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쥐의 서울 구경 - 근대 유년동화 선집 1 첫 읽기책 2
박태원 외 지음, 원종찬 외 엮음, 정가애 그림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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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이번에 굉장히 의미있는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첫 읽기 책> 시리즈의 한 구성으로 <근대 유년 동화 선집> 세 권이 출간된 것이다. 그중 내가 읽은 것은 방정환, 이태준, 이병화, 권환, 맹주천, 이영철, 박태원이 쓴 단편들이 수록된 [시골쥐의 서울 구경]인데 아홉 편의 단편을 일곱 살 아들에게 들려주며 여러 날에 걸쳐 읽어보았다.

 

 

 

다른 아이들이 그러하듯 아이도 한 때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 노래를 부르다보면 이상하게 아이가 더 좋아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가령 '백결선생 떡방아 ♬' 같은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어린이날 방정환♬'도 그러했다. 그런데 나 역시도 그가 어린이날을 만든 어린이들의 은인(?)이라고만 알 뿐 동화를 썼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아이도 이 책의 첫 동화 두 편이 방정환의 작품이라는 것에 큰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함께 읽으며 나눈 대화들을 정리해 보는 것으로 각 동화에 대한 리뷰를 대신하고자 한다.

 

<사월 그믐날 밤>, 방정환

그믐이 언제인지 알아?

- 달이 그믐달이 될 때?

 응. 사월 그믐날 밤 그 다음 날은 언제더라?

- 오월 초하루

오월 초하루를 요즘 식으로 말하면 며칠일까?

- 5월 1일

숲속 친구들은 왜 5월 1일을 저토록 기다리는 걸까?

- 봄은 3월부터인데 꽃이 다 피나?

예전에 어린이날은 5월 1일이었대.

- 그럼 꽃들이 어린인가?

 

<서울 쥐의 시골 구경>, 방정환

- 엄마 요즘도 우체통에 쥐가 살까?

글쎄, 구멍의 모양이 그림하고는 조금 다르긴 한데

- 안 살겠지??

왜?

-배고프면 편지 먹을까?

 예전엔 풀 대신 밥풀을 붙여서 쥐들이 먹었던 걸걸?

-그래도 배 진짜 고프면 먹겠지.

 

이후로 아이는 우체통을 지날 때마다 '엄마 여기 쥐 들었을까?'라고 묻습니다.

 

<처녀 장미꽃>, 권환

어때?

-장미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가시가 있는 건데....

 

<천년 묵은 홰나무>, 맹주천

- 나무가 천 살이라는 뜻이야?

응, 아주 할아버지 나무지.

- 꽃들은 나쁘네

왜?

- 홰나무가 자기들을 지켜줬는데 고맙다고도 안하고.

- 사람들도 나쁘다.

왜?

- 천 살이나 먹은 나무를 베어버리고. 아깝게.

- 근데 괜찮아 또 싹이 났으니까.

 

<개구리의 가정>, 이병화

개구리는 어떻게 개구리가 되지?

- 알, 올챙이, 개구리

아빠 개구리는 어떤 것 같아?

- 신경질을 잘 내는 것 같아.

참을성도 없네.

노래는 어때?

- 가사가 이상해 ㅋㅋㅋ

어디가?

- 늙어서 담배 핀다는 게 이상해.

 

아이 주변엔 담배 피는 사람이 없습니다^^

 

 

<슬퍼하는 나무>, 이태준

새는 어떤 것 같아?

- 말을 잘 한다.

그러게 똑똑하네^^

아이는?

- 나무만 속상하게 하네.

 

 

<꽃장수>, 이태준

꽃은 꽃장수가 만들어내는 거 아니었어?

- 무슨 소리! 씨앗이 싹이나고 자연이 만드는 거지!

그런 거였어? 잘 아네!

 

 

<자각돌> , 이영철

자각돌은 자갈을 뜻하는 거래^^

- 나도 한 번 차 보고 싶다....

