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톤벨트
버지니아 에신 & 쉘든 나이들 지음, 홍준희 옮김 / 대원기획출판 / 1996년 11월
평점 :
품절
1990년대 미국에 몰아닥쳤던 뉴에이지 열풍은, 역사적으로 볼 때 '세기말적 현상'이라 불린 신비주의와 오컬티즘의 주기적 득세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에서 대부분의 '교양 있는' 귀족들은 점성술, 타로, 동방의 신비종교, 선 수행, 요가, 이집트학 등에 빠져들었고, 이 흐름은 1960년대 히피 문화에서 잠시 반짝한 뒤 1990년대의 뉴에이지 열풍에 계승되었다. 큰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웰빙 코드도 이 흐름과 맥이 닿는다.
이 책은 그런 뉴에이지 세계관을 대표하는 책의 하나다. 내용을 읽어가다 보면 웬만한 판타지소설 뺨치는 웅대한 스케일의 우주관과 놀라운 미래상에 가슴이 설레고 의식이 붕붕 뜨게 되어 있다. 2012년에서 2013년 사이에 우리의 태양계가 광자대(Photon Belt)에 진입하면 전 인류가 영적 각성을 경험하고 5차원적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글쎄...
이 책에서 들려주는 내용들은 시리우스별에서 온 외계인 '와슈타'가 가르쳐준 것이라 한다. 개인적으는 물론 하나의 문화 현상이자 시대정신으로서의 뉴에이지 열풍에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샀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말 재미는 있다. 상상으로 꾸며낸 이야기라 할지라도, 이정도 수준이면 베스트셀러급 환타지소설 작가가 될 소질이 있으니까...
표지나 문체, 구성체제로 평가해 보자면 그래픽이 좀 유치하고 문체가 전달력이 떨어지며 구성의 짜임새가 약한 측면이 있어 좋은 점수는 주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