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 - 에로티시즘의 횃불로 밝힌 시대정신 재원 미술 작가론 7
이주헌 지음 / 재원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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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는 고흐가 인기더니, 요즘은 클림트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5년쯤 전인가... 미술 하는 친구를 만났을 때 클림트에 미쳐 있었다. 이 책은 1998년 12월에 나왔고, 그 친구를 만났던 것은 1998년 9월이었으니, 그 친구가 책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클림트풍을 좋아하는 것이 이 시대의 기호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클림트의 화풍을 싫어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음침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이란 내면의 영혼을 반영하는 것이니 나로서는 클림트의 정신세계에 친근감을 느끼기 못하겠다. 다만 요조숙녀적인 이미지만을 인정해 왔던 19세기말 20세기초의 사회 분위기에서 그때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음 에너지의 다른 측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것, 즉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클림트에 대한 나의 기호를 떠나 이 책은 제법 잘 된 저술이라 생각된다. 작품과 화풍을 평면적으로 분류한 것이 아니라, 클림트의 사생활과 정신적 측면을 주목하고, 그것이 작품 속에 어떻게 현현되었는지를 연결지어보려 노력했다. 그렇다고 말로만 떠벌인 것은 아니며, 대표적인 작품들을 비교적 질서정연하게 필요한 만큼 집어넣어 교양서로서 대중이 딱 이해하기 쉬운 선에 도달한 것 같다.

다만 '학부 회화'는 전체 그림을(뚜렷이 보이지 않더라도) 실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클림트의 작가론이긴 하지만 빈 분리파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이 있었으면 싶다.(대표적인 다른 화가의 이름조차 보이지 않는다) 표지를 대표작 대신 클림트의 사진으로 대체한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실패한 선택 아니었나 하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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