 

<소꿉질> , 박태원

- 난 이제 다 커서 소꿉놀이 안하는데?

가게 놀이 같은 거야. 가게 놀이는 하잖아?

- 응.

정순이와 기남이는 어떤 아이들 같아?

- 가게 놀이는 안하고 말만하네? 돈을 주고 받고 물건을 팔아야지!

할머니랑 하람이처럼?

- 당연하지!

 

책을 다 읽고 아이가 이야기의 순위를 한 번 정해 보았습니다. 이유를 굳이 물어보진 않았지만 알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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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알리미 서비스를 많이 지정해 놓고 있지는 않은데,  내가 모니터링을 했던 작가이거나 오래 좋아한 작가의 경우엔 얼마 전부터 알림 메시지가 온다. 이것은 곧 지름신으로 연결되기도 하는 지라 사실 신중해야 한다. 적지 않게 읽는 편임에도 늘 읽는 속도는 사는 속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많이 읽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는 쪽에 마음을 두고 있는 터인지라 더더욱 그러하다. 오늘도 신간 알리미 메시지를 받았다.

 

 

 

 

 

 

 

 

 

 

 

 

 

 

[별명의 달인] 독자 모니터링을 하면서 구효서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책을 읽으며 왕성한 전업 작가의 나이들지 않은 감각을 느끼며 '젊은 작가 구효서'라고 부르곤 했다. 이후 [랩소디 인 블루] [라디오 라디오] [동주]를 읽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님의 능력에 감탄도 많이 했다. 특히 낯선 이국 땅에서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타락]도 그 맥락을 이어가고 있어 기대가 된다. 다만, 표지가 좀 촌스럽지 않음?

 

 

 

 

그리고 9월에 받은 신간 알리미는 청소년 대상 도서였다. 이게 뭔 일이람? 내가 지정해 놓은 것은 이 수많은 저자들 중에 김소연 시인이었다. 신간 알리미의 단점은 이렇게 공저 작품까지도 알려준다는 건데, 실상 이런 경우 내 취향이 아닐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확인하니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십대가 아니라서 그런가, 이런 식의 책은 느낌이 안온다. 저자들이 다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아쉽다.

 

 

 

 

 

그리고 신간 알리미가 뜨자마자 반가웠던 두 권을 샀다. 예약구매로 사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찌됐든 책은 내게 있고, 나는 그것을 언제든 읽을 수 있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의 경우 읽고자 마음을 먹는데에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거의 다 되어가니 10월엔 두 권 중 한 권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설렌다.

 

 

 

 

 

 

 

 

 

 

 

 

 

 

 

어마어마한 시인들의 시가 한 권의 책에 예쁜 그림과 함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처음엔 저자 이름에 오은 시인이 없어서 잘못된 건가 했는데, 저자 파일을 보니 이름이 있다. 자그마치 70명 중의 하나라는 점은 아쉽지만 오은 시인 외에도 이준규 시인, 나희덕 시인, 진은영 시인, 허수경 시인의 시도 함께 볼 수 있기에 좋다. 특히 내가 젊은 날 사랑을 고백했던 나희덕 시인의 [푸른 밤]을 다시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새 책들이 줄줄이 가을에 쏟아지고 있다. 다음 알리미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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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창비 출판사에는 애틋한 마음이 있다. 계간지라는 것을 처음 정기구독한 것도 창비였고, 어린이문학계간지 역시 유일하게 정기구독한 것이 창비였다. 그리고 그 계간지가 지금도 출간되고 있다는 점이 고맙고 그것을 지금껏 정기구독하지 못하는 것은 미안한 마음이 있다.

 

얼마 전 권정생 선생님에 관한 책을 읽으며 선생님의 책을 틈틈히 사서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창비 시그림책이 선생님의 책으로 완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매할 것이다.

 

 

 

 

 

 

 

 

아이가 처음 통으로 왼 책은 창비 시그림책의 [넉 점 반]이었다.

