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출판사 편집주간 임중혁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새로운 시작>의 추천글입니다.

 

<새로운 시작>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림입니다.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것 같아요. 동영상의 한 장면을 제대로 잡아낸 느낌이거든요. 사진이나 영화 필름을 밑에 깔고 따라 그린 듯한 세밀한 묘사가 더욱 그렇게 느껴지게 합니다. 그래서 사실적이면서 따뜻해요.

 

<새로운 시작>은 판타지입니다. 마을을 폐허로 만든 전쟁이 실제로 어떤 전쟁인지 알 수 없어요. 건물들이 온통 파괴되었는데 전쟁이 끝난 뒤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자동차들이 그나마 멀쩡했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아요. 등장인물 얼굴도 너무 깨끗해요. 그러나 이게 큰 문제는 아니에요. <해리포터>가 판타지이지만,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며 우습게보지 않는 것과 같아요. 선과 악, 욕망과 꿈, 폭력과 평화 같은 인간의 실제 삶을 잘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이런 이야기를 판타지로 하니까 더욱 흥미진진한 것이죠. 이 책도 그래요. 실재하기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읽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져요.

 

책을 읽으며 '낙관'이라는 낱말이 내내 떠올랐어요. 전쟁으로 돌아갈 집이 없을 때 엄마는 "그래도 슬퍼하지 말자. 우리에겐 차가 있으니까."라고 말합니다. 옷도 점점 낡아 입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아빠는 "뭐 어때! 그만큼 빨랫감이 줄잖니."라고 말합니다. 무슨 소리만 나도 무서운 밤에도 네 식구는 부둥켜안고 잠을 잡니다. 무엇보다 깨진 유리와 잿더미 사이를 걸어 다니는 데 우리는 '어느 샌가' 익숙해져요. 이상하지 않은 거에요. 대단한 낙관이죠. 책의 중반부터 나오는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아이들의 생명력은 이러한 낙관성에 대한 앞부분 이야기가 없었다면 이상했을 겁니다. 작가들은 우리가 무심코 말하는 '아이의 생명력'은 곧 '삶에 대한 낙관성'에 다름 아님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특별히 세상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 임중혁(양철북출판사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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