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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출판 24시
김화영 외 지음 / 새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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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출판 24시]는 좀 과장되다 싶게 '소설'이라는 장르가 붙는다. 혹 산문집이나 전문서적으로 오해할까봐 그런 것일까? 읽어보니 '소설'이라는 말의 뉘앙스가 참 재밌다. 이 책은 소설일까? 일단 이 책의 출판사인 새움 출판사의 이름을 바꾼 수비니겨 출판사 속에서 [트레이더]라는 신작을 두고 일어나는 출판에 관한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출판사의 이름을 비롯하여 몇몇 명칭만이 허구이고 대체로는 현실을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독자는 짐작하게 된다.

 

명칭의 허구라고 했지만 그 허구가 또 너무 눈치 채기 쉽게 지어져 의도된 것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용감하다고 할까, 이 책의 기획과 출판 자체가 굉장한 용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령, 사재기에 능한 출판사의 이름을 우리는 TV프로그램을 통해 익히 알고 있건만 가나다라출판사라고 명칭을 바꾼 것은 숨기려는 의도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그리고 아무리 자사 출판사라고는 하지만 대표 작가인 김진명 작가의 책 출간에 관한 비하인드스토리마저 드러내는 것 또한 용기라고 보인다. 이 책을 통해 새움출판사는 모든 것을 오픈하는 태도로 새로 발돋움하려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어쩌면 대표작을 김진명의 책이 아닌 [출판 24시]로 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왜 장현도 작가는 장현기라고 이름을 살짝 바꾼 거람?? 

 

일반 독자가 읽기에도 이 책은 출판에 관한 궁금증이 아기자기 흥미롭게 전개되어 읽기에 재미있었는데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았을까? 하지만 출판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모르는 경우가 있으니 이일을 어쩐다? 안타깝다. 이 책을 통해 새움 출판사를 좀 눈여겨 보게 되는 효과는 분명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김진명 작가에 관심없던 내가 '한 번 읽어볼까?'싶은 마음도 가진 게 사실이다. 그리고 책 안에 소개된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래저래 내게는 흥미로운 책이었지만 그보다는 출판일 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봤느냐고 막 확인하고 싶어지기도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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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자메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4
친원쥔 지음, 전수정 옮김, 정가애 그림 / 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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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나라 대표 동화작가이신 송언 선생님이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쓰신 동화책 중에 털보선생님반 아이들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몇 권의 시리즈 책이 있다. 한 반의 아이들을 각각의 개성을 살려 시리즈를 구성했다는 점이, 그리고 그 이야기가 아이들의 삶에 무척 밀착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중국에도 이런 동화의 구성이 있었다니! 어쩌면 친원진의 동화가 더 먼저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대표작인 대표작으로 《남학생 자리男生賈里》가 두 권으로 2012년에 출간되었고  이번에 보림출판사에서 기획한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의 네번째 책으로《여학생 자메이女生賈梅》가 출간되었다. 송언 선생님이 쓰신 이야기만큼이나 아이들의 삶에 무척 가깝게 다가온 아주 재미있는 동화책이 말이다.

 

'단언컨대,' 라는 말이 요즘 유행이라니 나도 한 번 그 말을 사용하여 말하자면 단언컨대, 《여학생 자메이女生賈梅》는 앞서 출간된 세 권의 중국 동화들보다 훨씬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것이다. 앞서 출간되 세 권의 책이 다소 시대성이나 환경적인 면에서 우리 아이들의 삶과 거리가 있다거나 매니아적으로 좋아할만한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면 《여학생 자메이女生賈梅》는 읽으면서 전혀 중국에 국한된 이야기라던가 시대적으로 뒤쳐진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렇기는 커녕 내게 열 세살의 딸이 있다면 함께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굳이 딸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들어줄 만한 대상이 있다면 소리내어 읽어주고 싶을만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함께 읽고 싶은 책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때 기분이 정말 좋아지는 책읽기였다.

 

자메이를 중심으로 자메이의 가족(엄마, 아빠, 쌍둥이 오빠 자리), 절친 린샤오메이, 진짜 사나이 치우스리, 미소가 예쁜 젠야핑, 짧은 글을 쓰는 왕샤오밍, 그리고 문학소년 왕샤오밍, 맷돌 위즈성, 자리의 친구 루즈성 등의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자메이의 일상을 통해 열 세살 소녀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행동으로 성장하는지 소소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러면서도 뻔하지 않게 그려낸 점이 인상깊다. 바로 그 점이 친원진이라는 작가의 이야기를 꾸려가는 힘에 대해 애정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남학생 자리男生賈里》의 주인공인 자메이의 쌍둥이 오빠인 자리의 유머에 키득키득 웃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자메이를 구박하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챙기는 세심하고 따뜻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 그런 오빠 한 명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은 《린샤오메이小□林曉梅》의 주인공인 린샤오메이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주목받는 스타이고 싶어하지만 본인보다 더 주목받는 자메이를 질투하기는 커녕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이 보통 인물은 아니다 싶다. 친구가 위기에서 헤매고 있을 때 '스이'라는 암호로 도움을 주는 모습이나 자신도 진정 되고 싶었던 모범 청소년에 자메이가 뽑혔을 때도 타자기를 들고 직접 전달해주는 모습을 보면 통도 크고 마음도 깊은 친구라 든든해 보였다.