 

  옆집 할아버지한테 시간을 물으러 간 아가가 개미도 보고 꽃도 보느라해가 꼴딱 다 져서야 집에 와선 넉 점 반이라고 말하는 모양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아이야 그것이 사랑스러움인줄 알았겠느냐마는 이 책을 참 좋아했다. 이 책을 통으로 다 외곤 한글을 얼추 다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며 네살 즈음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준다. 더 나아가 창비 시그림책을 몽땅 추천한다.

 

 

잠자리의 죽음. 그것이 몽환적이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게 그려진 [쨍아]를 읽고 나는 뭉클했다. 기억의 오류인가? 그래서 여적도 [쨍아]를 생각하면 뭉클해진다.

 

 

 

 

 

 오래 전 가족들이 모여 음악극을 보았다. 그것을 보기 전까진 이게 제주도 동요인줄은 전혀 몰랐다. 음악극을 보고 나니 이 책이 정말 읽고 싶었다. 책을 읽으니 음악이 들리는 듯 하였다. 기회가 된다면 공연과 더불어 함께 보면 좋을 듯 하다.

 

 

 

 공부할 때 이 책들을 읽었었다. 백석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더랬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특히 [준치가시]는 그림이 맘에 든다.

 

 

 

 

 

더불어 관심가는 신간들을 정리해본다. 이중 아마 반은 조만간 구입하여 읽지 않을까 싶다.

 

 

신형철 평론가의 책은 [느낌의 공동체] 밖에 읽지 못했고 더해 봐야 계간지의 글들을 읽은 게 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에 대한 믿음은 아무래도 팟캐스트 <문학이야기>의 역할이 크지 싶다. [몰락의 에티카]는 추천하는 이가 많아 어쨌든 사서 읽어봐야할 책이고 이번에 나온 책은 영화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는데 문학 평론가의 영화 이야기, 궁금해진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하는 문학 이야기는 참 맛깔났는데 신형철의 반대 버전은 어떨까? 허지웅처럼 소설을 쓰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앞으로라도 소설을 쓰거나 영화를 만들거나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최인호 작가의 특별한 책이 나왔다. [나의 딸의 딸]이면 손녀인거일 테고 이를테면 이 책은 할아버지 최인호의 육아일기인가 싶기도 하지만 아버지 최인호의 육아일기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참, 대단한 아빠였구나 싶다. 얼마 전에 김초혜 시인이 손자를 위해 쓴 책이 인상적이었는데 둘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읽은 책 안 읽은 책 할 것 없이 관심가는 책이 유난히도 많은 가을이다. 미치겠다 날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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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에서 늘상 진행되는 반값도서 행사가 아닌 급작스레 늘어난 출판사들의 반값 행사 도서들이 심상치 않다. 반값할 책들이 아닌데...하면서도 이 기회, 놓치지 않을거예요~로 급변한다 ☞☜

 

<이봄>출판사에서 드물게 반값 도서전을 한다. (10월 24일까지)

여러 책들이 있지만 그중 추천하고 싶은 책은 이주은 작가의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이다. 작가님 책을 세번째 쯤 읽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느낌이 가장 좋다. 언니처럼 느껴지는 따뜻한 글과 미술 중심이지만 책 이야기가 더불어 있어 여자들이 읽기에 참 좋다. 특정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가 지금 우리의 이야기라는 책의 전반적인 느낌도 참 좋다. 추천!

 

 

 

 

 

 

 

 

 

 

 

 

 

 

 

<자음과 모음>에서도 인문브랜드전을 하고 있다. (10월 15일까지)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출판사이긴 하지만 자음과 모음에서 꾸준히 청소년 문학을 출시하고 좋은 인문 서적을 출판해주는 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다. 특히 이번에 반값으로 나온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은 좋은 문장들이 그득한 멋진 책이다. 강추!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 보다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하는 갈림길에 선 사람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다.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은 사야겠다!! 유후~!

