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평론가 김민령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너는 내 여동생>의 추천글입니다.

아름다운 묘족 마을에서 보낸 꿈 같은 성장기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지나치게 억압적이고 비민주적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50개 이상의 소수 민족이 저마다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중국이 가진 큰 문화적 자산이다. 각 민족이 가진 전통과 문화는 그 자체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테니 말이다. 펑슈에쥔의 <너는 내 여동생>은 여느 성장소설과는 다른 서글픈 분위기와 남다른 깊이를 보여주는데, 이는 중국 산골의 묘족 마을이 배경이라는 것과 큰 관련이 있다. 복사꽃에 푹 파묻혀 있는 작은 산간마을, 직접 수놓은 앞치마를 입고 집안일을 돕는 묘족 소녀들, 명절 때마다 해먹는 전통 음식 등 묘족 특유의 생활 방식은 주인공 '나'가 타오화 마을에서 보내는 2년의 시간을 꿈결처럼 아득하고 그리운 시절로 그려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너는 내 여동생>에서 중요한 내적 성장을 이루는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한족 소녀 '나'이지만 '나'보다도 극심한 삶의 부침을 겪고 시련을 당하는 인물은 묘족 소녀 아타오와 그 가족들이다. 딸만 내리 여섯을 낳아 갈등을 겪는 엄마 아빠, 동생들을 돌보느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도 포기하고 마는 아타오, 평소 미워하던 여동생을 살리느라 무릎이 까지도록 돌밭을 기어다니는 싼타오, 비참한 죽음을 맞아 모든 사람을 애통하게 만드는 막내까지 아타오 가족의 삶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묘족 사람들은 어딘가 처연하고 쓸쓸한 삶을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이나 우애 같은 인간적인 감정에 더없이 솔직하다. 그만큼 순박하고 꾸밈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나'가 여동생 랴오벤에 대한 사랑을 새삼 깨닫는 일이나 괴팍한 노파 아슈 할머니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은 모두 그 덕분이다. 진정한 성장이란 필연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너는 내 여동생>은 최고의 성장소설이라 할 만하다.

 

<너는 내 여동생>은 작가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평슈에쥔은 실제로 어린 시절 부모님의 하방(중국에서 상층 간부들을 농촌이나 공장으로 내려보내 노동에 종사하게 한 일)을 따라 묘족의 부락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편의 아름다운 성장담을 써낸 것이다. <너는 내 여동생>은 중국의 6,70년대 정치사회적 변화와 소수민족의 순박하고 아름다운 생활상을 효과적인 배경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천진하고 순수한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인생 전반에 대해 성찰하도록 이끌어준다.

 

<너는 내 여동생>은 펑슈에쥔의 대표작으로, 이 작품은 제6회 송칭링 아동문학 대상을 받았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 김민령(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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