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다를 떨고 싶은데 기운이 없다. 오늘은 짤막 짤막 모드로. 실은 주저리주저리 쓰다가 힘들어서 지워버렸다. ㅋㅋ 종일 너무 돌아다녔다

2

하필 내일이 개학날이라 4시간동안 미용실에 머무르며 각종 아이와 아이엄마의 풍경과 함께했다, 이것도 나름 재밌던 경험. 오늘 붐볐던 곳은 미용실과, 사진관이라고 한다. 증명사진을 제출해야 하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중심가의 뽀샵 잘해준다는 디지털 사진관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내가 가는 그 사진관인가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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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파마를 드디어 했다는 거다. 돈쓰고, 시간쓰고, 웃겨지고, 대략 최고다. 길이가 좀 어중간해서 더 웃기다. 단백질 먹고 야한생각 해야되는건가 -_- (그런데 야한생각 하면 정말 머리 기나?) 사진을 올려서 확실히 웃겨드리고 싶었는데, 셀카엔 도무지 재주가 없는지 사진들이 죄다 흔들린다.

4

잠깐 서점에 앉아 권여선의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는데, 아...! 나 또 너무 좋아서 짠해졌다. 너무 감정이입해준 사건 -_- 뒤쪽 박민규 것도 궁금한데, 서점에서 보기가 좀 힘들어서 그냥 집에 와서 주문 버튼 눌러버렸다. 조만간 나오지 싶은 박민규의 단편집이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가 된다. 여기저기 지면에 발표된 단편들로 미루어보아, 대략 색깔이 보이는 듯하다. 카스테라와는 또 매우 다른 느낌이 될듯. (아무래도 방향 선회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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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불러내 쇼핑을 했다. 엄마가 오기 전에 먼저 아이쇼핑을 하고 있는데 엄마 스타일에 딱인 가디건이 있어서 눈으로 콕 찍어놓고 매장으로 엄마를 데려갔더니 역시나 좋아하신다. 엄마는 내가 옷만 사주려고 하면 미안한지 괜찮다며 늘 안샀는데, 오늘은 내가 좀 바득바득 우겨서 가디건에 어울리는 치마, 구두까지 다 사게했다. 그랬더니 또 이렇게 좋아하신다. 엄마 옷만 사드리고, 내 옷은 안 사서 엄마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리는 건 효도가 아닌 것 같아서 (정말 그 이유야? -_-) 내것도 샀다. 옷이 별로 없으니, 결정적인 순간엔 꼭 한 5년은 입을 생각하면서 베이직한 라인을 고집하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나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못내 미안해하는 엄마에게, 나는 그래도 엄마가 내 걱정 하면서 못사는 것보다는 내가 사주고 싶을 땐 기쁘게 골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진심이었다. 우리 엄마는 얼굴이 쫌 되서, 실은 옷을 사줘도 매우 보람있다 ^_^ 덕분에 엄마도 나도, 기분 좋게 들어왔다. 물론 나에겐 카드값이 남아있다. -_- (끊을 땐 또 무슨 깡인지, 무조건 일시불이다. 물론 믿는 구석이야 있지만)

6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다. 휴!
실은 3월이 되면 나도 뭔가 함께 시작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건 아마도 초중고대 16년간의 습관성 고정관념이지 싶다. 내 삶은 물론 늘 반복이지만, 그래도 뭔가 울렁울렁한다. 울렁울렁한다고 뭐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지. 그저 울렁울렁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의 시작을 축복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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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황사가 심했다는데도 천하무적 웬디양님이십니다.
2. 여기도 짜가..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라는 도롯토가 생각나네요..^^
3. 야한 생각하면 머리가 정말 빨린 자란다더군요. TV에서 실험하는 걸 본 기억이..^^
4. 오늘 싸돌아다닌 곳 중에 서점이 있었군요..역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리가..
5. 믿는 구석...이라면....와 드디어 칼국수 먹는 겁니까???
6. 혹시..3월부터.웬디양님...본격 연애 시작.....인 건가요?? 그럼 미리 축하.~~

웽스북스 2008-03-02 23:27   좋아요 0 | URL
1. 머무른 곳은 대략 실내이지요 ㅎㅎ
2. 그러고보니 그 엄마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 딸내미는 피부과는 하고 (피부색 보정) 성형외과는 안했지 (얼굴 수정)
3. 머리 안길면 메피님이 꽃등심 사주세요 (자고로 단백질이 머리기는데는 최고)
4. 네 잠시 쭈구려 앉아서 책보다 나왔지요
5. 칼국수 사드리면 만나주실 건가요?
6. 호호 그런 시작도 있을 수 있군요 ^_^

