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성자
미국수피즘협회 / 정신세계사 / 1989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은 이 책에 실린 우화들이 좀 유치해 보인다. 그건... 아마도 나 역시 이런 류의 우화를 수없이 접하면서 어느 정도 감수성이 무뎌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첫 우화인 '꼬마 성자'는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그만큼 영감이 스며 있는 글이다.

누군가 내게 수피즘이 뭐냐고 묻는다면 딱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다. '이슬람의 선(禪)이죠.'

지구상에 출현했던 모든 종교는 대중을 위해 열린 문 외에도 소수의 용사들을 위해 뒷문을 열어놓았다. 불가에서 그 역할을 달마대사가 해냈다면, 이슬람에서는 루미, 유가에서는 왕양명, 기독교 세계에서는 에크하르트, 유대교에서는 하시디즘 랍비들이 그 문을 열어주었다. 그 작은 문이 열린 건물들의 외형은 모스크에서부터 법당, 교회, 시나고그까지 다양했지만 문 안의 세계는 결국 한 길로 통했던 것이다.

여기 실린 열여덟 편의 우화는 모두 '신의 본질을 발견'하는 데 헌정되어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그대로 별 문제 없고, 불자라면 '신'을 정법(다르마)로 바꿔 이해하면 될 것이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우화들에서 모티브를 취해 자녀들의 영감을 일깨우는 데 활용할 만한 교재로서도 훌륭하다.

다만 각 우화 끝에 편저자가 튀어나와 '이 우화에서는 이러이런 점을 함께 생각해 보자' 라고 토를 다는 부분들이 눈에 거슬려 별 하나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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