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온지 두달이 지났고, 예스24는 그간 책한권 사지 않은 나를 아직 '플래티넘'으로 예우해주고 있다. 오늘 잠깐 들어간 예스24의 로그인 문구(조선아님은 현재 플래티넘 회원이십니다) 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조선아님께서는 여전히 플래티넘 회원이십니다" 예스24의 화면이 낯설게 여겨지기 시작하고, 알라딘의 화면이 익숙한 요즘이다.
온라인 서점을 바꾼 데는 실은 별 이유가 없다. 예전부터 알라딘을 쓰고 싶었다. 이러저러한 주변의 얘기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 등을 들으면서 알라딘을 쓰고 싶어,라고 생각은 했으나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번 익숙해진 온라인 서점을 바꾸는 일은 실은 별 것 아님에도 쉽지 않다. 심지어 나는 기프트나 화장품까지도 예스24를 통해 구매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편하니까. 플러스 알파로 쌓이는 포인트들은 구매에 구매를 물고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나는 그 달콤함에 젖어 한 번도 온라인에서 처음 책을 산 순간부터 2개월 전까지 서점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살면서 이렇게 사소한 포인트들에 혹해서 온라인 서점 하나도 제대로 못바꾸는 인간이라니, 고작 몇푼들 때문에 쓰고 싶은 온라인 선택도 선택을 못하다니,라는 생각을 하니 스스로 조금 한심했다. 예스24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저 어쩌다 보니 먼저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유로, 타성에 젖어 이용하는 게 싫어서, 알라딘으로 '갈아탔다' 때맞춰 지갑 분실과 함께 예스24용 제일은행 체크카드도 함께 잃어버렸다.
알라딘으로 옮긴 건 꽤 만족스럽다. 일단은 '서재'를 이용하다 보니, 신간 소식, 그것도 꽤 질높은 신간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얼리어답터가 된 기분도 잠깐 든다. 서재의 구성도 예스의 블로그에 비하면 한참 깔끔하고, 드디어 내게도 얼마 전부터 제공해주기 시작한 마이 알라딘 기능도 조금 더딘 감이 있고 가끔 나를 못알아봐줘서 섭섭하긴 하지만 꽤 재밌다. 땡스투 기능도 나름 재미가 쏠쏠하다. 책을 사기 전에도 좋은 리뷰를 하나둘 쯤은 찾아보고, 정말 서재 이웃분들의 리뷰만을 보고 구매하게 되는 책들도 생겼다. 그리고 나 자신이 기록을 남기는 일에 성실해졌다. 즐거운 일상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다.
하/지/만/오/늘
분실한 LG카드를 재발급 받았다. 사실 LG카드는 원래도 안쓰던 카드인데, 하필 지갑을 훔쳐간 사람이 LG카드로 99만원이나 쓰는 바람에, 재발급 안받으면 어쩐지 보상도 짜게 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울며 겨자먹기로 재발급을 신청했다. 가위로 잘라버릴까, 하다가 카드의 서비스가 담긴 안내문이 함께 배달돼 왔길래 그냥 한 번 읽었다. 그리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예스24 3% 할인! 이라니라니라니
하여 나는 계산하기 시작한다. 한달에 5만원 정도만 책을 산다고 해도 1년이면 2만원 가량의 할인 혜택이다. 지금까지 알라딘에서 구매한 금액만 계산해 보니 8천원 이상의 추가할인 금액이 발생한다. 한심한 아가씨, 또 할인서비스 앞에서 벌벌 떤다. 이 즐거운 생활과 할인을 맞바꿀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산기 두드리는 스스로가 좀 재밌다. 이러니 출혈 경쟁이니 할인경쟁이니 하는 서비스가 괜히 있는 게 아니지
알라딘 할인 카드나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