 

아이들은 부모와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친구와 소통하게 된다. 하지만 소통할 사람이 없을 때에는 자신의 마음이 투영된 책과도 소통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이 자메이라서 자메이에게만 이입하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현실에서는 자메이 같은 아이는 다소 이상적인 아이의 모습이기에 그쯤 되는 아이라면 책과 소통할 정도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아이는 자메이를 비롯하여 자리, 린샤오메이, 젠야핑이나 왕샤오밍, 샤오루, 치우스리, 위저우, 루즈성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아이일 것이다. 이 아이들의 어떤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이 그리 별스럽지 않게 해결되는 모습에 위안과 희망을 얻게 될 지도 모르겠다. 혹은 지금은 아무렇지 않지만 만약에 일어날 자신의 모습에 좀더 대범해질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는 지금 당장 학교 생활이나 가정 생활, 친구 생활에 있어 뭔가 막막하고 답답할 때 단순히 유쾌함을 얻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좋지 않은가, 이 책은 그 모든 힘을 가졌다는 생각을 감히 해 본다.

 

친원진 작가의 자메이네 반 친구들의 이야기인 《남학생 자리男生賈里》,《여학생 자메이女生賈梅》,《꼬맹이 루즈성小鬼魯智□》,《린샤오메이小□林曉梅》가 하나의 시리즈도 아니고 아직 모두 번역된 것도 아니라 아쉽지만 중국 동화 작가에 대해 가졌던 일말의 선입견이 해소된 것 같아 기쁘다. 네 작품을 얼른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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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명작 스캔들 - 도도한 명작의 아주 발칙하고 은밀한 이야기
한지원 지음, 김정운.조영남, 민승식 기획 / 페이퍼스토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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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가끔 봤었다. 재밌는 기획이라고 생각했고 책으로 나왔을 때 갖고 싶었는데 이래저래 지나가고 도서관에서 보자마자 빌렸고, 빌리자 마자 읽었다. 쉽게 읽혔다. TV로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쉽고 가볍게 느껴졌다. 그것은 이 책의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명작이라 할 때 괜한 고정관념에 미술 작품 이야기만 할 줄 알았었는데 미술, 음악, 건축, 오페라 등 다방면에서 이야기하려고 애쓴 노력이 엿보였다. 각 장 처음에 김정운과 조영남의 대화를 넣은 부분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읽기 전에 흥미와 호기심을 증가 시키기에 충분할만큼 효과적이었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각 장 마지막에 김정운 교수의 일종의 요약과 같은 '그 남자의 어록'은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단 하나의 어록도 쓸만한 글이 없었다. 이런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다니, 그 남자에 대한 기대감은 앞으로 없을 것 같다. 조영남과 김정운의 어록을 반반 섞지 않은 것이 의아할 뿐이었다. 그다지 좀더 전문가적이지도 않은 느낌인데도 말이다.

 

 

책을 읽고 시간이 날 때 한 편 한 편 TV 프로그램을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기대에 비해 많이 가벼워 개인적으로는 명작 이해에 대한 워밍업에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두고 읽기 보다는 도서관마다 한 권씩 구비해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물론 가볍게 읽을 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사서 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기엔 가격의 압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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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 행복은 삶의 최소주의에 있다
함성호 지음 / 보랏빛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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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이라. 제목만 보고 있어도 좋구나.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하기엔 시인 함성호는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건축가이기도 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고 등등 재주를 많이 지닌 탓인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 넓은 스펙트럼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고자 하는 욕구가 그 누구보다 클 지도 모르겠다. 늘 누군가에게 둘러싸여 있어야 했던 사람에 치였던 내가 혼자 있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크듯이 말이다.

 

일단 이 책을 읽다보면 편집이 참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지 표기도 그렇고 큰 챕터와 작은 챕터가 들어가는 글목도 참 깔끔하니 글을 읽기에 좋아 웃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에 대해 말하겠다는데 내용이야 별스럽기야 하겠는가, 별스럽지 않기에 읽으면서 때때로 멍하니 읽고 크게도 웃고 고개도 끄덕이고 가끔은 그런가?하며 고개도 갸우뚱하며 읽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읽으며 문득 내가 함성호의 시를 읽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삽입된 시가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 분이 소설을 쓰면 참 잘 쓰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산문집을 읽으면서 그는 자신의 지난 일을 이야기화 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때때로 그 이야기화가 미화처럼 느껴져서 아쉽기도 했지만 그가 지금의 일도 마찬가지이고, 상상의 일도 무척 재미나게 이야기화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생겼다. 

