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을 다시 보고 있다. 하이킥 3이 시작하기 전까지, 지붕뚫고 하이킥이나 봐야지, 생각하고 어제 청소하면서 가볍게 시작한 건데, (거침없이, 도 보고싶은데 파일이 없.... ㅜㅜ) 결말을 알고 보는 드라마는 또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세경과 지훈을 더 유심히 보게 되고, 해리를 보면 신애가 갈 때 엉엉 울던 모습이 생각나고. 난 해리가 너무 좋은데, 친구한테 해리 닮았다고 칭찬했다가 욕먹었다. 진짠데.
어제는 세경이가 신애 학용품값을 마련하려고, 샌드위치 먹기 대회에 나간 장면을 봤는데, 그 옆에 세경이와 끝까지 대결을 벌이던 아저씨를 응원하던 아들이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온다.

꺄아. 너 띵똥 아니니? 완전 반가워~ 너도 하이킥에 나왔었구나~ 아빠 화이팅~~~ 도 얼마나 씩씩하게 하는지. 반갑고 예뻐 죽는 줄 알았네. ㅎㅎㅎ
뒹굴뒹굴 과자를 먹고, 저녁은 물에말아 오이지랑 먹었는데, 아아아아, 맛있어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고물가시대를 함께 견뎌주는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오이지. 특별히 한살림 오이지를 집까지 가져가서 엄마에게 무쳐달라고 주문한 오이지다. 뭐든 내가 하면 맛이 없어놔서, 스스로 다 해서 먹겠다는 어줍잖은 독립심은 좀 버리기로 했다. 내일 도시락도, 싸기가 귀찮아서 그냥 오이지 하나만 넣었다. 그걸로도 충분히 맛있게 다 먹을 수 있어. 나는 차도녀. 차가운 도시의 여자가 아니라, 고물가 시대에 차가운 도시락 먹는 여자.
실은 최근에 집에서 밥 안먹기, 를 모토로 살다보니, 생활비가 진짜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아침에 택시타고, 아침빵사먹고 점심 사먹고 저녁 사먹고 하다보니 하루 2만원이 우습게 나간다. 택시는 못끊겠고, 아침도 해먹을 자신 없으니, 점심과 저녁은 다시 컴백홈이다. 음식물쓰레기따위, 귀찮아도 치우지 뭐 ㅜㅜ 어제는 한살림에서 주문한 곰취 된장 무침과 유통기한 이틀남은 프레스햄을 구워서 먹고, 저녁엔 집에 굴러다니던 3분카레에 소시지를 구워 넣고 혼자 카레전문점의 소시지 카레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여기에 또 좋은 친구가 되어준 음식은 갓김치다. 작년엔 묵은지 사랑이었는데, 갓김치 오고나서 묵은지는 찬밥이다. 갓김치 만만세.
그리고,
아, 내일은,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