성환 한겨레 기자의 추천글이 재밌다. '친구의 일기장이 세상에 나왔다.'라고.

덧붙여서, 이 친구는 시트콤처럼 다큐멘터리를 써내려 가는 필력과

한없는 솔직함을 글에 담아 지나간 20대를 향해 꽉 찬 오마주를 남겼다고도 썼다.

 

시트콤처럼 써내려간 다큐멘터리란 어떤 글일까.

 

이원 시인의 추천글도 눈이 간다.

청춘이 세상을 만나는 한 방식을 발명했다는 임주리 기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목적지에 바로 도착하는 건 재미없는 일"이고,

"우리가 인간인 이상, 이 세상에 남의 일은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뜨거운 젊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러니 "내 빽은 진심'이라는 이 기자를, 여성을,

친구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말하는데-

 

나도 그녀의 말처럼, 내 빽은 진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 '정호승의 새벽편지'를 정리하고

새로 쓴 41편을 더해 총 71편의 산문을 엮은 책.

 

호승님의 에세이는 시와 다른 느낌이 있지만,

시에 녹아있는 호승님만의

사람의 삶과 마음에 기울이는 관심만큼이나

자연과 사물에도 친근하고 깊은 시선은 에세이에서도 여전하다.

 

 

 

 

와- 무려 1,000대 34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궁극의 여행에세이란다.

여행에세이하면 믿고 보는 달 출판사 책인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초 여행애세이를 공모했고

출판사 편집부에서 진행한 1차 예심을 거쳐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2차 최종심을 맡아서

최종 선발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병률님이 최종심을 맡아서 선발된 에세이들이라니 +_+

 

이 공모전의 취지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구나에게 잊히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의 제목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이지 않나.

 

 

 

 소설이 익숙한 온다 리쿠의 에세이라니. 그래서 눈이 갔다.

장르를 가리지 않은 이야기꾼인 온다 리쿠의 매력은

딱히 어느 장르라고 선을 그을 수 없는 장르와, 생각지도 못한 소재의 다양성에 있는데,

그 소재의 다양성은 작가의 독서량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연간 200편 이상의 도서를 읽고 영화를 본다는데...

허... 말만 들어도 대단하다 싶다.

 

목차를 살펴보니, 역시 일본 책이 많아서 온전히 공감하긴 어렵겠지만

무슨 책을 읽고, 무슨 영화를 보는지 알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 않나.

모르긴 몰라도, 그 사람의 '코드'는 알 수 있으니까.

 

"독자가 되지 않으면 쓸 수 없"다는 온다 리쿠의 독서 에세이.

신간 평가단 도서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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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시장

 

박형준

 

텅 빈 시장을 밝히는 불빛들 속에서

한 여자가 물건을 사들고 집으로 간다.

집에 불빛이 켜 있지 않다면

삶은 얼마나 쓸쓸할 것인가.

밤 시장,

얼마나 뜨거운 단어인가!

 

빈 의자들은 불빛을 받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밤은 깊어가는데 아무도 오지 않고

빈 의자들은 깜빡거리며 꿈을 꾼다.

밤 시장을 걷다보면

집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

가장 쓸쓸한, 뜨거운 빈 의자들과 만난다.

 

텅 빈 상점 안을 혼자 밝히고 있는

백열전구 속 필라멘트처럼

집을 향해 오는 이를 위해

불꽃이고 싶다.

 

삭힐 수만 있다면 인생의 식탁을

풀처럼 연한

그런 불꽃으로 차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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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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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는 섬세한 시선과 나지막한 글소리로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 변종모의 다섯 번째 에세이다. 이전의 에세이는 읽어보지 못해서, 어떤 에세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에세이는 작가가 1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며 맞닥뜨렸던 순간의 편린들을 모아 엮은 ‘인생 사전’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작년에 읽었던 정철의 『인생의 목적어』가 자주 생각났는데, 그건 아마도 낱말이 나오고 그 낱말에 대한 작가만의 생각이 이어지는 구성 때문일 것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져서 총 2,820명이 인생의 목적어로 지목한 3,063개의 단어 중에 50개의 단어를 골라 그 단어에 말한 『인생의 목적어』와는 달리,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는 작가 변종모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 길 위에서 생각한 단어들과 그 단어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겹치는 단어는 겹치는 대로, 비교해가며 읽었고 다른 단어는 다른 대로 새롭게 읽었다. 여러 단어들과 함께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며, 이런 풍경이 보이는 길 위에서 작가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쓰인 글과 책 곳곳에 담긴 여행지를 연결시키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았다.

 

비 ; 혼자 있을 때 더 자주 내리는 것.

 

비가 온다. 비는 형태보다 소리가 우선이다. 보이지 않는 검은 밤이지만 눈을 감고서도 느낄 수 있음이 좋다. 너의 모습보다 이상하게 너의 목소리가 먼저였던 날처럼. 너의 모습이 달라져도 달라지지 않을 너의 울림을 기대하는 것처럼.

비오는 날 사람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먼 곳의 누군가를 각자의 마음에서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p.136)

 

위와 같은, 단어와 그 단어에 대한 작가만의 풀이는 참 좋았지만 바로 뒤에 이어지는 긴 글은 개인적으로 집중이 안 되는 글도 많았다. 글을 읽다보면, 알 것 같으면서도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는 작가만의 ‘너’가 자주 등장했기 때문인데, 책을 집중해서 읽어보려고 나만의 ‘너’를 떠올리고 읽어봐도 쉽게 읽히지 않았다. 전에는 이런 식의 글을 찾아 읽고, 좋아했던 것 같은데. 물론, 책의 문제라기보다는 책을 읽는 내가 변한 것이겠지만.

 

그 어떤 여행지에서 쓰인 글보다, 길 위에서 쓰인 글을 제쳐두고 여행지를 가장 잘 연결시켜 읽을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서울’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잘 사는 법, 현재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법, 삶이란 누구의 시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사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자주 잊고 살았다. (p.317)

 

어쩌면 이 말은, 작가가 걸었고 세상이 말했다는 그 ‘말’이 아니었을까. ‘앉은 곳이 꽃자리’라는 말처럼 지금의 내가 어디에 있든, 지금 이 자리가 나의 동산이고 꽃밭이어야 할 일이라고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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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4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재미》와 함께 익히 알고 있었던 《맨발》과 함께 빌려온 시집 《그늘의 발달》.

 이 시집에 나오는 시 <눈물에 대하여>에서 화자는

시절 없이 점점 물렁물렁해져 오늘은 더 두서가 없고

더 좋은 내일이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이런 예감이 든다. 더 좋은 문태준의 시는 있을 거라는 예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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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의 은유

 

 

너는 다행히 우산을 잘 받쳐 드는군

샘이 잘 받쳐 드는 숫물과도 같이

산이 잘 받쳐 드는 산 그림자와도 같이

모래 해변이 잘 받쳐 드는 바다의 푸른 노래와도 같이

너의 얼굴이 잘 받쳐 드는 눈웃음과도 같이

서릿기러기가 잘 받쳐 드는 북쪽과도 같이

 

우산은 그리하여 딱히 물건 아니라

펼쳐 짐작되는 것

 

모질게 헤어져 돌아왔을 때에는

우산이라도 거기

두어 밤 받쳐 두고 올 것을

*

계속해서 시집을 읽는다. 좋아라하는 문태준 시인의 시집.

요즘 우산 쓸 일이 잦아서 그런진 몰라도, 시집 《그늘의 발달》읽는데

<우산의 은유>라는 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었다.

우산은 그리하여 딱히 물건 아니라

펼쳐 짐작되는 것

이라는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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