 

 

 

 

 

 

 

 

 

 

 

 

 

 

 

 

 

어린이 도서의 할인도 이어진다. 파주에 갔을 때 <아름다운 사람들> 출판사 앞에서 미끄럼 탔던 기억이(내가 아니라 아들이^^) 난다. 많은 도서들이 반값 할인을 하고 있다. 파주에 가서 사는 것보다도 싼 것 같다. (9월 30일까지)

 

출판사의 그림책 중 두 권의 그림책을 좋아한다.  [알몸으로 학교 간 날]은 입학 선물로 좋은 책이고 [마음이 아플까봐]는 두고두고 보아도 좋은 책이다.  아직 읽지 못했지만 소유하고 싶은 책은 [손놀이 손유희]인데 내가 아주 취약한 부분이라 보고 익혀봐야겠다. [공주들의 반란]은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두었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의 표지가 무척 맘에 든다. 그러나 '공부가 되는' 시리즈는 영 마음에 안든다. 그래도 그게 젤 잘 팔리겠지? 씁쓸해진다.

 

 

 

 

 

 

 

 

 

 

 

 

 

 

 

 

 

 

 

 

 

 

 

그리고 아직 읽지 않았기에 추천할 수는 없기에 찜한 반값 행사 도서들을 정리해 본다.

 

한때 사랑해 마지 않았던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 신작 발표를 맞아 구간 반값 할인을 하고 있다. (10월 24일까지)

 

 

 

 

 

 

 

 

 

 

 

 

 

 

 

노블마인에서는 반값을 넘어선 가격행사를 하기에 또 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10월 24일까지)

다른 것은 버리기도 잘 하고 남주기도 잘하고 충동구매도 잘 안하는데 어째 책은 안된다. 때마침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말이지 그 핑계로 또 사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나, 프랑스 가고 싶은 거 맞지?

파리에서 커피 마시고 싶은 거 맞지?

무엇보다, 책 사고 싶은 거 맞지???  우산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것부터 사고 나머지는 와우북 축제나 파주 북소리에 다녀와서 구매해야겠다.

 

그 외에도 두 권이 있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 세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단발성 반값 할인을 한다.

 

 

 

 

 

 

 

 

 

 

 

 

 

  http://wowbookfest.com/

 

http://www.pajubooksori.org/2014/sub2/sub2_1.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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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9-25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란 책을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책소개를 들어가보니 좋은 그림이 많네요. 저도 이 책 볼래요.

그렇게혜윰 2014-10-01 00:32   좋아요 0 | URL
반값에 팔릴 책은 아닌데....^^ 하긴 말해놓고 보니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네요. 읽을 때 큰 기대를 안했는데 좋았더라는. 이런 책을 사야하는 건데 좋은 책과 있는 책의 등식이 성립하질 않네요^^;;
 
[뉴스의 시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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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잠깐 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이 책이 우리나라 작가의 손에서 쓰여지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 말이다. 그야말로 요 몇 년 우리나라의 뉴스는 알랭 드 보통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뉴스의 상은 커녕 일반적인 뉴스의 모습조차 지니고 있지 않았던 상태가 아닌가, 때마침 손석희 뉴스가 있어줘서 얼마나 다행이며 그의 뉴스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때이니 이 시점에 '뉴스'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던 작가가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걸까? 아니면 말을 했는데 영향력이 없어서일까? 어쨌든 영향력이 있는 작가 중에는 이런 책을 쓰지 않은 것이 분명하므로 아쉬움을 느낀다. 아, 심지어 이 책은 표지부터 편집까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보통씨의 문장력은 두 말 할 필요가 없겠다.