Mephistopheles 2008-03-02 23:53   좋아요 0 | URL
역시나 칼국수 꽃등심 간장게장은 핑계였군요..호호호

웽스북스 2008-03-03 00:01   좋아요 0 | URL
어라 메피님 쫌 거만하시네요? ㅎㅎㅎ
(그래도 전 비굴모드 유지, 이쯤되면 한번 만나주시죠? ㅋㅋ)

Mephistopheles 2008-03-03 13:40   좋아요 0 | URL
깐상궁에게 혼나요. 지들끼리 만난다고..속닥속닥..

웽스북스 2008-03-03 15:38   좋아요 0 | URL
월라리여~ 깐상궁도 같이 보면 되지유~

Mephistopheles 2008-03-03 16:42   좋아요 0 | URL
안되요 살청님한테 혼나요~ 지들끼리 본다고 속닥속닥..~
(그나저나 소주 1병..?? 가능하시다는 말씀이신 거죠?)

웽스북스 2008-03-03 18:19   좋아요 0 | URL
월래리여, 살청님도 같이 보면 되지유
월,월,월래리여, 근데 소주한병은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요?

Mephistopheles 2008-03-03 18:22   좋아요 0 | URL
어머 그때 내가 만나서 뻘쭘하니까 적어도 소주 한 병은 마셔야 대화가 된다고 했었는데~~~ 까먹으셨구나~~ 진짜 뒷골목 가야 겠어요~~

웽스북스 2008-03-03 19:29   좋아요 0 | URL
웜훠~ 우리 메피님 이렇게 낯가리는 분이신 거에요? 마셔요 마셔, 쏘주한병~ (아님, 그냥 뒷골목에서 만날까요? 이래만나도 저래만나도 만나는건 만나는건데)

하루(春) 2008-03-0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월요일이라는 생각에 여느 때보다 더 슬퍼요. '두번째달' 음악 때문에요. 하하하

웽스북스 2008-03-03 00:02   좋아요 0 | URL
저는 얼음연못을 제일 좋아해요 ^_^

세실 2008-03-03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어머 저랑 똑같은 상황. 반신욕 하고 나왔더니 몽롱 합니다. 리뷰 쓰려니 귀찮고, 기운도 없네요.
2번. 토요일 아이들과 미용실가서 커트했습니다. 원장이랑 날라리 같은 중학생들 흉 봤어요. 그저 학생은 단정한 단발 커트가 예쁜데 우리때 유행했던 펑키 스탈을 하고 좋아하는 꼬라지 하고는..ㅎㅎ
3번. 전 매일 야한생각을 하는 것도 아닌데 3주에 한번씩 머리 잘라야 합니다. 정말, 진짜로 야한 생각 전혀 안하거든요. (강한 부정이 좀 ㅎㅎ)
4번. 오늘 인터넷 서핑하다가 다요트 책에 필이 꽂혔습니다. 바로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서점 가본지도 오래되었네요. 도서관에 근무하다보니 서점도 근무의 연장이란 생각이 들어 멀리 하게 됩니다.
5번. 착한 웬디님이네요. 잘 나가는 오빠로 인해 눈만 높아진 엄마, 아빠 옷 사주려면 허리가 휘청해서 삼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젤 잘나갈때가 그나마 소박했습니다.
6번. 오늘 근무해서 월욜은 휴무가 되었습니다. 아웅 신나라~~ 이렇게 되면 일주일이 금방 지나가고 또 주말이 되겠죠?
와 메피님이 번호 댓글 즐기시는 이유 알겠네요. 재밌어요. 호호호~~

