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앞둔 열흘 전쯤 아들이 엄마 생일 선물로 책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리곤 뒤에 붙이길

- 사주면 읽어야 돼 꼭!

이란다 ㅎㅎㅎㅎ 사놓고 안 읽는다는 걸 너도 안 게냐????

 

어쨌든 인터넷으로 사고 돈을 강탈(?)할까 하다가 같이 중고 서점에 들르기로 했다. 아들이 할아버지께 받은 돈은 2만원, 그 중 만원은 내 책, 만원은 제 책을 사겠다고 한다. 날도 흐린 하필 오늘 같은 날 강남 알라딘을 방문했다.

 

효심은 사라지고 일단 자기 책부터 사는 여섯 살 아들. [Why? 별과 별자리]를 꼭 사고 싶어했고 마침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종로점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 이 책을 사게 되면 다른 책들을 못사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아들이 고른 책은 다음과 같다.

 

 

 

 

 

 

 

 

 

 

 

 

 

[암소 무]시리즈는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책인데 며칠 전부터 '암소 무, 암소 무'하고 다니더니 결국 샀다. 다 유치원에서 보고 나서 사게 된 책이다. 이러니 유치원이나 학교에 비치된 책이 풍성해야하지 않겠는가? 일 년에 한두 번 도서관 책을 일괄 구입하고, 학급 도서라고는 빈약하기 그지 없는 교실 환경이 안타깝다. 선생님들이 중고 서점이라도 자주 들락거려서 교실에 일괄적이 아니라 수시로 책들을 구입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차례...두근 두근.

 

그런데 사실 아이와 서점에 가 본 엄마들은 알지만 아이들은 엄마들이 책을 느긋하게 고르도록 기다려주지 않는다. 여섯 살이니 뭐 당연한 일이다. 내 아들이 여섯 살에 엄마 책 고르라고 저 멀리서 혼자 책 읽으며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려준다고 하면 으~~싫다 그건. 어쨌든 눈에 띄는 대로 고르자 싶었는데 마침 [대성당]이 눈에 띄였다. 한도 금액의 절반 가격인 4,900원이었다. 그리고 지나가다가 구효서 작가님 칸 발견!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비밀의 문]이 각 권 1000원이어서 구입하고 [아침깜짝물결무늬 풍뎅이]까지 구입하니 만 원이 조금 넘게 나왔다.

 

 

 

 

 

 

 

 

 

 

 

 

 

 

그런데 이 녀석! 돈 내는 맛을 아는 모양이다. 카드로 계산하고 돈을 따로 받으려는데 극구 자기가 돈을 내야겠다고 큰 소리다! 그래라~~네 돈인데....

 

계산 끝내고 또 꼭 읽으라고 다짐을 받아두는 게 내가 아들은 참 어이없는 놈으로 낳았다 싶다. 아, 갑자기 생각난다. 김개미 시인의 [어이없는 놈] 사야한다!!!^^ 참 재밌는 동시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차와 물고기 속 깊은 그림책 1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인경 작가는 우리가 [책 청소부 소소]나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혹은 황선미 작가의 [멍청한 편지가!]를 통해 잘 알려진 그림작가입니다. 쓰다보니 노희경 작가랑 이름이 비슷하다는ㅎㅎ

 

앞의 두 그림책은 물론 저희 집에 구비되어 있고 재밌게 읽었어요. 황선미 작가의 동화책도 읽었구요. 하지만 제가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책은 이 세 책이 아니랍니다. 오늘 우연히 도서관에서 내 눈앞의 책꽂이에서 아무렇게나 꽂혀있었지만 내게는 쏙 들어온

[기차와 물고기]라는 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여섯 살 아들이 기차를 참 좋아해요. 그래서 기차의 기자만 들어가도 반가워하는데 대체로 그런 책들이 지식책인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었는데 이 책은 높은 산에 사는 기차와 깊은 호수에 사는 물고기의 우정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라 제 맘에 쏙 들어서 냉큼 빌려왔어요.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얘기는 순전히 뻥이죠! 물고기가 어떻게 산에서 기차랑 같이 놀겠어요? 기차가 어떻게 호수에서 살 수 있겠어요? 구름 나무는 어디에 있고 두 산을 연결한 그네는 말도 안되죠!! 근데요, 그 터무니 없는 말도 안되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에게 먼저 읽어주고 아이가 또 제게 읽어주었는데 책이 행복감을 느끼게 했던 모양입니다. 읽어주며 뒤로 갈수록 글밥에 음을 붙여 노래처럼 읽어주더라구요. 그게 참 좋았어요.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 모두요.

