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 박정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생쥐를 찾아라!>의 추천글입니다.

 

아주 옅은 금빛을 내는 햇살 속에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지며 그 나뭇잎이 그려내는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 자~ 잠깐만 눈을 감고 바람의 소리를 들으며 이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한 폭의 그림 같은 가을추억이 떠오르나요?

 

그림은 어쩌면 진짜 마법사의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화가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 마음을 글로 상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온갖 색깔과 형태, 재질로 표현해 놓으면 그것을 본 사람들은 화가의 마음과 생각을 같이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것은 화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지만 그림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풍요로운 감정을 음미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그림은 분명 우리를 마법에 빠지게 합니다. 사실 한 작품을 보아도 우리는 서로 다른 스케치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마음 속에는 다른 느낌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사람들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자기만의 느낌과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모두 다 하얀 도화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아도 바탕에는 저마다의 색깔이 옅게 물들어 있죠. 저는 이것을'상상도화지'라고 부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우리의 주인공 생쥐도 '상상도화지'를 갖고 있네요. 어느 깊은 밤, 고흐의 방에 살던 생쥐가 뭉크의 절규를 느끼며 외칩니다. "여기서는 도저히 못 자겠어!"그 이유는 바로 키스 해링을 닮은 아래층 아이들이 허구헌날 뛰고 떠들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생쥐는 자기의 새로운 집을 찾아 머나 먼 여행을 떠납니다. 몬드리안의 길을 따라 마티스의 연못에서 물고기를 만나고, 칸딘스키의 거북이도 보고 모리소의 고양이도 만나지만 누구도 생쥐와 같이 살려고 하지 않습니다. 파울 클레의 하늘을 날고 있는 홍학도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간다고 하니 생쥐는 또 다시 여행을 떠날 수 밖에요. 호안 미로가 지어 놓은 마법의 정원에서는 잠이 든 뱀을 깨워 먹힐 뻔하고 클림트의 황금빛 동굴에 매달려 있는 박쥐는 자고 싶다며 아예 나가 달라고 합니다. 그 때 저 멀리 바람결에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람들이 총을 쏘며 잡으려고 해서 보금자리를 뺏긴 곰이 피카소의 들판에서 울고 있네요. 이제 외로운 생쥐에게 친구가 생겼습니다.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쇠라가 만들어 준 푸릇푸릇한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잠을 청합니다. 온 몸이 하나가 되어 탐스러운 열매와 가지가 되는 꿈을 꾸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끼며 앤디 워홀에게 증명사진도 찰칵! 소중한 서로를 기념하며 여행이 끝이 납니다. 힘들었지만 함께할 수 있는 친구를 얻은 행복한 여행은 생쥐의 '상상도화지'에 멋지고 아름다운 그림들로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입니다.

 

어떤가요? 의도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상상도화지'에도 생쥐가 여행하며 만난 장면들이 그려져 있나요? 이 책의 매력은 바로 그것입니다. 책에 그려진 삽화는 생쥐가 여행하면서 본 세상들을 고흐부터 앤디 워홀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의 시선으로 표현한 독특한 기법을 재구성하여 작가 자신의 '상상도화지'에 맞추어 그린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가 탄생시킨 그림들을 보며 우리는 또 자기만의'상상도화지'에 서로 다른 생쥐의 여행을 그리게 됩니다. 또한 생쥐가 만난 세상은 물론 생쥐 자신도 매 순간 모습이 변합니다. 표지에 검은 실루엣만으로 등장한 생쥐가 책이 한 장 한 장 펼쳐질 때마다 어떻게 다채롭게 변해 가는지 그림 속에서 생쥐를 찾는 쏠쏠한 재미도 꼭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자~ 이제 또 눈을 감아 보세요. 우리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책을 집어 들었네요. 생쥐를 찾아 보라고? 숨은 그림 찾기 놀이로 책의 첫 장을 펼칩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미술의 획을 긋는 명화속으로 빠져 들고 그 속에서 갖가지 변장을 한 생쥐를 찾습니다. 외로운 생쥐를 보며 마음 아파하다가 드디어 소중한 친구를 만나게 된 생쥐를 축하해 주며 아이들도 행복해합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우리 아이들의 '상상도화지'에는 무엇이 그려져 있을까요? 명화의 감동과 친구의 소중함이 진하게 물들어 그려진 아이들의 도화지가 보이시나요? 여러분의 '상상도화지'를 활짝 펼쳐 보세요. - 박정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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