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 Unbo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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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를 두고 '사실이냐 아니냐'의 논란은 '예술이냐 외설이냐' 논란보다 더 구린내가 난다. 

이것은 마치 문학을 두고 순수냐 참여냐를 가르던 저 오래된 건방진 순수주의자들의 현학이 생각나기도 한다.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의 사실관계를 알고 싶으면 재판 기록 검토하면 되는대,


그런대 왜 사실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뜨거워 지는가? 

진짜 저따위 재판을 했으면 현실의 그 판사와 검사들 실명까서 더이상 검사 판사로 밥벌어먹지 못하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우리 손에 계란 밖에 없어도 어디 니가 언제까지 잘난 바위인지 두고보자, 맘먹고 한번 던져보고 싶은 것이다. 

심지어 우리는 도가니의 경험으로 여론의 힘으로 이제 무덤속에 들어간 사건을 들추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무덤을 파고 관뚜껑을 열어 참혹한 현실을 햇볕보게 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성공한 바 있다. 

영화가 현실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승리의 경험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 

사실 도가니의 지난 여름 경험이 없었다면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판사들이 비상회의를 하고 언론이 나서고 그러지도 않았을걸. 


저따위 재판도 재판이야? 저런 재판을 우리가 승복하며 법질서 집행에 순종해야해? 

영화를 보고 나오는 사람들은 분노해서 극장을 나서는데 법질서를 집행하시는 분들이 그게 싫은거다. 


현실의 사법체계가 어떠냐에 대한 논란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사법질서가 권력과 결탁하여 보수꼴통 또라이짓 하는것을 한두번 보았나. 

심지어 용산에서 학살자들이 생겼을때는 현직 판사가 지 밑에 판사들한테 메일보내서 협박하고, 

그런 메일을 보내면 그게 또 통해요. 참 골때리는 애들이지. 

연쇄살인범 혐의자가 잡히니까 여론을 용산에서 살인범에게로 돌리라는 지침도 내리고 뭐 그런짓들하는 또라이들이다.  

현실의 사법체계가 개판인걸 우리는 모두 다 안다. 바뀌어야 한다는 것 우리모두 안다는거지. 


'이 영화는 허구다!' 

이말은 이런 말이다. 

'사실 법집행을 이렇게 개판으로 하지는 않아. 헌법에 의해 엄정한 법집행을 한다고!' 

'니까짓것들이 법을 알아? 니네는 그냥 따르기만 하면돼. 뭘따져.' 

그러나, 다시한번 보라. 

심지어 지들끼리 연애하며 자동차, 명품 빽 주면 정보를 공유할뿐 아니라 지네끼리 편먹어 재판에 영향을 주고

양형을 좌우하며 사법 권력을 가진것들이 사적으로 지랄하는 것이 대한민국 법의 현실이다. 


교도소인권문제도 허구인가? 한번 가봐라. 영화보다 더 하다니. 

노동현장의 탄압문제도 허구인가? 왜이러셔요. 대한민국 공권력이 백주대낮에 사람죽이는것은 놈현때나 명바기때나 일관됩니다요. 

대학과 언론과 법원이 소위 상류층의 인맥으로 대한민국을 쥐고 흔들며 지네끼리 다 해쳐먹고 있는것이 허구인가? 


현실을 바꿔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 법은 단한번도 공정했던 적이 없다. 

70년대 박정희유신시대에는 없는 공안사건 만들어 간첩으로 몰아 멀쩡한 사람 사법살인까지 하고 

그때 그 판사들 아직까지 유족들에게 사과한마디없이 잘해쳐먹고 살고 있는 사회다.

지금까지 법은 단한번도 사과하지 않으며 오만하게 가진자들을 위해 복무하며 억울한 사람들 죄주고 있다. 

그 질서를 바꾸어야 한다.  

도가니에 영화가 현실을 바꾸면 좋지 않은가. 즐겁고 신나는 뉴스도 만들면서 살자. 쫌.^^



2. 

정지영 감독이 고수다. 

무거울수 있는 영화를 경쾌하게 그렸다. 

자칫 법적인 용어들의 나열로 재판장면들은 지루해질수 있고 억울한 사연을 늘어놓으면 무거워질수 있는데 

그럴 틈없이 쟁점을 살리며 스토리가 술술 넘어간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개성을 참 잘살렸다. 

법이 공정하다는 것을 믿고 살았다가 그 법에게 배신당한 보수꼴통 교수 

노동자들의 편에서 변호만 하는게 아니라 선동까지 했던 진보꼴통 변호사 

이 양쪽 극단의 캐릭터가 개성적으로 잘 살아있어 서로 대비되며 재미를 더한다.

극중 박준변호사의 현실 모델인 박훈변호사의 캐릭터를 잘 살렸더군. 

내가 아는 변호사 박훈은 영화보다 더 웃기고 더 고집센 인간이다. 멋져. ^^


무엇보다 부러진 화살은 재밌는 영화다. 

더 대박으로 히트치기 바란다. 

대한민국에서 엄정하게 집행되는 법질서란 사실 개판이라는 것을  더많은 사람이 흥미진진한 방법으로 알면 좋지. 

4년을 징역살고 나온 석궁교수의 책이 조만간 나온다니, 기다리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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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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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봐야지, 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역시 류승완이다. 

잘키운 동생하나 열아들 안부럽다고 류승완이 그러더니, 역시 류승범이다. 


배우들이 신들린것처럼 연기를 한다. 

황정민과 류승범과 유해진이 연기에 기름칠을 한 것처럼 배역을 타고 화면위에서 미끄러진다.  

