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은 영화가 될 수 없고 음악평론은 음악이 될 수 없지만 문학평론은 문학이 될 수 있다. 문학평론이 가장 위대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문학평론은 그만큼 특수하다는 얘기다. '뭔가'에 들러붙어서 바로 그 '뭔가'가 되는 유일한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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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책 구경하려고 들어왔다가 발견하게 된 <월급전쟁>.

결국 구매해서 재밌게 읽고있다.

 

챕터마다 '생활 속 작은 혁명'이라는 깨알같은 팁이 있는데 

그 중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사건들이 우리 삶을 좀먹는다, 정크데이터 끊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페책에 올려봅니다.

(전문이 1장 반 분량이 되서, 올리고 싶은 구절만 추려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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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회사에 다녔을 때 일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점심시간에 책을 자주 읽곤 했는데 회사 선배가 책을 읽는 나를 보고 "넌 참 한가한가 보다."라며 비꼰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네이버 기사를 보고 있을 때는 오히려 함께 맞장구를 쳤다. 인터넷 정크기사를 보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더 생산적인 일인데 말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읽었던 책이 내 인생에 훨씬 더 큰 도움을 주었다. 지금도 그때 읽은 책들에 힘입어 내가 책도 집필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연예인들의 사건사고 기사에서 빠져나와서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책을 읽자.

책을 읽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지만 그 어떤 매체로도 습득할 수 없는 고급지식과 생각의 바탕을 제공한다.

고전부터 실용서까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목록으로 정리해보고 좋은 문장은 내 것으로 만들어라.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 원재훈 <월급전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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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큼이나 드라마, 영화 좋아하는 저로서는 끊기가 여간 쉽지 않은 정크데이터.
좋아라하는 배우 드라마, 영화 캐스팅 소식은 때로는 비타민이 되는 데이터로 다가오기도 하고,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 한 끊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좀먹지 않는 선까지만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정크데이터 찾는 시간보다는 책을 좀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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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에게.

어제는 성당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약간의 습작을 하고 돌아왔다.

공원을 그린 습작도 있다.

성당보다는 사람의 눈을 그리는 게 좋다.

사람의 눈은, 그 아무리 장엄하고 인상적인 성당도 가질 수 없는

매력을 담고 있다.

거지든 매춘부든 사람의 영혼이 더 흥미롭다.

 

- 1885년 

 

 

-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예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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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용윤선의 에세이. 커피의 정직함을 믿는 사람이 여기에 있다. 그녀의 명함에는 '커피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책은 그만큼 커피와 깊숙하게 연관된 삶을 살아온 저자 용윤선이 살아온, 평범하면서도 날카로운 날것 그대로의 삶이다.

이 기록은 일기장보다 내밀하고 오래된 편지보다 저릿하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많은 사람들이 촘촘하게 들어차 있다. 그중에는 오래된 친구도 있고,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도 있고, 커피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도 있고, 늘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가족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사람을 대신하여 책이 그 자리를 채워주기도 한다. 시와 소설을 읽는 일을 항상 기꺼워하며 스스로의 글을 적어내려가던 습관은 커피를 추출하는 것과도 같이 정성스러웠다. 산도르 마라이, 존 버거와 같은 세계적인 문호의 발자취를 따라 나서기도 하고, 한국의 이승훈, 이병률, 김소연 시인 등의 시집을 모서리가 닳도록 읽고 또 읽는다.

그녀가 푸른 생두를 볶고 갈아 정성스럽게 받아내는 한잔 한잔의 커피는 아마 그런 문학적 자양분으로부터 출발했을 것이다. 깊고 깊은 마음이 커피 물줄기를 따라 모이고 모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항상 커피를 옆에 두고 사람을 가까이하며 살아온 정직하고 성실한 삶의 기록과도 같다.

 

 

나는 커피를 하는 사람이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맞다.
어쩌면 혼자 울 일이 많은 사람인지도…….

