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김서정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의 추천글입니다.

 

아이들 속을 알려 주마!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걸 '열 길 어른 속은 알아도 한 길 아이 속은 모른다'로 바꿔 보면 어떨까? 맞다, 맞다, 맞장구치는 어른들이 상당히 있을 법하다. 아이를 키우거나 가르치거나 하다 보면, 애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서 속 터지는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인가.

 

이건 비단 어른들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제법 어른인 줄 아는 아이는 저보다 어린 '아랫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의 형 안상민이 동생 안종민을 보는 눈이 그렇다. 몰래 들어와서 여기저기 뒤지다가 자기 방을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놓는 동생, 아끼는 물건을 슬쩍하는 동생. 방문에 귀를 대고 엿들은 말을 엄마에게 고자질하는 동생. 덕분에 저금통에서 돈 뺀 것도 들통 나고 숨겨 놓은 시험지도 발각되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러는 거야!

 

벼르고 벼르다 동생이 자기 가방을 뒤지는 현장을 덮친 형은 으름장을 놓는다. 이때 동생은 '한 길 아이 속'을 열어 보이는데, 그 속인즉슨, '우리 집에는 괴물들이 산다'는 것이다. 방을 난장판 만드는 건 이비야고, 형을 엿보고 엿들어 고자질하는 건 툴툴지아고, 형 물건에 손을 대는 건 누툴피피라는 괴물이라나! 자기가 그 괴물들을 말리면서 형을 지키느라고 얼마나 고생하는지, 동생의 하소연이 늘어진다. 한 길 아이 속은 이렇게 해서 더욱 더 미궁으로 빠져드는가.

 

그러나 형은 그 천연덕스러운 괴물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차츰 동생의 속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동생과 함께 했던 이비야 놀이를 떠올리고, 지금은 까맣게 잊어버린 옛날 자신의 서랍 속 괴물을 떠올린다. 그러다가 눈을 끔벅끔벅하며 자기를 올려다보는 동생이 가엾어져서 봐주기로 하고, 함께 축구를 하기로 한다. 비록 "오늘만"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동생의 속을 읽어주는 형의 이야기인 이 책은, 어른들에게는 아이 속을 읽는 법을 알려주고, 아이들에게는 자기 속을 이야기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괴물 이야기로 어떻게 아이 속을 읽어 내느냐고? 그건 형 상민이가 그러는 것처럼, 자기 어렸을 때를 떠올리면 된다. "녀석도 이제 나처럼 ... 숙제도 많아지고, 걸핏하면 어른들한테 야단맞는 그런" 처지가 될 거라는 데 대한 연민의 마음을 가지면 된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말풍선 거울>, <일기 도서관> 같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 아이들 속을 알아주고, 위로해주고, 풀어주기 좋아하는 이 작가의 입담이 한층 천연덕스러워져서, 덩달아 이 리뷰도 능청맞아진다. - 김서정(문학평론가)

 

전문가가 선택한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