 

독서에 대한, 어쩌면 여러 번 언급한 진정한 독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긴 여운이 남겨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글에서는 오밀조밀한 일상이 그려졌다. 그 오밀조밀함이 때로는 귀엽기도 하고 때로는 공감가기도 했다.  난 그의 시에 대한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그의 시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제목만 보아도 좋은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괜찮은 산문집임에는 틀림없다. 가끔은 진부한 이야기이기도 있지만 -가령 마지막에 언급한 '부자되세요.'슬로건 같은 예시를 들었을 때- 그것을 무마시킬 편안함이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시를 쓴다면 아마 내 취향은 아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 게 사실이다. 그건 그의 시를 읽어본 다음에야 확신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뭔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별스럽지 않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요즘 쏟아져 나오는 거창한 힐링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오밀조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거창한 힐링을 담은 베스트셀러를 갖고 온다면 이 책으로 즉시 교환할 생각은 있다.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나이가 적당히 있다면 향수를 돋게 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꼭 갖고 있고 싶다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지는 책이다. '너 요즘 좀 멍하니? 멘붕이야?' 이렇게 묻고 싶어질 때 한 번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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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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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알베르토 망구엘(망겔)의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을 구입하고는 그보다 먼저 산 [독서의 역사]를 읽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던 중에 들른 도서관에서[ 책 읽는 사람들] 을 발견하게 되었고 의도하지 않게 두 권을 함께 읽게 되었다.

 

[독서의 역사]는 제목 그대로 독서라는 행위의 근원부터 시간을 거쳐오며 가지는 의미를 이 시대 최고의 독서전문가라 할 수 있는 알베르토 망구엘이 정리한 책이다. 책 앞부분에 성 암브로시우스가 묵독을 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모습을 묘사한 글부터 무척 흥미로웠는데 그러한 독서 행위의 모습을 알베르토 망구엘 특유의 여운이 있는 문장으로 마무리지어 책을 덮은 후까지도 마치 내가 암브로시우스의 묵독을 몰래 보고 있는 듯 했다. 과거에는 도서관에서조차 모두 자기 목소리를 높여 책을 읽었다고 하니 아우구스티누스가 암브로시우스의 모습을 이상히 여긴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그 행위가 지금에 이르러 아주 일반적인 모습임을 아우구스티누스가 알게 되면 얼마나 더 신기해할까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독서 행위 외에도 책을 읽는 장소, 저자와 독서가의 관계, 책에 대한 탐심까지 독서에 대한 아주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고 있다. 어릴 적 책만 읽어 나약하다고 놀림을 받았던 알베르토망구엘이지만 이 시대에 그가 있어 이렇듯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책이 쉽게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삽화들의 질이 조금 떨어진다. 출판사에서 좀더 투자해서 삽화의 해상도를 좀 높여주길 바라는 한 독서가의 마음을 받아주시길 바라본다.

 

[책 읽는 사람들]은 [독서의 역사]에 비하면 좀 잘 읽히는 편이지만 그래도 아주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다 적어도 내 기준엔.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지가 비교적 최근이라 편집이 아주 세련된 점이 읽는 데에 흥미를 돋운다. 마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중이라 더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자주 등장하는 [돈키호테]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독서의 역사]가 독서 행위 한 가지에 집중한 깊이 있는 책이라면 [책 읽는 사람들]은 독서의 역사를 비롯하여 작가, 도서관, 독자, 편집자, 번역자, 책이라는 물질 등 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른다. 개인적으로 공식을 하나 만들어보자면

 

[책 읽는 사람들] = {[밤의 도서관]+[독서의 역사]+[독서 일기]}÷글의 밀도

 

쯤 되는 것 같다.  그러하기에 알베르토 망구엘을 읽기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책 읽는 사람들]을 먼저 읽고 나머지 책들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답은 없다.  난 [밤의 도서관], [독서 일기]를 먼저 읽고 이 두 권을 동시에 읽어지만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알베르토 망구엘이 좋은 글을 많이 썼지만 그 중 정신의 도서관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만 권의 [돈키호테]가 있어도 내 머릿 속에는 내 기억이 꾸며내고 내 망각이 편집한 [돈키호테]들만 있을 거라는 말, 다만 내 망각은 편집 능력보단 삭제 능력이 너무 뛰어나 문제이긴 하다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나 이외의 무엇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독서 행위에 대해 자존감을 가져야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제 남은 책은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이다. 앞서 두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망구엘이 처음 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장 초기작을 가장 늦게 읽게 되었다. 방대한 양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궁금하다. 알베르토 망구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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