바리스타의 일은 언제나 내 앞에 있고, 위에 있으며, 멀리 있다
일흔여섯 가지 커피와 함께 울고 웃는, 일흔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들…… 

 

*

 

눈길이 가는 제목 + 커피 + 출판사 달(문학동네 임프린트) = 읽고 싶다 T^T

 

'어쩌면 혼자 울 일이 많은 사람인지도......'라는 문구에서 시선이 한참 머물렀다.

 

아... 어제 책 주문 했는데, 오늘 읽고 싶은 책을 또 발견해내는

이 책 덕후의 기막힌 타이밍이란...... 이젠 일상이다 싶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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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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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 들에게 쓴 편지 가운데 68편이 묶인 이 책『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는 그동안 폴 오스터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등을 통해 일부분만 접할 수 있었던 챈들러의 통찰력 있는 견해들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해서 눈이 갔고, 그래서 읽게 된 책이었다. 헌데, 막상 읽어보니 ‘작품론’을 제외하고는 모든 이야기들이 낯설어서 내 생각보다 책을 읽는데 힘이 들던거다. 그러다가 펼쳐보게 된 ‘편집부 후기’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데 힘을 실어 주었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건 둘째치고 나는 ‘하드보일드’의 뜻도 몰랐다. 나 같은 독자를 위해 설명을 덧붙인 건 아니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하드보일드’를 설명해준 게 참 마음에 들었다. (하드보일드란 헤밍웨이, 대실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가 확립한 ‘스타일’로, 불필요한 묘사나 감정을 배제한 문체를 바탕으로 주인공(독자)의 시점을 1인칭으로 제한하여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구조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화가 계속되는데, 레이먼드 챈들러보다는 그래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익숙한 나에게는 충분히 흥미를 이끌만한 일화였다. 무엇보다, 2013년 가을 즈음, 챈들러에 관심이 많았고, 번역에 뜻을 두고 있었던 안현주 선생과 김홍민 편집자의 만남으로 이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이 이렇게 만들어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참 재밌게 읽었다. ‘지금 생각하면 일이 되려고 그랬는지’라는 사연으로 만들어진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고, 읽고 있으니 이쯤되면 내가 레이먼드 챈들러와 인연이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거다.

 

여차저차하여 다시 책을 붙잡은 나는, 편지 한 편 한 편을 통해 레이먼드 챈들러를 알아가게 되었는데, 챈들러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는 생각보다 담백했다.

 

1931년에, 아내와 나는 크루즈를 타고 태평양 연안을 아주 느긋하게 돌아보고 있었지요. 밤이면 그저 좀 읽을거리를 찾아서 펄프 잡지를 집어 들곤 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나도 이런 걸 써서,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돈을 벌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p.77)

 

‘그러다 갑자기’ 소설가가 된 챈들러였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자신이 만난 어떤 추리소설가도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좀 더 잘 쓸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인 소설가였으며 카메라와 배우가 더 잘, 더 빨리 표현할 수 있을지라도 좋은 영화는 어쨌든 처음에는 대본에 있어야만 한다는 작가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돈이나 어떤 특권 때문에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다만 사랑 때문에, 어떤 서계에 대한 이상한 미련 때문에 글을 쓰는 거죠. 사람들이 치밀하게 생각하고 거의 사라진 문화의 언어로 말을 하는 그런 세계 말입니다. 나는 그런 세계가 좋습니다. (p.194)

 

다만 사랑 때문에, 어떤 세계에 대한 이상한 미련 때문에 글을 썼고 그런 세계를 좋아한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편지가 묶인 이 책에 대해 한 줄로 표현하기엔 역시 하루키의 표현만한 표현이 없을 것 같다. 하루키 말마따나 챈들러의 근사한 글이 ‘설날의 복주머니’처럼 잔뜩 담긴 책이었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무라카미 하루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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