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늘푸른초등학교 김현숙 교감 선생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는 누구예요?>의 추천글입니다.


작은 소년이 가족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가슴 따뜻한 여행

윌리엄은 생각이 많은 아이입니다. 나무 위 자기만의 공간에 숨어 생각을 하지요. 밥도 먹지 않고 친구와 놀지도 않고 생각에 잠깁니다. 친 할머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응당 아이라면 친구들과 놀고 밝게 자라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생각만 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쯤 읽었을 때, 작은 소년 윌리엄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큰 상처를 받아 자기만의 공간에 숨어 버린 건 아닐까 하고요. 오랜 세월 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치다 보니, 정말 아이의 조그만 행동에도 가슴이 철렁하거든요. 하지만 역시 그건 어른들의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윌리엄은 단지 궁금한 게 많은 아이었던 거예요. 궁금한 문제에 해답을 찾으려고 잠시 생각에 잠긴 것뿐이었지요.

<나는 누구예요?> 바로 이 책의 제목입니다. 책은 아이의 질문과 어른의 대답을 대비해서 들려줍니다.
"엄마, 나는 누구일까요?" "나의 꿈이 아이로 태어난 게 바로 너지?"
엄마의 따뜻하고 행복이 묻어나는 답변은 윌리엄에게 혼란만 줍니다. '어떻게 꿈이 아이로 태어날 수 '것이지요. 또 친할아버지는 아이의 손을 가슴에 올려주며 심장 소리를 들으라고 해요. 콩콩콩. 그러고는 그 소리가 바로 윌리엄이라고 말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넌 나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하지만 어떠한 답도 윌리엄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너는 너지, 아빠는 아빠고." 이렇게 시크한 아빠의 대답도 성에 차지 않고 말이지요.

대답을 들은 아이는 다시 나무 위 집에 들어가 생각에 빠집니다. 분명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거든요. 얼마전 동네 형이 말한 '멍청이'라는 단어도 자꾸만 떠올라요. 혹시 정말 자기가 멍청이일까 봐 걱정이 되거든요. 생각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윌리엄은 생각하기 싫은데 생각을 멈출 수 없어 걱정입니다.

윌리엄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윌리엄이 갖는 궁금증은 아주 건강한 것이라고요. 또 그 질문 어른이 되어도 계속 가슴에 품어야 할 질문이라고. 자신을 바로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커 가면서 자신을 지키는 튼튼한 방패막이가 되어 줄 테니까요. 윌리엄과 같은 고민을 하는 아이, 또는 한 번도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았던 아이,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친할머니가 힘든 몸을 이끌고 아이가 있는 나무 위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윌리엄 옆에 담요를 깔고 나란히 누웠습니다. "네가 누구인지 알 때까지 안 내려오겠다고 했지 않니? 그러니 나라도 올라와서 너와 밤을 지새워야 하지 않겠니?"
윌리엄은 걱정이 됩니다. "그러다가 제가 답을 찾지 못 하면 어쩌죠?"
하지만 할머니는 윌리엄에게 따뜻하게 미소 짓습니다. 그건 하나도 걱정할 게 아니거든요. "너무 조급해 하지 마라. 시간이 말해 줄 거야." 그 말을 듣고 윌리엄의 걱정은 사라집니다.

이 부분,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이 책은 '나는 누구?'라는 아이의 질문이 담긴 책입니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에게 보내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것은 바로 '기다림'입니다. 어른의 속도와 어른의 생각에 맞춰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아이가 스스로 깨닫도록 기다려 주라는 메시지요. 정말 멋진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책 속 친할머니처럼 아이를 지켜봐 주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면 어떨까요?
"조급해 하지 말고 얼마든지 생각하려무나. 네게는 시간이 아주 많아. 너는 네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단다." - 김현숙(분당 늘푸른초등학교 교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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