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출판사 독서 코칭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18  <두 사람> 깊이 읽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 이지원 옮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 두 사람은 남편과 아내일 수도 있고,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일 수도 있으며, 형제일 수도, 자매일 수도, 사랑하는 남녀일 수도, 아주 친한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그 두 사람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종종 서로가 어떤 사이인지 전혀 생각지 않고 지내곤 합니다. 마치 물이나 공기가 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 걸 잊고 지내듯 말입니다. 둘 사이에 어떤 사정이라도 생겨 서로 멀리 또는 오래 떨어져 있게 되면, 그제야 두 사람은 서로의 사이에 대해 생각하고 깨닫게 되지요.


『두 사람』은 이처럼 평소에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두 사람 사이에 깃들인 의미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시처럼 반짝이는 비유가 담긴 그림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령, 첫 장면에서 작가는 각각 반쪽만 있는 여자의 옷과 남자의 옷이 두 개의 단추로 여며져 한 벌을 이루는 그림을 보여 주면서,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함께여서 더 쉽고 함께여서 더 어렵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는 각자 완전치 않으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함으로써 완전한 하나를 이룬다는 뜻을 전하는 동시에, 그것이 조화를 이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하는 것이지요. 작가는 두 반쪽 옷에 그나마 어울리는 색깔을 입히고 단추 또한 두 색깔 모두에 어울리는 색깔의 것을 선택함으로써 조화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만, 서로 다른 반쪽 옷들이 모여 조화로운 한 벌 옷을 이룬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다음 장면에서 작가는 모양과 색깔이 다른 열쇠들과 자물쇠들을 보여 주면서, '두 사람은 열쇠와 자물쇠 같아서 서로 꼭 들어맞는 한 쌍만이 서로의 마음에 열쇠와 자물쇠 구실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그림 오른쪽 자물쇠의 구멍으로 표현된 사람들의 모양은 얼핏 똑같아 보입니다만, 그 안에 있는 회전통-즉 마음의 모양은 손 모양으로 표현된 왼쪽 열쇠들의 톱니 모양처럼 다 다르겠지요. 거기에 딱 맞는 열쇠를 만날 때 자물쇠의 마음은 활짝 열립니다.

 

몇 장면 뒤를 보면 모래시계 넷이 그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은 모래시계의 두 그릇처럼 서로 붙어 있으면서 서로 번갈아가며 모래를 주고받는다'는 것입니다. 저쪽의 기운이 떨어지면 이쪽이 기운을 나눠 주고, 또 이쪽이 힘겨우면 저쪽이 힘을 주는 그런 두 사람들의 비유지요. 그런데 모래시계에 채워진 '모래'의 모양이 저마다, 또 아래위마다 다릅니다. 어떤 것은, 윗그릇은 새가 나는 하늘로 채워져 있는데 그것이 아랫그릇으로 내려오면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바다가 됩니다. 또 어떤 것은, 윗그릇 속 엉클어진 숫자들이 아랫그릇으로 내려와 정돈되지요. 사막의 모래가 밤하늘의 별들로 변하기도 하고, 씨앗이 내려와 싹트고 자라기도 합니다. 두 사람들은, 쌍마다 다 다를 뿐만 아니라 한 쌍 안에서도 각자가 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은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한 집 안에서 서로 마주잡으려는 듯 내민 두 개의 손은 손가락이 모두 각기 다른 기능과 모양의 도구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서로 다르며, 감각과 취향 또한 서로 다른 두 사람일 테지요. 그 아래 동그란 얼굴이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세 번째 사람일 수도, 이 책을 다 보고 난 독자일 수도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처럼 작가의 사려 깊은 비유가 담긴 장면들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독자들은 자기 자신과 어떤 다른 이로 이루어진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자기 둘레의 어떤 '두 사람'들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겠지요. 그것이 바로 '두 사람'처럼 앞표지와 뒤표지로 단단히 엮인 이 이야기 『두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속생각일 것입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의 말

'혼자 산다면, 집 전체가 다 자기 것일 거예요. 자기 시간은 다 자신을 위해 쓰고, 기쁨도 슬픔도 모두 자기만의 것이겠지요.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산다면, 똑같은 기쁨이 두 배로 커지기도 하고, 똑같은 슬픔이 반으로 줄어들기도 해요. 마음은 반으로 나누어도 작아지지 않아요. 둘이 함께 일한다면, 시간은 반으로 줄고 효과는 두 배가 되어요. 함께 떠나는 여행은 두 배나 즐거울 수 있지만, 두 배나 힘들 수도 있어요. 아무리 해 봐도 두 사람의 셈은 이상하기만 해요. 규칙도 없고, 결과는 항상 바뀌지요. 어쩔 때는 더해야 하고, 어쩔 때는 빼야 하고, 가끔은 나눗셈의 결과가 곱하기처럼 나오기도 하고, 연습 문제의 정답을 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두 사람은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요. 하지만 가는 길에, 잡지 않은 오른손과 왼손으로 무엇이라도 할 수 있지요. 둘은 함께 있지만, 따로따로이기도 해요. 두 개의 똑같은 선이 만드는 마치 수학의 가장 멋진 부호 '='처럼요. 두 개의 똑같은 선은 '+' 이렇게 겹쳐 볼 수도 있어요. 이 책은 그렇게, 함께하는 두 사람들에 대해 그림과 글로 풀어낸 이야기예요.'


 

(자료 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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