 

20대 때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남녀의 심리에 대하여, 인간 존재의 내면에 대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렇게 그의 글을 읽어오던 중 그의 글이 처음 내가 접했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나 [우리는 사랑일까], [불안] 등에 비해 읽기가 쉬워지면서 좀더 대중에게 가까워지는 글을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반갑기도 했고 서운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가 대중에게 가깝기도 하고 필요하기도 한 [뉴스의 시대]를 쓴 것을 만나며 서운함이 많이 가셨다. 님, 이 길로 오시려 그 걸음들을 하신건가요? 이런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뉴스의 시대]는 현대 사회에서 뉴스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으로 뉴스를 크게 정치 뉴스, 해외 뉴스, 경제 뉴스, 셀러브리티 뉴스, 재난 뉴스, 소비자 정보 뉴스의 여섯 가지로 나누고 뉴스의 각각의 종류들이 현재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전달과정의 문제는 무엇이고 따라서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다양한 예와 더불어 우리에게 설명한다.

 

올해 우리나라에 일어난 사건 중 가장 큰 뉴스 거리가 세월호 침몰 사건이란는 것에는 어떠한 이견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분류로 본다면 그 사건은 재난 뉴스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정치 뉴스로 확대되어 2014년 4월 16일 이후 현재 진행형 뉴스이지만 그것을 끈질기게 보도하며 냄비같은 국민들의 관심을 '의미화'하는 곳은 JTBC 손석희 뉴스 밖에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정치 뉴스에 대하여 말하면서 알랭 드 보통이 쓴 글 중 '뉴스가 제공하는 국가에 대한 소식들이 국가 그 자체는 아니다.(52쪽)'는 문장이 나오는데 어쩌면 많은 뉴스 채널들은 국민들이 뉴스들을 국가 그 자체의 모습으로 본다고 착각하며 그런 뉴스들만 내보내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상당 부분 그것이 통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어 속이 상한다. 언론이 국민을 어리석게 보고 국가의 모습을 특정한 모습으로 꾸며대는 것에 우리는 모욕감을 느껴야 하는데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고 무릎을 탁 치는 꼴이니 속이 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뉴스들이 언제쯤이면 정치 뉴스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려나를 생각하면 가지 못할 먼 길처럼 느껴져서 답답하기도 하다.

 

뉴스는 분노에 찬 반응을 제거해서는 안 된다. 뉴스는 우리가 정당한 이유로, 정당한 수준에서, 정당한 시간 동안 화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이 건설적인 기획의 일부가 되도록 말이다. (66쪽)

저널리즘은 더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제안하려는 목적으로 국가적 삶의 모든 사안을 다루는 망명정부다. 혹은 그렇게 되어야 한다. (77쪽)

 

개인적으로는 재난 뉴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을 하였는데, 이는 늘 내 마음 속에 간직하는 생각인 '인간은 광활한 우주의 티끌만한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철학자로서의 알랭 드 보통을 다시 만난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 수도 있겠다.

 

사고에 관한 뉴스는, 삶이란 게 이렇게나 취약하고 우리 앞에 몇십 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게 결코 보장될 수 없다면, 오후 내내 사랑하는 사람과 말다툼을 벌이고 조그만 잘못을 저지른 친구를 용서하지 않으려 하거나 변변찮은 한직에 있다는 이유로 진정한 재능을 가진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함으로써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233쪽)

 

사실은 한 번을 더 읽고 나서야 리뷰를 쓸 수 있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중간에 책을 읽다가 잃어버리고서야 다시 읽게 되어 신간 평가단 리뷰 마감일이 다 되어서야 겨우 한 번을 읽게 되었다. 이 리뷰를 쓰고 나면 다시 한 번 읽을 생각이다. 많은 밑줄들이 그어 있는 책이라 그리고 오랜만에 읽는 보통의 책이라 곱씹어 보고 싶다.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하면서도 동시에 너무 이상적인 것은 아닌가라고 품었던 의문들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책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 볼 참이다. 그렇다고 리뷰를 다시 쓸 것 같지는 않다. 역시나 글은 쓰는 것 보다는 읽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같은 책은 두 번 세 번 읽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지만 같은 이야기를 두 번 쓰는 것은 영 내키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읽으면서 던지는 질문들과 해답들은 그저 나만의 것으로 간직하련다.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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