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사회연구모임 이혜미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보이지 않는 아이>의 추천글입니다.

 

학교폭력의 현실이나 심각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예방과 대처에 대한 사회적 논의들은 매우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다. 사회나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매일 문제를 맞닥뜨리는 학교에서조차 예방보다는 대처에 급급한 형편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저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이들은 눈에 띄는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저학년의 학교폭력이 덜 심각하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기는 학생들에게 따돌림 문화가 의식화되는 시기로, 적절한 교육적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고학년으로 갈수록 고착화되어 더욱 심각한 학교폭력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는 학생들의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따돌림 문화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교육의 관점에서 적극적인 대화와 훈련을 이끌어내야만 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림책 『보이지 않는 아이』는 매우 소중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사회의 잘못된 통념을 꼬집기라도 하듯, 작품을 읽다 보면 보이지 않는 브라이언이 진짜 잘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왕따를 부각시키는 대신 사소한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학생들의 따돌림 문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학급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양하고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가 아닌 이상 학생들의 감추어진 이야기들을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책을 보다 작가의 이력이 궁금해져 앞 페이지로 향한다. 국제따돌림방지 협회 회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트루디 루드위그! 역시나 관념적으로 작품을 쓰기도 하는 여는 작가들과는 사뭇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따돌림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엿보이는 한 권의 그림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효과적인 예방교육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싸우지 마라! 때리지 마라! 따돌리지 마라!’라는 폭력의 금기로부터 한걸음 더 나아가 학급 집단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비교와 서열에 대한 의식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평화와 우정의 의미를 배워갈 수 있는 대화의 끈을 제시한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학생들과 함께할 수업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난 것 같아 무척이나 반갑다. - 이혜미(따돌림사회연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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