 

혹시 여섯 살 즈음의 아이가 기차를 좋아한다면, 이 책 권해주고 싶어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12-2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꿈속에서 꿈나라를 누비면서
이 이야기를 한껏 즐기겠네요~

그렇게혜윰 2013-12-25 10:32   좋아요 0 | URL
노인경 작가가 얼마 전 상을 받았더라구요..지금도 아들은 옆에서 아빠랑 노인경 작가의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을 읽고 있네요^^(글자가 없어서 아이가 부담없이 읽어준다네요 ㅋㅋ)
 

시아버님 수술로 인해 어영부영 넘어간 생일에 남편은 미안해하지만 사실 난 기념일 챙기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던 터라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다. 생일 선물로 그냥 눈에 띄였던 오리털 외투를 하나 사줬는데 그게 남편 생각에 좀 부족해보였나보다. 사실 나갈 일도 별로 없어서 옷 욕심도 안생기고, 가방도 멜 일이 없어서 천 가방으로 하나 샀더니 더 이상 살 것도 없고, 부츠도 있고 뭐 부족한 게 없다. 책이라면 모를까?

 

그래서 요며칠 열심히 장바구니에 담는 중이다. 일단 담아둔 책들은 일전에 쓴 페이퍼들에 올라온 책일 것이고 이 페이퍼는 또 조만간 찾아올 구매의 시간을 위해 정리해 둔다. 난 원래 충동구매는 잘 안하는 편이다. 영화도 간판 다 내리면 비디오로 보고 그랬다. 원래는 책도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사고 읽는 편인데 요게 요샌 잘 안된다. 어쨌든 2013년 마지막으로 신간에 입맛 좀 다셔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계절 출판사의 역사 일기 시리즈가 완간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아동 도서에 관심이 많은데 이 시리즈는 나올 때 간간히 읽었던 것이라 무척 반갑다.  더 많은 양이길 기대했는데 10권으로 끝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일기의 형식이며, 이야기 속에서 시대 생활 모습과 사건들을 알 수 있고 깨알 정보도 주는 구성이 좋은 책이다. 수업 시간 응용하기도 좋다. 역사 속의 인물이 되어 일기를 써보는 활동을 하면 좋다.

 

 

 

 아니 작가님을 이다지도 닮은 표지가 소설의 표지라니! 혼자 까르르 웃었다. [플루트의 골짜기]는 절필을 선언한 고종석 작가의 현재 유통되는 유일한 단편소설집이다. 엄선한 열두 편이라는데 고종석이라는 이름과 알마라는 이름을 믿는 독자에겐 반가운 책이다. 사실 장편 소설 한 편과 에세이들만 읽은 나로선 뭔가 설레는 느낌도 있고 살짝 긴장된다. 표지만 보면 까르르 웃음이 나오지만 말이다. 이후 알마 출판사에서 선집이 이어서 나올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판형의 허밍버드 클래식의 세번째 책이 나왔다. [어린 왕자]. 이 책은 너무 잘 알려진 책이라 내용보다 번역이나 판형이 구매에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책이다. 한유주, 부희령에 이어 이번엔 무려 시인 김경주의 번역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어린 왕자에게 편지를 띄운다고 하던데 일전에 읽은 책에 본문보다 더 뛰어난 추천사를 읽고 대략 난감했던 적이 있는데, 그래도 생텍쥐페리니까 쉬이 넘진 못했을 것이다. 초록색의 표지가 무척 맘에 든다.  네번째 번역은 누가 하게 될까? 김연수? 김영하? 어떤 작품일까? 정글북? 로빈후드? 기대된다.

