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의
은유
너는 다행히 우산을 잘 받쳐
드는군
샘이 잘 받쳐 드는 숫물과도
같이
산이 잘 받쳐 드는 산
그림자와도 같이
모래 해변이 잘 받쳐 드는
바다의 푸른 노래와도 같이
너의 얼굴이 잘 받쳐 드는
눈웃음과도 같이
서릿기러기가 잘 받쳐 드는
북쪽과도 같이
우산은 그리하여 딱히 물건
아니라
펼쳐 짐작되는
것
모질게 헤어져 돌아왔을
때에는
우산이라도
거기
두어 밤 받쳐 두고 올
것을
*
계속해서 시집을 읽는다. 좋아라하는 문태준 시인의
시집.
요즘 우산 쓸 일이 잦아서 그런진 몰라도, 시집
《그늘의 발달》읽는데
<우산의 은유>라는 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었다.
우산은 그리하여 딱히 물건 아니라
펼쳐 짐작되는 것
이라는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