세사람의 에너지가 화면을 꽉 채우고 터질것 같다.

내 취향에는 긴장이 좀 과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좋다. 


류승완은 이번에도 '진짜'에 승부를 건다. 

진짜, 대한민국 검사처럼, 경찰처럼, 양아치처럼 

그러면서 슬쩍 물어본다. 

누가 젤루 양아치 같어? 가장 힘있는놈이 가장 양아치 아녀? 

진짜, 부당하지 않은 거래가 대한민국에 있어?  


액션도 부족하지 않지만 스토리와 캐릭터의 힘으로 더 파워가 커지는 영화다. 

쉽게 용서하지 않고, 쉽게 화해하지 않으며, 쉽게 응징하지 않는 마무리도 현실감 있다. 

류승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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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우강호 - Reign of Assas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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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년쯤 전에 한참 주윤발과 유덕화와 장국영과 장만옥이 풍미하던 시절에 나는 일명 중국영화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무협도 느와르도 뭐랄까 특유의 과장과 비장함이 촌스럽다고 생각했었어.  

바바리코트에 성냥개비 하고는, 걔다가 중국말은 왜 그렇게도 시끄럽게 느껴졌던지. 


안타깝게도 장국영이야 볼수 없지만 최근 그때그 배우들의 내공의 깊이가 품격있다는 생각이든다. 

유덕화와 주윤발과 장만옥의 느림이 현란하다는 느낌도 들고 


이영화에서 오우삼과 양자경도 그렇다. 고수들. 

그녀의 발음은 노래같고 그녀의 검술은 춤사위다.  아름답다. 



오우삼은 자신과 양자경이 무엇이 강한지 잘 알고 있다. 

오래된 고전 무협영화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를뿐 아니라 음악도 화면도 현대적으로 바꾸지 않았다. 

익숙한 과거의 향수를 보라고 한다. 

과거의 것이 소박하지만 참 운치있고 멋지지 않냐고 관객을 홀린다. 

맞다. 참 멋지다.

그저그런 무협영화인가부다 하고 보다가 저 비가  화사하고 저 부부의 사랑이 흔들림없길 바라게 된다. 



놈놈놈에서 정우성이 말을타고 가다가 몸을 틀어 장총을 겨누는 장면을 보며 간지난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이해했다. 

과거의 정우성에 비하면 많이 무거워졌고 그 정도가 되니까 양자경 옆에 서도 어색함이 없다. 

양자경의 눈빛은 깊이 아련하고 정우성의 눈빛은 아직 빛난다. 


이 부부가 함께 싸우면 천하제일인대 왜 한사람은 재워두고 한명씩 싸우느라고 분주하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


더 바랄것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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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살인 - Private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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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2009년에 개봉된 영화라는데, 이런 영화가 있는줄도 몰랐다. 

놀면서 리모컨 돌리다가 우연히, 사전지식 없이 보니까 더 재밌었던거 아닐까. 


편안하다. 

사람을 긴장시키지 않아서 좋아. 

추리의 논리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적절하게 구성을 갖추었으니 인과관계가 크게 흠이 되지 않는다. 

탐정과 의사조수에 과학자 조언자 까지. 

이런 구성은 사실 탐정물에서는 식상한대 이 영화가 재밌는 이유는 이런 구도를 식민지시대 조선을 배경으로 옮겨놓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식의 설정이 잘나오네.

비슷한 설정의 모던보이 보다 재밌고 최근의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보다도 나는 오히려 좋다. 

그림자 게임은 사람을 너무 긴장시킨다. 

그 과장된 효과음에 정신없는 스토리전개에, 영화가 끝나면 멍해진다. 별 이유없이 독한거지. 


이렇게 아기자기 극중 인물들이 대사로 건들건들 놀다가 별 긴장없이 사건이 해결되는 

뭔가 어설퍼서 더 편안하다. 심심하게 재밌다. 

황정민이니까 가능한거다. 연기로 받쳐주니까. 

다 좋은데 마무리에 힘을 너무 많이 준 느낌은 있다. 굳이 뭐 그럴거 있나. 

그렇게 긴장하니까 오히려 마지막 무대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런 고급 놀이터에 왜 지키는 개한마리가 없었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황정민이 잘 논다. 평범하고 어설퍼 보이는 남자가 이렇게 잘 노니까, 이것도 보기좋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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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 - Deja 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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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다.
토니 스콧 감독이야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로 시원하게 만드는 사람이고
델젤 워싱턴의 연기는 내 보기에는 물이 올랐다.
이 남자의 피부색깔과 어우러진 눈빛은, 별것 아닌 스토리의 화면에도 깊이를 준다.

10년도 더 전에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에서 처음봤던 발킬머는 그때는 날렵하기가 표범같다는 느낌이었다오.
그런데 지금 뚱뚱한 중년의 아저씨가 되어 버렸네. 쩝.

대자뷰라는 제목과 과거의 시간을 검색할수 있는 일명 백설공주 프로젝트가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우주를 접었다 폈다하는 것도 잘 모르겠고 
아무나 막 검색하며 감시하고 훔쳐보는 짓을 재밌게도 한다.

폴라 패튼, 이 여성의 눈빛도 이렇게 처리하니까 매력적이다.
그녀를 훔쳐보는 장면에서 브라운 계열의 톤이 처리되면서 감독은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향수를 덧씌운다.
놓쳐버리기에 그녀는 아름답다고, 잘 보라고.

적절한 액션과 빠른 스토리의 긴장, 연기잘하는 배우들, 이것들을 잘 버무리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아는 감독의 연출
매그럽게, 딱히 꼬집어 흠이라고 말할것도 없는 재밌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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