 

 

[밤이 선생이다]를 읽어보니 삼십 년 동안의 글에 일관성이 있어서 좋았다. 하성란의 에세이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는 작가가 십 년 동안 쓴 글들을 모은 책이라고 한다. 마음 산책이야 에세이에서는 믿음직한 회사이니 어련히 잘 엮었을까만은 하성란이라는 이름이 주는 믿음 또한 커서 기대가 커진다. 일단 표지나 제목은 무척 맘에 든다. 마침 추천글도 황현산 평론가이다. 믿음직스럽다.

 

 

 

 

 

 

 

2013년은 여기까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3-12-2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입맛만 다셨어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되세요~^^

그렇게혜윰 2013-12-24 19:05   좋아요 0 | URL
지금은 입맛으로도 충분해요^^

내년엔 건강한 웃음 소리 기대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아들이 병원에 가야하는데 다니는 병원은 언제나 환자들로 만원이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성의껏 진료해주시기 때문에 환자가 많다는 것에 큰 불만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자마자 가서 일찌감치 진료를 마치고 도서관을 다녀가기로 했다.

 

남편이 있는 날에는 남편에게 아이를 맡겨놓고 둘이서 어린이실에서 놀라고(?)하고선 비교적 여유있게 책을 고를 수가 있다. 마침 읽고 싶었던 단편집 두 권이 있길래, 더구나 남의 손도 아직 타지 않은 깨끗한 모습으로 있길래 손에 잡았다. 그리고 이름만 들어본 아고라 크리스토프의 엽편소설집 [아무튼]을 빌렸다.

 

 빌리기 전에 [아무튼]을 읽어보았는데 사람들이 아고라 크리스토프의 팬이 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굉장히 짧은 소설인데, 그 소설들을 옮겨 적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느 한 부분만을 옮겨 적기에는 매우 부족한, 어쩌면 하나마나한 일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다른 더 유명한 소설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집에 와서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데 같이 사시는 친정 엄마께서 물어보신다.

"또 박물관 책 빌려왔어?"

"오늘은 안 빌렸는데?"

"이거!"

"!!!"

 

 이 책 역시 빌리기 전에 몇 페이지 들춰봤는데 아름다운 문장이 기대된다. 박물관 지식책은 결코 아닙니다 어머니....^^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읽은 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입소문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나이기에, 더구나 나보다 어린 작가에게는 더더욱...(이건 무슨 심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소식이 들린다.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소설가 부부의 탄생....그리고 도서관에서 딱 내 눈에! 읽으라는 계시는 아닐지....^^

 

 

아들 책을 빌리려는데 또 마침 내 눈에 한 권의 책이 쏙 들어왔다. [책 청소부 소소]와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로 유명한 노인경 작가의 그 이전 작품 [기차와 물고기]였다.

높은 산에 사는 빨간 기차와 깊은 호수에 사는 물고기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로 사실 확인을 하자면 죄다 뻥이지만 그 상상력에 아이는 무척 유쾌해했다. 내가 한 번 읽어주고 제가 한 번 읽어주었는데, 읽다가 흥이 났는가 글밥에 음을 붙여 노래처럼 읽어주었다. 이야기의 행복감이 아이에게 전해지는 것 같아 좋았다. 어쩌면 앞의 두 작품보다 이 작품이 나와 아이에겐 더 큰 공감을 준 것 같다. 

 

이 책들 말고 두 권의 책을 더 빌릴까하고 살펴봤었다. 책에 관한 책들이었다. 그 중 한 권은 사기로 결정하고, 다른 한 권은 그저 거들떠만 보았다. 글이 좋다고 좋은 책이 만들어지는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슬픈 마음도 들었다. 책이 가지는 운명이, 대다수의 운명이 그러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너무 많은 책들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작가가 독자보다 많을 거라는 야유가 귀에 들리는 듯 했다. 견디기 힘든 비난이고 수정되기를 기대한다. 좋은 책을 빨리 만나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12-2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가는 이야기는 책으로 태어나도 즐겁고
책으로 태어나지 않아도
가슴에 곱게 남으니 즐겁구나 싶어요.

애써 책으로 태어났다면
널리 사랑받을 수 있으면
아주 좋겠지요...