웽스북스 2008-03-03 00:06   좋아요 0 | URL
1. 아 갑자기 뜨끈한 물에 씻고와야겠따는 충동이 ㅎㅎ
2. 제 옆에 있던 애들은 엄마와 사투를 벌이는데, 사실 이 얘기를 쓰고싶었었어요- 좀더 깔끔하고 짧게 자르고 싶은 엄마와 긴머리를 유지하고 싶은 딸들의 기싸움이요 ㅎㅎ
3. 아 저도 머리는 한달에 한번씩 잘랐는데요, 제가 숱이 많아서 늘 층을 내서 길다기보다는 부해져서 ;; 세실님은 머리가 빨리 자라는 비결이 뭔가요? ㅎㅎㅎ
4. 아 그거 정말 이해돼요- 저도 업무와 좀 상관있다 싶은 것들은 계속 피하게 되요- 주말에 회사 근처로 놀러갈 땐 지하철도 안탄답니다 ㅋㅋ (버스가 있어서 다행이지요)
5. 아 저는 잘나가지 못하고, 저희 부모님 눈도 낮으셔서 겨우겨우 조달할 수 있는 선에서만 사드리고 있어요- (동생이 잘나가게 되면 큰일이려나? ㅋㅋ)
6. 아웅 부러워요- 마음이 가벼운 밤이겠어요 ㅜ_ㅜ
7. 번호댓글 놀이 재밌긴 재밌죠 흐흐흐, 저도 세실님 덕에 즐거웠어요

바람돌이 2008-03-03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군데 더 있더군요. 붐비는데... 아이들 옷 쇼핑매장... 애들 옷사준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 있는 옷들마다 너덜너덜(애들 옷은 진짜로 너덜거려요. 하도 빨아대서 그런지...) 아니면 짜리몽땅... 한 2년만에 애들 옷사주러 나갔습니다. 진짜 붐벼 죽는줄 알았어요. ㅠ.ㅠ
저는 우리 엄마 옷 못사주고 이렇게 애들 옷만 사줬는데... 님의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맘이 짠해집니다.

웽스북스 2008-03-03 01:07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생각지 못한 것들도 몇군데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람돌이님, 그리구 저는 애들이 없잖아요- 저도 아이가 있으면 어떨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장담할 수 없는 거죠....

마노아 2008-03-03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게 효도한 날이군요. 그것도 센스있게 말예요. 셀카 잘 찍어서 새 헤어 스타일도 꼭 보여주어요~ 박민규의 새 단행본을 저도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요. ^^

웽스북스 2008-03-03 01:10   좋아요 0 | URL
아, 셀카는 포기에요. 언제 사진 찍을 일이 있으면 보여드릴게요
박민규의 새 단행본은 언제 나올런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서 발표된 것들을 두개 정도 읽었는데, 참 마음이 눅진해지는 것 같았다고 할까요. 암튼 얼른 나오면 좋을텐데, 언제쯤 나오려나....

다락방 2008-03-0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는 좋긴 했는데요(아주는 아니고!) 박민규의 [낮잠]이 더 좋았어요. 아, 나라면 이게 대상인데, 싶었거든요.

웽스북스 2008-03-03 09:33   좋아요 0 | URL
박민규의 낮잠도 아주 기대중이에요 ^^
다락방님의 말씀에 더더욱 기대

(아마 그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ㅎㅎ)

Jade 2008-03-03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은 왠지 '야한생각'을 해도 막 샤방샤방할 것 같아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3-03 09:34   좋아요 0 | URL
어머 샤방샤방 야한생각이라니
어쩐지 귀여운데요? ㅎㅎㅎ

이게다예요 2008-03-0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쓰고, 시간쓰고... 게다가 웃겨지고... 어쩌시려고요 ㅋㅋ
근데 빠마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더 자연스러워지고 사랑스러워져요. 좀 기다려보세요.

웽스북스 2008-03-03 12:32   좋아요 0 | URL
아 다행히 회사에서 반응이 나쁘지 않아요 휴우
근데 난 여전히 웃겨요
거울을 보지 말까봐요 ㅋㅋㅋ

무스탕 2008-03-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3월1일 미용실 참상을 알기에 몇년전부터 애들 신학기 준비 단발은 2월말에 하지요 ^^
제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가 마하의 속도인데 저 야한생각 많이해요.. =3=3=3
(다시 돌아와서..)예쁜 따님이랑 같이 다니시고 게다가 쇼핑까지 같이 해주시니 어머니 정말 기분 좋으셨겠어요 :)

웽스북스 2008-03-03 12:33   좋아요 0 | URL
아, 역시 무스탕님은 아시는군요,
제가 엄마랑 노는 시간은 제 시간의 매우 일부에요
평소에는 제 시간이 아까워서 파르르르! 할 때가 더 많으니,
실은 모든 딸들은 또 다 불효녀 아니겠어요....

순오기 2008-03-0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법의 횡단보도는 아무나 건너는게 아니군요. 흠~ 기특한 웬디양님께 짝짝짝~

웽스북스 2008-03-03 23:31   좋아요 0 | URL
어이쿠, 순오기님 민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