다음에도 또 즐겁게 도서관마실 누리셔요~

그렇게혜윰 2013-12-24 19:06   좋아요 0 | URL
도서관 마실 다니면서
거기에서 직업의식 없이 잡담에 정신 없는 직원을 보면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ㅎㅎ

도서관 좋은 곳입니다!!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팔로잉을 하는 트위터리안의 상당부분이 문인들이다보니 그들의 트윗에 많은 영향을 받곤 한다. 하지만 나도 나름 줏대 있는 인간인지라 아무리 그들이 황현산 평론가의 [밤이 선생이다]를 격찬해도 내가 모르는 사람이면 그저 모르는 사람의 범주에서 평등하므로 그냥 미뤄두었다.

 

외출을 앞두고 지하철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시간이 있다. 책의 무게, 성향, 공공장소에서 읽기 적합한가를 고려하여 한 5분 정도 책꽂이 앞에 머무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보내고 이 책이 가방에 들어갔다. 첫 글부터가 침이 꿀꺽 넘어갔다. '아니 이 분 내 스타일이잖아?'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문인이라도 죄다 팔로잉을 하지는 않을 터, 내 스타일에 맞는 글을 쓰는 분들을 팔로잉하니 그분들이 격찬하는 글이면 일단은 내 취향에 어느 정도 가깝다는 뜻이 될 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첫 글에서 보여준 사회에 대한 냉정하면서도 열정적인 태도는 1부 내내 계속 되었고, 그의 글을 읽으면서 첫 글에 쓰인 '자기 안의 무력한 분노'를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었다. 그는 불문학자이고 문학평론가이지만 그 이전에 이 시대를 사는 진정한 지식인이었다. 하지만 1부는 비교적 최근의 글이기에 이런 목소리는 요즘 많이 들어온 터라 이것이 지식인으로서 그의 됨됨이에 반하게 되는 계기는 되지만 아직 사랑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다 2부를 읽었다. 2부는 사진 작가 강운구의 사진을 찬찬히 분석하면서 그것을 사회의 문제로 확대하기도 하고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기도 하는 그의 유려한 글이 돋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진이나 그림에 관해서 너무 세세하게 쓴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함이 반감되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문제는 3부이다. 3부를 읽으며 멀리는 1986년의 글과 가깝게는 2012년의 글이 있지만 대개는 2000년대 초반의 글이다. 그 글들이 어쩜 이리도 생생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스스로가 책머리에 '결과적으로 삼십여 년에 걸쳐 쓴 글이지만, 어조와 문체에 크게 변함이 없고, 이제나저제나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내가 보기에도 신기하다.'고 하였지만 타인이 보기에도 참 신기하고 믿음직스러웠다. 마침 이 책을 읽던 중에 철도노조 파업과 민주노총에 대한 정부와 경찰의 탄압에 대한 기사와 트위터들이 폭주하던 터였는데 책을 넘길 때마다 현재의 상황과 딱딱 맞는 것은 그의 글이 시대를 초월한 절대 진리라는 뜻인지 우리 나라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답답함을 연출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 둘 다 이리라.

 

그러나 영화는 80년대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이런 은유를 제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범죄를 감시하고 범인을 체포해야 할 경찰력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엉뚱한 곳에 배치된다. p203-204

 

정치는 자유로워야 하고 문화는 엄숙해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그것이 거꾸로 된 세상에서 살아왔다. -「밤이 선생이다」p215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폭력이 폭력인 줄을 알지 못한다.-「밤이 선생이다」p231

 

글은 시간의 나열도 아니고 딱히 눈에 보이는 선명한 기준에 의해 나뉘어진 느낌도 아니지만(2부는 제외) 순서가 참 잘 어우러졌다. 황현산 평론가가 30년 전에 이런 책을 내고자 기획해서 쓴 것일리가 없을 테니 이 기획력 없는 글들을 추려 모아 [밤이 선생이다]라는 멋진 제목을 붙이고 이렇게 멋지게 배열하고 편집한 편집인들의 능력이 돋보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황현산 평론가의 글이 더 힘을 얻게 되고 나처럼 전혀 알지 못했던 독자도 앞으로 챙겨 읽도록 만들었다. 좋은 글이 좋은 책이 되었을 때의 기쁨을 알게 해 준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12-23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셨을 책에서
즐거운 넋과 사랑을 얻으셨겠지요

그렇게혜윰 2013-12-23 21:43   좋아요 0 | URL
좋은 책이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